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광고 모금 캠페인

새벽 5시.. 알람 소리에 일어났다. 어제 루미큐브를 한참 하고 잤던지라 피곤해서 더 자고 싶었지만 아침 첫 배를 놓칠 수 없어서 겨우겨우 일어났다. 어제 하누넘에서 놀다가 탄 어깨와 등이 아파왔다. 그래도 민들레 아가씨가 해 준 오이 마사지 덕분에 참을만 했다. 남아있는 우동과 밥으로 간단히 아침 요기를 했다. 짐을 다 꾸리고 6시가 다 되자 현우가 들어왔다. 배 타고 나가는 걸 배웅해 주겠다고 따라 나선 것이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도초 선착장에 도착했는데, 이미 7~8대의 차량이 첫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반 회사의 선박 하나가 6시 반에 나가는데, 이 배는 요금이 비싼데다가, 곧 저렴한 농협배가 들어오므로 타는 차가 없었다. ^^

방까지 내어준 고마운 현우와 함께 찰칵~!



예정시각보다 조금 늦게 농협배가 도착했다. 차량은 2.5만원, 사람은 운전자 빼고 1인당 3천원!! 일반 선박과 비교하면 총 1.5만원 정도가 저렴했다. 이 곳에 있는 동안 물심양면으로 많이 도와준 현우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농협배에 올랐다. 다음에 또 신세지러 오겠다고 했다. ^^;;; 농협배가 훨씬 깨끗하고 좋았다. 나중에도 기회가 되면 농협배를 타야겠다.

농협배는 2시간을 달려 목포 북항에 도착했다. 묵항에서는 직진만 하면 바로 서해안 고속도로다. 길 떠나기 전 가득 채웠던 돈덩어리의 기름통이 거의 바닥 났길래, 물가 싼 지방에서 기름을 무려 5만원어치(수도권은 리터당 1500원이 훌쩍 넘는데, 목포는 1418원이었다!!!)나 넣고 서비스로 자동세차(를 빙자한 주유소 알바들의 손세차)까지 하고 서해안 고속도로에 올랐다. 겨우 목요일, 그것도 아침의 상행선이라 차가 별로 없었다.

중간즈음 와서 서김제 IC에서 빠졌다. 올라오는 길에 김제에 계신 할머니댁에 들르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댁 앞에까지는 내가 운전을 하고, 돌아가는 길은 민들레 아가씨에게 자세히 알려주었다. 같이 할머니를 뵙고 가면 좋겠지만, 은영이도 있고 날도 너무 덥고 해서 다음 기회에 그러자고 하고 돌려보냈다.

오랜만에 할머니댁에 갔다. 수북히 퍼주시는 고봉밥도 먹고, 시원한 마루에 누워 한 잠 자고 일어났더니, 민들레 아가씨가 집에 잘 도착했다는 연락을 해 왔다. 비 때문에 고생을 좀 하기는 했지만, 인심 좋고 붐비지 않는 비금과 도초에서 즐거운 피서를 보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방까지 내어주며 도와준 두 친구들 덕이 컸다.

3박 5일 대강의 지출내역


기름값: 5만원(하행) + 5만원(상행) = 10만원
통행료: 5만원권 고속도로카드를 4만원에 구입: 4만원(쓰고 남음)
도선료: 들어갈 때 4.6만원(차: 3.2만원, 성인 각 0.7만원)
나올 때 3.1만원(차: 2.5만원, 성인 각 0.3만원) 총 7.7만원
부식비: 이것저것 해서 약 15만원
예비비: 조금~~~

해서 총 40만원 정도의 경비로 마쳤음!!! 친구들의 도움으로 숙박비가 빠져 저렴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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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의 아침은 역시나 늦다. 뒤늦게 일어났더니 현우는 이미 근무하러 나가있었다. 슬슬 씻고 아침을 챙겨먹으니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오늘은 아무래도 바닷물에 퐁당 뛰어들어봐야 할텐데.. 하고 있는데, 또 비가 살짝 오고 있었다. 화요일까지 비 오고 만다더만.. (ㅠ.ㅠ)

어쩔 수 없이 오후를 기약하며 에어컨 틀어놓고 루미큐브를 하고 있는데 현우에게서 전화가 왔다. 날이 개고 있으니까 12시에 하누넘 해수욕장으로 출발하자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창 밖에는 햇살이 반짝~!! 밖에서 먹으면 맛있을 듯 하여 라면을 끓여먹을 것들을 후다닥 챙기고 12시에 하누넘으로 떠났다.

그제 하누넘을 가기 위해 좀 헤매였던 길 말고, 소방도로를 통해 하누넘에 가는 길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지난 겨울에 왔을 때에도 윤식이가 험준한 길 말고 소방도로를 통해 하누넘에 데려다 주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말이 소방도로지 아직 포장이 다 이루어지지 않은 비포장도로인데다 비로 인해 물 웅덩이가 많이 있어서 승용차를 몰고 가는게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이런 길을 가자니 지상고도 높고 힘도 센 SUV 생각이 간절해 지기도 했다.

하누넘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으아~~ 역시나 휴가철!! 이 곳에도 사람들이 꽤 있었다. 20여명..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 워낙에 외진 비금도와 도초도인데다가 하누넘은 더욱 접근하기 힘든 곳이어서 왠만할 때엔 사람들이 한 명도 없는게 보통인데 말이다. 우선 현우가 1시까지 지소로 돌아가 진료를 해야 하기에 바로 자리 깔고 앉아서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연두색 옷을 입고 있는, 비금보건지소 내과선생 현우. 뒤로 입추의 여지가 없는 해변이 보인다.



비는 가셨지만 바람은 그대로 세차게 불고 있어서 가스 버너에 불이 자꾸 흔들렸다. 바람 막을 것도 없는데.. 결국 해수욕장 주위에 있는 커다란 돌을 가져와 얼기설기 바람을 막아 겨우 물을 끓일 수 있었다. 밖에서 다 같이 먹는 라면의 맛은 기가 막혔다. ^^ 라면 다섯 개를 순식간에 뚝딱!!

현우가 1시까지 복귀해야 하는데 이미 시계는 12시 50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모두다 철수 했다가 다시 돌아올까 했었는데, 날이 너무 좋고 이 때를 놓치면 못 놀것 같아서 민들레 아가씨와 은영이는 남아서 놀기로 하고, 나와 현우만 차를 타고 도초보건지소로 달렸다. 지소까지 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결론은 공부 열심히!!! ^^;;; 근데 서둘러 달렸는데도 1시 15분이나 되어서야 지소에 도착했다. 현우는 바로 진료를 위해 뛰어 들어갔고, 나는 관사에 올라가 설겆이 거리들을 싱크대에 넣고 옷가지를 좀더 챙겨서 다시 하누넘으로 향했다.

