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광고 모금 캠페인

2000년 7월 4일 화요일

오늘은 불침번을 하는 날이었다. 2시부터인데 전 시간에 하는 명섭이가 늦게 깨워서 2시 30분에 일어났다. 일어나보니 성옥이와 은영이가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겨우 불침번의 임무를 다 하고 나니 성옥이와 은영이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명섭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6시 30분이 되었다. 너무나 피곤해서 바로 쓰러져 자버렸다.

자다가 일어나니 아침 10시가 넘어있었다. 물론 그 사이에 아침 식사를 했기 때문에 밥도 못 먹었다. 일어나보니 사람들도 다 사라지고 없었다. 태권도팀인 길임누나, 승용이형, 용보만 남이있고 다들 일정에 맞추어 나간 것이다. 잠시 정신을 차리고 태권도 연습과 수업 구상을 같이 했다.

점심 때가 되니까 수업하러 갔던 사람들이 하나 둘 돌아왔다. 아이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는 것이 전체적인 평이었다. 학교이긴 하지만 미술 수업이 한 달에 한 번 밖에 없고, 한국어 교육도 매우 좋아했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의 태권도 수업도 좋아할 것인지...

점심을 먹고 마무리를 한 후에 드디어 첫 수업을 하러 갔다. 첫 수업은 NVC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시작 시각은 오후 3시. 집에 남아있던 길임누나, 승용이형, 나, 용보, 명섭이, 선미, 용래형, 성희, 그리고 교수님이 수업을 하기 위해 NVC로 갔다. 수업 장소는 우선 NVC 근처에 있는 체육관 앞뜰이었다. 2시 40분 경에 갔는데 아이들이 별루 없었다. 몇몇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여기서 태권도 수업을 하는 것은 알지만, 자기들은 아니라고 말했다. 조금 더 기다리니까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이 서서히 나타났다. 예정된 시간인 3시가 조금 넘어서 말론 교수님이 나머지 아이들을 데리고 오셨다.

첫 수업...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미리 준비한 순서를 따라 진행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간단한 인사말. '우리는 한국 대학생들이며, 이곳에 봉사활동을 위해 왔다. 여러분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게 되어 정말 기쁘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그리고 우리 멤버 소개. Tommy 용보, David 나, Augustino 승용이형, Chelsea 길임누나 이렇게 네 명이다(영어 이름은 NVC 총장님의 요청으로 만들었다. 우리들의 이름이 발음하기도 무척 어렵고, 더군다나 기억하기가 매우 힘들어서, 영어 이름을 만들어 달라고 한 것이다. 만들었더니 금방 외우고 불러주었다. 내 이름은 명섭이가 하나 택해 준 것이다). 다음은 태권도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태권도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무술이다. 5000여년이나 되는 긴 역사를 가졌다' 이정도였다. 하자면 끝이 없는 이야기이나, 내 영어 실력도 모자라고 해 봐야 재미없을 것 같아서 길게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쇼타임. 그 동안 연습했던 '고려'를 했다. 다들 신기하게 보는 것 같았다. '고려'에 이어 판자 격파를 했다. 잘랐던 판자를 두 장 겹쳐 들고 격파를 보여주었다. 다음은 준비운동. 태권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이 그리도 웃기는지 학생들이 웃기만 하고 잘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몸을 푸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를 해 두었다. 그리고 태권도의 기본 자세를 알려주었따. 차렷, 준비, 주춤서기, 앞서기, 앞굽이, 지르기, 앞차기, 막기 등을 가르쳐 주었다. 그런데 수업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태권도복을 입은 어느 필리핀 사람이 와서 우리의 수업을 도와주었다. 이름은 프레디. 그의 딸 재클린도 같이 도와주었다. 너무 급하게 준비하느라 미처 가져오지 못했던 태권도용 미트도 네 개가 가져와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내가 영어로 세세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자세들을 따갈로그어와 영어를 섞어서 재미있게 설명해 주었다. 이렇게 정신없이 첫 수업을 마쳤다. 두 번째 수업은 4시부터였다. 역시나 4시 정각에 시작할 수는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고등학생(필리핀에서는 초등학교 6년, 고등학교 4년, 대학교 4년, 이렇게 학교를 다닌다. 우리 나라의 중학교 계념은 없다. 그래서 고등학생, 대학생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 이곳 고등학교 4학년이라 해봐야 우리 나라 고등학교 1학년과 나이가 같기 때문이다)학들이 하나둘 모여서 시작할 수 있었다. 고등학생들은 초등학생들보다 수업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머리가 좀더 커서 그런지, 말을 안 듣는 학생들이 조금 있었고, 또 첫 수업에서 너무 소리를 질러서(실외이고 바로 옆에 차가 쌩쌩 다녀서 왠만한 소리는 잘 안 들렸다)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다. 순서는 첫번째 수업과 동일하게 진행했다. 나이는 더 많지만 태권도에 대해 모르는 것은 매일반이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의 수업이 끝나고 NVC Capital로 옮겨서 대학생 수업을 준비했다. 약속된 5시가 다 되었는데 수업을 받을 학생들이 보이질 않았다. 결국은 7명이 나왔는데, 모두 여학생들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부끄러워서 다들 안 나온다는 것이었다. 우선 7명을 데리고 수업을 시작했다. 역시 이들도 태권도를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 초등, 고등학생들의 수업과 같게 진행했다. 학생 수가 7명 밖에 안 되니까 우리 네 명이 직접 맨투맨으로 가르쳐 주기가 훨씬 수월했다. 쑥쓰러워 하면서도 시키는데로 열심히 따라해 주었다. 한 시간의 시간이 다 지나가고 인사를 하며 수업을 마쳤다.

