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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께 헤딩 작렬!!!

자유/Med Student | 2007. 11. 12. 20:29 | 자유
이번 주의 담당 교수님께서는 수술 시간이 좀 길기로 유명한 분이시다. 수술이 빠르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들어가서 보는 입장에선 빨리 끝나는 것이 좋긴 하다. 단순무식. :) 아무튼, 아침부터 단단히 마음을 먹고 수술실에 갔다. 다행히 오늘 예정된 수술은 두 건. 비교적 간단한 유방의 양성종양 절제술, Excision of Benign Neoplasm of Breast, Rt.과 시간이 좀 걸리는 갑상선 전절제술, Total Thyroidectomy가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8시 반에 시작된 절제술이 1시간을 넘어 2시간을 향해 가고 있었다. 젊은 여자 환자였고, 양성종양으로 생각되지만 그래도 꽤 크고 여러개 있다보니, 한 번 절개한 곳으로 모두 빼내려다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점점 흐려지는 내 집중력. 교수님 옆에서 견인기를 잡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힘이 빠지고, 눈꺼풀이 천근만근, 앞이 안 보이고 그러는거다. 그러다, 깜빡~! 했는데, 눈을 떠 보니 교수님 머리 1cm 전방에 내 눈이 위치해 있는게 아닌가!!! 놀래서 잠이 확~! 달아났다. 수술 참관하던 녀석을 쳐다보니까 마스크 너머로 웃겨서 표정관리 하느라 힘들어 하는게 보였다. 에에~ 겨우 진정하고 몇 번의 고비를 다시 넘기고서야 첫번째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두번째 수술은 시간이 꽤 걸렸다. 11시에 시작해서 12시를 넘어가는 순간, 내 집중력은 완전히 소실되었다. 견인기의 힘이 자꾸 빠지니까 교수님께서 '왜이렇게 조는거야?' 하시더니만, 참관 들어와 있는 녀석에게 '얼른 밥 먹고 와서 바꿔줘라.' 하시는거다. 결국, 졸다 졸다 못 참으시고 쫓아내신거다. (ㅠㅠ)

이후에도 응급실에 배가 아파서 온 환자가 결국 급성 충수돌기염으로 수술을 하게 되어 오늘만 세 수술을 들어갔다. 그 후에 회진도 돌고, 숙제할 것도 챙겨오고... 집에 왔더니만 힘이 쪼옥 빠진다. 발표 준비도 하고, 숙제도 하고, 공부도 해야 하는데, 이거 샤워하고 그냥 잘 분위기다. 큰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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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야옹*^^* 2007.11.12 21:02

    ^^;; 자유님 피곤해서 어쩌요. ㅠㅠ
    힘내세요. 커피한잔 사다드릴 시간도 없겠어요. ㅠㅠ

  2. 멤피스 2007.11.12 22:56

    드라마에서 보면 그런 경우에 정강이를 걷어차던데 현실은 안 그런가봐요 :-)
    피곤하더라도 기운내세요. 미래를 위한 투자이니

    • BlogIcon 자유 2007.11.14 06:36 신고

      예전에는 실제로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도 이번 주 담당 교수님께서 상당히 젠틀하신 분이라, 오늘, 아니 어제도 마구 졸았더니 '너 밤새 공부하냐?' 이러시데요. '그.. 그건 아니고요...' 그랬지요. :)

  3. BlogIcon 꼬이 2007.11.12 23:01 신고

    힘든일을 하시니 어련하시겠어요..ㅠ.ㅠ
    아마 교수님도 졸리셔서 그렇게라도 잔소리를 하시지 않으면 못견디실 것 같아 그러신거라고 위안을 하심이^^;;..(꼬이가 더 단순하네요.ㅠ.ㅠ)

    • BlogIcon 자유 2007.11.14 06:36 신고

      사실 힘든 일을 하는 건 아니고, 단순무식한 일만 하는데, 오래 서 있고 버티기가 제가 너무 힘들어서 투정부려 봤습니다. :)

  4. BlogIcon tubebell 2007.11.13 01:17

    너는 외과는 못 가겠구나 =_=;;

    • BlogIcon 자유 2007.11.14 06:37 신고

      사실, 재미를 느끼기도 해. 수술 전/후 환자의 상태가 극명하게 좋아진다던지, 수술 방법이나 특히 요즘 봉합이 재미있어 보이더라고. 하지만, 하루 종일 수술하고, 저녁에 병동에서 환자 보고, 당직 서고.. 이런 걸 견딜 수 있을런지는 모르지. :)

  5. BlogIcon 실습인생 2007.11.13 03:22

    저는 "너 수술 하기 싫으냐?" 라는 말도 들었지요 ..ㅡㅡ 그 교수님은 절개창이 너무 작아서 스크럽하는 사람 너무 졸려요~

    • BlogIcon 자유 2007.11.14 06:39 신고

      위에도 썼지만, 또 졸았더니 '너 밤새 공부하냐?' 라는 핀잔을 주시더라. :D
      그래도 어제는 Bilateral Total Thyroidectomy with Central Cervical Lymph Node Dissection을 약 3시간 반만에 끝내시는 기염을 토하셨지!

  6. BlogIcon Y군 2007.11.13 13:05

    저는 정말로 헤딩하신 줄 알고 얼마나 놀랬다구요. :D 힘내세요!

  7. BlogIcon kid 2007.11.13 20:02

    흐미.. 웃을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왠지 수술 참관한 학생의 심정이 이해가 되는데요..???

    음.. ^_____________________^ 재미있습니다.

    내일부터는 기운내셔서 수술하십시오. (__)

    • BlogIcon 자유 2007.11.14 06:40 신고

      웃지 못할 상황인거죠. :)
      그제도, 어제도 하루 종일 수술방에 있어서 집에 오자마자 잠만 잡니다. 오늘도 아침부터 수술 있을 예정인데, 벌써 걱정되는군요. 오후에 있는 증례발표 준비도 다 하지 못했는데 말이지요.

      아자아자~!

  8. BlogIcon ENTClic 2007.11.14 00:54

    갑상선을 외과에서 하는 곳이군요^^
    요즘 갑상선 때문에 외과와 이비인후과에서 많이 싸움이 일어나는 것 같더군요.
    제 대학에서는 이비인후과가 갑상선을 잡고 있어서 많이 했었는데 요즘은 외과에서도 할려고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갑상선 정말 많습니다..제 병원에서도 하루에 몇명씩 나오고 있으니..

    • BlogIcon 자유 2007.11.14 06:41 신고

      아, 그런 과거가 있었군요. 전 임상강의 때부터 갑상선은 외과에서 강의해 주셔서 당연히 그런 줄로 알고 있었어요.

      제가 들어가서 보는 수술만 해도 하루에 몇 건이니 정말 많긴 많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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