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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잡담

요즘 학생들...

아직도 학생인 나 역시 요즘 학생들이겠지만, 그래도 같이 수업 듣는 아이들과 나이차이도 좀 나고, 더우기 우리 과 말고 다른 과 학생들은 그보다 더 어리니, 이런 말을 써도 되려나? 뭐, 된다 하면 나이 많다는 걸 반증해 버리는 것 말고는 큰 의미도 없고...(올해 대학 신입생 중 생일이 빠르면 88년생도 있다더라. 제 24회 서울올림픽이 기억에도 안 남아있을 세대!)

아무튼, 뒤늦게 학교를 다니다보니 본의 아니게 세대차이를 많이 느끼게 되는데, 뭐 내가 어릴 때도 어디나 그런 아이들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나이 좀 먹어서 보니까 안타까움이 많이 느껴져서 좀 적어보려고 한다.

1. 기숙사 내 분리수거
우리 학교 기숙사에는 분리수거 쓰레기통이 층마다 마련되어있다. 내 생각에도 그 쓰레기통의 용량이 학생 수에 비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다보니 쓰레기통에 넣지 못하고 옆에 쌓아두는 일이 어제 오늘일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헌데, 그 쌓여있는 쓰레기를 좀 보면 한숨이 나온다. 각종 재활용 가능한 것들이 온통 뒤죽박죽 섞여있고, 재활용을 위해 마련해 놓은 종이/플라스틱/병/캔 쓰레기통은 비어있다. 음료수를 마셨으면 PET 병은 플라스틱 쓰레기통에, 캔이나 유리병에 든 음료수를 마셨으면 해당하는 쓰레기통에 버리면 될터인데, 그냥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 위에 던지고는 끝이다. 학생이라면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종이 쓰레기도 전혀 분리수거가 되질 않는다. 그러다, 한 달 즈음 전엔가 누가 기숙사 엘리베이터에 이러저러 불만섞인 항의글을 학생회를 향해 적은 적이 있었다. 그 중 분리수거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요약하자면, 왜 청소하시는 아저씨께서 그 때 그 때 분리수거를 안 하시고 쓰레기가 쌓여있냐는 것이었다. 그걸 보고 정말이지 너무나 안타까웠다. 분리수거는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하는 것이지, 그걸 치우는 사람이 하는게 아니지 않나. 버리는 사람이 못 해서 어쩔 수 없이 치우는 사람이 하고 있는 현실을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니... 너무 안타까웠다.

2. 자원 아끼기
일전에 이런 일을 당하긴 했지만, 꾸짖으시는 총장님의 방법에 불만이 있었던 것이지, 그 분의 절약하고자 하는 마음은 100% 동감한다. 아무튼, 기숙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보면 아무도 없는데 켜져있는 강의실의 형광등을 쉽게 볼 수 있다. 뭐, 곧 다시 돌아와 사용한다면야 잠깐 안 끄는 것도 상관없을 테지만, 몇 시간 씩 아무도 없는 강의실에 덩그러니 켜져있는 형광등, 나중에 수위 아저씨께서 순찰 돌으시다 끄시고... 하도 답답한 마음에 나도 몇 번 강의실 불을 끈 적이 있다. 그러다 오늘 더 황당한 경우를 봤는데, 저녁 먹기 전 잠시 기숙사 컴퓨터실에 볼 일이 있어서 들어갔더니만, 아 글쎄.. 아무도 없는 컴퓨터실에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컴퓨터가 열기를 뿜어내어 컴퓨터실이 더운 건 잘 알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나가는 사람은 에어컨을 끄고 나가줘야 하는게 인지상정 아닌가. 어찌나 홀로 오래 돌아갔는지, 에어컨을 끄고 한 30분 넘게 볼일을 보는데도, 냉기가 가시질 않았다. 기숙사 방에서도 마찬가지라, 다 강의 들으러 가고 아무도 없을게 분명한 방에 버젓히 불이 켜져있거나 선풍기가 돌아가거나 한다. 있을 때 사용하는 것이야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마는, 사람도 없이 이렇게 자원이 낭비되는 건 당장에 학교의 손실로부터 시작해 국가적인 낭비, 전 세계적인 낭비가 아니겠는가.


이 포스팅으로 완전 할아버지 같은 인상을 주기에 딱 좋은데, 그래도 할 것은 하고, 아낄 것은 아끼는 학생들이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버리기가 힘들다. 젊고 활기찬 것도 좋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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