수업을 마치고 Jonny가 우리를 집에 까지 태워주기로 했다. 집에 가기 전에 Royal Supermart에 가서 음료수와 약간의 맥주를 사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필리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오늘 하루 종일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더니 목이 좀 칼칼하다. 10시 회의 시간이 되었고, 회의를 한 후에 바로 잠이 들었다. 내일은 5시에서 6시까지 불침번이다. 아...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하기 싫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비밀글 (Serect)
댓글 달기 (Submit)
2000년 7월 3일 월요일

드디어 월요일 아침이 밝았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나서 명섭이가 10시까지 NVC로 가서 프로그램 논의를 해야 한다길래 나와 용보가 태권도 클래스 일도 있고 해서 같이 따라가고, 성희는 NVC의 컴퓨터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합류했다.

트라이시클(마닐라에 1박할 때에는 가이드 아저씨의 설명만 들었는데, 이 곳에 온 이후 단거리 운송수단으로 트라이시클은 거의 독보적인 존재이다. 우리 나라와 같이 버스나 지하철 등 공공 대중 교통이 없는 필리핀에서, 트라이시클은 사람, 짐 등을 운반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보통 오토바이의 옆에 사람이 탈 수 있는 혹은 짐을 실을 수 있는 것을 붙여달은 것이다. 승차정원은 운전사까지 10명... 운전사와 같이 오토바이에 총 세 명이 앉을 수 있고, 옆에 붙은 것의 앞쪽에 3명, 뒷쪽에 4명이 앉을 수 있다. 그러나 필리핀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체구가 작아서 쉽게 다 앉을 수 있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이 9명이나 한 트라이시클에 타는 것은 매우 힘들다.)을 타고 NVC로 갔다. 가서 명섭이가 말론 교수님과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하고, 성희는 학교의 컴퓨터 시설을 보기 위해 아더와 같이 갔다. 결국은 오늘 시작하기로 한 태권도 수업은 없는 것으로 하였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시간도 필요하고, 우리도 더 준비할 시간이 있으면 더 좋기 때문이었다. 나랑 용보는 명섭이와 말론 교수님을 따라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돌아보았고, 우리가 어디서 무슨 수업을 가지게 되는지도 알아보았다.

