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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들은 것

Who Are You - 김조한

1999년 겨울이었다. SBS에서 하는 한 드라마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우리나라의 뻔한 드라마들을 좋아하지 않던 나였지만, 이 드라마에는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그 드라마의 제목은 '러브스토리', 한 편 한 편이 마치 영화와도 같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수작이었다.

그렇게 드라마를 보다보니 드라마 주제곡에도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가만 들어보니까 김조한의 목소리였다. 노래가 참 마음에 들어서 한달음에 음반가게에 달려가 김조한 앨범을 살펴봤다. 어디에도 드라마 삽입곡이라는 안내가 쓰여있지 않았고, 당연히 그 삽입곡의 제목도 몰랐으며, 무려 솔로 앨범이 2집까지 나와있었던 때라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결국 1집과 2집 모두 사들고 집에 돌아왔다. 들뜬 마음에 카셋트 테이프를 틀어서 1집과 2집을 주욱 들어보았는데, 아무리 귀를 쫑긋하고 들어보아도 드라마에서 들었던 그 노래는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알게된 바로는, 이 노래가 드라마 OST에만 실려있었다는 것. 그러니, 김조한 1, 2집을 다 사서 들어봐도 그 노래가 안 나오지.

이렇게 어렵게 알게 된 노래였다. 솔리드가 해체하고 한동안 못 듣던 목소리를, 정말 좋은 드라마와 함께 들어서 그랬는지 한동안 내 머리 속에 남아있었던 노래였다. 무려 8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다시 들어봐도 전혀 예전 음악 같지 않다. 아래 있는 동영상을 보면 배우들의 화장이나 의상 등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수 있기는 하다. 그래도 지금 들어도 참 좋다.

드라마도 참 좋았다. 한 일고 여덟편 정도 한 것으로 기억하고, 꽤나 많은 젊은 스타 배우들이 출연했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지하철을 배경으로 한 '유실물'이라는 편으로 허준호와 송윤아가 주인공으로 나왔었다. 내용까지는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그 둘 사이의 애틋한 감정의 교류를 정말 잘 그렸던 수작으로 기억한다. 또 한 편은 이민우와 이미연이 나오는 편으로 이민우가 제주도였던가 아무튼 한 섬에 내려갔는데 우연히 이미연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그런 내용이였다. 아직도 그 때 드라마에서 봤던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아이고. 웹검색을 해 보니까 S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보기를 제공하고 있다. SBS에 아이디도 없지만, 나중에 시간 나면 한 번 꼭 다시 보고 싶다. 어찌보면, 다시 보기 안 하고 지금의 그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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