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졸업이 좋았던 이유 중에 드디어 학과 과정을 마치게 된 것도 있지만, 학생이라는 신분, 어찌보면 좋은 것이나 시험이라는 숙명을 피할 수 없는 운명을 가진 그 신분을 벗게 되었다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경쟁사회인 이 곳에서 시험 없이 살아갈 수는 없더라. 인턴도 시험 보던데, 뭘.
블로그에서 종종 언급하기도 했었듯, 내년부터 어떤 과를 전공할지 무척 고민 많이 했다. 한 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고민을 많이 했었고, 올해 9월, 결정했다.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결정하고 말씀 드린 후 다행히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레지던트 원서 접수, 레지던트 시험, 그리고 그저께 치룬 레지던트 면접까지 모두 마친 뒤, 오늘 합격자가 발표되었다.
그 동안 걱정해 주시고 격려 많이 해 주신 부모님, 항상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우리 색시와 유진이, 그리고, 앞으로 은사로 평생 모시게 될 교수님들, 의국 선배님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다 열거할 수도 없는 많은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해야 할텐데... 인턴 처음 시작할 땐 인턴 일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줄 알았지만, 이제 일이 손에 익고 다른 사람들을 바라볼 수도 있다보니, 1년차는 다들 죽음을 맛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ㅠㅠ) 물론, 특정 과에 따라 다른 과 고년차 만큼도 힘들지 않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1년차가 가장 힘들어 보인다. 내가 지원한 과도 역시 마찬가지로, 과연 내가 잘 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다. 큰 사고, 큰 빵구 내지 않고 잘 해야 할텐데 말이다.
다음 주에 이비인후과 송년회가 열릴 예정이다. 같이 참석하자고 하시던데, 와서 장기자랑을 하라는 주문까지 더해졌다. 이 나이에 뭘 어떻게 재롱을 피워야 할지, 이것 참 고민이다. :)
p.s. 다 같이 한 병원, 특히 모교 병원에서 열심히 같이 일 할 수 있었을텐데, 여러 이유로 헤어지게 된 인턴 동기들, 정말 아쉽다. 다른 병원에서 수련 받더라도 종종 연락하고, 만나고, 좋은 선후배, 동료, 친구, 형/동생으로 남길 바란다.
또 p.s. 이제 합격자 발표까지 났으니, 난 이제 진정한 말턴?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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