그 후 태권도 클래스에서 사용할 격파용 나무판을 사기 위해 우리 네 명과 아더가 같이 시장에 갔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우리가 찾는 격파용 송판은 구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잘 부러질 것 같은 합판을 두 장 골랐다. 이 두 장을 다시 트라이시클을 이용하여 NVC로 옮겼다. 그리고 아더가 이것을 알맞은 크기로 잘 잘라준다고 하는 약속을 받고 다시 시장으로 갔다. 우선은 점심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성희가 안다는 곳으로 갔는데, 'Willhelem Tell'이라는 레스토랑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미국인이 하는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테이블이 6개 정도 있는 작은 레스토랑이었으나, 친절하게 서비스를 해 주어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네 명이서 요리 세 가지를 시켜서 맛있게 먹고 돈을 지불하고 나왔다.

명섭이와 성희는 바로 집으로 가기 위해 트라이시클을 잡아탔다. 나와 용보는 태권도 클래스에서 사용할 풍선과 압정을 구하기 위해 Royal Mart로 갔다. 풍선은 쉽게 찾았지만, 압정은 영어 단어를 몰라서 좀 해매었는데... 그래도 금방 찾아서 살 수 있었다. 압정은 영어로 Thumb Tacks. 그리고 면도에 필요한 쉐이빙폼 하나와 아이스티 가루를 사가지고 나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트라이시클을 잡아서 집(Salas Fish Pond, Caano)에 가려고 하니까 시장에서는 너무 멀어서 안 가겠다는 것이었다. 가려거든 트라이시클 자리(보통 8좌석, 많은 것은 9좌석)의 비용을 다 지불해야 간다는 것이다. 원래 집에서 시장까지, 시장에서 집까지는 1인당 4페소(여기는 무조건 머리수이다. 물론 거리가 멀어지면 요금도 올라가지만)이다. 트라이시클 운전사 말이 멀어서 8자리 가격, 즉 4 곱하기 8은 32페소를 내야만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휘발류 가격이 16페소라나 하는 말을 하면서.. 아주 신기한 것은 사람이 많아지면(약 4명 이상) 별 말이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멀리 갈 때에는 사람이 많이 타지 않으면 요금을 많이 받지 못하니까(또 돌아올 때 빈 차로 오니까) 많은 요금을 받겠다는 이야기이다. 나와 용보는 어이가 없어서 이 트라이시클, 저 트라이시클 다 물어보고 다녔으나 대답은 똑같았다. 가끔 32페소를 30페소로 깎았다는 사람이 있긴 했지만... 8페소면 되는 것을 30페소 내기가 너무 아까웠던 나와 용보는 더 싸게 갈 트라이시클을 찾아 헤메었다. 그러던 중 어느 젊은 트라이시클 운전사를 만나 흥정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무조건 30페소 내라, 아니면 안 간다, 이런 식이었는데 이 사람은 그 이유를 설명해 주어서 우리를 이해시켰다. 그리고 한 사람이 4페소씩 내고 가는 길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터미널에 가서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을 기다려 트라이시클의 좌석을 다 채우고 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바로 가서 태권도 교육 점검도 해야 했기에) 그 사람과 흥정을 해서 25페소에 집까지 가기로 했다. 겨우 집에 도착하여 계산을 하려고 보니 나나 용보나 소액환으로 25페소가 안 나오는 것이다. 다 100페소, 500페소의 고액환(100페소 해봐야 3000원이다) 밖에 없어서 겨우겨우 소액환을 모아보니 딱 20페소가 나왔다. 그랬더니 괜찮다면서 그냥 20페소만 받는 것이다. 나와 용보는 좀 황당하고(왜? 30페소 받아야 한다는데 20페소만 받으니까) 어떻게 보면 고맙기도 해서 Thank you를 연발하며 집으로 들어왔다. 그래도 아직까지 필리핀의 교통 체계, 그 중에서도 요금 체계를 이해하기가 매우 힘들다. 더 이하는 안 된다면서 잔돈이 그것 밖에 없으니 그냥 그 돈만 받고...(트라이시클이 잔돈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10페소나 20페소 지폐까지는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100페소를 받고 잔돈을 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돌아와서 태권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원래는 오늘 태권도를 필두로 전체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우리와 NVC의 사정으로 오늘 일정은 다 취소되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태권도 클래스는 우선 진도를 많이 나가는 것에 치중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 나라에서 도장에 다니면 한 달동안 배우는 것이 태극 1장 뿐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기본 자세가 매우 중요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태극 3장 까지 가르쳐보자고 했었지만, 조금 줄여서 우선 태극 2장 까지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원래 봉사활동 기간이 3주이지만, 사정상 앞, 뒤로 못하는 날이 생겨서 실제적인 봉사활동 기간은 2주, 정확히 하면 태권도의 경우 8번 뿐이다. 그래서 기본에 더욱 충실하게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다시 태권도 이야기를 했다. 우선 필리핀의 공식 언어는 영어이기 때문에 수업을 영어로 진행해야 한다. 교육의 대상이 초등학교 고학년, 고등학생, 대학생이기 때문에 영어로 수업을 하더라도 학생들이 수업을 이해하는데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태권도를 영어로 잘 설명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은 첫 수업의 순서를 정했다. 첫번째로 '인사', 그리고 '맴버 소개', '태권도에 대한 이야기', '태권도 시범', '태권도 기본자세 익히기' 등을 생각해 보았다. 물론 모든 단계에서 영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내가 말로 하는 것을 맡고, 용보는 시범, 길임 누나와 승용이형은 돌아다니면서 자세 교정을 해 주기로 했다.

