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광고 모금 캠페인

2000년 7월 2일 일요일

언제쯤일까... 어제 저녁 식사를 하다가 입맛도 없고 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밖에서 닭들이 합창하는 소리가 너무 커서 눈을 뜰 수 밖에 없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닭들의 합창을 무시한채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다시 일어난 시각은 8시가 좀 넘어서였다. 일어나 보니 다른 사람 대부분이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간단하게 빵과 우유를 먹고 있었는데, 내가 일어나서 마지막 남은 식빵 한 조각과 우유 한 모금을 먹었다. 그래서 나보다 조금 늦게 마지막으로 일어난 명섭이부터는 굶을 수 밖에 없었다. ^^;

오늘은 아침에 바다 낚시를 가기로 했다. 교수님이 주축이 되어 몇 명 가는 것인데, 전원 가는 것은 아니고 가고 싶은 사람만 가는 것이다. 바다 낚시도 좋지만 보라카이섬을 돌아보고 싶어서 바다 낚시는 포기했다. 낚시를 안 갈 사람들은삼삼오오 모여서 섬 구경에 나섰다. 그러던 중 낚시 배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역시나 정해진 시간에 배가 오지 않아서 낚시 가려던 사람들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나갔다. 가만히 앉아 DECS Hostel 구경을 하다보니 다 나가버리고
혁준이형, 승용이형, 나, 명섭이, 지은이, 그리고 자고 있는 정아누나만 남아버렸다. 방갈로를 다 비우고 나갈 수 없어서 승용이형, 지은이, 나, 명섭이가 한 시간만 섬을 둘러보고 돌아오고, 그 후에 혁준이형과 정아누나가 나가기로 했다.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의 강아지와 함께..



우선 세계 3대 해변 중 하나라는 화이트 비치에 나갔다. 어제도 봤지만 또 다른 모습이었다. 만조 시간이었는지 어제의 넓은 백사장은 간데 없고 상가가 있는 바로 앞에까지 바닷물이 들어와있었다. 화이트 비취에서 사진도 조금 찍고, 가게에 들어가서 물건 구경도 하다가 기념 엽서도 샀다. 잠시 시간이 지난 줄 알고 있었는데 금방 한 시간이 지나버렸다. 약속한데로 다시 DECS Hostel로 돌아왔다. 그랬더니 일찍 나갔던 사람들 몇 명이 돌아와있어서 다시 나갔다. ^^; 혁준이형과 정아누나는 한국으로 전화하기 위해 전화할 곳을 찾아갔고(필리핀에서는 아무 공중전화 가지고 국제전화를 할 수 없다. 중국도 그랬지만, 국제전화가 되는 공중전화가 따로 있다), 승용이형과 지은이는 오토바이 하나를 빌려서(보라카이에서는 오토바이를 빌려준다. Off-road 경주용 오토바이도 있고, 우리나라 음식 배달용 오토바이(시티100) 같은 것도 있다. 후자는 한 시간에 100페소(한화 약 3000원)에 빌릴수 있다) 가버렸다.

나랑 명섭이는 튼튼한 다리로 섬을 더 둘러보기로 했다. 아까 갔던 반대방향으로 가다보니 섬을 횡단할 수 있는 길이 나와서 화이트 비치 반대쪽 해변에 가보기로 하고 그 길을 따라갔다(보라카이섬은 남북으로 길고 동서로 좁다. 한마대로 개뼈처럼... ^^; 길이가 7km, 폭이 약 1km. 가운데 부분은 좁고 길며, 양 끝은 넓고 야트막한 산도 있다). 천천히 걸어갔는데도 20분 정도 걸으니까 반대편 해변이 나왔다. 이 쪽 해변은 화이트 비치와는 달리 경사가 급했다. 화이트 비치는 우리나라 서해안처럼 경사가 완만하고, 이 쪽 해변은 우리나라 동해한처럼 경사가 급했다. 해변을 잠시 둘러보다가 숙소인 DECS Hostel로 향했다. 숙소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칼리보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챙겨서 나와 배를 타고 카티클란으로 갔다.

멋진 바다를 배경으로~



카티클란에서 다시 지푸니를 타고 칼리보로 왔다. 보라카이로 갈때와는 달리 하루 놀고 돌아가는 지푸니 안은 매우 조용했다. 까노의 우리 집에 도착하니 NVC 총장님의 초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짐을 정리하고 다 씻도 이쁘게 차려입고 NVC Admin으로 갔다. 놀라운 것은 남자들은 정장(에준하는 깔끔한 남방과 양복 바지, 구두)이 하나도 없는데 반해, 여자들은 거의 하나씩 원피스가 있었다. 물론 초대받아서 가는데 이쁘게 입는 것은 좋지만, 봉사활동을 하러 오는데 원피스를 가져오는 것을 보니 '남자와 여자가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Quimpo씨 댁에 가기 전에 차려 입고..



NVC Admin에는 총장님과 총장님의 어머니가 계셨다. 거실에 단정히 앉어있다가 총장님과 총장님의 남편, 어머니께서 나오셔서 차례로 인사하고 소개를 했다(필리핀 사람들이 우리의 한국 이름을 외우는 것을 매우 어려워해서 다들 영어 이름을 하나씩 지었다. 원래 있는 사람들은 그걸 쓰지만 난 그 동안 영어 이름을 써본적이 없어서 하나 만들었다. David... ^^;). 잠시후 식사가 나오고 높으신 분들(총장님, 남편, 어머님, 교수님 등)은 식당에서 드시고 우리들은 거실에서 부페처럼 식사를 했다. 역시 한국계여서 그런지 거실이며 방에 한국 물건이 많았다(이 가족의 성은 Quimpo이다. 한국 경기도 김포에서 온 사람들으 후손이라고 했다. 집은 물론이고 학교 총장실에도 한국 물건이 많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한국 사람 많이 닮은듯 하고...). 식사를 하고 총장님의 아들들이자 NVC의 선생님인 Jonny와 Michael, 그 집 식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 한 마디... 일 처리 할 것이 있어서 화장실을 찾아갔는데, 역시나 좌변기에 엉덩이 대는 부분(뚜껑말고 하나 더 있는거)이 없는 것이다. 이 이후에도 많은 화장실을 가봤지만 그 부분이 있는 곳은 우리가 묵었던 까노의 집과 마닐라의 호텔뿐이었다. 왜 그 부분을 없애버린 걸까? 미스테리다.....

저녁 식사를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에 다시 까노로 돌아왔다. 필리핀에서의 첫 주말은 이렇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