밀려오는 파도, 열심히 돌고래 튜브를 타는 민들레 아가씨



은영이는 물에 안 들어가고 해변을 산책 중이었다. 바로 슬리퍼 벗어던지고 바닷물에 뛰어들었다. 생각보다 물이 차가워서 깜짝 놀랐다. 핫둘 핫둘 제자리 뜀뛰기를 하며 천천히 들어갔다. 비는 그쳤지만 바람은 아직 거세게 불고 있어서 파도가 꽤 높았다. 3,450원 주고 사 간 돌고래 튜브에 둘이서 매달려 파도를 타며 놀았다.

열심히 파도 타고 있는 모습을 은영이가 찰칵~!



한 시간 가량을 놀았다. 은영이는 그 동안 계속해서 해변을 거닐고 발만 담그고 있었다. 들어와서 같이 놀자고 해도 들어가기는 싫다고.. 현우 데려다 주고 돌아온 시간까지 놀았으니 민들레 아가씨는 두 시간을 논 것이었다. 선크림을 전혀 바르지 않은 어깨가 따끔따끔해 오기 시작했다. 슬슬 지치고, 내일 아침 일찍 섬을 나가야 하므로 그만 놀고 지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시목을 제외하고는 샤워시설이 갖추어진 해수욕장이 없어서, 미리 PET 병에 물을 담아왔다. 그 물로 겨우겨우 고양이 세수만 하고 차에 올라 절벽 위에 구불구불 나있는 소방도로를 달려 도초보건지소에 도착했다.

모두 씻고 입었던 옷들도 빨래를 돌린 후 다시 루미큐브를 잡았다. 처음할 땐 어렵더니만 자꾸 하니까 묘한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저녁 식사는 현우와 윤식이 불러서 우리가 사주기로 해서 녀석들이 일 마치고 오기를 기다렸다. 채식을 선언한 현우가 메뉴를 고르기로 해서, 아구찜을 먹기로 했다. 동아리 후배들과 있던 윤식이가 와서 근처 식당으로 이동했다. 역시나 푸짐한 지방의 인심. ^^ 아구찜이 한 가득 나왔다. 다섯이 먹는데 밥까지 볶아 먹으니 너무너무 배가 불렀다. 게다가 남도 특유의 맛까지~!!!

비금도에 의료봉사를 하러 와 있는 Acts 29 라는 동아리는 우리 학교 중문의대의 기독교 동아리로, 한 교회에 베이스캠프를 치고 각종 활동을 하다가 오늘 수요예배를 끝으로 내일 돌아간다고 했다. 나랑 민들레 아가씨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은영인은 독실한 크리스챤이므로 현우와 윤식이를 따라 비금도 교회의 수요예배에 참석하기로 했다.

시간에 맞추어 갔더니, 동아리 아이들이 열심히 복음성가를 부르고 있었다. 자그마한 개척교회이지만 열심히 애쓴 녀석들의 노력이 보였다. 여기저기 풍선으로 예쁘게 꾸며놓고, 어린 신도들에게도 풍선 선물을 쥐어주었다. 한참 복음성가를 부르다가, 목사님께서 나오셔서 본격적인 예배에 들어갔다. 종교가 없는 입장에서는 마치 학교에서 채플 수업을 듣는 것과 같은 것이었지만, 목사님께서 성경 이외에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셔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단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의자 아래의 다리를 끊임없이 공격하는 모기 군단들. ^^;;; 동아리 후배들의 성극으로 수요예배를 마쳤다. 녀석들도 마지막 날이니 재미있게 놀터이고, 현우와 윤식이도 거기에서 같이 놀 거라서 인사하고 먼저 도초보건지소 관사로 돌아왔다.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루미큐브!! 이번 피서에서 완전히 루미큐브에 맛을 들였다. ^^ 에어컨을 켜놓고 짐정리를 해 둔 다음 루미큐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낮에 잠시 나가 놀았던 덕에 타버린 어깨와 등이 후끈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민들레 아가씨가 오이를 가져와 오이마사지를 해 주니까 좀 견딜만 해서 루미큐브를 계속할 수 있었다. 현우의 연락을 받고 보니 내일 농협배가 6시 50분에 나간다고 했다. 간단하게라도 아침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5시에는 일어나야 하므로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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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즈막히 일어나보니 이미 윤식이는 나가고 없었다. 짧다면 짧은 3일의 휴가 기간 동안 섬을 벗어나지 못하고 학교 동아리 후배들의 의료봉사활동을 도와주는 윤식이.. 역시 착한 녀석이다. 대강 씻고 아침 식사를 했다. 먹는 것은 제대로 챙겨먹는 우리.. ^^ 어제 저녁에 맛있게 먹었던 참치김치찌게를 완벽하게 처리했다.

윤식이의 비금보건지소 관사에서 나와 현우의 도초보건지소 관사로 이동하기 위해 짐을 챙겼다. 차를 가져온다고 해서 이것저것 많이도 싸왔지만 이미 비금 관사에다가 짐을 꽤 많이 풀어놓은터라 정리하는데만도 시간이 꽤 걸렸다. 나야 배낭 하나 뿐이지만, 마나님들은 옷가방, 화장품 가방 등등 개인 짐도 많았고, 식료품과 식기들.. 겨우겨우 차에 넣고 비금을 떠나 도초로 향했다.

말이 거창하지, 1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 ^^ 서남문대교를 건너 예전에도 가봤던 도초보건지소(현우는 1년차 공보의인데, 올해 발령받기 전까지는 학교 선배가 도초에서 2년이나 일 했었기에 가본 적이 있었다.)에 도착하니 현우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현우의 도움을 받아 짐을 관사도초보건지소는 독립건물 1층에 자리잡고 있고, 옥상에 관사를 지었다. 역시 옥탑방 고양이인 셈. ^^)로 올렸다. 미리 에어컨을 켜둔 현우의 쎈쓰!! 덕분에 시원하게 입성할 수 있었다. 도초 관사는 처음 들어와 봤는데, 비금의 관사에 비해 독립되어있는 원룸 형식이라 현우 이외의 다른 공보의 선생님들께 폐를 덜 끼칠 수 있어 보였다. 게다가 에어컨이라는 탁월한 선택까지!!! 그러나, 득이 있으면 실이 있는 법. 에어컨에 혹하여 달려왔더니, 화장실 불은 켜지지 않아 분위기 있는 촛불을 켜고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고, 세면대는 장식품(배수가 되지 않는다고.. ^^)이라 대야에 물을 받아서 사용해야 했다. 뭐, 큰 불편이 아니므로 에어컨에 엄청난 점수를 줄 수 있었다. ^^

열심히 식료품 정리를 하고 있음!!