우리 태권도팀



이렇게 열띤 토론과 태권도 연습을 하다보니 회의시간이 다가왔다. 회의를 간단히 끝내고 잠 들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비밀글 (Serect)
댓글 달기 (Submit)
2000년 7월 2일 일요일

언제쯤일까... 어제 저녁 식사를 하다가 입맛도 없고 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밖에서 닭들이 합창하는 소리가 너무 커서 눈을 뜰 수 밖에 없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닭들의 합창을 무시한채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다시 일어난 시각은 8시가 좀 넘어서였다. 일어나 보니 다른 사람 대부분이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간단하게 빵과 우유를 먹고 있었는데, 내가 일어나서 마지막 남은 식빵 한 조각과 우유 한 모금을 먹었다. 그래서 나보다 조금 늦게 마지막으로 일어난 명섭이부터는 굶을 수 밖에 없었다. ^^;

오늘은 아침에 바다 낚시를 가기로 했다. 교수님이 주축이 되어 몇 명 가는 것인데, 전원 가는 것은 아니고 가고 싶은 사람만 가는 것이다. 바다 낚시도 좋지만 보라카이섬을 돌아보고 싶어서 바다 낚시는 포기했다. 낚시를 안 갈 사람들은삼삼오오 모여서 섬 구경에 나섰다. 그러던 중 낚시 배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역시나 정해진 시간에 배가 오지 않아서 낚시 가려던 사람들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나갔다. 가만히 앉아 DECS Hostel 구경을 하다보니 다 나가버리고
혁준이형, 승용이형, 나, 명섭이, 지은이, 그리고 자고 있는 정아누나만 남아버렸다. 방갈로를 다 비우고 나갈 수 없어서 승용이형, 지은이, 나, 명섭이가 한 시간만 섬을 둘러보고 돌아오고, 그 후에 혁준이형과 정아누나가 나가기로 했다.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의 강아지와 함께..



