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 된 영화 셀룰러. 영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휴대폰으로 얽힌 이야기다.
바쁘게 일상 생활을 보내고 있는 한 사람이 우연히 걸려온 전화를 받아서 생기는 일에서 2002년작 폰부스와 비슷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판타스틱4에서 처음 봤던 크리스 에반스가 열연한 주인공 덕분에 폰부스와는 또 다른 전화 스릴러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아무 관계 없는 일이었지만, 전화를 받아서 이제 나의 생명도 왔다갔다하는 상황, 그 긴장감을 잘 표현해 주었다.
사실, 폰부스만큼 100% 긴장감은 아니었다. 주인공이 계속 전화를 받으며 여기저기 찾아다니는 중반부까지는 정말 스릴 넘쳤는데, 전화가 끊어지고 사건을 해결해 버리는 과정에서는 약간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소위 미국의 American Hero를 만들려고 그랬던 것인지... 또한, 과정은 생략되었지만 4년 전, 그것도 노키아 저가 휴대폰에 동영상이 돌아가는 것도 그렇고, 그 휴대폰을 가지고 바다에 빠졌는데도 통화가 되는 것도 옥의 티라 생각했다. 그래도, 꽤 오랜 시간 긴장감을 유지시켜주는 재미있는 영화였다.
아마도 전화라는 것이, 지금이야 휴대폰으로도 영상통화를 하는 시대이긴 하지만, 통상적으로 얼굴을 보지 못 하고 목소리 하나만으로 연결되어있는, 아주 절박한 상황을 대변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폰부스와 셀룰러 등에서 소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나와 같이 폰부스를 재미있게 봤던 스릴러 팬이라면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다. :) 특히, 나인 하프 위크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킴 베이싱어, 그리고 ER에만 나오는 줄 알았지만 아주 많은 영화/드라마에 나오며 연출까지 하는 윌리엄 메이시를 보는 재미도 있다. 그나저나, 주인공 여자친구로 나오는 배우는 무척 많이 본 얼굴이라는 생각에 필모그라피를 찾아봤더니 내가 봤던 영화는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