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7월 1일 토요일
회의가 끝나고 잠에 빠져들었다. 새벽 5시가 되니까 앞 조인 용래형이 나를 깨웠다. 너무나 졸려서 겨우겨우 일어나 정신을 차리기 위해 샤워를 했다. 그러고나오니까 5시 15분 정도 되었다. 정신을 대강 차리고 밖에 나와 보니 이제 해가 막 떠오른 후였다. 아침의 노을이 정말 멋있었다. 이왕에 불침번을 할 거라면 일찍(12시에서 1시, 혹은 1시에서 2시까지)이나 이 시간쯤에 일어나서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5시 30분이 되니까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결
국은 10분 정도 졸고... ^^; 6시가 되어 선미에게 식사 당번을 깨우라고 시키고는 그 길로 다시 2층에 올라가 잠을 청했다.
오늘은 보라카이(Boracay)로 가는 날이다. 아침 8시까지 NVC Admin(St. Gabriel Hospital 앞)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다. 그래서 6시에 다시 잤지만 6시 30분에 일어나 아침을 먹었다. 아침은 간단하게 빵과 우유로 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준비를 다 하고 전원 모인 시각은 7시 40분 경. 숙소 앞 도로로 나가서 차를 잡기 시작했다. 아침의 Rush Hour여서 그런지 빈 지푸니도, 트라이시클도 찾기 힘들었다. 겨우 지푸니를 잡아타고 NVC Admin에 도착했다. 교수님께서 숙소에서 나오시고 보라카이로 갈 지푸니를 기다렸다. 여기서 여담 한 마디. 중국은 만만디의 나라라고 한다. 시간 관념이 좀 희박하다고 할까... 그러나 작년에 내가 경험해 본 바로는 그렇지 않았다. 언제 만나자고 하면 바로 그 시각에 먼저 와서 기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리핀의 시간 관념에 대해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시간 관념이 좀 희박하다는 것을 며칠 동안의 필리핀 생활로 알수 있었다. 8시까지 오라고 하였으나 지푸니는 8시 30분이 다 되어도 오지 않는 것이다(다른 경우도 많다..^^;). 그래서 그 사이에 교수님께서는 옆에 있는 St. Gabriel Hospital에 가셔서 어제부터 나기 시작한 몸의 빨간 반점들에 대한 진찰을 받고 오셨다(음.. 여기는 일찍부터 병원을 연다. 하긴 학교도 7시부터 수업시작이라니까...).
교수님께서 치료 받고 오신 후 8시 50분 정도가 되어서야 보라카이로 갈 지푸니가 도착했다. 보통 보는 지푸니보다 훨씬 긴 것이었다. 우리 팀 19명과 교수님, 말론 교수님, 아더, 벤쥐, 이렇게 23명과 지푸니 운전사까지 총 24명, 거기에 짐 부리는 사람 두 명(정확치 않지만..)이 지푸니에 올랐다. 음.. 지푸니는 지프차를 개조해서 사람이 많이 타게 만든 필리핀의 중요 교통 수단의 하나이다. 아무튼 25, 6명의 사람이 우리 나라의 15인승 승합차 만한 지푸니에 다 탄 것이다. 맨 앞 자리는 원래 두 사람 자리지만, 운전석에 두 명, 조수석이 두 명이 탄다(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뒷자리는 지하철처럼 양쪽에 앉는 방식인데, 앉으면 무릎이 닿을 정도지만, 그 사이에도 작은 의자(혹은 길고 좁은 의자)를 넣어서 사람이 더 앉는다(우리는 그렇게 까진 못하지만.. 필리핀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체구가 작다). 이렇게 꾸역꾸역 앉고 보라카이로 출발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곳은 필리핀 아클란(Aklan)의 칼리보(Kalibo)란 곳이다. 그런데 보라카이는 다른 섬에 있기 때문에 비행기나 배를 타야 하는데, 우리는 배를 타기로 했다. 배는 카티클란(Cartiklan)이라는 곳에 가서 타야 한다. 지푸니를 타고 1시 간 20분 정도를 가야 하는 거리에 있는 것이다. 선착장에 가기 까지 처음에는 바깥 경치를 보며 갔다. 너무 좁아서 보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힘들여 보니까 우리 나라와는 사뭇 다른 시골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가다가 게임을 시작했다. 벤쥐가 뒷자리에 앉아있어서 3,6,9를 설명해 주고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약 20명) 원할한 게임 운영에 차질이 생기자, 앞쪽, 뒷쪽으로 나누어 게임을 했다. 이렇게 게임을 하고 가다보니 어느새 창 밖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TV나 영화에서, 혹은 책에서만 볼 수 있는 초록빛 바다... 초록빛 바닷물에 내 손을 담그면... 하는 노래도 불렀다. 이 때 혁준이형의 제안으로 앞쪽, 뒤쪽으로 나누어 노래 대결을 시작했다. 동요, 만화 주제가, 가곡, 바다 관련 노래, 비에 관련된 노래 등등... 이렇게 즐겁게 가다보니 어느새 선착장에 도착했다.