우선 세계 3대 해변 중 하나라는 화이트 비치에 나갔다. 어제도 봤지만 또 다른 모습이었다. 만조 시간이었는지 어제의 넓은 백사장은 간데 없고 상가가 있는 바로 앞에까지 바닷물이 들어와있었다. 화이트 비취에서 사진도 조금 찍고, 가게에 들어가서 물건 구경도 하다가 기념 엽서도 샀다. 잠시 시간이 지난 줄 알고 있었는데 금방 한 시간이 지나버렸다. 약속한데로 다시 DECS Hostel로 돌아왔다. 그랬더니 일찍 나갔던 사람들 몇 명이 돌아와있어서 다시 나갔다. ^^; 혁준이형과 정아누나는 한국으로 전화하기 위해 전화할 곳을 찾아갔고(필리핀에서는 아무 공중전화 가지고 국제전화를 할 수 없다. 중국도 그랬지만, 국제전화가 되는 공중전화가 따로 있다), 승용이형과 지은이는 오토바이 하나를 빌려서(보라카이에서는 오토바이를 빌려준다. Off-road 경주용 오토바이도 있고, 우리나라 음식 배달용 오토바이(시티100) 같은 것도 있다. 후자는 한 시간에 100페소(한화 약 3000원)에 빌릴수 있다) 가버렸다.

나랑 명섭이는 튼튼한 다리로 섬을 더 둘러보기로 했다. 아까 갔던 반대방향으로 가다보니 섬을 횡단할 수 있는 길이 나와서 화이트 비치 반대쪽 해변에 가보기로 하고 그 길을 따라갔다(보라카이섬은 남북으로 길고 동서로 좁다. 한마대로 개뼈처럼... ^^; 길이가 7km, 폭이 약 1km. 가운데 부분은 좁고 길며, 양 끝은 넓고 야트막한 산도 있다). 천천히 걸어갔는데도 20분 정도 걸으니까 반대편 해변이 나왔다. 이 쪽 해변은 화이트 비치와는 달리 경사가 급했다. 화이트 비치는 우리나라 서해안처럼 경사가 완만하고, 이 쪽 해변은 우리나라 동해한처럼 경사가 급했다. 해변을 잠시 둘러보다가 숙소인 DECS Hostel로 향했다. 숙소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칼리보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챙겨서 나와 배를 타고 카티클란으로 갔다.

멋진 바다를 배경으로~



카티클란에서 다시 지푸니를 타고 칼리보로 왔다. 보라카이로 갈때와는 달리 하루 놀고 돌아가는 지푸니 안은 매우 조용했다. 까노의 우리 집에 도착하니 NVC 총장님의 초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짐을 정리하고 다 씻도 이쁘게 차려입고 NVC Admin으로 갔다. 놀라운 것은 남자들은 정장(에준하는 깔끔한 남방과 양복 바지, 구두)이 하나도 없는데 반해, 여자들은 거의 하나씩 원피스가 있었다. 물론 초대받아서 가는데 이쁘게 입는 것은 좋지만, 봉사활동을 하러 오는데 원피스를 가져오는 것을 보니 '남자와 여자가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Quimpo씨 댁에 가기 전에 차려 입고..



NVC Admin에는 총장님과 총장님의 어머니가 계셨다. 거실에 단정히 앉어있다가 총장님과 총장님의 남편, 어머니께서 나오셔서 차례로 인사하고 소개를 했다(필리핀 사람들이 우리의 한국 이름을 외우는 것을 매우 어려워해서 다들 영어 이름을 하나씩 지었다. 원래 있는 사람들은 그걸 쓰지만 난 그 동안 영어 이름을 써본적이 없어서 하나 만들었다. David... ^^;). 잠시후 식사가 나오고 높으신 분들(총장님, 남편, 어머님, 교수님 등)은 식당에서 드시고 우리들은 거실에서 부페처럼 식사를 했다. 역시 한국계여서 그런지 거실이며 방에 한국 물건이 많았다(이 가족의 성은 Quimpo이다. 한국 경기도 김포에서 온 사람들으 후손이라고 했다. 집은 물론이고 학교 총장실에도 한국 물건이 많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한국 사람 많이 닮은듯 하고...). 식사를 하고 총장님의 아들들이자 NVC의 선생님인 Jonny와 Michael, 그 집 식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 한 마디... 일 처리 할 것이 있어서 화장실을 찾아갔는데, 역시나 좌변기에 엉덩이 대는 부분(뚜껑말고 하나 더 있는거)이 없는 것이다. 이 이후에도 많은 화장실을 가봤지만 그 부분이 있는 곳은 우리가 묵었던 까노의 집과 마닐라의 호텔뿐이었다. 왜 그 부분을 없애버린 걸까? 미스테리다.....

