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7월 3일 월요일
드디어 월요일 아침이 밝았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나서 명섭이가 10시까지 NVC로 가서 프로그램 논의를 해야 한다길래 나와 용보가 태권도 클래스 일도 있고 해서 같이 따라가고, 성희는 NVC의 컴퓨터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합류했다.
트라이시클(마닐라에 1박할 때에는 가이드 아저씨의 설명만 들었는데, 이 곳에 온 이후 단거리 운송수단으로 트라이시클은 거의 독보적인 존재이다. 우리 나라와 같이 버스나 지하철 등 공공 대중 교통이 없는 필리핀에서, 트라이시클은 사람, 짐 등을 운반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보통 오토바이의 옆에 사람이 탈 수 있는 혹은 짐을 실을 수 있는 것을 붙여달은 것이다. 승차정원은 운전사까지 10명... 운전사와 같이 오토바이에 총 세 명이 앉을 수 있고, 옆에 붙은 것의 앞쪽에 3명, 뒷쪽에 4명이 앉을 수 있다. 그러나 필리핀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체구가 작아서 쉽게 다 앉을 수 있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이 9명이나 한 트라이시클에 타는 것은 매우 힘들다.)을 타고 NVC로 갔다. 가서 명섭이가 말론 교수님과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하고, 성희는 학교의 컴퓨터 시설을 보기 위해 아더와 같이 갔다. 결국은 오늘 시작하기로 한 태권도 수업은 없는 것으로 하였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시간도 필요하고, 우리도 더 준비할 시간이 있으면 더 좋기 때문이었다. 나랑 용보는 명섭이와 말론 교수님을 따라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돌아보았고, 우리가 어디서 무슨 수업을 가지게 되는지도 알아보았다.
그 후 태권도 클래스에서 사용할 격파용 나무판을 사기 위해 우리 네 명과 아더가 같이 시장에 갔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우리가 찾는 격파용 송판은 구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잘 부러질 것 같은 합판을 두 장 골랐다. 이 두 장을 다시 트라이시클을 이용하여 NVC로 옮겼다. 그리고 아더가 이것을 알맞은 크기로 잘 잘라준다고 하는 약속을 받고 다시 시장으로 갔다. 우선은 점심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성희가 안다는 곳으로 갔는데, 'Willhelem Tell'이라는 레스토랑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미국인이 하는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테이블이 6개 정도 있는 작은 레스토랑이었으나, 친절하게 서비스를 해 주어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네 명이서 요리 세 가지를 시켜서 맛있게 먹고 돈을 지불하고 나왔다.
명섭이와 성희는 바로 집으로 가기 위해 트라이시클을 잡아탔다. 나와 용보는 태권도 클래스에서 사용할 풍선과 압정을 구하기 위해 Royal Mart로 갔다. 풍선은 쉽게 찾았지만, 압정은 영어 단어를 몰라서 좀 해매었는데... 그래도 금방 찾아서 살 수 있었다. 압정은 영어로 Thumb Tacks. 그리고 면도에 필요한 쉐이빙폼 하나와 아이스티 가루를 사가지고 나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트라이시클을 잡아서 집(Salas Fish Pond, Caano)에 가려고 하니까 시장에서는 너무 멀어서 안 가겠다는 것이었다. 가려거든 트라이시클 자리(보통 8좌석, 많은 것은 9좌석)의 비용을 다 지불해야 간다는 것이다. 원래 집에서 시장까지, 시장에서 집까지는 1인당 4페소(여기는 무조건 머리수이다. 물론 거리가 멀어지면 요금도 올라가지만)이다. 트라이시클 운전사 말이 멀어서 8자리 가격, 즉 4 곱하기 8은 32페소를 내야만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휘발류 가격이 16페소라나 하는 말을 하면서.. 아주 신기한 것은 사람이 많아지면(약 4명 이상) 별 말이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멀리 갈 때에는 사람이 많이 타지 않으면 요금을 많이 받지 못하니까(또 돌아올 때 빈 차로 오니까) 많은 요금을 받겠다는 이야기이다. 