선착장에 도착해서 간단한 서류를 한 장씩 작성하고 보라카이로 가는 배를 탔다. 필리핀의 배는 대부분이 매우 낡은 나무배 이다. 옆에는 기울어지지 말라고 나무를 대 놓았다. 이런 배 하나에 우리 팀 전부가 올라타고 보라카이로 향했다.
정말이지 너무나 푸른 바다다. 어찌나 물이 맑은지 부르르릉.. 하고 배가 가는 밑으로 바닥이 스물스물 보일 정도이다. 하얀 모래도 보이고, 검은 바위나 산호초도 보였다.
드디어 보라카이섬에 도착했다. 내리자 마자 보이는 팻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느 여행 잡지에서 선정한 세계 3대 해변 중 하나로 뽑힌 것이 바로 보라카이섬의 화이트비치(White Beach)이다. 정말 말 그대로 새하얀 모래사장이 끊임없이 이어져있었다. 초록빛 바다에 새하얀 모래사장... 꿈에서 그리던 곳일까. ^^
바로 1박을 할 숙소로 이동했다. DECS Hostel이라는 곳이었다. 방갈로 하나에 팀 멤버들이 들어갔다. 음.. 근데 시설은 열악했다. 전기도 안 들어오고(필리핀은 정전이 자주 된다. 오락실에서도 정전되는 것은 다반사... DDR도 있는데 환불이 안 된다나 ^^;), 화장실도 안 좋고, 샤워기에 물도 안 나와서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사용해야 했다. 우선 준비해 온 음식으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밥은 다해왔고 김에 참치 등을 넣은 '묻지마 김밥'을 만들어 해결했다. 식사를 다 하고 해변으로 나갔다. 바로 스노클링(Snorkeling)을 하러 가는 것이다. 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배를 기다렸다. 역시나 배는 바로 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 사이에 사진도 조금 찍고, 해변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다. 바다는 초록빛이지만 역시나 짰다. 수영장에서 하는 것처럼 하다보니 싼 바닷물이 입으로 스물스물 들어오는 것이다. 으... 짜다. 바다가 너무 잔잔해서 수영하기는 매우 좋았다. 또, 위도가 우리나라보다 한참 낮으니까 바닷물이 따뜻했다.
드디어 배가 도착했다. 배는 보라카이로 오는 그런 배와 거의 같은 것이었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스노클링을 시작했다. 처음에 배가 머물고 교수님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스노클 하나씩 입에 물고 구명조끼 하나 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첨에는 구명조끼가 너무 불편하고 스노클로 숨을 쉬는 것이 익숙치 않아서 짠 보라카이 바닷물을 많이 먹었다.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코로 쉬지 않고 입으로만 쉬는 호흡법을 익혀서 물 아래 세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첫번째 장소는 조류가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가만히 있으면(구명조끼 때문에 그냥 물에 떠 있고..) 조류를 타고 배 뒤쪽으로 한없이 흘러갔다. 그러다 보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너무 힘들고.. ^^; 가는 건 조류를 타고 쉽게 가지만, 오기가 힘들었당. 수면 밑에는 그야말로 별천지였다. 온갖 색상의 산호초, 바위들, 그리고 그 사이를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들... 그야말로 TV나 잡지, 혹은 신문에서 보던, 나와는 별 관계 없어 보이던 그런 풍경이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다른곳으로 이동했다. 두번째 스노클링 장소는 첫번째 장소와는 달리 조류가 거의 없었다. 구명조끼는 아예 입지 않기로 했다. 구명조끼를 입고 팔을 움직이니까 어깨 주위로 살이 조금씩 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바닷물이어서 그런지 구명조끼가 없어도 잘 뜰 수 있었다. 수심은 약 4, 5 미터였지만 두려움을 갖지 않으니까 아무 문제가 없었다. 두번째 장소는 첫번째 장소보다는 화려하지 않은 곳이었다. 그래도 조금 더 깊고 물이 잔잔해서 수영하기는 더 좋았다. 