저녁 식사를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에 다시 까노로 돌아왔다. 필리핀에서의 첫 주말은 이렇게 지나갔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비밀글 (Serect)
댓글 달기 (Submit)
2000년 7월 1일 토요일

회의가 끝나고 잠에 빠져들었다. 새벽 5시가 되니까 앞 조인 용래형이 나를 깨웠다. 너무나 졸려서 겨우겨우 일어나 정신을 차리기 위해 샤워를 했다. 그러고나오니까 5시 15분 정도 되었다. 정신을 대강 차리고 밖에 나와 보니 이제 해가 막 떠오른 후였다. 아침의 노을이 정말 멋있었다. 이왕에 불침번을 할 거라면 일찍(12시에서 1시, 혹은 1시에서 2시까지)이나 이 시간쯤에 일어나서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5시 30분이 되니까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결
국은 10분 정도 졸고... ^^; 6시가 되어 선미에게 식사 당번을 깨우라고 시키고는 그 길로 다시 2층에 올라가 잠을 청했다.

오늘은 보라카이(Boracay)로 가는 날이다. 아침 8시까지 NVC Admin(St. Gabriel Hospital 앞)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다. 그래서 6시에 다시 잤지만 6시 30분에 일어나 아침을 먹었다. 아침은 간단하게 빵과 우유로 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준비를 다 하고 전원 모인 시각은 7시 40분 경. 숙소 앞 도로로 나가서 차를 잡기 시작했다. 아침의 Rush Hour여서 그런지 빈 지푸니도, 트라이시클도 찾기 힘들었다. 겨우 지푸니를 잡아타고 NVC Admin에 도착했다. 교수님께서 숙소에서 나오시고 보라카이로 갈 지푸니를 기다렸다. 여기서 여담 한 마디. 중국은 만만디의 나라라고 한다. 시간 관념이 좀 희박하다고 할까... 그러나 작년에 내가 경험해 본 바로는 그렇지 않았다. 언제 만나자고 하면 바로 그 시각에 먼저 와서 기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리핀의 시간 관념에 대해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시간 관념이 좀 희박하다는 것을 며칠 동안의 필리핀 생활로 알수 있었다. 8시까지 오라고 하였으나 지푸니는 8시 30분이 다 되어도 오지 않는 것이다(다른 경우도 많다..^^;). 그래서 그 사이에 교수님께서는 옆에 있는 St. Gabriel Hospital에 가셔서 어제부터 나기 시작한 몸의 빨간 반점들에 대한 진찰을 받고 오셨다(음.. 여기는 일찍부터 병원을 연다. 하긴 학교도 7시부터 수업시작이라니까...).

카티클란으로 갈 차를 기다리는 중..



