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썸네일형 리스트형 불친절한 의사로 거듭나기 2 지난 번 불친절한 의사로 거듭나기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 외에도 여러 글을 통해 내 수양의 부족함과 시스템의 문제에 대해 밝힌 바가 있었고 말이다. 오늘, 뜬금없이 선물을 주겠다는 전화를 병원으로부터 받았다. 뭔고 해서 보니, 핫라인. 환자, 아니 고객의 불만을 접수하는 곳에 나를 대상으로 하는 글이 있어 해명 내지는 설명을 적어 내라는 것이었다. 내가 받아본 두 번째 핫라인이다. 그러고보니, 첫 번째 핫라인은 이비인후과에서 예진하던 시절에 받았던 것으로, 우리 병원에서는 이비인후과 인턴이 외래에서 예진을 하게 되는데, 그 때 목이 쉬어서 온 환자에게 술과 담배를 얼마나 하는지, 목을 최근에 많이 썼는지를 물어봤었다. 핫라인 내용은, 공개된 장소에서 다른 사람 다 듣는데 큰 목소리로 술, 담배에.. 더보기 구미에서의 마지막 나이트 구미 응급실에서 보낸 4주가 이제 끝나게 되었다. 지금 하고 있는 마지막 밤근무가 끝나고 아침 8시가 되면, 구미 응급실을 마무리하고 분당으로 올라가야 한다. 지난 3월 처음으로 인턴이 되고 돌았던 곳이라 익숙함 반, 오랜만에 돌아오는 곳이라 어색함 반으로 시작했는데, 금새 일이 손에 익고 구면이 많으니 금방 어울리고 쉽게 풀렸던 4주였다. 물론, 신종플루 의심환자 폭발로 인해, 하루 100명도 안 오던 응급실에 300명이 넘게 폭주하는 날이 며칠 있었고, 그 날들이 지나고도 200명 넘게 오고 있어 예전보다는 힘들었지만, 이제 그 의심환자도 많이 줄고, 예전의 구미 응급실 모습을 찾아가고 있어 이렇게 새벽에 일 하다 말고 포스팅 남길 여유도 찾게 되었다.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일 하면 할 수록 공부의.. 더보기 다시 시작하는 구미 응급실 어제 오후에 산부인과일을 다 마치고 구미에 내려와서 바로 8시부터 응급실 밤 근무를 시작했다. 지난 3월에 와서 일 했던 곳이라 낯설음은 적지만, 오래 전에 일 했던 것이라 그런지, 일 익숙해 지는데 잠깐의 시간이 필요하긴 했다. 구미에 오면 아무래도 분당보다는 일의 강도가 조금 적어 편하긴 하지만, 우리 색시와 유진이를 볼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 게다가, 구미 응급실은 4주 내내 단 한 번의 오프가 있기에 더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다섯 명의 인원 중 빠지는 사람 없고, 일 못 하는 사람 없어서 힘든 경우는 별로 없을 듯 하다. 4주의 구미 응급실 잘 돌아보자!! :) 더보기 혈색소 수치와 병식, Hemoglobin and Insight 어제는 신관 응급실 당직이었다. 저녁 6시부터 아침 7시까지 근무, 물론 그 전에도 당직 근무, 그 후에도 낮 근무가 계속 된다. 시작은 괜찮았는데, 저녁 8시 이후로 아픈 아기들이 마구마구 몰려들었다. 새벽 서너시 정도 되어서야 겨우 정리가 되었고, 피곤을 이기지 못 한 나는 응급실 구석 침대에 누워 잠시 눈을 붙였다. '선생님, 얼른 일어나보세요. 헤모글로빈 낮은 환자가 왔어요.'라는 간호사의 소리에 일어나보니, 잠결에 봐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있고 온 몸이 창백한 젊은 여자가 침대에 누워있었다. 환자가 오면 활력징후 측정이 가장 먼저이겠으나, 그것과도 함께 바로 수액을 두 개 연결하고 있었다. 혹시, DOA인가 했는데 다행히 의사소통도 되는 상태였다. 주소는 호흡곤란과 하혈. 원래는 과거력 파악하고.. 더보기 역할 모델, Role model 인턴이라는 위치가 그렇듯,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지난 번에 돌았던 응급실 상황 상 다른 과의 개입이 필요할 경우 인턴이 각 과 당직 선생님께 보고(흔히 '노티'라고 줄여 부른다. 아마도 notify란 뜻이겠지.)를 해야 하다보니 더욱 그렇다. 나도 이제 겨우 몇 개월 째이긴 하지만, 콜 받아보고 노티도 받아보고 하면 참 힘들고 짜증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지 않아도 일 많아서 힘들고 있는데, 거기에 일 또 하나 추가해 준다는 전화가 오면 누군들 좋아하겠는가. 힘들기로 꼽자면 정말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신경외과,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것이 분명한 1년차 김JJ 선생님이라고 계신다. 우리 병원 몇몇 과들이 세브란스와 레지던트 파견 근무를 주고 받고 있고, 신경외과도 그러는 과 중 하나라 .. 더보기 끝과 시작, 변화의 스트레스 어제 응급실 밤근무 시작하고, 오늘 아침 레지던트 선생님께 차트 확인 받고 응급실 나옴으로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고, 여러가지 일이 많이 있었던 4주간의 분당 응급실이 끝났다. 마지막 날을 기념이라도 해 주려는 모양이었는지, 14시간 일 하는 동안 정말 한 순간도 쉴 수가 없었다. 