나와 용보는 어이가 없어서 이 트라이시클, 저 트라이시클 다 물어보고 다녔으나 대답은 똑같았다. 가끔 32페소를 30페소로 깎았다는 사람이 있긴 했지만... 8페소면 되는 것을 30페소 내기가 너무 아까웠던 나와 용보는 더 싸게 갈 트라이시클을 찾아 헤메었다. 그러던 중 어느 젊은 트라이시클 운전사를 만나 흥정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무조건 30페소 내라, 아니면 안 간다, 이런 식이었는데 이 사람은 그 이유를 설명해 주어서 우리를 이해시켰다. 그리고 한 사람이 4페소씩 내고 가는 길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터미널에 가서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을 기다려 트라이시클의 좌석을 다 채우고 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바로 가서 태권도 교육 점검도 해야 했기에) 그 사람과 흥정을 해서 25페소에 집까지 가기로 했다. 겨우 집에 도착하여 계산을 하려고 보니 나나 용보나 소액환으로 25페소가 안 나오는 것이다. 다 100페소, 500페소의 고액환(100페소 해봐야 3000원이다) 밖에 없어서 겨우겨우 소액환을 모아보니 딱 20페소가 나왔다. 그랬더니 괜찮다면서 그냥 20페소만 받는 것이다. 나와 용보는 좀 황당하고(왜? 30페소 받아야 한다는데 20페소만 받으니까) 어떻게 보면 고맙기도 해서 Thank you를 연발하며 집으로 들어왔다. 그래도 아직까지 필리핀의 교통 체계, 그 중에서도 요금 체계를 이해하기가 매우 힘들다. 더 이하는 안 된다면서 잔돈이 그것 밖에 없으니 그냥 그 돈만 받고...(트라이시클이 잔돈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10페소나 20페소 지폐까지는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100페소를 받고 잔돈을 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돌아와서 태권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원래는 오늘 태권도를 필두로 전체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우리와 NVC의 사정으로 오늘 일정은 다 취소되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태권도 클래스는 우선 진도를 많이 나가는 것에 치중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 나라에서 도장에 다니면 한 달동안 배우는 것이 태극 1장 뿐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기본 자세가 매우 중요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태극 3장 까지 가르쳐보자고 했었지만, 조금 줄여서 우선 태극 2장 까지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원래 봉사활동 기간이 3주이지만, 사정상 앞, 뒤로 못하는 날이 생겨서 실제적인 봉사활동 기간은 2주, 정확히 하면 태권도의 경우 8번 뿐이다. 그래서 기본에 더욱 충실하게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다시 태권도 이야기를 했다. 우선 필리핀의 공식 언어는 영어이기 때문에 수업을 영어로 진행해야 한다. 교육의 대상이 초등학교 고학년, 고등학생, 대학생이기 때문에 영어로 수업을 하더라도 학생들이 수업을 이해하는데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태권도를 영어로 잘 설명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은 첫 수업의 순서를 정했다. 첫번째로 '인사', 그리고 '맴버 소개', '태권도에 대한 이야기', '태권도 시범', '태권도 기본자세 익히기' 등을 생각해 보았다. 물론 모든 단계에서 영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내가 말로 하는 것을 맡고, 용보는 시범, 길임 누나와 승용이형은 돌아다니면서 자세 교정을 해 주기로 했다.
이렇게 열띤 토론과 태권도 연습을 하다보니 회의시간이 다가왔다. 회의를 간단히 끝내고 잠 들었다.
드디어 월요일 아침이 밝았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나서 명섭이가 10시까지 NVC로 가서 프로그램 논의를 해야 한다길래 나와 용보가 태권도 클래스 일도 있고 해서 같이 따라가고, 성희는 NVC의 컴퓨터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합류했다.
