언젠가 우연히 보게 된 영화가 차인표의 영화였다. 출연자 명단에 조재현이 먼저 나오는 걸 보면 차인표가 2등인가본데, 그래도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차인표가 조금 더 다르게 보였다. 처음에 차인표를 봤을 땐 버터 100배의 느끼남으로만 생각했었고, 나중에 신애라랑도 결혼하는 걸 보면서도 좋게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시민권인이 영주권인지도 포기하고, 늦은 나이에 군 입대하는 것이나 부부가 좋은 일 많이 하는 것 등을 보면서 괜찮다고 생각이 바뀌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차인표에게 매우 아쉬운 것이 바로 고르는 영화마다 흥행이 안 된다는 것. 드라마는 최근의 하얀거탑만 봐도 잘 되었는데, 영화는 내가 기억하는 닥터K 부터 시작해서 되는 것이 없었다. 안타깝게 이 영화도 그 운명을 비껴나가지는 못 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게 되고 차인표의 흥행실패를 아쉬워하게 되었다. 그의 성장기를 다 알 수는 없지만, 대충 알기로 미국에 살다가 우리나라에 왔다고 하는데, 적어도 내가 듣기에는 꽤나 적나라한 남도 말투를 구사해 주어서 영화를 보면서 놀랐다. 부산사람들도 극찬했다는 친구에서의 장동건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전라도 사람들이 들어서 아주 엉터리라고는 하지 않을 듯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래는 아니고 유년기 중 몇 년을 전라도에 살아본 경험에 비추어보면 참으로 구수한 사투리였다. 사투리를 익힌 노력도 놀라웠고, 능글능글하게 건달역을 잘 소화한 것으로 보였다.
그에 반해 영화 자체의 이야기는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전개 되어서 아쉬웠다. 뉴하트에서 처음 알게 되었지만 알고 보면 무척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 주는 박철민이 눈에 띄었다. 조금만 더 매끄럽고 긴장감 늦추어지는 것 없이 뽑아져 나왔다면, 경상도의 친구와 함께 전라도를 대표하는 그런 영화로 남을 수 있었을텐데, 정말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