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7월 4일 화요일
오늘은 불침번을 하는 날이었다. 2시부터인데 전 시간에 하는 명섭이가 늦게 깨워서 2시 30분에 일어났다. 일어나보니 성옥이와 은영이가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겨우 불침번의 임무를 다 하고 나니 성옥이와 은영이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명섭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6시 30분이 되었다. 너무나 피곤해서 바로 쓰러져 자버렸다.
자다가 일어나니 아침 10시가 넘어있었다. 물론 그 사이에 아침 식사를 했기 때문에 밥도 못 먹었다. 일어나보니 사람들도 다 사라지고 없었다. 태권도팀인 길임누나, 승용이형, 용보만 남이있고 다들 일정에 맞추어 나간 것이다. 잠시 정신을 차리고 태권도 연습과 수업 구상을 같이 했다.
점심 때가 되니까 수업하러 갔던 사람들이 하나 둘 돌아왔다. 아이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는 것이 전체적인 평이었다. 학교이긴 하지만 미술 수업이 한 달에 한 번 밖에 없고, 한국어 교육도 매우 좋아했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의 태권도 수업도 좋아할 것인지...
점심을 먹고 마무리를 한 후에 드디어 첫 수업을 하러 갔다. 첫 수업은 NVC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시작 시각은 오후 3시. 집에 남아있던 길임누나, 승용이형, 나, 용보, 명섭이, 선미, 용래형, 성희, 그리고 교수님이 수업을 하기 위해 NVC로 갔다. 수업 장소는 우선 NVC 근처에 있는 체육관 앞뜰이었다. 2시 40분 경에 갔는데 아이들이 별루 없었다. 몇몇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여기서 태권도 수업을 하는 것은 알지만, 자기들은 아니라고 말했다. 조금 더 기다리니까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이 서서히 나타났다. 예정된 시간인 3시가 조금 넘어서 말론 교수님이 나머지 아이들을 데리고 오셨다.
첫 수업...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미리 준비한 순서를 따라 진행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간단한 인사말. '우리는 한국 대학생들이며, 이곳에 봉사활동을 위해 왔다. 여러분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게 되어 정말 기쁘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그리고 우리 멤버 소개. Tommy 용보, David 나, Augustino 승용이형, Chelsea 길임누나 이렇게 네 명이다(영어 이름은 NVC 총장님의 요청으로 만들었다. 우리들의 이름이 발음하기도 무척 어렵고, 더군다나 기억하기가 매우 힘들어서, 영어 이름을 만들어 달라고 한 것이다. 만들었더니 금방 외우고 불러주었다. 내 이름은 명섭이가 하나 택해 준 것이다). 다음은 태권도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태권도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무술이다. 5000여년이나 되는 긴 역사를 가졌다' 이정도였다. 하자면 끝이 없는 이야기이나, 내 영어 실력도 모자라고 해 봐야 재미없을 것 같아서 길게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쇼타임. 그 동안 연습했던 '고려'를 했다. 다들 신기하게 보는 것 같았다. '고려'에 이어 판자 격파를 했다. 잘랐던 판자를 두 장 겹쳐 들고 격파를 보여주었다. 다음은 준비운동. 태권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이 그리도 웃기는지 학생들이 웃기만 하고 잘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몸을 푸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를 해 두었다. 그리고 태권도의 기본 자세를 알려주었따. 차렷, 준비, 주춤서기, 앞서기, 앞굽이, 지르기, 앞차기, 막기 등을 가르쳐 주었다. 그런데 수업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태권도복을 입은 어느 필리핀 사람이 와서 우리의 수업을 도와주었다. 이름은 프레디. 그의 딸 재클린도 같이 도와주었다. 너무 급하게 준비하느라 미처 가져오지 못했던 태권도용 미트도 네 개가 가져와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내가 영어로 세세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자세들을 따갈로그어와 영어를 섞어서 재미있게 설명해 주었다. 