교수님께서 치료 받고 오신 후 8시 50분 정도가 되어서야 보라카이로 갈 지푸니가 도착했다. 보통 보는 지푸니보다 훨씬 긴 것이었다. 우리 팀 19명과 교수님, 말론 교수님, 아더, 벤쥐, 이렇게 23명과 지푸니 운전사까지 총 24명, 거기에 짐 부리는 사람 두 명(정확치 않지만..)이 지푸니에 올랐다. 음.. 지푸니는 지프차를 개조해서 사람이 많이 타게 만든 필리핀의 중요 교통 수단의 하나이다. 아무튼 25, 6명의 사람이 우리 나라의 15인승 승합차 만한 지푸니에 다 탄 것이다. 맨 앞 자리는 원래 두 사람 자리지만, 운전석에 두 명, 조수석이 두 명이 탄다(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뒷자리는 지하철처럼 양쪽에 앉는 방식인데, 앉으면 무릎이 닿을 정도지만, 그 사이에도 작은 의자(혹은 길고 좁은 의자)를 넣어서 사람이 더 앉는다(우리는 그렇게 까진 못하지만.. 필리핀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체구가 작다). 이렇게 꾸역꾸역 앉고 보라카이로 출발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곳은 필리핀 아클란(Aklan)의 칼리보(Kalibo)란 곳이다. 그런데 보라카이는 다른 섬에 있기 때문에 비행기나 배를 타야 하는데, 우리는 배를 타기로 했다. 배는 카티클란(Cartiklan)이라는 곳에 가서 타야 한다. 지푸니를 타고 1시 간 20분 정도를 가야 하는 거리에 있는 것이다. 선착장에 가기 까지 처음에는 바깥 경치를 보며 갔다. 너무 좁아서 보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힘들여 보니까 우리 나라와는 사뭇 다른 시골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가다가 게임을 시작했다. 벤쥐가 뒷자리에 앉아있어서 3,6,9를 설명해 주고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약 20명) 원할한 게임 운영에 차질이 생기자, 앞쪽, 뒷쪽으로 나누어 게임을 했다. 이렇게 게임을 하고 가다보니 어느새 창 밖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TV나 영화에서, 혹은 책에서만 볼 수 있는 초록빛 바다... 초록빛 바닷물에 내 손을 담그면... 하는 노래도 불렀다. 이 때 혁준이형의 제안으로 앞쪽, 뒤쪽으로 나누어 노래 대결을 시작했다. 동요, 만화 주제가, 가곡, 바다 관련 노래, 비에 관련된 노래 등등... 이렇게 즐겁게 가다보니 어느새 선착장에 도착했다.

카티클란까지 우리가 타고 온 지푸니



저기 보이는 바다를 건너면, 바로 보라카이!!



선착장에 도착해서 간단한 서류를 한 장씩 작성하고 보라카이로 가는 배를 탔다. 필리핀의 배는 대부분이 매우 낡은 나무배 이다. 옆에는 기울어지지 말라고 나무를 대 놓았다. 이런 배 하나에 우리 팀 전부가 올라타고 보라카이로 향했다.

정말이지 너무나 푸른 바다다. 어찌나 물이 맑은지 부르르릉.. 하고 배가 가는 밑으로 바닥이 스물스물 보일 정도이다. 하얀 모래도 보이고, 검은 바위나 산호초도 보였다.

드디어 보라카이섬에 도착했다. 내리자 마자 보이는 팻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느 여행 잡지에서 선정한 세계 3대 해변 중 하나로 뽑힌 것이 바로 보라카이섬의 화이트비치(White Beach)이다. 정말 말 그대로 새하얀 모래사장이 끊임없이 이어져있었다. 초록빛 바다에 새하얀 모래사장... 꿈에서 그리던 곳일까. ^^

보라카이의 화이트비치!! 캬하~



바로 1박을 할 숙소로 이동했다. DECS Hostel이라는 곳이었다. 방갈로 하나에 팀 멤버들이 들어갔다. 음.. 근데 시설은 열악했다. 전기도 안 들어오고(필리핀은 정전이 자주 된다. 오락실에서도 정전되는 것은 다반사... DDR도 있는데 환불이 안 된다나 ^^;), 화장실도 안 좋고, 샤워기에 물도 안 나와서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사용해야 했다. 우선 준비해 온 음식으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밥은 다해왔고 김에 참치 등을 넣은 '묻지마 김밥'을 만들어 해결했다. 식사를 다 하고 해변으로 나갔다. 바로 스노클링(Snorkeling)을 하러 가는 것이다. 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배를 기다렸다. 역시나 배는 바로 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 사이에 사진도 조금 찍고, 해변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다. 바다는 초록빛이지만 역시나 짰다. 수영장에서 하는 것처럼 하다보니 싼 바닷물이 입으로 스물스물 들어오는 것이다. 으... 짜다. 바다가 너무 잔잔해서 수영하기는 매우 좋았다. 또, 위도가 우리나라보다 한참 낮으니까 바닷물이 따뜻했다.

