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이 있어 홍대 앞엘 다녀왔다. 실로 매우 오랜만에 다녀온 것인데, 가장 최근에 간 것이 맥주 파인더 홍대모임이었으니 참으로 오래 전에 다녀왔던 것이다. 이번에는 좀 일찍 나서 홍대 앞에 유명하다는 밥집에 가서 밥을 먹어보기로 했다. 밥 말고도 피자 등을 비롯한 각종 밀가루 음식이나 고기 등은 밖에서 많이 먹는 것이라, 대학가 앞의 저렴하고 맛있는 밥을 먹어보기로 한 것이다.
인터넷으로 조금 검색해 보니 몇 곳이 나왔다. 향미, Bob, 그리고 뚝배기의 예술. 이 세 곳이 홍대앞 밥집 베스트 3라고 불리고 있었다. 이 세 곳의 리뷰를 살펴보다가 사진과 설명을 보니 침이 절로 꿀꺽 넘어가는 뚝배기의 예술, 바로 이 곳에 가보기로 했다.
위치는 홍대 앞 놀이터 아트박스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왼쪽에 보인다.
메뉴판. 메뉴가 모두 500원씩 올랐다.
들어가자마자 자리에 앉아 주문을 했다. 무얼 시킬까 고민을 좀 하다가, 순두부를 시켰다. 익히 들었던데로 에피타이져용 간단한 국수 한 종지가 나왔고, 바로 양푼밥(아래 데친 콩나물과 채썬 무가 있다.)과 반찬이 나왔다. 반찬 그릇이 배달도시락용 용기여서 처음엔 놀랐는데, 생각해 보니 손님도 많고 반찬 가짓 수도 많아 준비하고 설겆이 하는데는 차라리 이런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연이어 주문했던 순두부 뚝배기가 나왔고, 난 야채를 듬뿍 넣어 쓱싹쓱싹 비비기 시작했다. :)
한 상 차려진 모습. 이거 전부가 4천원!
얼핏 밥 양이 작아보였지만, 기우였다. 양푼에 담겨있어 적어보였던 것이고, 뚝배기 빼고는 무한 리필이 되는 밥과 반찬이 있기에 가벼운 학생의 주머니 사정에 딱 맞는 수준이었다. 난 밥을 더 달라고는 못 하고, 마침 반찬에 있었던 돈까스가 맛있어서 더 달라고 했더니, 마치 처음 주시는 양 가득 주셔서 놀랐다.
인터넷의 평을 보면, 조미료 맛이 좀 나고, 반찬이 짭짤하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는 솔직히 거의 대부분의 분식집이나 밥집에 다 해당하므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콩나물/무채/상추/부추/오이/고추 등 각종 야채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에 자칫 야채 섭취가 부족할 수 있는 가난한 학생들에게 딱 맞는 식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나오는 반찬도 나름대로 괜찮았고, 뚝배기가 없어도 이것만으로 한 끼가 충분히 되고도 남는 수준이었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밥과 반찬의 무한 리필을 정말 양껏 제공해 줄 학생을 향한 배려가 많이 느껴지기는 했으나, 전반적인 친절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이 정도 가격에서 고급한정식집이나 패밀리 레스토랑 수준의 친절도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은 잘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 좋고 저렴한 메뉴에 친절까지 더해진다면 대적할 식당이 없을 것이다.
방학이라 그런지 예상보다 손님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밥을 먹었던 약 30~40분 사이에 꾸준이 반 이상 차 있고 새로운 손님들이 계속해서 들어왔다. 계산 하는 걸 보니 근처 사무실이나 회사 등에서 계약해 놓고 식사하시는 분들도 꽤 계신 모양이었다.
아무튼, 오랜만에 밖에서 집 밥 같은 밥을 먹어 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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