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스를 처음 알게 된 건 2000년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오빠'라는 곡 덕분이었다. 처음에는 하지원이 왁스라는 이름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것인 줄 알았지만, 무슨 프로모션이었는지 왁스는 얼굴 없는 가수로, 그 대신 하지원이 앞에 나와 춤을 추며 립싱크를 했던 것이었다.
아무튼, 그 뒤로 별로 아는 노래가 없었다. 그러다, 병역특례로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을 때, 당시 팀장님 모시고 팀장님 댁으로 가는 길(어쩌나 이 이야기가 나오면 요즘도 우리 색시는 매우 싫어한다. 회사 다닐 때 술 못 먹는 나를 술자리에 끝까지 대리고 있다가 대리 기사 시키는 팀장들이 몇 명 있었다. 여러 사람 이야기 들어보면 회사마다 이런 상사가 꼭 있다. 난 절대 이런 상사가 되지 않을거다. 내 돈 내고 대리기사 부르면 될걸...)에 적당히 술 취한 팀장님이 '왁스인가 하는 여자 가수 요즘 인기 있는 노래가 뭐지? 그 노래 참 좋던데... 내일까지 알아와.' 라고 하시길래,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분명 있었던, 하지만 제대로 알지 못 했던 이 곡을 찾아보게 되었다.
'오빠'라는 노래와는 180도 다른 아주 서정적인 노래였다. 한 남자를 떠나보내지만, 그 남자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그 남자의 새 여자에게 그 남자의 호불호를 자세히 알려주는 그런 내용의 가사로, 어떻게 보면 정말 처량맞기 그지 없다. 하지만, 왁스의 음색과 노랫말, 그리고 멜로디까지 모두 다 잘 어우러져 처량하다기보다는 슬프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 그런 노래로 다가왔다. 가만히 노랫말을 들어보면, 나도 그 남자랑 좀 비슷한 구석이 많아 보인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런 것일까.
노래 마지막에, '그 사람을 사랑할 땐 이해 할 수 없었던 일들이 헤어져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라는 가사가 나온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사랑하고 노력해야겠다. :)
'자유 > 들은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상 한 켠에 있던 테이프들을 정리하며... (16) | 2009.02.11 |
---|---|
My Love Ultimate Essential Collection - Celine Dion (4) | 2008.11.19 |
사랑하기에 - 이정석 (2) | 2008.11.07 |
다행이다 - 이적 (2) | 2008.10.21 |
Traumerei - Vladimir Samoylovych Horowitz (2) | 2008.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