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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도는 중

자유/자유 M.D. | 2009. 11. 13. 21:05 | 자유
구미에서의 마지막 나이트을 마치고 이번 주부터는 성형외과 인턴으로 일 하고 있다. 그 과를 돌지 않고서는 그 과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를 수 밖에 없는데, 응급실을 몇 번 돌다가 안면부 열상 봉합을 위한 곳 정도라는 아주 무식한 개념만 머리 속에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직접 1주일 정도 돌아보니 그것은 역시나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다. 또한, 성형외과라고 하면 흔히들 생각하는 미용성형 역시 성형외과 영역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한 분야였다.

소위 마이너 과목들이 다 그렇듯, 성형외과 역시 아랫연차, 특히 1년차 몰아주기로 우리 병원 내 1등으로 꼽힌다. 그래서, 성형외과 인턴 역시 따라 고생하지 않을까 속으로 내심 걱정 많이 했고, 지난 번 글에서 썼던 것처럼 변화라는 스트레스 때문에 두려웠는데, 역시 1주일 정도 지나보니 슬슬 적응하고 있고 별 다른 사고 치지 않고 돌고 있다. 게다가, 1년차 선생님 말로는 최근 응급실, 병동, 외래 환자 수가 줄었고, 병원 심사나 기타 큰 일이 다 끝나서 살만하다고 한다. 다행이다, 이럴 때 돌게 되어서. :)

아침 6시에 일어나 1년차 선생님께 모닝콜 해 드리고, 대충 씻고 병동 환자 상처 소독 후 외래에서 각종 잡일 및 외래 진료 보조, 수술실에서 손 모자르면 시도 때도 없는 수술실 투입, 그리고 일과시간 후 병동일 및 각종 잡일... 걱정했던 것보다는 어렵진 않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밤 늦게까지 잡일을 해서 그런건지, 못 자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피곤하다. 외래 간호사들이 불쌍하게 보고 있을 지경이라니까.

의국 분위기와 외래 스테이션 분위기도 좋은 편이라, 앞으로 남은 3주 동안 성형외과 특유의 섬세한 상처 소독에 대해 잘 배워봐야겠다. 그나저나, 이번부터는 공식적인 말턴, 즉 인턴 성적에 포함되지 않게 된다.


p.s. 맞거나 넘어지거나 해서 코뼈 부러져 비관혈적 정복술 시행하였는데, 코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무상 AS(!?)를 요구하는 환자들을 보면 성형외과 의사로 사는 것도 참으로 고단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합병원이 아닌 강호에서 미용성형을 하게 되면 더 심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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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14 11:25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자유 2009.11.14 21:05 신고

      그러게 말이에요. 아무래도 생사와 연관이 적을 수록 감성적 문제가 거론될 수 밖에 없겠어요.

  2. BlogIcon LUV 2009.11.20 21:20

    정신과적인 문제를 가진 분도 많다고 하니... 얼마나 힘들까요. 다행히 저는 저만의 미적 관념이 있어서 애초에 성형외과는 고민도 안하게 됐습니다. 하하. 아마 제가 그 일을 하면 환자들 소송과 AS 해주느라 금새 망할 듯...^^;;;;;

    • BlogIcon 자유 2009.11.22 11:56 신고

      좀 그렇더라고요.
      얼마 전 Augmentation mammoplasty를 시행한 환자가 Fever 및 URI Sx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신종플루일까봐 걱정된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 힘들다고 지속적으로 호소했어요. EKG, Cardiac enzyme 당연히 정상. Verbal sedation 최대한 시켜 퇴원 시켰는데, 집에 가다 말고 다시 돌아와 가슴 답답하다고 해서 결국 Cardio consult 봤는데, 아무 이상없다는 회신. ;; 환자가 하도 anxiety 높아 보이니 그럼 그냥 echo나 한 번 해 보자고 그랬다더군요. 다음 주에 echo 한다는데 그 뒤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3. BlogIcon 푸른도시 2009.11.23 11:09

    커억~! 성형.
    두번이나 행사(?)를 치른 나로서는 생살에 칼을 댄다는게 얼마나 무서운건지...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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