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광고 모금 캠페인

2000년 6월 28일 수요일

오늘은 드디어 출국을 하는 날이다. 어제도 매우 늦게 일어났던 나는 보통 때와는 다르게 일찍 일어났다. 7시 20분... 내 방을 나오니까 엄마와 동생이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그래도 어쩌랴. 일찍 일어나서 짐을 챙겨야 하는 것을. 아침을 먹고 인터넷을 조금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9시 30분 쯤 해서 볼일을 보러 나왔다.

우선 우체국에 가서 우편물을 하나 부치고 나왔다. 바로 이발을 하려고 했으나,미용실이 10시 20분 부터 시작이라서 엄마께 연락을 하고 쇼핑을 먼저 하기로 했다. 우선 필리핀에 가서 사용할 필름을 사고, 백화점 개점 시간을 잠시 기다렸다가 트렁크형 수영복과 양말을 샀다. 엄마는 이것을 들고 집에 가시고 나는 미용실로 향해 이발을 하고 돌아갔다.

머리를 산뜻하게 깍은 후에 집에 와서 마지막 짐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짐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았다. 작년 중국에 갈 때보다 많이 준 듯 했다. 노트북을 가져가는데도 작년보다 많이 줄어서 무언가 빠뜨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짐을 다 싼 후에 아빠가 오셔서 점심을 먹고 출발을 했다. 나는 혹시나 길이 막히지 않을까 해서 일찍 출발하자고 했기 때문에 2시에 공항에서 모이는 것이었지만, 집에서는 12시 50분 경에 출발했다. 아빠 차를 타고 서울 외곽 순환 고속도로를 타고 가니까 길도 막히지 않아서 40분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엄마와 아빠께 잘 다녀 오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짐을 들고 공항으로 들어갔다. 약속 장소인 국제선 제 2청사 2층에 있는 서점 앞으로 갔더니 성희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음.. 내가 처음일 줄 알았는데. ^^; 아무튼 조금 더 기다리니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출발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여성동지들에게 둘러싸여..



그런데 큰일이 났다. 알고보니 출국허가증을 안 가지고 온 것이다. 우리 팀에 있는 남자 5명(단장님이신 숙대 교수님 포함하면 여섯 명) 중에서 병역 미필은 나랑 울 팀 막내 용보 뿐이 없다. 그런데 병역 미필자가 출국 시 제출해야 하는 출국허가증을 받아놓고 집에 두고 온 것이다. 오옴, 큰 일 났다... 하는데, 용보가 그거 없어도 된다는 말에 가서 확인해 보기로 했다. 신고 하는 곳에 가서 문의를 해 보니 받아 놓았다면 그 곳에서 조회를 해보고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조회가 원만히 진행되어 출국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환전은 많이 안 했다. 필리핀 페소는 구할 수 없어서 US 달러로 환전하기로 했다. 나는 20만원을 들고 왔는데, 150 달러를 환전하기 위해 17만 1천 30원을 내고 환전을 했다. 누구는 350 달러, 누구는 400 달러 환전했다는데, 그렇게 많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 작년에는 선물을 사서 약 15, 6 만원 썼는데, 올해에는 선물도 안 살 생각이니 필리핀이 중국보다 물가가 더 놓다고 해도 그리 문제될 것 같지는 안다.

사람들이 모이고 나서부터는 팀 공동 짐을 다시 정리하고 포장하기 시작했다. 20명이 약 3주간 사용할 물건들이어서인지 챙기려 하니까 엄청난 양이었다. 그 와중에 우리가 PAS 청년봉사단 중에서 첫 출국팀이어서 KBS에서 취재를 나왔다. 우리 팀이 공항에 들어서는 모습과 짐을 꾸리는 장면, 서로 인원 체크도 하고 회의도 하는 모습을 연출 반, 실제 상황 반으로 진행했다. 인터뷰도 했는데, 나는 이번 활동이 두 번째라는 이유로 인터뷰 대상으로 선정되어 첫 인터뷰를, 그것도 카메라 앞에서 하게 되었다. 인터뷰의 요지는 '이번에 다시 봉사활동을 가는 이유'였다. 10초 정도로 해 주어야 편집되지 않고 다 나갈 수 있다는 기자의 말에 10초에 끝낼 말을 생각하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개인적으로도 보람있는 일이기에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뭐, 이런 요점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음.. 약 4번의 NG도 내고. ^^;

