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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관계 표현어는 참으로 어렵다. 나도 여동생이 결혼할 때 여동생의 남편을 뭐라고 불러야 하나 찾아보아야 했으니 말이다. 엄마, 아빠, 언니, 동생, 오빠, 형 정도만 알던 유진이가 점점 이 관계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친척들 만나면 누군지 설명해 주다보니 조금씩 이해 하는가보다. 그러다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 아빠에게 김서방이라고 부르는 것이 신기했는지, 종종 나를 보고 김서방이라고 부르는데..


엄마: 유진아, 이거 누가 선물해 준 건지 알아?

유진: 누구?

엄마: 누구긴 누구야. 과천 고모지.

유진: 아~~ 김서방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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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이가 태어나면서 첫째인 유진이가 얼마나 많은 상실감을 느끼게 될지 걱정을 많이 했다. 본의 아니게 네 살 터울이 지다보니, 한 두 살 터울에서 볼 수 있는 무지막지한 떼부림과 육탄전, 보복 등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동생만 챙기는 엄마 아빠를 보며 실망하면서도, 이제 어느 정도 알만한 나이기에 자기도 동생을 사랑해야 한다고 다짐하는 것이 보인다. 초반에는 많이 샘내기도 했고, 요즘도 가끔 아기 흉네를 내지만, 그래도 세상에서 유건이가 가장 귀엽다고 하고, 사랑한다고 뽀뽀하고 쓰다듬는 것을 보면 참 예쁜 딸이다.


(색시, 그리고 유진이와 유건이, 이렇게 셋이 침대에 누워 자려는데, 유건이는 울면서 엄마 찌찌도 안 먹기에...)


유진: 유건아~ 누나 찌찌 먹자.

엄마: 넌 우유가 없잖아.

유진: 왜 나 매일 우유 먹잖아.

엄마: (띵~~~~)


정말 사랑스러운 유진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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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이가 네 돌이 지나면서 어른 못지 않은 대화를 하곤 하는데, 한 번은 스무고개를 해 보았더니 매우 재미있어했다. 그래서 가끔 자기가 퀴즈를 내고 맞추어보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은 스무고개처럼 단계적으로 한 가지를 설명하지는 못 하지만, 그래도 퀴즈 내고 맞추게 하는 것이 재미있나보다. 유진이의 재미를 위해, 답을 알지만 일부러 틀린 답을 외치기도 해야 한다. :)


유진: 아빠 퀴즈 맞추어보세요.

아빠: 네.

유진: 이것은 TV를 켜줍니다.

아빠: 저요! 리모콘이요!

유진: 딩동댕! 이것은 날씨를 알려줘요.

아빠: 저요! 휴대폰이요! (색시와 내가 아이폰으로 날씨 보는 것을 눈여겨 보고 있었나보다.)

유진: 딩동댕! 아침 점심 땐 안 오고, 저녁에 가끔 와요.

아빠: 음.... 저요! 아빠?

유진: 딩동뎅!


아침 점심 땐 볼 수 없고, 저녁에도 가끔 오는 존재가 아빠라니.... (ㅠㅠ) 하루 종일 같이 하는 존재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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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오늘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터, 내 삶의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을 얻으려고 유진이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아빠: 유진아, 아빠가 돈을 많이 벌고 유진이와 건강이랑 놀 시간이 별로 없는게 좋아? 아니면, 아빠가 돈을 조금 벌고 유진이와 건강이랑 놀 시간이 많은게 좋아?

유진: 지금처럼[각주:1]이 좋아.

아빠: 그럼, 아빠랑 하루종일 놀면 돈은 누가 벌어?

유진: 지금처럼 나 어린이집 갈 때 보내주고 나서 일 하고, 그리고 집에 돌아오기 전에 와서 나랑 같이 놀아. 그러면 되잖아.

아빠: 그... 그래... ^^;;;;;;;



p.s. 그렇지만, 많이 벌고 싶어도 벌 능력이 없다는 것이 함정.




  1. 각 병원이나 과에 따라 다르지만, 4년차 가을이 되면 그 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앞으로의 전문의시험 공부를 해 소위 '병원에서 나오게' 된다. 그래서, 둘째 출산과 겹친 요즘, 내가 유진이를 24시간 전담으로 보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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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비 없는 장마가 끝나고, 8월부터 비가 안 온다더니 동남아처럼 스콜이 오락가락하던 8월 초, 오랜만에 전공의들끼리 저녁 일 마치고 맥주 한 잔 하고 있었는데, 색시에게서 온 문자를 재구성함. 이 날도 아침에는 비가 안 와서 그냥 출근했고,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 했었다.