짐 정리를 대강하고 나가보기로 했다. 비금도에는 명사십리, 원평, 하누넘 등 해수욕장이 몇 군데 있는데 반해 도초도에는 시목 해수욕장이라는 걸출한 해수욕장 하나가 유일하다. 그리하여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시목 해수욕장에 가보기로 했다. 아, 시목 해수욕장은 비금/도초에서 유일하게 개발이 좀 되어있는 해수욕장이라 주차장, 캠프장, 샤워실 樗?갖추어져있고, 가는 길에도 자전거도로가 정비되어있다.

시목 해수욕장의 전경



시목은 명사십리에 비하면 작지만 하누넘에 비해서는 좀더 큰, 꽤 큰 해수욕장이다. 아무리 휴가철이라 사람들이 바글거린다고 해도 그 너른 해수욕장에 20명 수준이다보니 부산 해운대, 강릉 경포대 등 유명 해수욕장의 물 반 사람 반의 풍경과는 차원이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해는 반짝 뜨지는 않았지만 많은 어른들과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야영장과 주차장에는 텐트도 꽤 많이 있었다. 은영이는 물에 안 들어간다고 해서 민들레 아가씨랑 둘이서 돌고래 튜브까지 들고 신나서 뛰어갔는데.... 물이 생각보다 너무 차가웠다. ;;;

물이 차가워서 발만 겨우 담그고 있는 중.. ^^



신난 두 자매 ^^



물이 너무 차갑길래 셋이서 같이 해변 산책이나 한 바퀴 하려고 하는데 비가 후두두둑 떨어지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놀래서 얼른 달려 해변의 한 정자 밑으로 뛰어들어가서 비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아, 글쎄.. 조금 흩뿌리고 말거라 예상했던 비는 점점더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바람까지 몰아치니 엄청난 양의 비가 옆으로 오는 진풍경이 연출되어버렸다. 도저히 그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내가 차에 가서 차를 가지고 오기로 하고 뛰었다!! 왠만큼 비가 온다면 잠시 비를 맞아도 살짝 빗물이 한겹 싸는 정도일텐데, 한 15초 정도 맞았나? 차 앞에 서서 열쇠로 문을 열려는데 이미 샤워를 하고 나온 꼴이었다. 물에 빠진 생쥐꼴로 차에 들어가야 하나 하고 잠시 고민을 했지만, 안 그러면 더 고생할까봐 차에 들어갔다. 뚝뚝 떨어지는 빗물.. 수건으로 대강 닦은 후 시동을 걸어 정자 옆으로 가서 차를 댔다.

오늘까지 비가 많이 온다더니 장난아니게 쏟아졌다. 내려올 때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봤던 그런 비처럼 마구 내렸다. 와이퍼를 아무리 빨리 돌려도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비상등 켜고 서행하면서 겨우 도초보건지소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가늘어지고 있었다. -_-;; 물에는 제대로 들어가보지도 못 하고 쫄딱 젖어버렸다. ^^ 젖은 옷은 다 벗어서 빨래를 돌리고 오늘 아니면 못 먹을 것 같아서 저녁에는 고기를 구워먹기로 했다. 마침 도초보건지소의 여사님 한 분께서 작은 바베큐 그릴을 가지고 계시길래 그걸 빌려 두었다.

다 씻고, 빨래도 가져다 널고 한바탕 난리 부르스를 춘 후에 저녁식사 준비에 들어갔다. 도초보건지소 바로 옆에 있는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비싸게 생고기로 삼겹살 한 근, 목살 한 근을 사왔는데.. 같이 먹으려 했던 윤식이는 동아리 후배들 일 때문에 바쁘고, 현우도 같이 바쁜데다 한 달 전부터 채식을 선언한 것을 뒤늦게 알아서 결국 셋이서 고기를 다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고야 말았다. 셋이서 고기를 다 먹기에는 너무 많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잘 남겨서 찌게를 끓여먹기로 했다.

바베큐 그릴은 사용 후 비를 맞아서 재를 다 털어냈음에도 빗물이 고여있었다. 그 상태에서 숯을 담고 불을 붙이려니 잘 되지 않아서 결국엔 번개탄을 사와서 불을 붙였다. 그런데 너무나 숯을 많이 넣었던 것인지, 번개탄의 화력이 너무 쎈 것이었는지.. 불이 너무 쎄서 고기를 올리기만 하면 기름이 좍좍 빠지면서 구워져버렸다. 초반에는 어느 정도 따라가면서 고기를 구울 수 있었는데, 점점 화력이 쎄지다보니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정도로 고기를 굽게 되었다. 그리하여 전격 번개탄 경질 결정!! 불판을 잠시 들어 번개탄을 빼냈다. 숯만으로 고기를 구웠더니 같이 먹으면서 적당히 구울 수 있는 불이 되었다. 숯불에 지글지글 구워먹는 고기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그것도 옥상에서 바람 솔솔 불고.. 바람 방향이 너무 자주 바뀌어 연기가 눈을 공격하여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렇게 먹다보니.. 고기 두 근을 다 먹어버렸다. -_-)v 중간에 비가 좀 떨어질 뻔 해서 황급하게 실내로 대피하려던 소동이 있었지만, 고기 두 근을 맛있게 다 구워먹는 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와 설겆이를 하고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나 있었다.

현우와 윤식이는 동아리 후배들과 있느라 정신이 없는 모양이었다. 현우 방에 몇 가지 보드게임이 있길래 고른 것이 바로 루미큐브!! 셋 다 보드게임을 즐겨하지 않아서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게임 방법을 찾아가며 게임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 되더니만, 한 판 한 판 해 나갈 수록 점점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창 게임을 하다보니 현우가 왔다. 12시.. 재미있는 하루를 보내고 모기향 펴놓고 잠자리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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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 10시 20분 경에 출발을 하고, 예상 외로 서해안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아서 12시가 넘어가 새로운 달, 새로운 날이 되니 전라도 가까이 내려가게 되었다. 그런데, 출발할 때부터 불안하게 시작된 비는 그칠 기세를 보이지 않고 점점 거세게 내렸다. 와이퍼를 가장 빠르게 돌도록 해 두어도 쏟아지는 비를 닦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비상등을 켜고 과감하게 감속을 하여 7, 80km/h의 속도로 고속도로 주행을 했다. 사실, 조금 더 속도를 낮추고 싶었지만, 다른 차들과의 보조도 맞추는 것도 중요했고, 천천히 가다가 다른 차들이 안 보이게 되면, 억수처럼 쏟아지는 비 속에서 그리 좋을 것 같지 않아 그리 달리게 되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더 이상 운전하는 것도 힘들고, 중간에 한번은 쉬어주어야 하기에 군산을 지나자마자 나온 휴게소에 들어갔다. 허~ 근데 이게 무슨 조화인지.. 휴게소에 들어가 주차를 하니까 빗발이 가늘어졌다. 비도 그렇지만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들어왔으니 화장실도 다녀오고, 스트레칭도 하며 잠을 깼다.