첨에는 해변이 가까워 보여서 용보과 같이 해변까지 왕복해 보자고 해서 가보았는데, 1/3까지 가는데도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천천히 다시 배로 돌아왔다. 그 다음 부터는 배 주위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같이 놀았다. 바닥을 보니 산호도 있고, 불가사리도 있어서 그걸 채취(^^) 하려고 잠수를 했다. 불가사리는 그냥 주어오면 되지만, 산호는 힘으로 떼어야 하기 때문에 좀 힘들었다. 그래도 몇 번 해 보니 익숙해 져서 산호랑 불가사리를 몇 개씩 집어왔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다 올라와서 서로 건진 것을 보며 이야기를 하면서 보라카이섬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한 것이다. 필리핀은 아열대 기후라서 그런지 스콜이 시도때도 없이 오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하필 돌아갈 때 심하게 내린 것이었다. 수영을 하고 나와서 몸에 물기가 있는데다가 바람은 몰아치고, 파도가 튀고 하니까 아열대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추워진 것이다. 그래서 우리 팀이 넉넉하게 탈 수 있는 배였지만, 서로서로 꼭 붙어서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보라카이섬으로 돌아갔다. 비가 오고 파도가 높아져서 그런지 배가 나올 때보다 너무 느리게 돌아가서 시간이 한참 걸렸다. 춥고 배고프고, 정말 상상치 못했던 일을 겪었다.
이렇게 호되게 보라카이섬에서의 첫 스노클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저녁은 해물을 먹기로 했다. 교수님께서 준비해 주시기로 하셔서, 시장에 가셔서 갖은 해물(새우, 게 등등)을 사오시고 요리해 주셨다. 난 고생도 하고 필리핀에서 입맛을 잃어서 새우 한 마리와 Yellow tail이라는 참치회 네 조각 정도 먹고 바로 8시에 자버렸다. 그리고는 내일 아침까지...
회의가 끝나고 잠에 빠져들었다. 새벽 5시가 되니까 앞 조인 용래형이 나를 깨웠다. 너무나 졸려서 겨우겨우 일어나 정신을 차리기 위해 샤워를 했다. 그러고나오니까 5시 15분 정도 되었다. 정신을 대강 차리고 밖에 나와 보니 이제 해가 막 떠오른 후였다. 아침의 노을이 정말 멋있었다. 이왕에 불침번을 할 거라면 일찍(12시에서 1시, 혹은 1시에서 2시까지)이나 이 시간쯤에 일어나서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5시 30분이 되니까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결
국은 10분 정도 졸고... ^^; 6시가 되어 선미에게 식사 당번을 깨우라고 시키고는 그 길로 다시 2층에 올라가 잠을 청했다.
오늘은 보라카이(Boracay)로 가는 날이다. 아침 8시까지 NVC Admin(St. Gabriel Hospital 앞)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다. 그래서 6시에 다시 잤지만 6시 30분에 일어나 아침을 먹었다. 아침은 간단하게 빵과 우유로 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준비를 다 하고 전원 모인 시각은 7시 40분 경. 숙소 앞 도로로 나가서 차를 잡기 시작했다. 아침의 Rush Hour여서 그런지 빈 지푸니도, 트라이시클도 찾기 힘들었다. 겨우 지푸니를 잡아타고 NVC Admin에 도착했다. 교수님께서 숙소에서 나오시고 보라카이로 갈 지푸니를 기다렸다. 여기서 여담 한 마디. 중국은 만만디의 나라라고 한다. 시간 관념이 좀 희박하다고 할까... 그러나 작년에 내가 경험해 본 바로는 그렇지 않았다. 언제 만나자고 하면 바로 그 시각에 먼저 와서 기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리핀의 시간 관념에 대해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시간 관념이 좀 희박하다는 것을 며칠 동안의 필리핀 생활로 알수 있었다. 8시까지 오라고 하였으나 지푸니는 8시 30분이 다 되어도 오지 않는 것이다(다른 경우도 많다..^^;). 그래서 그 사이에 교수님께서는 옆에 있는 St. Gabriel Hospital에 가셔서 어제부터 나기 시작한 몸의 빨간 반점들에 대한 진찰을 받고 오셨다(음.. 여기는 일찍부터 병원을 연다. 하긴 학교도 7시부터 수업시작이라니까...).
