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도 돼지발 가지고 연습 하나보다.
하루에도 몇 번씩 1년차 선생님을 따라 응급실에 가서 안면부 열상 봉합을 돕고 있다. 그러다, 환자가 한꺼번에 몇 명 몰리거나, 아니면 간단한 봉합의 경우 내가 몇 번 해 보기도 했다. 특히 얼굴이다보니 엣지있게 봉합해야 하는데, 이게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 선생님들이나 교수님들 하시는 모습 보면 휙휙 쉽게 잘도 하시던데, 역시 경험과 연륜이 중요한가보다.
미군 부대인가본데, 여기는 소세지로 연습을? :)
그러고보니 나도 봉합을 두 번 받았다. 한 번은 대여섯살 때 즈음 공놀이 하다가 넘어져 두피 열상이 있었고, 또 한 번은 열 한 두살 즈음 그네 타고 놀다가 넘어져 안경이 깨지면서 오른쪽 광대 부위 열상이 있었다. 지금에 와 생각해 보면 찢어져 피 흘리는 아들 보고 놀라신 부모님께서 나를 들쳐 없고 가까운 응급실에 뛰어셨을거고, 지금의 나 같은 애송이 의사가 먼저 봤겠지. :) 나도 종종 두피 봉합은 직접 하니까 그 쪽은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데, 광대 부위 열상이 있었을 때 CAUMC에서 날 꼬매주었던 성형외과 선생님은 지금 무얼 하고 계시려나? :)
그나저나, 봉합을 마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나면 100이면 100, 흉터 남느냐고 물어본다. 아마 날 들쳐 업고 응급실에 뛰어가셨을 우리 부모님도 똑같이 물어보셨을거고. 안 남기려고 노력하는 것이니 100% 안 남을 수 있겠는가. 그 흉을 덜 남기기 위해 오늘도 성형외과 인턴은 열심히 소독하고 봉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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