휴게소에서 재정비를 하고 출발하니 빗발이 많이 약해졌다. 전라북도를 거쳐 남도로 내려가니 빗발이 약해지다가, 목포에 도착하니까 아예 그쳐버렸다. 우리의 목적지인 비금/도초도를 가기 위한 저렴한 배편을 타기 위해서 북항으로 향했다. 초행길이라 걱정을 좀 했지만, 친구가 알려준 것처럼 서해안 고속도로를 나와 주욱 직진만 하니까 바로 목포 북항이 나왔다.

2시 반. 비 때문에 감속운행을 조금 했기에 네 시간 정도 걸려 목포 북항에 도착했다. 휴가철이라 막히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일요일 밤의 하행이라 전혀 막히지 않고 제 시간에 도착했다. 일반배 보다 농협배가 저렴하길래 농협배가 닿는 북항에 간 것이었는데, 이런이런.. 항구에 가 보니 농협배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 차들이 가득이었다. 맨 앞에 계시는 아저씨께 여쭈어보니, 이미 어제 저녁에 도착하여 차 대어놓고 기다리고 계시는 것이라 했다. 아무래도 이런 상태에서는 5시 반 첫 배를 타기 힘들어보여서, 일반배를 타기 위해 목포 연안 부두로 향했다.

근데, 언제 목포에 와서 운전을 해 봤어야 길을 알지.. 대강 이정표와 지도 한 장 보고 방향을 잡고 가는데, 길은 자꾸 갈리고 이정표는 제대로 안 나와있고 해서 좀 헤매었다. 다행히 소방파출소 앞을 지나다 들어가서 여쭈어보니 거의 다 온 것이어서 많이 헤매지 않고 찾아갈 수 있었다. 목포 연안 부두의 여객터미널 앞에도 이미 10여대의 차량이 줄을 서 있었다. 차 옆에 자리를 펴놓고 자는 팀, 야식을 먹는 팀, 이야기 꽃을 피우는 팀 등등, 다들 밤을 지샐 준비를 해 오셨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행선지를 확인하고 제대로 줄을 섰다.

생리현상이 오기 시작했다. 새벽 3시가 다 된 시각. 여객터미널 문은 잠겨있고, 그 앞에는 몇 몇 구멍가게 말고는 불빛이 나오는 곳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숨어서 노상방뇨를 하고, 여자들은 가게에 들어가 사정을 이야기 하고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일반배의 첫 시각은 7시. 앞으로 네 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는 것이었다. 차 옆에 자리를 깔고 앉아, 준비해 간 노트북을 꺼내고 영화 감상을 시작했다.

한 두 방울 빗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른 것들은 비 좀 맞아도 괜찮지만 노트북은 그렇지 않기에 서둘러 차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우리의 판단이 맞았는지, 빗발이 점점 굵어지더니만 바람까지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구멍가게의 파라솔 두어개가 바람에 날려 줄 서 있는 차에 부딛히기까지 했다. 다행히 우리 돈덩어리에게는 날아오는 것들이 없었다. 차 안에서 영화 감상을 계속했다. 그나마 영화라도 재미있게 보니까 시간이 잘 갔다. 밖에는 비가 오니 문을 열어둘 수도 없고, 밀폐된 차 안은 체온으로 점점 더워지고.. 간간히 시동을 걸어 에어컨을 좀 켰다가 다시 끄고.. 이렇게 기다리다보니 희뿌연 차창 너머로 동이 터오기 시작했다.

6시가 넘어가자 앞에 있는 차들이 움직였다. 행여나 첫 배를 놓치게 되는 일이 생길까 두려워, 움직이지 않고 있는 앞 차에 달려가 주무시고 계시던 운전자를 깨웠다. 승객은 차와 따로 들어가야 한데서 여자들은 여객터미널로 들어가고, 난 운임 3만원 + 짐값 2천원(차 안에 들어있는 짐에 대한 비용을 따로 받았다. 차가 있으면 짐이 있는건 당연지사. 왜 따로 받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을 내고 선원 아저씨들의 '오라이~' 소리에 맞추어 차를 배에 올렸다. 바람은 많이 잠잠해졌지만 부슬부슬 비는 계속 왔다. 민들레 아가씨와 은영이가 7천원씩 내고 표를 사 들어오고서야 2층의 객실에 들어갔다.

객실이라고 뭐 거창한 것이 있는게 아니라, 너른 마루와 같은 곳이다. 이미 몇 번 다녀본 나는 창가에 기대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밤새 운전하고 배 기다리느라 눈을 붙이지 못한 상태라 피곤함이 몰려와 곧 누워버렸다. 떠날 시간이 다 되자 한 7, 80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왔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교회 수련회 내지는 야유회.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어린 아이들까지, 한 교회가 총출동한 모양이었다. 너무나도 피곤해서 바글바글 왁자지껄한 객실 바닥에 누워 잠을 청했는데, 어린아이들이 소리지르며 뛰어노느라 잠을 수십번은 깼다. 결국 철수를 결정하여 차에 내려가 들어가서 쉬었다. 참, 친구들에게도 전화해 주었다. 배에 잘 탔으니 걱정말라고...

예정보다 조금 늦게 출발했던 배는 9시가 조금 넘어 비금도의 가산 선착장에 도착했다. 두 시간 정도 배를 탔지만 육지가 참 반가웠다. 얼른 길을 달려 농협 파머스 마켓에 갔다. 친구들에게 뇌물로 줄 음료수 선물세트도 사고 필요한 몇 가지도 구입한 후에 바로 비금보건지소로 갔다. 비금보건지소장이신 방 선생, 윤식이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이것저것 대접해 주려고 하길래 우리 얼른 올라가서 쉬겠다고 했다. 예비군 중대본부 건물 2층에 있는 비금보건지소, 옥상에 공중보건의들을 위한 관사가 임시로 지어져 있다. 이름하여, 옥탑방 고양이. ^^ 윤식이는 일 하느라 지소에 있고, 우리는 관사로 올라가 주인 없는 방에 짐을 풀고 우선 씻었다.

환자가 없는 틈을 타서 윤식이가 잠시 관사에 올라와서 제대로 인사를 나누었다. 학교의 기독교동아리 Acts 29에서 의료봉사를 우리와 같은 일정으로 오기로 되어있어서, 그 녀석들 챙겨주느라 우리에게 소홀할 것 같다고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미안할게 뭐 있나, 우리끼리 알아서 재미있게 놀면 되는 걸.. 넓지도 않은 방을 내어준 것만 해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데.. 다시 윤식이는 나가고, 우린 밤샘 이동의 피로를 풀기 위해 자리 깔고 누웠다.

