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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Med Student

진퇴양난(進退兩難)

진ː퇴―양난(進退兩難)[―퇴―/―퉤―][명사] ‘이러기도 어렵고 저러기도 어려운 매우 난처한 처지에 놓여 있음’을 이르는 말. 진퇴유곡.



지금 내 상황은 위의 4자성어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지도 못 하고,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 이 상황은 두 번이나 연기된 해부학 정기시험과 그와 비슷한 시기에 본 조직학 정기시험의 여파라고 볼 수 있다.

해부학은 거의 항상 월요일에 Pretest를 보는데, 시험범위는 직전 Pretest 이후 강의부분이다. 즉, 매 Pretest 사이의 강의 내용이 시험범위가 되는 것이다. 중요한 커다란 뭉탱이를 큼직하게 내시는 것이 알려져있는 출제경향이고, 나름대로 쌓여있는 족보를 파다보면 반 정도는 맞출 수 있다. 탈족하면 어쩔 수 없는거고. -_-;;

마지막 Pretest는 3월 28일이었다. 무려 2주 전!!! 그 동안 해부학 정기시험이 미루어지면서 강의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으니, 게다가 그 동안의 강의 내용은 1학기 최고의 난관이라고도 할 수 있는 머리뼈, 얼굴, 뇌, 목... 단순하게 생각해 봐도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 아니할 수 없는 곳을 엑기스로 2주만에 끝내게 되었으니 그 중요도는 두 번 말하면 입 아프다.

문제는 시험범위의 양과 시험시기이다. 워낙에 중요한 부위이고, 강의는 교수님의 계획대로 주욱 주욱 진행되어서, 이 시험범위의 양이 1차 정기시험의 양보다도 더 많아지는 기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 또한, 지난 금요일에 정기시험이 있었으므로 그 전까지는 방대한 양의 Pretest를 미리 준비할 수 없었다. 즉, 이번 주말만.. 이젠 몇 시간 남지도 않았지만.. 남아있었던 것이다.

강의 시간에 교수님께서 중요하다 언급하셨던 것만 얼추 10여개, 거기에 족보 중에 안 겹치는 것을 안전빵을 위해 몇 개 봐주다보면 20여개...!!! 예상문제가 이리도 많은데, 정리하는데만 하루 종일 걸렸다. 사실, 몇 문제는 버렸다.(여기서 나오면 안 되는데... ㅠ.ㅠ)

여기서, 뼛속 깊이 밖혀있는 마구리의 사고방식이 튀어나온다. 에이스라면 시간을 쪼개며 열심히 할테지만, 마구리인 나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이번 Pretest에서 배를 째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다. 총 점수 100%를 놓고 볼 때 각 Pretest는 2%씩이므로 하나 재낀다 하더라도 나머지 잘 하면 98%까지도 받을 수 있다.(이론상으로만.. -_-;;) 그러나, 하나 둘 배를 째다보면 나중엔 짼 배가 아물기도 전에 또 째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고, 그렇다고 공부를 하자니 양이 너무 많아서 정리한 것 중에서도 몇 개 찍어 외우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듯 하고...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나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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