카티클란으로 갈 차를 기다리는 중..
교수님께서 치료 받고 오신 후 8시 50분 정도가 되어서야 보라카이로 갈 지푸니가 도착했다. 보통 보는 지푸니보다 훨씬 긴 것이었다. 우리 팀 19명과 교수님, 말론 교수님, 아더, 벤쥐, 이렇게 23명과 지푸니 운전사까지 총 24명, 거기에 짐 부리는 사람 두 명(정확치 않지만..)이 지푸니에 올랐다. 음.. 지푸니는 지프차를 개조해서 사람이 많이 타게 만든 필리핀의 중요 교통 수단의 하나이다. 아무튼 25, 6명의 사람이 우리 나라의 15인승 승합차 만한 지푸니에 다 탄 것이다. 맨 앞 자리는 원래 두 사람 자리지만, 운전석에 두 명, 조수석이 두 명이 탄다(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뒷자리는 지하철처럼 양쪽에 앉는 방식인데, 앉으면 무릎이 닿을 정도지만, 그 사이에도 작은 의자(혹은 길고 좁은 의자)를 넣어서 사람이 더 앉는다(우리는 그렇게 까진 못하지만.. 필리핀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체구가 작다). 이렇게 꾸역꾸역 앉고 보라카이로 출발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곳은 필리핀 아클란(Aklan)의 칼리보(Kalibo)란 곳이다. 그런데 보라카이는 다른 섬에 있기 때문에 비행기나 배를 타야 하는데, 우리는 배를 타기로 했다. 배는 카티클란(Cartiklan)이라는 곳에 가서 타야 한다. 지푸니를 타고 1시 간 20분 정도를 가야 하는 거리에 있는 것이다. 선착장에 가기 까지 처음에는 바깥 경치를 보며 갔다. 너무 좁아서 보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힘들여 보니까 우리 나라와는 사뭇 다른 시골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가다가 게임을 시작했다. 벤쥐가 뒷자리에 앉아있어서 3,6,9를 설명해 주고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약 20명) 원할한 게임 운영에 차질이 생기자, 앞쪽, 뒷쪽으로 나누어 게임을 했다. 이렇게 게임을 하고 가다보니 어느새 창 밖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TV나 영화에서, 혹은 책에서만 볼 수 있는 초록빛 바다... 초록빛 바닷물에 내 손을 담그면... 하는 노래도 불렀다. 이 때 혁준이형의 제안으로 앞쪽, 뒤쪽으로 나누어 노래 대결을 시작했다. 동요, 만화 주제가, 가곡, 바다 관련 노래, 비에 관련된 노래 등등... 이렇게 즐겁게 가다보니 어느새 선착장에 도착했다.
카티클란까지 우리가 타고 온 지푸니
저기 보이는 바다를 건너면, 바로 보라카이!!
선착장에 도착해서 간단한 서류를 한 장씩 작성하고 보라카이로 가는 배를 탔다. 필리핀의 배는 대부분이 매우 낡은 나무배 이다. 옆에는 기울어지지 말라고 나무를 대 놓았다. 이런 배 하나에 우리 팀 전부가 올라타고 보라카이로 향했다.
정말이지 너무나 푸른 바다다. 어찌나 물이 맑은지 부르르릉.. 하고 배가 가는 밑으로 바닥이 스물스물 보일 정도이다. 하얀 모래도 보이고, 검은 바위나 산호초도 보였다.
드디어 보라카이섬에 도착했다. 내리자 마자 보이는 팻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느 여행 잡지에서 선정한 세계 3대 해변 중 하나로 뽑힌 것이 바로 보라카이섬의 화이트비치(White Beach)이다. 정말 말 그대로 새하얀 모래사장이 끊임없이 이어져있었다. 초록빛 바다에 새하얀 모래사장... 꿈에서 그리던 곳일까. ^^
보라카이의 화이트비치!! 캬하~
바로 1박을 할 숙소로 이동했다. DECS Hostel이라는 곳이었다. 방갈로 하나에 팀 멤버들이 들어갔다. 음.. 근데 시설은 열악했다. 전기도 안 들어오고(필리핀은 정전이 자주 된다. 오락실에서도 정전되는 것은 다반사... DDR도 있는데 환불이 안 된다나 ^^;), 화장실도 안 좋고, 샤워기에 물도 안 나와서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사용해야 했다. 우선 준비해 온 음식으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밥은 다해왔고 김에 참치 등을 넣은 '묻지마 김밥'을 만들어 해결했다. 식사를 다 하고 해변으로 나갔다. 바로 스노클링(Snorkeling)을 하러 가는 것이다. 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배를 기다렸다. 역시나 배는 바로 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 사이에 사진도 조금 찍고, 해변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다. 바다는 초록빛이지만 역시나 짰다. 수영장에서 하는 것처럼 하다보니 싼 바닷물이 입으로 스물스물 들어오는 것이다. 으... 짜다. 바다가 너무 잔잔해서 수영하기는 매우 좋았다. 또, 위도가 우리나라보다 한참 낮으니까 바닷물이 따뜻했다.