트라이시클(마닐라에 1박할 때에는 가이드 아저씨의 설명만 들었는데, 이 곳에 온 이후 단거리 운송수단으로 트라이시클은 거의 독보적인 존재이다. 우리 나라와 같이 버스나 지하철 등 공공 대중 교통이 없는 필리핀에서, 트라이시클은 사람, 짐 등을 운반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보통 오토바이의 옆에 사람이 탈 수 있는 혹은 짐을 실을 수 있는 것을 붙여달은 것이다. 승차정원은 운전사까지 10명... 운전사와 같이 오토바이에 총 세 명이 앉을 수 있고, 옆에 붙은 것의 앞쪽에 3명, 뒷쪽에 4명이 앉을 수 있다. 그러나 필리핀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체구가 작아서 쉽게 다 앉을 수 있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이 9명이나 한 트라이시클에 타는 것은 매우 힘들다.)을 타고 NVC로 갔다. 가서 명섭이가 말론 교수님과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하고, 성희는 학교의 컴퓨터 시설을 보기 위해 아더와 같이 갔다. 결국은 오늘 시작하기로 한 태권도 수업은 없는 것으로 하였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시간도 필요하고, 우리도 더 준비할 시간이 있으면 더 좋기 때문이었다. 나랑 용보는 명섭이와 말론 교수님을 따라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돌아보았고, 우리가 어디서 무슨 수업을 가지게 되는지도 알아보았다.
그 후 태권도 클래스에서 사용할 격파용 나무판을 사기 위해 우리 네 명과 아더가 같이 시장에 갔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우리가 찾는 격파용 송판은 구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잘 부러질 것 같은 합판을 두 장 골랐다. 이 두 장을 다시 트라이시클을 이용하여 NVC로 옮겼다. 그리고 아더가 이것을 알맞은 크기로 잘 잘라준다고 하는 약속을 받고 다시 시장으로 갔다. 우선은 점심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성희가 안다는 곳으로 갔는데, 'Willhelem Tell'이라는 레스토랑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미국인이 하는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테이블이 6개 정도 있는 작은 레스토랑이었으나, 친절하게 서비스를 해 주어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네 명이서 요리 세 가지를 시켜서 맛있게 먹고 돈을 지불하고 나왔다.
명섭이와 성희는 바로 집으로 가기 위해 트라이시클을 잡아탔다. 나와 용보는 태권도 클래스에서 사용할 풍선과 압정을 구하기 위해 Royal Mart로 갔다. 풍선은 쉽게 찾았지만, 압정은 영어 단어를 몰라서 좀 해매었는데... 그래도 금방 찾아서 살 수 있었다. 압정은 영어로 Thumb Tacks. 그리고 면도에 필요한 쉐이빙폼 하나와 아이스티 가루를 사가지고 나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트라이시클을 잡아서 집(Salas Fish Pond, Caano)에 가려고 하니까 시장에서는 너무 멀어서 안 가겠다는 것이었다. 가려거든 트라이시클 자리(보통 8좌석, 많은 것은 9좌석)의 비용을 다 지불해야 간다는 것이다. 원래 집에서 시장까지, 시장에서 집까지는 1인당 4페소(여기는 무조건 머리수이다. 물론 거리가 멀어지면 요금도 올라가지만)이다. 트라이시클 운전사 말이 멀어서 8자리 가격, 즉 4 곱하기 8은 32페소를 내야만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휘발류 가격이 16페소라나 하는 말을 하면서.. 아주 신기한 것은 사람이 많아지면(약 4명 이상) 별 말이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멀리 갈 때에는 사람이 많이 타지 않으면 요금을 많이 받지 못하니까(또 돌아올 때 빈 차로 오니까) 많은 요금을 받겠다는 이야기이다. 나와 용보는 어이가 없어서 이 트라이시클, 저 트라이시클 다 물어보고 다녔으나 대답은 똑같았다. 가끔 32페소를 30페소로 깎았다는 사람이 있긴 했지만... 8페소면 되는 것을 30페소 내기가 너무 아까웠던 나와 용보는 더 싸게 갈 트라이시클을 찾아 헤메었다. 