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갑자기 어느 전화가 와서 받았다. 학교에 있던 터라 하마터면 못 받을 수도 있긴 했는데... 전화를 받고 보니 캣츠 뮤지컬 보여줄터니 볼거냐? 라는 전화였고, 그 때 사실 쉬는 시간에 잠시 자고 있어서 비몽사몽 그러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보니, 요즘 실습 일정을 예측할 수 없는데다가, 색시는 임신으로 컨디션이 들쭉날쭉해서 평일 저녁 공연을 잘 볼 수 있을지 걱정이 살짝 되긴 했다.
다음 이벤트 덕분에 오랜만에 색시와 즐거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비록 1막에서는 조금 졸긴 했지만 말이다. :) 좀더 잘 알고 가서 봤더나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다. 영화야 아쉬우면 다시 보는데 큰 부담이 없어서 전혀 모르고 보는 것도 선입견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어서 좋지만, 공연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보기엔 영화보다 금전적 부담이 더 하다보니 미리 공부를 하고 가서 봐야겠다. :)
공연 당일... 수술은 왜이리도 많고 길던지... 원래는 내가 미리 잠실 샤롯데에 가서 표를 받고 저녁거리를 사서 그 쪽으로 바로 퇴근하는 색시를 만나 같이 요기를 한 후 공연을 관람하려고 했었으나, 스크럽 하고 들어가 4시 반에 시작한 수술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가슴 졸이며 수술을 끝낸 시각은 7시 10분, 공연 시작 시각은 8시. 퇴근 길에 바로 잠실 사롯데에 가려던 색시는 나에게 아무리 전화해도 전화를 받지 않자 실습이 늦어지는 걸 직감한 색시는 병원 앞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하여, 분당에서 잠실로 출발한 시각이 7시 15분. TPEG 데이터로 안 막히는 길을 알려주는 우리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잠실로 달려갔다.
잠실 샤롯데에 도착한 시각이 7시 45분 경, 다행히 30분 정도만에 별로 막히지 않고 도착했다. 잠실 롯데 주차장은 모두 다 공유하고 있어, 내가 먼저 샤롯데에 내려 표를 받기로 하고, 색시는 주차하고 돌아오기로 했다. 카운터에서 이름을 이야기하니 한 표에 10만원이나 하는 R석 표 두 장을 주었다. :) 색시도 금방 주차하고 돌아와 기념촬영을 하고 공연장에 들어갔다.
10만원짜리 R석 두 장! :)
평소에 잡학다식하게만 알지 깊이있게 잘 알지 못 해서, 이번 캣츠 공연이 첫번째 한국어 공연이라는 걸 몰랐었다. 오리지널 공연을 못 본 것이 아쉽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첫번째 한국어 공연을 본다는 것도 뜻깊었다. 그것보다 이번 캣츠 공연을 유명하게 만든 건 옥주현과 빅뱅의 대성이 캐스팅 되었다는 소식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에는 캣츠 한국 공연의 더블 캐스팅 일정 비공개에 대해 우려하는 글도 있다. 나도 이런 의견에 대해 일정부분 공감하기도 했고, 그래서 샤롯데에 들어가서 바로 출연자 명단을 봤더니, 옥주현은 나오나 대성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007 작전을 방불케 하며 8시 공연 시각에 늦지 않게 공연장에 들어갔다. 지난 번 네비아의 실수를 다시 하지 않기 위해 미리 캣츠의 줄거리를 색시와 함께 보긴 했다. 헌데, 평소 들리는대로 듣는 음악 스타일 덕분에 봐도 잘 모르겠더라. 게다가, R석이긴 했지만, 왼쪽 완전 구석이라 무대가 다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그랬는지 소리도 충분히 웅장하게 들리지 않아 뮤지컬에 완전히 몰입하는데 지장이 있었다.