유진: 엄마, 비 와요?

엄마: 응. 비 오네.

유진: 아빠, 보고 싶다.

엄마: 아빠 오늘 늦게 온데.

유진: 아빠 우산 가져갔어요?

엄마: 아니, 안 가져갔어.

유진: 아빠 비 맞겠다. 우리가 데리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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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여름철에 항상 부채를 지니고 다닌다. 전통 부채처럼 접히는 부채가 좋은데, 전통 부채는 습기나 물에 취약해서, 몇 년 전 모 부페 사은품으로 받은 접히는 플라스틱 부채를 잘 간수하며 사용하다, 올 초여름 마침 같은 종류의 부채를 보게 되어 두 개 샀고, 얼마 전 색시가 모 백화점에 주차하고 직원이 부채를 건내주길래 내 생각이 나서 두 개 얻어와서, 총 다섯 개의 접히는 플라스틱 부채가 있다. 이걸 내 책상과 가방 곳곳에 두고 소중히 사용하고 있는데...


아빠: (유진이 짐 꾸러미(거실 소파 한 구석)에 내 부채가 있는 것을 보고) 어? 이거 아빠꺼네? 가져간다.

유진: 아빠~~

아빠: (책상에 놓고 나오며) 저 부채 아빠꺼잖아.

유진: (다시 그 부채를 가지고 오며) 아빠! 나도 부채 쓰고 싶단 말이에요!

아빠: 그래도, 저 부채는 아빠꺼잖아. 그래서 가지고 간거야.

유진: 아빠는 부채 욕심쟁이야! 부채 많으니까 나누어 써야지요!

아빠: (깨갱...) 그..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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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진이가 영어 단어를 조금씩 알아가는 모양이다. 특히 이번에 미국 큰이모네 집에서 놀고 온 뒤 약간 늘었다고 느끼는 것은 아빠의 착각? :)


유진: 엄마, 머니가 돈이에요?

엄마: 응. Money는 돈이지.

유진: 정말 머니가 돈이에요?

엄마: 맞아. 영어로 Money는 우리 말로 돈이야.

유진: 할머니에 왜 돈이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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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옆을 자꾸 뜯는 버릇이 있는 유진이. 지난 번에도 고름이 잡혔다가 다행이 잘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좀더 심해 보이길래, 어제 저녁 퇴근 후 밥 먹이고 감언이설로 꼬셔 병원에 데리고 가 피부과 후배에게 부탁해서 고름 빼내고, 정신적/육체적 충격을 받았을 유진이에게 아이스크림 사 먹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유진: 아빠, 더워요.

아빠: (부채질을 해 주며) 미국 큰이모네 집에서는 이렇게 덥지 않았죠?

유진: 네.

아빠: 거기는 햇님이 있어서 놀다가 더워서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하지요?

유진: 네.

아빠: 거기 가서 살고 싶어요?

유진: 네.

아빠: 그럼, 우리 집은 어떻게 해요?

유진: 다른 사람이 이사 오라고 하면 되죠.


p.s. 정말 간단한 해결책이로구나. (ㅠㅠ) 다른 사람이 이사 와도 턱 없이 부족한 돈은 어떻게 하며, 거기 가서 아빠가 뭘 해 먹고 살아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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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큰이모네 집에 손님 방에서 머물며 자기 방이라고 노래를 부르던 유진이. 침실에 딸린 화장실 말고, 이 손님 방 바로 옆에도 화장실이 있는데, 그게 부러웠던지...


유진: 아빠, 나중에 건강이 태어나면 유진이랑 건강이 쓸 방 만들어주세요.

아빠: 그래. 그러자. 유진이가 건강이 돌봐줄거니?

유진: 네. 그리고 화장실이랑 붙어있는 방 만들어주세요.

아빠: 아, 미국 이모네 집 방 옆에 화장실이 있었어?

유진: 네. 내 화장실이었어요.

아빠: 방 옆에 화장실이 있어서 좋았구나.

유진: 네. 좋았어요. 화장실이랑 붙어있는 방 만들어주세요.