그러던 중 어느 젊은 트라이시클 운전사를 만나 흥정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무조건 30페소 내라, 아니면 안 간다, 이런 식이었는데 이 사람은 그 이유를 설명해 주어서 우리를 이해시켰다. 그리고 한 사람이 4페소씩 내고 가는 길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터미널에 가서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을 기다려 트라이시클의 좌석을 다 채우고 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바로 가서 태권도 교육 점검도 해야 했기에) 그 사람과 흥정을 해서 25페소에 집까지 가기로 했다. 겨우 집에 도착하여 계산을 하려고 보니 나나 용보나 소액환으로 25페소가 안 나오는 것이다. 다 100페소, 500페소의 고액환(100페소 해봐야 3000원이다) 밖에 없어서 겨우겨우 소액환을 모아보니 딱 20페소가 나왔다. 그랬더니 괜찮다면서 그냥 20페소만 받는 것이다. 나와 용보는 좀 황당하고(왜? 30페소 받아야 한다는데 20페소만 받으니까) 어떻게 보면 고맙기도 해서 Thank you를 연발하며 집으로 들어왔다. 그래도 아직까지 필리핀의 교통 체계, 그 중에서도 요금 체계를 이해하기가 매우 힘들다. 더 이하는 안 된다면서 잔돈이 그것 밖에 없으니 그냥 그 돈만 받고...(트라이시클이 잔돈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10페소나 20페소 지폐까지는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100페소를 받고 잔돈을 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돌아와서 태권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원래는 오늘 태권도를 필두로 전체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우리와 NVC의 사정으로 오늘 일정은 다 취소되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태권도 클래스는 우선 진도를 많이 나가는 것에 치중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 나라에서 도장에 다니면 한 달동안 배우는 것이 태극 1장 뿐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기본 자세가 매우 중요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태극 3장 까지 가르쳐보자고 했었지만, 조금 줄여서 우선 태극 2장 까지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원래 봉사활동 기간이 3주이지만, 사정상 앞, 뒤로 못하는 날이 생겨서 실제적인 봉사활동 기간은 2주, 정확히 하면 태권도의 경우 8번 뿐이다. 그래서 기본에 더욱 충실하게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다시 태권도 이야기를 했다. 우선 필리핀의 공식 언어는 영어이기 때문에 수업을 영어로 진행해야 한다. 교육의 대상이 초등학교 고학년, 고등학생, 대학생이기 때문에 영어로 수업을 하더라도 학생들이 수업을 이해하는데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태권도를 영어로 잘 설명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은 첫 수업의 순서를 정했다. 첫번째로 '인사', 그리고 '맴버 소개', '태권도에 대한 이야기', '태권도 시범', '태권도 기본자세 익히기' 등을 생각해 보았다. 물론 모든 단계에서 영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내가 말로 하는 것을 맡고, 용보는 시범, 길임 누나와 승용이형은 돌아다니면서 자세 교정을 해 주기로 했다.
우리 태권도팀
이렇게 열띤 토론과 태권도 연습을 하다보니 회의시간이 다가왔다. 회의를 간단히 끝내고 잠 들었다.
'발길 닿는 곳 > 필리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리핀 봉사활동] 11일.. 탁아소 페인트칠 (0) | 2000.07.08 |
---|---|
[필리핀 봉사활동] 7일.. 첫 수업, 시작! (0) | 2000.07.04 |
[필리핀 봉사활동] 5일.. Boracay와 Quimpo 가족 (0) | 2000.07.02 |
[필리핀 봉사활동] 4일.. 최고의 해변, Boracay (0) | 2000.07.01 |
[필리핀 봉사활동] 3일.. 활동 시작~! (2) | 2000.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