뉴스 촬영도 하고 각종 체크 사항도 점검하고 있는데, PAS 발대식 시간이 다 되었다. 5시가 약간 넘어서 국제선 2청사 3층 로비에서 우리 필리핀 아클란 팀 말고도 다른 두 팀이 더 모여서 발대식으로, PAS 회장님의 말씀을 듣고, 기부금을내 주신 기업체 대표님들의 인사, 사진 촬영을 했다. 발대식을 마치고, 티켓팅을시작했다. 그 동안 꾸린 짐이 상자만 약 10여개, 개인이 핸드 캐리 하는 짐을 제외하고도 카고로 넣을 짐이 무려 33개나 되었다.(다른 팀은 40여개였지만.. ^^;) 남자들(우리 팀은 남자가 너무 적다. 20명중 남 5명, 여 15명)이 짐을 날라서 카고로 집어 넣고 여자 팀원들은 빨리 넣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서 쉽게 짐 처리를 할 수 있었다.

짐을 다 넣고 나서 여행사 직원의 설명을 듣고 공항 안쪽으로 들어갔다. 노트북을 들고 가서 세관신고를 하고, 출국 심사도 받고 들어갔다. 면세점이 있기는 한데 뭐 별루 사고 싶은 물건도 없고, 돈도 없고 해서 집에 전화나 한 통 걸었다. 잘 다녀오겠다고 한 통화 하고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다가 시각에 맞추어 비행기에 들어갔다. 8시 5분 출발 비행기였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출발이 늦어졌다.

피곤해서 잠깐 졸아서 30여분이 지났는데도 출발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국내 비행사의 항공편이 아닌 필리핀 항공이라서 안내 방송도 영어로 나오고, 기내가 엔진소리로 시끄러워서 가뜩이나 알아듣기 힘든 영어 안내 방송을 알아 듣기 힘들어서 늦게 출발하는 이유는 몰랐지만, 아무튼 예정된 출발 시각보다 약 50분이나 지체된 8시 55분 경에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고도에 다다르자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내식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긴 했지만, 저녁 먹기가 시간이 어정쩡 해서 안 먹고 있어서 너무나 배가 고팠기 때문에 하나도 남김없이 닭고기 요리를 맛있게 먹었다. 마닐라까지는 세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지금 시각이 한국 시각으로 10시 55분이다.

이륙한지 약 두 시간이 지났다. 언제 마닐라에 도착할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비행기가 매우 시끄럽다. 스튜디어스의 지나가는 말로는 비행기가 오래되어서 그렇다는데, 음악을 듣고 있는데도 엔진 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움... 빨리 내리고 싶당. 그래도 노트북을 가지고 계속 노니까 그리 지겹지는 않다. 작년에는 중국에 가는 한 시간 30분도 무지 길게 느껴졌는데... 그래도 너무 시끄럽당. 오래 있으면 난청이 생길 것 같이.. ^^

드디어 마닐라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세 시간...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출발 전의 지체 때문인지 조금은 지루했을 시간. 노트북 덕분에 쉽게 올 수 있었는데... 착륙하고 나서도 공항으로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약 3, 40분간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그 동안 깜빡 잠을 잤다.

필리핀은 한국보다 한 시간 느리다. 8시 55분 경에 출발한 비행기는 약 세 시간을 날아서 필리핀에 한국 시간으로 거의 12시가 다 되어서 도착했고, 다시 기다리는 시간 때문에 한국 시간으로 자정이 넘어서야 필리핀 땅을 직접 발로 밟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