한참 자고 일어나서 보니 점심 때가 다 되어있었다. 바리바리 싸들고 온 짐(거의 이사 수준이었다. 민들레 아가씨의 철저한 준비정신 덕에 없는거 없이 다 챙겨왔다.)을 대강 정리하고 섬 구경을 나섰다. 윤식이는 곧 들어올 Acts 29 후배들을 맞이하기 위해 정신이 없었으므로, 대강 길을 아는 내가 마나님들을 모시고 지소를 나왔다.

먼저 끝없이 펼쳐진 고운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가보기로 했다. 전에 와서 돌아다닐 때 보니까 윤식이가 지소를 나서서 가산 선착장 쪽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꺾어져 들어가 좀 가다보면 나오던데, 대강 찾아가보려고 했더니 그게 쉽지 않았다. ^^;; 게다가 한적한 섬마을이라 다니시는 분들도 안 계시고.. 어느 마을 앞 느티나무 아래 그늘에서 쉬고 계시던 어르신들께 길을 물어 겨우겨우 찾아갔다.

모래사장의 자그마한 게를 신기하게 살펴보는 민들레 아가씨



이럴수가!!!! 족히 10리는 되는 길다란 모래사장에 아무도 없어야 하거늘, 아무래도 휴가철이다보니 물놀이 하는 사람들, 텐트 쳐 놓은 사람들과 차량이 좀 보였다. 한 20명 정도? 이렇게 붐비는 해변이 되어버리다니... 역시나 휴가철이었다. 나가서 사진 몇 장 찍고, 멀리 빠져버린 바닷물에 발이라도 담그려고 다가가는데..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잔뜩 찌푸린 하늘을 보니 쉽사리 지나가지 않을 듯 하여 다시 차로 돌아갔다.

명사십리를 소개하고 있는 민들레 아가씨의 동생, 은영이



민들레 아가씨와 한 장~!



소위 장농면허를 가지고 있는 은영이를 위해 너른 백사장에서 운전연습을 잠시 해 보기로 했다. 브레이크를 꽉 밟고 시동 거는 것부터 시작하여 각종 주의사항을 알려준 후 출발~! 1종 보통을 따뒀다 처음 해 보는 자동변속기 차량 운전이라서, 운전이 너무 쉽다며 이 정도는 할만하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워낙에 운전을 안 해봐서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숙지가 부족했다. 감속을 하지 않고 차를 돌리려다 차 뒤집힐 뻔 했다. ^^;;

고운 모래 위를 요리조리 기어다니는 게, 은영이 손가락 찬조출연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다른 해수욕장에 가보기로 했다. 올 때마다 꼭 가보는 하누넘 해수욕장. 험준한 산길을 지나가면 보이는 멋진 광경이 일품인 곳이었다. 역시나 이전의 기억을 더듬어 가려고하다보니 길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동네길을 좀 헤매고 다녔더니만 시간도 꽤 지나버렸다. 게다가 내가 아는 길은 너무나도 험한 산길이라 승용차로 가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보여 다음에 길을 정확히 알아와 다시 오기로 하고 비금보건지소로 복귀를 하려다, 비금/도초의 절경 중 하나인 서남문대교를 건너 보았다. 신안군의 몇몇 섬들은 가까운 섬과 다리로 연결되어있는데, 비금도와 도초도는 다리로 연결이 되어있어 걷거나 차를 타고 이 섬에서 저 섬으로 건너갈 수 있다. 왕복 2차선의 꽤 좁은 도로가 높은 다리 위에 있어서 처음에 보면 좀 부들부들하기도 한다. ^^ 비금도 쪽 서남문대교 시작지점에는 차를 대어놓고 사진을 찍는 곳이 마련되어있어 사진 한 장 박았다.

비금 쪽의 서남문대교 시작지점에서.. 증명사진~!



관사로 돌아가는 길에 보니 사람들이 염전 비슷한 곳에 들어가서 뭘 줍고 있었다. 차를 세우고 물어보니까 조개를 줍는다고!! 차 속에서 주섬주섬 비닐봉지를 하나 찾아낸 후에 바로 슬리퍼를 벗고 실전에 투입되었다. 근처에서 열심히 조개줍기를 하시는 분들께 어떻게 줍는 것인지 여쭈어보며 하나하나 따라하다보니 어느 순간 감이 잡혔다. 누렇거나 보라색이 돌거나 하면 100% 속이 비어있는 것이었고, 까무잡잡 돌 색깔이 흐르면서 윤기가 있으면 제대로 잡은 것이었다. 하지만, 뻘 속에 있는 걸 발로 느끼고 그걸 다시 손으로 잡아내야 하는 것이다보니 성공확률이 그리 높지 않았다. 그리고 서서히 부담을 느끼게 되는 허리까지.. ^^;; 그래도 셋이서 열심히 잡다보니 꽤 묵직하게.. 그러니까 한 끼 반찬할 만큼은 주웠다.

비금보건지소의 관사로 돌아왔더니 바쁜 윤식이는 방에 없었다. 주인 없는 방, 굴러온 돌이 박혀있는 돌 빼낸다더니 완전히 그 꼴이었다. ^^;; 하루 동안 못 했던 인터넷도 조금 하고, 밥도 해 먹고, 씻고... 너무 좋았다. 밥을 다 먹고 쉬고 있는데, 옆 섬 도초도에서 역시 공중보건의 생활을 하고 있는 현우의 전화가 왔다. Acts 29의 주활동무대가 비금도라 윤식이가 계속 바쁠거고, 도초보건지소의 관사는 원룸 스타일로 독립적이라 지내기 편하고, 더우기 에어컨까지 있으니 넘어오라고 했다. 에어컨... 에어컨 한 마디에 당장이라도 가고 싶었지만, 벌려놓은 짐이 너무나도 많았다. 게다가 저녁에 끓여먹은 참치김치찌게도 반이나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내일 아침 식사까지 끝내고 넘어간다고 했다.

두 마나님들은 TV 시청에 빠져드는데, 나는 점점 눈꺼풀의 무게를 이기기가 힘들어졌다. 윤식이의 침대에 잠시 누워있는다는 것이 완전하게 잠에 빠져버렸다. 잠결에 보니 윤식이가 들어왔다가 이불 챙겨 나가는 것도 본 듯도 하고.. 민들레 아가씨가 자꾸 이것저것 물어본 것도 생각나기도 하는데..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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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의 계획은 창대했다. 나와 민들레 아가씨, 동생 지연이과 민들레 아가씨의 동생 은영이.. 이렇게 넷이서 친구들이 일 하고 있는 전남 신안의 섬으로 피서를 가기로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네 사람의 일정을 한번에 맞추기가 너무 어려웠다. 결국 지연이는 원래 계획했던 여행을 진행하기로 하여 이번에는 빠지기로 했다.