아빠: 그... 그래....


p.s. 화장실 두 개 있는 집만 해도 비쌀텐데, 아예 따로 붙어있는 집으로 가야 한다니... 얼마를 벌어야 한다는거니!!! (ㅠㅠ) 새로 짓는 것이 빠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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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 반 정도 엄마와 함께 미국 큰이모네 집에서 놀고 온 유진이. 미국 스타일로 놀아서 많이 타기도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니 공항 입국장에서 뛰어와 안겼다. 차에 짐을 싣고 출발하는데...


유진: 아빠, 우리 차가 변했어요?

아빠: (눈치 채지 못 하고) 아니요.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어요.

유진: 아니에요. 변한 것이 있어요.

아빠: 뭐가 변했어요?

유진: 의자가 흰색이었는데, 검은색으로 바뀌었어요.

아빠: 우리 차 의자는 원래 검은색이었어요.

유진: 아니에요. 흰색이었는데, 검은색이 되었어요.

아빠: 아~ 유진이가 미국 큰이모네 집에 가서 큰이모부 차 타고 다녔지요?

유진: 네.

아빠: 큰이모부 차는 엄마 차보다도 더 크고, 그 차 의자 색깔이 베이지색이에요. 그래서 유진이가 헷갈리나봐요.

유진: 그러면, 베이지색 의자 사 주세요.

아빠: (허걱!) 베이지색 의자 사려면 차를 새로 사야 해요. 나중에 엄마 차 새로 살 때 베이지색 의자로 할까요?

유진: 네.


p.s. 칙칙한 검은색 내장만 보다가, 큰이모부 차(Lexus RX350)의 베이지색 내장과 의자를 한 동안 보고서, 그 색이 부러웠나보다. 유진아, 베이지색 의자를 선택할 수 있는 차를 사려면, 돈이 많이 들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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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이야기 - 사랑해

♡/육아일기 | 2013.07.21 12:35 | 자유

유진이는 문자메세지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휴대폰을 만지는 것도 재미있을 뿐 아니라, 아이폰 키보드를 누를 때 나는 따다다닥 소리가 좋은가보다. 나는 그 소리를 꺼놓고 사용하는데, 색시는 켜놓고 있어서, 종종 유진이가 나에게 외계어로 문자를 보내곤 한다. :) 오늘은 이상한 내용으로 문자가 오길래 이상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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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비하면야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병원에 묶인 몸이다보니 가족들을 마음껏 볼 수 없어 항상 아쉽다. 보통, 아침 일찍 나오니 식구들이 다 자고 있고, 저녁에 일이 늦게 끝나서 밤에 들어가면 유진이는 이미 자고, 색시도 자다가 졸린 눈으로 잠깐 얼굴 보고 다시 자고... 그래서 종종 FaceTime을 이용하여 화상통화를 한다. 이제 유진이도 많이 커서 직접 전화나 FaceTime을 거는 경우도 있다.


유진: (FaceTime을 통해) 아빠 오늘은 언제 집에 와요?

아빠: 응, 아빠 할 일이 많아.

유진: 아픈 아저씨들이랑 아줌마들이랑 오빠들이랑 언니들이 많아요?

아빠: 응, 그래서 아빠가 안 아프게 해 주어야 해.

유진: 아빠 보고 싶어요.

아빠: 아빠도.... (ㅠㅠ)



p.s. 맞벌이를 하느라 유진이 태어나 두 돌 4개월 될 때까지 같이 살지 못 했었다. 그 이후 색시가 그만 두고 다 같이 살고 있고, 그 덕에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졌지만(월수입이 반토막 이상 났으니...), 이렇게 아이와 가까와지고, 아이가 나를 찾는 걸 보면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직도 1주일 넘게 바빠서 얼굴을 자주 보지 못 하면 약간 멀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품 안의 자식이라는데, 길게 봐도 10살 정도 되면 친구들이랑 놀겠다고 밖으로 돌겠지? 남은 5년 잘 품어야겠다. 내 부모님도 이런 생각을 하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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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이가 잘 하는 것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퍼즐이다. 활달하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유진이를 앉혀놓을 요량으로 시작했던 퍼즐, 다행히 관심을 보였고 점점 어려운 것을 해내더니, 104조각인 폴리 퍼즐을 혼자 다 하기 시작한지가 몇 개월 되었다. 요즘에는 에그 퍼즐을 새로 구입하여 시작하고 있고, 자기 전에 나랑 같이 퍼즐 맞추기를 하는데...


유진: 아빠는 이거 하고, 유진이는 이거 할게요.

아빠: 아빠가 이거 하고 싶어. 우리 바꾸어서 해요.