이렇게 정신없이 첫 수업을 마쳤다. 두 번째 수업은 4시부터였다. 역시나 4시 정각에 시작할 수는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고등학생(필리핀에서는 초등학교 6년, 고등학교 4년, 대학교 4년, 이렇게 학교를 다닌다. 우리 나라의 중학교 계념은 없다. 그래서 고등학생, 대학생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 이곳 고등학교 4학년이라 해봐야 우리 나라 고등학교 1학년과 나이가 같기 때문이다)학들이 하나둘 모여서 시작할 수 있었다. 고등학생들은 초등학생들보다 수업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머리가 좀더 커서 그런지, 말을 안 듣는 학생들이 조금 있었고, 또 첫 수업에서 너무 소리를 질러서(실외이고 바로 옆에 차가 쌩쌩 다녀서 왠만한 소리는 잘 안 들렸다)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다. 순서는 첫번째 수업과 동일하게 진행했다. 나이는 더 많지만 태권도에 대해 모르는 것은 매일반이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의 수업이 끝나고 NVC Capital로 옮겨서 대학생 수업을 준비했다. 약속된 5시가 다 되었는데 수업을 받을 학생들이 보이질 않았다. 결국은 7명이 나왔는데, 모두 여학생들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부끄러워서 다들 안 나온다는 것이었다. 우선 7명을 데리고 수업을 시작했다. 역시 이들도 태권도를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 초등, 고등학생들의 수업과 같게 진행했다. 학생 수가 7명 밖에 안 되니까 우리 네 명이 직접 맨투맨으로 가르쳐 주기가 훨씬 수월했다. 쑥쓰러워 하면서도 시키는데로 열심히 따라해 주었다. 한 시간의 시간이 다 지나가고 인사를 하며 수업을 마쳤다.
수업을 마치고 Jonny가 우리를 집에 까지 태워주기로 했다. 집에 가기 전에 Royal Supermart에 가서 음료수와 약간의 맥주를 사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필리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오늘 하루 종일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더니 목이 좀 칼칼하다. 10시 회의 시간이 되었고, 회의를 한 후에 바로 잠이 들었다. 내일은 5시에서 6시까지 불침번이다. 아...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하기 싫다. ^^;
오늘은 불침번을 하는 날이었다. 2시부터인데 전 시간에 하는 명섭이가 늦게 깨워서 2시 30분에 일어났다. 일어나보니 성옥이와 은영이가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겨우 불침번의 임무를 다 하고 나니 성옥이와 은영이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명섭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6시 30분이 되었다. 너무나 피곤해서 바로 쓰러져 자버렸다.
자다가 일어나니 아침 10시가 넘어있었다. 물론 그 사이에 아침 식사를 했기 때문에 밥도 못 먹었다. 일어나보니 사람들도 다 사라지고 없었다. 태권도팀인 길임누나, 승용이형, 용보만 남이있고 다들 일정에 맞추어 나간 것이다. 잠시 정신을 차리고 태권도 연습과 수업 구상을 같이 했다.
점심 때가 되니까 수업하러 갔던 사람들이 하나 둘 돌아왔다. 아이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는 것이 전체적인 평이었다. 학교이긴 하지만 미술 수업이 한 달에 한 번 밖에 없고, 한국어 교육도 매우 좋아했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의 태권도 수업도 좋아할 것인지...
점심을 먹고 마무리를 한 후에 드디어 첫 수업을 하러 갔다. 첫 수업은 NVC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시작 시각은 오후 3시. 집에 남아있던 길임누나, 승용이형, 나, 용보, 명섭이, 선미, 용래형, 성희, 그리고 교수님이 수업을 하기 위해 NVC로 갔다. 수업 장소는 우선 NVC 근처에 있는 체육관 앞뜰이었다. 2시 40분 경에 갔는데 아이들이 별루 없었다. 몇몇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여기서 태권도 수업을 하는 것은 알지만, 자기들은 아니라고 말했다. 조금 더 기다리니까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이 서서히 나타났다. 예정된 시간인 3시가 조금 넘어서 말론 교수님이 나머지 아이들을 데리고 오셨다.