다음 문제는 날씨.. 어렵사리 출발날짜를 오늘로 정했는데, 일주일 동안 내리쬐던 해는 사라지고 주말을 포함한 월요일, 화요일까지 전국적으로, 특히 전남 지방에 비가 쏟아진다는 예보였다. 하루 비가 오는 것이라면 잠시 일정을 미루고 진행할 수 있었겠으나, 그러기엔 다들 이후의 일정이 짜여져있었고, 날씨도 예견하기 힘들어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간단히 정리하면...

일요일: 마지막 준비 및 밤에 출발
월요일: 새벽에 목포 도착, 차도선을 타고 섬으로 이동 후 놀기
화/수요일: 열심히 놀기
목요일: 아침 첫 배를 타고 나와 상경. 나는 중간에 할머니댁으로..
금요일: 할머니댁에서 집으로..


금요일 밤부터 미리 쇼핑을 다 해두고, 어제도 준비를 다 한터라 준비는 완료가 되어있는 상태였다. 따로 숙소를 구하지 않고 친구들의 관사에서 지내기로 했던터라 혹시라도 잠자리가 비좁을까봐 빌려둔 텐트와 취사를 위한 코펠, 전기밥솥 등의 짐이 있어서 민들레 아가씨가 우리 집에 들러 짐을 가지고 출발하려 했다. 그런데, 중간에 민들레 아가씨의 언니 윤정 누나와 남자친구인 보술이형을 만나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해서, 다섯이 모여 맛있는 돼지갈비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보술이형 집에 들어가 잠시 쉬고 게임도 하다가, 민들레 아가씨네 집으로 향했다.

어머님과 아버님께 인사 꾸벅하고 들어가니, 이미 어머님께서 준비를 다 해놓으신 상태였다. 마지막 짐 정리를 하고 짐을 차에 싣고 떠나려는데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리의 돈덩어리(민들레 아가씨의 차, 99년식 올뉴 아반떼 1.8 골드)는 빗 속을 헤치고 열심히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남쪽으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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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 맞추어 일어나니 8시였다. 더 자고 싶었지만 이제 오늘은 월요일, 육지에 나가서 주말을 보냈던 보건지소 식구들이 돌아올 날이 된 것이기에 지체할 수 없어 바로 일어났다.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아침식사를 위해 지소로 내려가 어제 해둔 밥에 다시 냉동식품으로 요기를 했다. 그 사이에 윤식이는 배 타고 들어오는 지소 식구들을 맞이하러 나갔다.

밥을 먹다보니 여사님 한 분이 들어오셨다. 전에 뵈었던 적이 있어서 반갑게 인사하고 다시 열심히 밥을 먹었다. 왠지 도둑 식사를 하다 들킨 기분.. ^^ 어서 식사를 마치고 설겆이를 한 후 지소로 올라갔다.

다들 집에 갈 준비로 짐을 싸고 있는데, 윤식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늘도 역시나 날씨가 좋지 않아서 배가 없을 듯 하니까 10시 배를 타고 나가야 한다고.. 9시 40분까지 준비하고 내려오라고 했다. 시간에 맞추어 지소로 내려갔더니, 이런이런... 진료 받으시려고 기다리시는 분들이 꽤 계셨다. 윤식이가 금방 나갔다 온다고 기다리시는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배타러 나섰다.

그러나... 눈은 펑펑, 바람은 슁슁~ 윤식이의 4륜구동 산타페가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기는 했는데, 시각은 이미 10시.. 눈길에 무리를 해서 선착장에 도착했더니 다행히 배가 아직 안 들어왔다고 했다. 윤식이는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시니 얼른 들어가라고 하고 작별인사를 했다. 셋만 덩그라니 남아있는 상황, 들어올 땐 도초로 들어왔고, 흔히 배가 오고가는 비금의 선착장이 아닌 조금 다른 비금의 선착장이었다. 그래서 들어가 앉아있을 곳도 없고, 눈보라를 피할 곳도 없이, 배에 오르기 위해 서 있는 차 뒤에 숨어있었다.

마침내 짙은 안개를 뚫고 배가 도착했다. 들어올 때 탔던 배와는 조금 다른 배였는데.. 올라가 선실에 한 자리 잡고 앉았다. 다행히, 들어올 때보다는 파도가 높지 않아서 배가 출렁거리지는 않았는데, 안개가 짙어서 걱정이 좀 되었다. 이야기 하다가, 과자도 먹다가, 잠시 자다보니 목포항이 보였다.

목포항에 내려 바로 택시를 타고 목포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눈이 오락가락 하길래 기차를 탈까~ 했었지만, 두 녀석은 모두 부산에 가야 하는데 목포-부산 직통 기차가 없어서 다 같이 버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버스 시각을 보니 점심 같이 먹고 헤어지면 될것 같아 밥을 먹으러 갔다.

터미널 앞 기사식당. 뜨끈한 찌게를 먹으며 몸도 녹이고 헤어지기 직전에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교 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하는 우근이야 복학하고 나면 자주 볼 수 있지만, 공중보건의 생활을 하기로 결정한 민균이는 앞으로 한동안 보기 힘들어질 듯. 부디 4주 훈련 무사히 받고 좋은 곳에 발령 받기를 빌어주었다. 그리고, 2시 목포발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이렇게, 짧지만 친구들과 함께 해서 재미있었던 비금도초 겨울여행이 막을 내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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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보았더니 이미 10시가 넘어버렸다. 하기사 밤 늦게까지 놀아버렸으니... 우선 세수하고 밥을 먹으러 보건지소에 내려갔다. 내가 뭐 할줄 아는게 없으니 냉동식품(너비아니, 군만두 등)을 데워서 식사를 했다. 그래도 이렇게 밥을 챙겨먹으니까 왠지 혼자서도 밥을 잘 해먹을 수 있을것 같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11시가 되어서 윤식이과 우근이는 교회에 갔다. 기독교인이 아닌 나와 민균이는 씻고 어제밤에 이어 다시 카드 열전!!! 열심히 카트를 하다보니 교회 갔던 녀석들이 돌아왔다.

차려입고 비금도 관광에 나섰다. 지소장님께서 친히 사제 차량으로 우리를 모시고 비금도 구석구석들 돌아다니기로 한 것이다. 작년 여름에 태국배낭여행 가기 직전 와서 본 풍경들일테지만 여름과 겨울의 풍경이 다를 터, 나도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처음으로 간 곳은 명사십리 해수욕장이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는 모래(명사)가 십리나 펼쳐져있는 멋진 해수욕장이었다. 보통 이런 해수욕장이라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야 할테지만, 현지인 아니고서는 관광객이 거의 없는 이 동네에는 이런 장관에 사람 한 명 없다는 것이 더더욱 멋진 풍경을 만들어 주었다.

