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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블루투스 스테레오 헤드셋 사용기 사건의 발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요즘 영어 공부 좀 해보겠다고 편도 1시간 반 거리를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며 그 사이의 시간 활용을 해 보고자 아이폰의 Podcast로 무언가를 듣고 다녀보던 중 아무리 아이폰5의 번들 이어폰이 좋은 평을 받는다 해도, 점점 더 더워지는 날씨에는 선 달린 것이 무척이나 거추장스러웠다. 게다가 퇴근길이나 주말의 지하철과 버스에는 승객들이 많으니 그 이어폰 줄이 여기저기 걸려서 별로고 말이다. 그리하여 원래 가지고 있었던 블루투스 스테레오 헤드셋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그러면, 선에서 자유롭게 해방되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테니 말이다. 1. Plantronics Pulsa 590A한 지인께서 결혼 선물로 주신 것이니 꽤 오래 되었다.(그나저나, 결혼 선물로 왜 이런 것을.. 더보기
편지 - 김광진 김광진만큼 노래를 잘 부르지 못 하는 가수가 또 있을까? 하지만, 그만큼 차분한 목소리로 마음을 울리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수는 또 없을 것이다. 내가 김광진을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94년 더 클래식 1집의 마법의 성을 통해서였다. 그 때 그 노래가 참으로 예쁘고 아름다워 아직도 인터넷의 어느 커뮤니티나 포럼 회원가입 시 회원 정보란 중 서명란에 이 노래 가사를 적는다.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우리 앞에 펼쳐질 세상이 너무나 소중해 함께라면.'을 말이다. 김광진 혼자 부른 곡도 있었고, B면(정말 오랜만이다, 테이프로 녹음된 앨범의 뒷면인 B면. 요즘 아이들은 이런거 모르겠지?)엔가 마지막 곡으로 아이들과 함께 부른 곡도 있었다. 아무튼, 이렇게 알게 된 김광.. 더보기
내가 행하는 Tailor-made medicine 요즘에는 이런 말 잘 안 쓰는 듯 한데, 내가 의과대학에 처음 입학했던 10여년 전에는 Tailor-made medicine, 즉 맞춤의학이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마치 재단사가 내 몸에 맞추어 멋진 양복을 만들어주는 것처럼, 의사도 환자를 치료할 때 그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딱 맞는 치료를 행해야 한다는 그런 개념이었다. 지놈인지 게놈인지, 아무튼 인간의 유전자를 해독하고 점차 알아가면서 한편으로 많은 정보를 알게 되고(요즘 말로 빅데이터?), 그것을 활용한 개인화된 치료 접근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나같은 햇병아리 돌팔이가 심도 있는 연구를 해 볼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나름대로 맞춤의학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어린이 환자들을 수술방에 데리고 갈 때 하는 나만의.. 더보기
의사의 식습관 고등학생 때부터 보통 식사 시간이 10분이내였다. 3교시 후 쉬는 시간 10분 동안 도시락 다 먹고 양치까지 하고 돌아와야 했으니 말이다.(나름대로 깔끔떠는 스타일) 의대를 졸업하고 이런 불량한 식습관이 일 하는데 도움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식당에서 식판에 반찬 담다가 전화와서 받아보면 '선생님, CRP이에요.' 식판을 퇴식구에 던져놓고 병동으로 올라기 일쑤. 누가 맛있는 것 사준다고 하여 배달 시켰는데, 배달된지 5시간이 지나서야 랩을 뜯었던 것 등등. 지금 먹지 않으면 언제 또 다시 먹을 수 있을지 모르기에 최대한 많이 먹고.... 정말 무식하기 짝이 없지.... 그래서 나는 누가 뭘 사준다고 해도 면 종류는 절대 안 시켰다. 배달 되고 바로 먹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으니, 가급적 불지 않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