첫 수업...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미리 준비한 순서를 따라 진행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간단한 인사말. '우리는 한국 대학생들이며, 이곳에 봉사활동을 위해 왔다. 여러분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게 되어 정말 기쁘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그리고 우리 멤버 소개. Tommy 용보, David 나, Augustino 승용이형, Chelsea 길임누나 이렇게 네 명이다(영어 이름은 NVC 총장님의 요청으로 만들었다. 우리들의 이름이 발음하기도 무척 어렵고, 더군다나 기억하기가 매우 힘들어서, 영어 이름을 만들어 달라고 한 것이다. 만들었더니 금방 외우고 불러주었다. 내 이름은 명섭이가 하나 택해 준 것이다). 다음은 태권도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태권도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무술이다. 5000여년이나 되는 긴 역사를 가졌다' 이정도였다. 하자면 끝이 없는 이야기이나, 내 영어 실력도 모자라고 해 봐야 재미없을 것 같아서 길게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쇼타임. 그 동안 연습했던 '고려'를 했다. 다들 신기하게 보는 것 같았다. '고려'에 이어 판자 격파를 했다. 잘랐던 판자를 두 장 겹쳐 들고 격파를 보여주었다. 다음은 준비운동. 태권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이 그리도 웃기는지 학생들이 웃기만 하고 잘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몸을 푸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를 해 두었다. 그리고 태권도의 기본 자세를 알려주었따. 차렷, 준비, 주춤서기, 앞서기, 앞굽이, 지르기, 앞차기, 막기 등을 가르쳐 주었다. 그런데 수업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태권도복을 입은 어느 필리핀 사람이 와서 우리의 수업을 도와주었다. 이름은 프레디. 그의 딸 재클린도 같이 도와주었다. 너무 급하게 준비하느라 미처 가져오지 못했던 태권도용 미트도 네 개가 가져와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내가 영어로 세세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자세들을 따갈로그어와 영어를 섞어서 재미있게 설명해 주었다. 이렇게 정신없이 첫 수업을 마쳤다. 두 번째 수업은 4시부터였다. 역시나 4시 정각에 시작할 수는 없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고등학생(필리핀에서는 초등학교 6년, 고등학교 4년, 대학교 4년, 이렇게 학교를 다닌다. 우리 나라의 중학교 계념은 없다. 그래서 고등학생, 대학생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 이곳 고등학교 4학년이라 해봐야 우리 나라 고등학교 1학년과 나이가 같기 때문이다)학들이 하나둘 모여서 시작할 수 있었다. 고등학생들은 초등학생들보다 수업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머리가 좀더 커서 그런지, 말을 안 듣는 학생들이 조금 있었고, 또 첫 수업에서 너무 소리를 질러서(실외이고 바로 옆에 차가 쌩쌩 다녀서 왠만한 소리는 잘 안 들렸다)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다. 순서는 첫번째 수업과 동일하게 진행했다. 나이는 더 많지만 태권도에 대해 모르는 것은 매일반이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의 수업이 끝나고 NVC Capital로 옮겨서 대학생 수업을 준비했다. 약속된 5시가 다 되었는데 수업을 받을 학생들이 보이질 않았다. 결국은 7명이 나왔는데, 모두 여학생들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부끄러워서 다들 안 나온다는 것이었다. 우선 7명을 데리고 수업을 시작했다. 역시 이들도 태권도를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 초등, 고등학생들의 수업과 같게 진행했다. 학생 수가 7명 밖에 안 되니까 우리 네 명이 직접 맨투맨으로 가르쳐 주기가 훨씬 수월했다. 쑥쓰러워 하면서도 시키는데로 열심히 따라해 주었다. 한 시간의 시간이 다 지나가고 인사를 하며 수업을 마쳤다.
수업을 마치고 Jonny가 우리를 집에 까지 태워주기로 했다. 집에 가기 전에 Royal Supermart에 가서 음료수와 약간의 맥주를 사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필리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오늘 하루 종일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더니 목이 좀 칼칼하다. 10시 회의 시간이 되었고, 회의를 한 후에 바로 잠이 들었다. 내일은 5시에서 6시까지 불침번이다. 아...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하기 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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