바닷바람이 정말 차다. 좌로부터.. 민균/자유/우근



찍사를 바꾸어.. 좌로부터 자유/윤식/우근



이렇게 고운 모래가 끝없이 펼쳐져있다. 모래가 너무 고와서 차가 다녀도 빠지지 않는다.
명사십리 해수욕장



우리를 안내해 주시는 비금보건지소장님




다음 코스로 다른 해수욕장에 갔다. 아, 이름을 까먹었는데... 명사십리에 비해서는 조금은 작고 아담한 곳이었다. 하지만, 명사십리에서도 무서우리만큼 우렁찬 파도소리를 들었었는데, 여기서는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가 무시무시했다. 마치, 동남아를 강타한 쯔나미가 생각이 날 정도였다. 이 정도의 파도에도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데, 높이 수 ~ 수 십 미터의 파도가 몰려온다면 인간은 그 앞에 얼마나 초라해 질까?

바위 사이로 파도가 밀려온다.



저 높은 파도.. 어제부터 날씨가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친구와 함께 서로 찍어주기!!



다들 추워서 차로 돌아갈 때에도 사진 하나 찍어보겠다고 버텼으나... 정말 추웠다.




한바퀴 돌고 났더니만 너무너무 추웠다. 겨울바람도 찬데 이번 주말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고 있고, 거기에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해수욕장을 돌아다녔으니 얼마나 춥던지... 그래서 어쩔수 없이 다시 보건지소로 돌아왔다.

카트 잠시 하다가 나랑 윤식이는 늦은 점심인 떡볶이 요리에 들어갔다. 어지 선배가 가져다 준 어묵국에 고추장 풀고 떡 넣고, 어묵과 야채까지.. 간도 맞추고 고추가루도 넣고 해서 드디어 완성~! 그래서 맛있는 떡볶이 점심식사를 했다.

뜨끈뜨끈한 방이 정말 좋았다. 다들 오돌오돌 떨면서 돌아다니다 난방이 되는 따뜻한 방에 들어와 떡볶이도 먹고 하니까 어찌나 좋던지.. 다들 몸 녹이고 다시 카트를 시작~! (^^);;

놀다가보니 금방 5시가 되어갔다. 잠잠해졌던 눈발이 다시 날리기 시작하고... 이번 코스는 해질녘의 하느넘 해수욕장인데, 오고 가는 길이 상당히 위험한 길이라 날씨가 안 좋아서 갈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그러다, 가 보고 안 되면 돌아오자고 하고서 나섰는데... 도초보건지소장님께서 배고프다며 저녁 먹자고 오셨다. 우리는 나가려던 참인데.. 그래서 조금 참으시라고 하고서 같이 하느넘으로 갔다.

하느넘 가는 가파른 산길에서 아래 마을을 바라보며..



여기가 바로 하느넘 해수욕장. 산 너머 이런 곳이 있다니!!



하느넘 해수욕장 옆의 자살바위에 갔다. 파도가 정말 무서웠다. ;;



깜찍한 표정의 도초보건지소장님



여기가 바로 '도초의 핵주먹' 촬영 장소



이렇게 커다란 파도가 몰려와 바위에 부딪혀 부서졌다.



자살바위 옆의 섬 같은 바위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에 찰칵!




으어어~~ 정말이지 자연은 무서웠다. 하느넘 해수욕장 옆의 자살바위에 올라갔더니 절벽을 때리는 무시무시한 파도, 그 파도가 부서져 바람에 날리는 바닷물방울. 금방 카메라는 바닷물을 뒤집어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 또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을까~ 하며 셔터를 누르기는 했는데.. ISO100 짜리 필름인데다, 렌즈도 너무 어두운 렌즈다보니 셔터스피트 확보가 안 되어서 별로 건질게 없을듯 했다.

자살바위 옆에는 커다란 바위가 섬처럼 있는데 거기에 올라가봤다. 차디찬 바닷바람과 물방울을 해치고, 마치 극기훈련을 하듯이 45도의 경사를 올라갔다. 으어어~~ 정상에 올라갔더니 깎아지른듯한 절벽!!! 거기에 강한 바닷바람에 날라갈것만 같았다. 까딱 발을 잘못 딛으면 몸이 휘청거려 가슴이 떨렸다.

때아닌 극기훈련을 마치고 내려와 차로 갔다. 날씨도 안 좋은데다 이미 어둑해진 이 곳에는 우리들 뿐이었다. 참 대조되는게... 작년 여름에 왔을 땐 총천연색 칼라사진을 보는 듯 했는데, 오늘은 날씨도 안 좋은 겨울이다보니 흑백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새로 포장한 소방도로를 따라 마을로 돌아오는데, 이 소방도로가 난간도 하나 없어서 옆은 그냥 절벽.. ;;; 그래도 우리의 비금지소장님은 여유롭게 코너링을 하며 빠져나갔다.

나머지 사람들이 일요일 저녁 TV 프로그램에 빠져있는 동안 윤식이가 닭도리탕을 했다. 도와준다는게 TV 보느라 깜빡 했는데, 언제 다 만들었는지.. 그리고, 닭도리탕까지 해 내다니.. 윤식이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 조금 남아있는 밥에 맛나게 닭도리탕을 쓱싹~!!

선배는 다시 지소로 돌아가시고 우리는 열심히 카트와 스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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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10분... 맞춰놓은 알람이 울리는데 일어나기가 너무 싫었다. 그래도 친구들과 일찍 만나기로 약속을 했으니 안 나갈 수도 없고...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일어나보니 이니 5시 30분이었다. 어머니께서 밥 차려주시는 동안 후다닥 세수하고, 짧은 여행이지만 짐 꾸리는 것도 마무리 했다.

밥을 먹고 길을 나섰다. 새벽 6시가 안 된 시각에는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이 시각에 나와본게 얼마만인지.. 버스가 바로 오지 않아 걱정했었는데 오래 기다리지 않아 기다리던 버스가 와서 올라탔다. 버스에 타고서 두눈을 부릅뜨고 버텼다. 정신은 자꾸 혼미해지려고 하는데, 그랬다가는 내려야 할 고석터미널에 못 내릴거 같았다.

도착해보니 약속시간에 늦지 않았다. 친구들이 보이지 않아 전화해 보니 민균이는 열심히 오는 중이고, 우근이는 전철에서 내려 오는 중이라고 했다. 잠시 기다리니까 우근이가 왔다. 뒤이어 민균이도 오고... 곧 7시가 되길래 타기 힘든 일반고속 7시 차(제일 첫차인 7시 차 말고는 거의 다가 우등고속이다. 가격은 무려 50%나 비싸고..)표를 구입하고 버스에 올랐다.