유진: 아빠 그거 조금 어려운데, 잘 할 수 있어요?

아빠: 유진이가 먼저 다 하면 아빠 도와줄래요?

유진: 네.



나도 이제 여러번 같이 하다보니 점점 퍼즐 맞추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는 한데, 그래도 유진이를 따라갈 수 없다. 이러다가 1000개짜리 사 달라고 하면 어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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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목표 중 하나가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것이었는데, 요즘 그 의지가 한 풀 꺾여있던차, 어제 증례집담회 후 회식하고 늦게 들어와 잤는데, 아침에 유진이가 재잘거리며 깨워서 일어났더니....


엄마: 유진아, 밥 먹자.

유진: (아빠 밥이 없는 것을 보고) 아빠는요?

엄마: 아빠는 어제 늦게 많이 드셔서 안 드실거야.

유진: 아빠는 왜 밤에 많이 먹고, 아침밥을 안 먹어요?

아빠: (으윽.... ㅠㅠ) 유진아, 이제 아빠 밤에 많이 먹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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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이가 아주 어릴 때에는 인위적인 맛이 있는 음식을 먹이지 않으려고 부던히 노력했지만 그게 노력한다고 다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어린이집 다니면서, 또 밖에서 다른 친구들과 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먹게 된다. 그래도,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 등  매우 달아 정말 좋아하는 것들은 좀 피하려고 하고, 그러다보니 어쩌다 한 번 먹으면 정말 환장하고 먹는다. 어제도 휴가 마지막 날 기념(!?) the Mixed One 에 갔는데....


유진: (넋을 잃고 초콜릿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을 탐닉 중)

아빠: 유진아, 엄마가 좋아? 아이스크림이 좋아?

유진: (먹던 행동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먹느라 바쁘니 말 걸지 말라는 듯 손가락으로 엄마를 가리킴)

아빠: 아이스크림보다 엄마가 좋아?

유진: (바쁜데 자꾸 말 건다는 표정으로 고개 끄덕)

아빠: (이 시점에서 승부수를 던짐!) 그럼, 아빠가 좋아 아이스크림이 좋아?

유진: (당연한 것을 묻는 다는 표정으로) 아이스크림

아빠: (당황해 하며) 유진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랑 초콜릿 케이크 사 주는 사람이 아빠야.

유진: (들리지 않는다... 열심히 아이스크림을 먹기만...)



p.s. 아이와 함께 한 시간이 그래도 꽤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아이스크림에는 안 되는구나. -_-) 더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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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평일인데도 오랜만에 일찍 일이 마무리 되었고, 색시도 몸이 괜찮다고 하여 저녁식사는 외식으로 하기로 하였다. 원래 만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색시가 며칠 전 먹었던 만두전골이 먹고 싶다고 하여 시골여행으로 출발. 불금 퇴근길과 겹쳐 예상보다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래도 식당이 붐비기 전에 자리 잡고 앉았다.


유진: (물티슈를 꺼내주며) 깨끗하게 손 닦으세요.

엄마, 아빠: 네.

유진: (건너편 손님들(20대 언니와 부모님)을 보며) 저기 언니는 밥을 정말 잘 먹는가봐요.

아빠: 언니들은 원래 밥을 잘 먹어요. 유진이도 언니니까 밥 나오면 잘 먹어야 해요.

유진: (큰 목소리로) 그런데, 유진이가 언니만큼 크면, 엄마랑 아빠도 저렇게 할머니랑 할아버지 되는거에요?

엄마: (유진이 입을 가리며) 응, 그렇지요. 그런데, 유진이 목소리가 너무 크니까 조용히 이야기할까요?

유진: (엄마에게 귓속말로) 유진이가 스무살이 되면 엄마 아빠도 할머니랑 할아버지 되는거에요? 그렇게 늙어가는거에요?

엄마, 아빠: (빵! 터짐) :D



p.s. 혹시나 철 없는 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 운운한 것 때문에 기분 나쁘시지는 않았을런지 살짝 걱정된다. 엄마 닮아 돌직구 날리는데 소질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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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유진이가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가게 되었고, 거기서 사귄 단짝 친구인 민서가 이사를 갔다고 한다. 조금 떨어진 동네라 어린이집도 다른 곳으로 다니게 되어, 유진이와 헤어지게 되었다고. 둘이 하도 찾아서 엄마들끼리 전화해서 서로 통화 시켜주기도 하던데, 들어보니 '유진아, 사랑해~', '민서야, 사랑해~' 이런다. :)


유진: 엄마, 우리도 민서네 옆집으로 이사가자.