화이트비치에서 배를 기다리며..



드디어 배가 도착했다. 배는 보라카이로 오는 그런 배와 거의 같은 것이었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스노클링을 시작했다. 처음에 배가 머물고 교수님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스노클 하나씩 입에 물고 구명조끼 하나 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첨에는 구명조끼가 너무 불편하고 스노클로 숨을 쉬는 것이 익숙치 않아서 짠 보라카이 바닷물을 많이 먹었다.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코로 쉬지 않고 입으로만 쉬는 호흡법을 익혀서 물 아래 세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첫번째 장소는 조류가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가만히 있으면(구명조끼 때문에 그냥 물에 떠 있고..) 조류를 타고 배 뒤쪽으로 한없이 흘러갔다. 그러다 보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너무 힘들고.. ^^; 가는 건 조류를 타고 쉽게 가지만, 오기가 힘들었당. 수면 밑에는 그야말로 별천지였다. 온갖 색상의 산호초, 바위들, 그리고 그 사이를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들... 그야말로 TV나 잡지, 혹은 신문에서 보던, 나와는 별 관계 없어 보이던 그런 풍경이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다른곳으로 이동했다. 두번째 스노클링 장소는 첫번째 장소와는 달리 조류가 거의 없었다. 구명조끼는 아예 입지 않기로 했다. 구명조끼를 입고 팔을 움직이니까 어깨 주위로 살이 조금씩 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바닷물이어서 그런지 구명조끼가 없어도 잘 뜰 수 있었다. 수심은 약 4, 5 미터였지만 두려움을 갖지 않으니까 아무 문제가 없었다. 두번째 장소는 첫번째 장소보다는 화려하지 않은 곳이었다. 그래도 조금 더 깊고 물이 잔잔해서 수영하기는 더 좋았다. 첨에는 해변이 가까워 보여서 용보과 같이 해변까지 왕복해 보자고 해서 가보았는데, 1/3까지 가는데도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천천히 다시 배로 돌아왔다. 그 다음 부터는 배 주위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같이 놀았다. 바닥을 보니 산호도 있고, 불가사리도 있어서 그걸 채취(^^) 하려고 잠수를 했다. 불가사리는 그냥 주어오면 되지만, 산호는 힘으로 떼어야 하기 때문에 좀 힘들었다. 그래도 몇 번 해 보니 익숙해 져서 산호랑 불가사리를 몇 개씩 집어왔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다 올라와서 서로 건진 것을 보며 이야기를 하면서 보라카이섬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한 것이다. 필리핀은 아열대 기후라서 그런지 스콜이 시도때도 없이 오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하필 돌아갈 때 심하게 내린 것이었다. 수영을 하고 나와서 몸에 물기가 있는데다가 바람은 몰아치고, 파도가 튀고 하니까 아열대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추워진 것이다. 그래서 우리 팀이 넉넉하게 탈 수 있는 배였지만, 서로서로 꼭 붙어서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보라카이섬으로 돌아갔다. 비가 오고 파도가 높아져서 그런지 배가 나올 때보다 너무 느리게 돌아가서 시간이 한참 걸렸다. 춥고 배고프고, 정말 상상치 못했던 일을 겪었다.

이렇게 호되게 보라카이섬에서의 첫 스노클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저녁은 해물을 먹기로 했다. 교수님께서 준비해 주시기로 하셔서, 시장에 가셔서 갖은 해물(새우, 게 등등)을 사오시고 요리해 주셨다. 난 고생도 하고 필리핀에서 입맛을 잃어서 새우 한 마리와 Yellow tail이라는 참치회 네 조각 정도 먹고 바로 8시에 자버렸다. 그리고는 내일 아침까지...

댓글을 달아 주세요

비밀글 (Serect)
댓글 달기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