목포에 가는 버스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아무리 토요일이라지만 좀 이른 시각이었으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를 했다. 둘 다 얼마전 국시를 마치고 이제 MD가 되는 녀석들... 민균이는 공중보건의로 MD 생활을 시작하고, 우근이는 인턴으로 학교 병원에서 일 하게 되었다. 공보의로 병역을 이행하더라도 시작 전에 훈련소에 들어가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하기에, 내가 훈련소 선배로써 이야기를 좀 해주었다. 잔뜩 겁을 주고... 다들 피곤해서 스르륵 쿨쿨~

자다가 방송 소리가 들리길래 일어나보니 휴게소에 도착하고 있었다. 비몽사몽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 다녀오고, 군것질도 좀 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 잠~~~

11시가 되어 목포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두 녀석 모두 부산놈들이라 전라도쪽은 처음이라고 했다. 하기사 나도 전남은 별로 안 와봤지만, 낯선 풍경이 신기한 모양이었다. 우선 바로 택시를 타고 목포연안두부의 여객터미널로 갔다. 비금도에 들어가는 배는 오후 1시.. 아직 11시 반도 안 된 시각이고, 다들 아침식사를 일찍 하거나 못 하고 온 관계로 점심을 일찍 사먹기로 하고 근처 식당을 찾았다.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비금보건지소장님(역시 대학 동기. 공중보건의로 전라남도 신안군 비금면의 보건지소장을 하고 있다.)의 전화가 왔다!! 아까 시외버스터미널 도착하기 전에 전화를 했었는데, 도착하자마자 전화하라고 했던 것에 '응~'이라고 대답했었지만, 비몽사몽 중이라 기억하지 못했던 것! 12시 일반선이 도초도(비금도와 도초도는 바다위 다리로 연결되어있다.)로 가는게 하나 있고, 풍랑주의보가 발효될 수준이라 아마도 그 배가 마지막이라는 것이었다. 허겁지겁 밥을 먹고 다시 여객터미널에 가서 배표를 구입하고 '섬사랑 6호'에 올랐다.

작년에 비금도에 갈 땐 쾌속선인 '남해 페리'를 타서 1시간만에 도착했는데, 이번에 탄 배는 일반선인 '섬사랑 6호'라 두 배인 2시간이 걸리게 되었다. 배타고 가는 동안 학교 이야기, 세상 사는 이야기를 친구들과 하다보니 금방 도초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비금보건지소장님께 전화를 했더니 자기는 지금 물리치료 받는 중이라 학교 선배(비금도와 다리로 연결된 도초도, 도초보건지소장을 하고 계신다.)가 대신 선착장에 나가있으니 만나서 오라고 알려주었다.

풍랑주의보가 발효되고, 파도도 높고, 거기에 눈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는 선착장은 말 그대로 을씨년스러웠다. 다행히도 지소차량을 가지고 나오신 선배를 금방 찾아서 우선은 도초보건지소로 갔다. 윤식(비금보건지소장)이가 목이 아프다며 도초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었다. 오랜만에 본 친구들과 선배와 함께 이야기 좀 하고 저녁에 만나기로 하고서 윤식이 차에 올라타고 비금도로 넘어왔다. 보건지소에 가기 전에 농협 파머스 마켓에 들러 짧은 여행기간 동안 해 먹을 것들을 구입했다.

비금보건지소는 비금면사무소 옆의 비금면대 건물 2층에 있다.(없어졌다가 2년 전인가 급하게 생기면서 임시로 마련한 곳이라고..) 마침 이번 토요일이 격주 휴무하는 날이라 보건지소 식구들이 모두 육지에 나가셔서 윤식이 혼자 있었던 것이었다. 3명의 공보의(양방/한방/치과)가 사는 관사는 건물 옥상의 옥탑방. 한방과 치과 샘도 모두 고향이 나가고 없어서 보건지소는 우리의 손안에 접수되어버렸다. 우선은 쇼핑해 온 것들을 대강 정리하고, 냉장고에 넣고서 관사에 올라가 짐을 풀었다.

그 동안 못다한 이야기도 하고, 컴퓨터로 같이 게임도 하다보니 금방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버렸다. 윤식이의 사랑스런 남편되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요리연습. 그래서 이미 윤식이는 우리가 보기에 상당한 수준의 요리사로 변해있었다. 윤식이의 자신만만 요리 1번, 고추잡채가 오늘 저녁 요리가 되었다. 민균이와 우근이는 요리를 해 본 적이 없어서 놀고, 내가 윤식이를 도와 고추잡채를 시작했다. 고추를 다듬고, 그 동안 윤식이는 양념과 다른 야채들을 준비하고... 고추를 볶다가 고기를 같이 넣어 볶고, 간을 좀 한 후에 양념을 넣어서 볶다 야채 넣고 쫄을 때 까지 보글보글~~~ 그 사이에 쌀 씻어서 밥도 한 솥 하고... ^^

준비하는 동안에 도초보건지소장님이신 선배가 어묵국을 들고 오셨다. 간단한 냉동식품 몇 가지를 같이 해서 푸짐한 저녁식사상이 차려졌다. 윤식이의 고추잡채는 수준급이었다. 간도 딱 맞고, 게다가 비싼 쇠고기가 듬뿍 들어갔으니 얼마나 맛잇었는지.. ^^ 거기에 혈기왕성안 총각 다섯이 둘러앉아 먹으니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어서 하나도 남김없이 깨끗하게 먹었다.

설겆이는 요리를 하지 않았던 민균이와 우근이를 시키려고 했는데, 민균이가 자청해서 했다. 그렇다면 우근이는 내일.. ^^ 선배는 지소로 돌아가시고, 우리끼리 남아서 다시 놀기 시작했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트라이더!! 다들 조금씩 경력이 있어서 관사에 올라가 PC에 카트라이더를 설치하고 열심히 달렸다. 특히 민균이는 꽤 경력이 되어서 그의 노하우를 전수 받아 했더니 조금 하기 쉬워졌다. 그래봐야 아직 왕초보지만... 돌아가며 팀플레이도 하고, 특히 민균이는 스피드전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카트에 이어 스타크래프트도 오랜만에 2:2 플레이를 해 보았는데, 나는 하도 오랜만에 해보는거라 감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근 4~5년만에 해보는 게임이니... 윤식/우근 팀과 민균/자유 팀이 붙었는데, 나의 미숙으로 인해 대부분 졌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낮에도 조금씩 날리던 눈발이 밤이 되니까 더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눈이 아래로 내리는게 아니라, 옆으로 내리고... 이러다가 나중에 못 나가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될 정도였다. 우선은 내일 비금도를 돌아다녀봐야 하는데 그것도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이렇게 비금도에서의 하루는 저물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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