엄마: 민서네 옆집으로?

유진: 응, 그래서 민서랑 같이 놀자.

엄마: 민서네 옆집은 비싸.(주상복합빌딩에 55평이라고.. -_-)

유진: (한참 여기저기 뒤지더니, 동전 하나 들고 와서) 그럼, 이걸로 이사해.

엄마: (할말 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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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이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심하게 입덧을 하느라 고생하는 색시. 그걸 옆에서 보고 있는 유진이. 아주 조금 이해하는 것 같아보이지만, 그래도 놀아달라고 매달리는 걸 보면 아직 더 커야겠다. 색시가 유진이에게 '엄마 속에 유진이 동생이 크고 있어서, 속이 울렁거려서 못 놀아줘.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엄마: 유진아, 엄마 힘들어.

유진: 엄마, 나도 힘들어.

엄마: 유진아, 엄마 뱃 속에 유진이 동생이 들어있어서, 동생이 크느라 엄마 힘들어.

유진: 유진이 뱃 속에 자전거가 들어있어서, 유진이도 힘들어.

엄마: 뱃 속에 자전거가 어떻게 들어가 있어.

유진: 뱃 속에 있는 자전거 때문에 몸이 울퉁불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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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재우는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유진이도 참 재우기가 어려워서 여러 방법을 사용해 오다, 근 1년 가까지 정착하고 있는 방법이 바로 수면의식. 잠자리에 들기 직전 정해놓은 행동이나 의식을 수행하여 아이가 잘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유진이는 쓰다듬어주는 것을 좋아해서, 신체 부위별로 노래를 부르며 해 준다. 그리고, 인디언 보이 동요 가락에 맞추어 개사한 가사로 몇 가지 버전을 불러줘야 이 긴 수면의식이 끝난다.


엄마: 긴 바늘이 11에 왔으니까 이제 쉬하고 물 마시고 오세요.

유진: 네.

유진: (쉬하고 물 마시고 와서) 찌찌 찌찌 배, 엉덩이 엉덩이 등, 팔 팔 다리 다리

        한 꼬마, 두 꼬마, 집 친구 꼬마, 어린이집 친구 꼬마, 선생님 꼬마, 가족 꼬마 해 주세요.

        박지민 친구는 어린이집 친구로 해 주세요.

엄마: 네, 알겠어요.


p.s. 박지민 친구는 모 문화센터에서 처음 만난 친구인데, 알고보니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어서 점점 가까워지다가, 올해부터 유진이와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는 친구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집 친구 꼬마'에 들어갔었는데, 이제는 '어린이집 친구 꼬마'에 해당하니 잊지 말고 제대라 하라는 당부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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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이 점점 세상의 맛에 눈을 뜨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초콜렛. 아, 더 좋아하다 못 해 사랑하는 것은 인절미. :) 아무튼, 지난 번에 처제가  동남아 순회공연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사 온 초콜렛을 선물 받아 기뻐 마지 않는 유진이에게 그냥 줄 수는 없어, 착한 일 하면 약속 하나 하고 마법사님에게 주문을 외워 하나씩 먹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유진: 엄마, 초콜렛 주세요.

엄마: 엄마 바쁘니까 아빠에게 부탁해볼래?

유진: 아빠, 초콜렛 주세요.

아빠: 그럼, 우리 마법사님에게 주문을 외워볼까요?

유진: 네!

아빠: 그러면 무슨 약속 할 거에요?

유진: '아빠, 안 사랑해요.'라고 하지 않고 '아빠, 사랑해요.' 라고 말 할게요.

아빠: 좋아요.

유진, 아빠: 귀기름, 코기름, 입에 침을 발라서, 마~수리 마아~수리, 초콜렛아 나와라, 얍!


p.s. 아래 영상은 약 1년 반 전 마술 주문을 외던 유진이의 모습. 지금이랑 비교하면 정말 아기다. :)




또 p.s. 아직도 엄마를 제일 좋아하지만, 이제 같이 지내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서 그런지 아빠에게도 애정 표현을 좀 한다. 어떨 때는 색시의 아이폰4S 홈버튼을 꾸욱 눌러 Siri를 호출하곤 '띠딩!' 하면 '아빠, 사랑해요!' 라고 소리지른다고. 그러면, Siri는 이해 못 한다고 한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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