화이트비치에서 배를 기다리며..
드디어 배가 도착했다. 배는 보라카이로 오는 그런 배와 거의 같은 것이었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스노클링을 시작했다. 처음에 배가 머물고 교수님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스노클 하나씩 입에 물고 구명조끼 하나 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첨에는 구명조끼가 너무 불편하고 스노클로 숨을 쉬는 것이 익숙치 않아서 짠 보라카이 바닷물을 많이 먹었다.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코로 쉬지 않고 입으로만 쉬는 호흡법을 익혀서 물 아래 세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첫번째 장소는 조류가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가만히 있으면(구명조끼 때문에 그냥 물에 떠 있고..) 조류를 타고 배 뒤쪽으로 한없이 흘러갔다. 그러다 보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너무 힘들고.. ^^; 가는 건 조류를 타고 쉽게 가지만, 오기가 힘들었당. 수면 밑에는 그야말로 별천지였다. 온갖 색상의 산호초, 바위들, 그리고 그 사이를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들... 그야말로 TV나 잡지, 혹은 신문에서 보던, 나와는 별 관계 없어 보이던 그런 풍경이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다른곳으로 이동했다. 두번째 스노클링 장소는 첫번째 장소와는 달리 조류가 거의 없었다. 구명조끼는 아예 입지 않기로 했다. 구명조끼를 입고 팔을 움직이니까 어깨 주위로 살이 조금씩 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바닷물이어서 그런지 구명조끼가 없어도 잘 뜰 수 있었다. 수심은 약 4, 5 미터였지만 두려움을 갖지 않으니까 아무 문제가 없었다. 두번째 장소는 첫번째 장소보다는 화려하지 않은 곳이었다. 그래도 조금 더 깊고 물이 잔잔해서 수영하기는 더 좋았다. 첨에는 해변이 가까워 보여서 용보과 같이 해변까지 왕복해 보자고 해서 가보았는데, 1/3까지 가는데도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천천히 다시 배로 돌아왔다. 그 다음 부터는 배 주위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같이 놀았다. 바닥을 보니 산호도 있고, 불가사리도 있어서 그걸 채취(^^) 하려고 잠수를 했다. 불가사리는 그냥 주어오면 되지만, 산호는 힘으로 떼어야 하기 때문에 좀 힘들었다. 그래도 몇 번 해 보니 익숙해 져서 산호랑 불가사리를 몇 개씩 집어왔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다 올라와서 서로 건진 것을 보며 이야기를 하면서 보라카이섬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한 것이다. 필리핀은 아열대 기후라서 그런지 스콜이 시도때도 없이 오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하필 돌아갈 때 심하게 내린 것이었다. 수영을 하고 나와서 몸에 물기가 있는데다가 바람은 몰아치고, 파도가 튀고 하니까 아열대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추워진 것이다. 그래서 우리 팀이 넉넉하게 탈 수 있는 배였지만, 서로서로 꼭 붙어서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보라카이섬으로 돌아갔다. 비가 오고 파도가 높아져서 그런지 배가 나올 때보다 너무 느리게 돌아가서 시간이 한참 걸렸다. 춥고 배고프고, 정말 상상치 못했던 일을 겪었다.
이렇게 호되게 보라카이섬에서의 첫 스노클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저녁은 해물을 먹기로 했다. 교수님께서 준비해 주시기로 하셔서, 시장에 가셔서 갖은 해물(새우, 게 등등)을 사오시고 요리해 주셨다. 난 고생도 하고 필리핀에서 입맛을 잃어서 새우 한 마리와 Yellow tail이라는 참치회 네 조각 정도 먹고 바로 8시에 자버렸다. 그리고는 내일 아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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