약간은 템포가 느린 1막에서는 급기야 몇 번 졸기까지 했다. 초등학교 다닐 때던가, 김덕수패 사물놀이 공연에 가서 졸았던 것 이후 아주 오랜만에 공연장에서 졸았다. -_-;; 1시간 여의 1막이 끝나고 20분간 쉬는 시간이 있었는데, 까페에서 콜라 한 잔 마시고 정신을 차려서, 1막보다 좀더 흥겨운 2막은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
공연 시작 전에 색시가 '고양이들이 객석에 돌아다녀.' 라고 이야기 해 주었는데, 정말 아무 것도 몰랐던 나는 '진짜 고양이가 돌아다닌다고?' 하고 반문할 정도로 무식했다. :D 공연 시작 전, 그리고 공연 중간중간에도 고양이로 분장한 배우들이 객석을 아주 조용히 다니다가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 정말 고양이처럼 고양이 세수를 하기도 하고, 객석을 벅벅 긁기도 하더라. 악수를 청해보았는데, 고양이처럼 쌩~! 하고 돌아가 버려서 조금 뻘줌하기도 했다. :)
다음 이벤트 덕분에 오랜만에 색시와 즐거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비록 1막에서는 조금 졸긴 했지만 말이다. :) 좀더 잘 알고 가서 봤더나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다. 영화야 아쉬우면 다시 보는데 큰 부담이 없어서 전혀 모르고 보는 것도 선입견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어서 좋지만, 공연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보기엔 영화보다 금전적 부담이 더 하다보니 미리 공부를 하고 가서 봐야겠다. :)
정리를 해 보자면...
1. 뮤지컬 캣츠 한국 공연에 바라는 점
오리지널 공연을 보지는 않았지만, 한국 공연에서는 배우들 사이에 딱딱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이 부족했다. 물론, 배우들의 피나는 노력이 함께 하고 있겠지만, 군무에서 조화롭지 못 한 부분들이 조금 보여서 아쉬웠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던 음향 문제로, 내 자리 탓도 있겠지만, 아무튼 공연장을 가득 메우는 그런 맛이 덜했다. 그 동안 공연 몇 번 보지 못 한 경험에서도 이렇게 허전한 음향은 처음이었다. 내 자리 탓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좀더 신경 써 주면 좋겠다. 아, 샤롯데의 문제일 수도 있겠구나...
2. 잠실 샤롯데에 바라는 점
로비가 터무니 없이 좁다. 이는 샤롯데에 찾아가기 위해 검색해 봤던 인터넷 포스트들 상당수에도 언급되고 있다.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세종문화회관만 해도 공연장 규모에 비해 로비가 넓다고는 할 수 없으나, 그래도 거기엔 실외에 머무를 곳이 많지 않은가. 잠실 샤롯데는 로비 외에는 쉬는 시간에 나갈 곳도 마땅치 않아 로비가 더욱 좁아보였다.
고급 뮤지컬 전용 극장을 표방하는 것으로 아는데, 인테리어는 멋지나 좌석이 별로였다. 좁은데다 충분히 안락하지 못했다. 뭐, 옛날 어느 유명한 극장을 본따 만들었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말이다.
잠실 샤롯데 주차는 4천원에 4시간 주차할 수 있는 할인권을 물품보관소에서 판매하고 있으니 그걸 구입하면 저렴하게 잠실 롯데 주차장에 주차를 마음 편히 할 수 있다. 샤롯데 2층에 까페가 있어서 쉬는 시간에 음료나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고, 가격도 콜라 2천원, 커피 3천원 정도로 적당했지만, 위에서도 언급되었듯 로비는 좁고 사람은 많다보니 편히 먹기는 어려웠다.
참, 공연 보기 전 한 무리의 외국인들을 보았었고, 공연 보는 내내에도 유독 객석의 한 무리들이 아주 열열한 반응을 보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들은 캣츠 오리지널 공연팀이었다. 집에 돌아와 오리지널 공연팀 배우들을 봤더니 그 사람들이더라고. :)
다음에 또 이런 좋은 공연을 보게 되길 기대해 보며... 오늘은 이만~! ;)
'자유 > 본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빨간모자의 진실 (Hoodwinked, 2005) (8) | 2008.09.28 |
---|---|
아이언맨 (Iron Man, 2008) (10) | 2008.09.28 |
페어런트 트랩(The Parent Trap, 1998) (6) | 2008.09.22 |
셀룰러 (Cellular, 2004) (2) | 2008.08.29 |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2008) (8) | 2008.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