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45 - caution, holidays may cause drowsiness by brianjmatis |
바로 환자 앞에서 졸 때다. (ㅠㅠ)
우리 과 외래에는 1년차 혹은 인턴이 환자와 예진 혹은 수술 일정 등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마련되어있다. 이는 지난 번 글에서도 밝힌 것과 같이 환자 정보 보호를 위해 극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내가 1년차 시작하고 생겼으니 채 두 달도 되지 않았다. 아무튼, 인턴이 없을 땐 온전히 내 자리가 되는 곳이라ㅣ 외래에서 서 전산이나 서류일 하거나, 환자와 수술 일정 및 자잘한 처방 내는 용도로 사용한다.
며칠 전이었나, 뭐 항상 피곤하니까 왜 그 날 오전에 그리도 피곤했는지 기억나지는 않는데, 아무튼 평소 하던 것과 똑같이 어느 환자 수술 일정에 대해 막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마우스에 손을 올리고 빈 날짜를 찾아 입원처방과 수술 전 검사 처방을 내야지... 하던 순간! 잠깐 정신을 잃었는데, 눈을 떠 보니 앞에 앉아있는 환자와 보호자는 약간 측은해 보인다는 표정과 살짝 웃기기도 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내 눈을 피했다. 처음엔 민망했는데, 이제 얼굴이 두꺼워진건가, 환자 앞에 앉혀놓고 졸고 있는 내가 나도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고 수술 일정 잡고, 필요한 처방 내고 그랬다.
아무리 피곤해도 환자 앞에서는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했는데, 그도 쉽지 않은 요즈음이다.
p.s. 거의 잠긴 눈을 하고 외래에서 환자와 이야기 하거나, 병동 환자를 보거나 할 때 종종 '많이 힘드신가봐요.', '선생님은 집에 언제 가세요? 밤 늦게 와서 깨우고, 새벽에도 깨우고.. 집에 안 가나봐.'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그래도 내가 고생하는 걸 누군가가 알아주는구나~ 하고 좀 덜 서럽기도 하고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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