왜이렇게 아픈 사람들이 많은거야. (ㅠㅠ) 그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배우기도 했고, 많은 것을 느꼈다. 내게 부족함이 많다는 것은 언제나 느끼는 것이고, 학문적이고 업무적인 것 외에 인간적으로 부족하고 미숙한 면을 고쳐나가야 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한 때 'ER'이라는 드라마를 보며 응급실 의사가 되기를 꿈 꾼 적도 있었지만, 직접 일 해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 여유 있을 땐 여유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 치.. 더보기 중이염, Otitis Media http://web.indstate.edu/thcme/micro/otitis/otitis.htm 들여다 봐도봐도 모르겠는 고막의 모습. 사실, 귓밥 때문에 잘 안 보이는 경우가 많다. :) 이번 기회에 고막 모양좀 눈에 제대로 발라봐야겠다. 더보기 아~ 힘들다, 분당 응급실 분당 응급실, 정말 힘들다. (ㅠ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 인턴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하는 중이다. 다들 아프지좀 말아요. (ㅠㅠ) 오늘도 중환들이 막 들이닥치는 바람에 경한 외상 환자들의 처리가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한 편으론 미안하고, 한 편으론 죄송하고.... 정말 다들 안 아프면 좋겠다. 그럼, 의사들 굶어죽으려나? 더보기 다들 걱정하는 수족구병, Hand Foot Mouth Disease, HFMD 응급실 근무 하다보니, 수족구병을 걱정하며 찾아오는 부모들이 상당히 많다. 며칠 전부터 팔다리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던지, 같은 유치원에 수족구병 걸린 아이가 있어서 걱정된다던지 말이다. 대충은 알고 있었으나, 이번 기회에 한 번 정리해봐야겠다. 원인 - Enterovirus genus- coxsackievirus A16 혹은 enterovirus 71 잠복기 - 3~7일 전파 - Direct contact of nasal or oral secretion, fecal material, or aerosol droplets in a feco-oral, oral-to-oral route - 일반적으로 mild course를 가지나, 어른보다 영아나 어린이에게 심함 - Enteroviral infection이 m.. 더보기 술이 웬수? 사람이 웬수? 구미 응급실에서 일 한지가 벌써 4주째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새로운 업무에 투입되게 되니 근 한 달 동안 응급실 생활을 해 온 샘이다. 첫 날 응급실에서 첫 환자를 만났을 때 참으로 어리버리 했던 것에 비하면, 지금도 아는 건 별로 없지만 조금은 더 알아서 해보려는 모습이 참으로 기특해 보이기도 한다. :) 아무튼, 난 원래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잘 마시지도 못 하며(못 먹는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특히 인사불성이 되도록 마시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이런데다가, 응급실에서 일 하다보니 술 때문에 응급실을 찾는 사람들이 꽤나 많고, 상당수의 경우 제 정신이 아니고 협조가 안 되다보니, 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약주를 자시려거든 적당히 자시던가, 얼마나 먹었는지 입만 열면 술냄새에 .. 더보기 나는야 파릇파릇한 ER 의사 ER을 보며 의사의 꿈을 키웠다고 하기에는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유치하기도 하지만, 아무튼 ER 이라는 드라마가 내게 미친 영향은 꽤나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번 글에서 흉부외과 인턴 하고 있다고 하였으나, 내부적 사정으로 인해 업무 일정이 바뀌어 구미의 부속병원 응급실에서 일 한지가 벌써 3주째다. 처음에는 도대체 어떻게 환자를 봐야 하는지 정말 막막했다. 어찌보면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아기 같은 내가 무작정 물 속에 풍덩 던져진 것과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인턴 동료들, 응급실 레지던트 선생님들과 교수님들, 그리고 간호사들과 다른 분들의 도움으로 이제 그럭저럭 응급실 의사 구실을 조금씩 해 내고 있는 걸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하다. 하루 12시간씩 근무하고 남는 시간은 자유시간이지만,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