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년 즈음 전부터이던가, 내가 주로 다니며 노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브라질리아라는 무제한 스테이크점의 이야기와 사진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제한 스테이크 2.2만원에 리필이 되는 샐러드 3천원(볶음밥, 샐러드, 오이피클, 그리고 브라질의 김치라는 이름 모르는 그 것까지)을 합하면 1인당 2.5만원이나 되니 쉽사리 갈 수 없는데다, 솔직히 2.5만원이면 직접 호주산 쇠고기 사서 구워먹으면 훨씬 양질의 고기를 입맛에 맞게 구워먹을 수도 있겠지만, 기숙사생이 어디 구워먹을 곳이 있어야 말이지. 그 동안 내내 생각만 하고 있다가, 어제 수업 끝나고서 후배들 셋이 브라질리아에 간다길래 나도 합류했다.
위치나 연락처야 웹 검색해 보면 금방 나올테고, 아무튼 삼성역에 내려서 주린 배를 부여잡고 차가운 바람을 뚫어 브라질리아에 도착했다. 출발하기 전 예약인원을 늘이기 위해 전화했을 때 자리가 없어서 못 늘인다고, 와서 기다리라고 해서 무척 서둘러 갔었는데, 하긴 우리가 좀 일찍 도착했던 탓인지 우리까지 세 테이블 정도 있었다. 지하인지 몰라서 놀랐고, 생각보다 크지 않아 놀랐고, 날도 추운데 난방도 잘 안 해주면서 문까지 열어놓아 놀랐다.
아무튼, 하나 밖에 없는 메뉴를 시키고 전의를 불태우며 기다렸더니, 한국말을 무척 유창하게 하시는 브라질 아저씨(브라질 사람 맞겠지? 설마..)가 Medium 수준으로 구워온 채끝을 가져다 준 것을 시작으로, 등심과 갈릭 스테이크까지 차례차례 먹었다. 내가 원래 쇠고기는 살짝 익혀먹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맛있게 먹었다. 약간 질기고 기름이 빠지지 않아서 그건 좀 아쉬웠고... 같이 나오는 샐러드나 오이피클 등은 맛있었는데, 브라질에선 스테이크에 칠리소스 비슷한 것만 뿌려먹는 것인지, 피자집 칠리소스와는 좀 다른 향과 맛의 붉은 소스 말고 우리 입맛에 맞는 스테이크 소스가 없어서 아쉬웠다.
나 빼고는 20대 초반인 후배들이 어찌나 잘 먹는지, 좀 먹는다는 나도 녀석들의 스피드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기본으로 세가지 스테이크가 나오고 원하면 더 준다는데, 아마 기본 이후에 너댓번은 더 먹었나보다. 글을 쓰는 지금에 와 생각해 봐도 정말 군침 나오게 잘 먹었고, 어찌나 급하게 먹었던지 Temporalis와 Buccinator에 젖산이 축적되는게 느껴질 정도였다. :)
그런데, 이상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주방과 카운터에서 가장 가까운 우리 테이블에는 아무도 주목해 주지 않는 것이었다. 열심히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우리 너무 잘 먹는다고 미워하는거 아니냐, 운동부원들 오면 어떻게 될까 등의 우스개 소리를 나누었는데, 정말 그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고기 먹으면서 달랑 맥주 한 잔 시켜서 그랬을까? 다른 테이블들은 죄다 직장인들이라 와인도 시켜먹고, 맥주도 마시면서 천천히 먹는데, 우리 가난한 대학생들은 기본 메뉴만 딱 시키고 전투적으로 마구 먹어서 그랬던걸까? 컵이 비어서 물 달라고 눈짓을 보내도 답이 없고, 소리를 버럭 지르니 그제서야 물 따라주고, 그러면서 비어있는 접시와 샐러드를 봤음에도 여전히 가져다 주지 않는 센스!! 옆 테이블엔 알아서 찾아가 스테이크 주고, 빈 샐러드 채워주고, 핏물로 더러워진 접시도 갈아주던데, 우리에겐 쌩~~ 처음엔 기분 좋게 후배들과 스테이크를 즐겼지만, 돈 내고 가시방석에 앉게 되어버려서 계산하고 나왔다.
내가 그 동안 그 곳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이런 경우 당했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봤다. 그리 많이 먹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돈을 적게 내는 것도 아닌데, 아예 대놓고 무시 당했더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 김에 그 곳에 대한 개선점이나 단점 지적으로 이 포스팅을 마쳐야겠다.
브라질리아의 단점 및 개선 요구 사항
1. 종업원들의 복장 통일이 필요하다. 누가 종업원이고 누가 손님인지 모르겠다. 스테이크라는 요리에 맞게 검은 바지에 흰 셔츠만 깔끔하게 입어도 좋으련만, 그냥 일상복을 입고 있으니 손님에게 물 달라고 할까봐 겁난다.
2. 손님이 원하는 만큼 고기를 구워주면 좋겠다. 대강 보니 50여명의 손님이 동시에 있던데, 일일히 주문을 따로 받아 하는 건 어렵겠지만, 덜/잘/바짝 정도로 나누어 구워서 주기 전에 물어보고 주면 원하는 걸 먹을 수 있으니 좋지 않을까? 고기 구울 때 기름도 좀 많이 빼고. 느끼해서 더 못 먹겠다.
3. 손님이 돈 쓰는 것 보고 차별하면 안 된다. 우리가 극진한 대접을, 아니 일반적인 대접만 받았어도, 학교에 돌아와 '거기 정말 좋더라!'고 알아서 광고했을거다. 하지만, 그런 푸대접을 받은 이상 좋은 이야기가 나올리 만무하다. 미국의 어느 자동차 판매왕이 그랬다더라. 동료들은 손님의 외모를 보고 차를 구입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오면 대강 응대하고 일찍 내보내지만, 자기는 흙 뭍은 장화 신은 농부가 와도, 돈 한 푼 없는 고등학생이 와도 성심성의껏 설명해 주었다고 한다. 알고보니 그 농부는 광할한 대지를 가진 부농이었고, 그 철없는 고등학생은 그 날 저녁 갑부 부모와 함께 와 차를 사 갔다고 한다.
그런데, 왜 출입문은 안 닫아 놓은걸까? 정말 우리보고 빨리 먹고 나가라고 그랬을까? 1인당 2.5만원 내고 고기도 겨우 그 정도 밖에 안 먹었는데, 그래도 많이 남을텐데...
위치나 연락처야 웹 검색해 보면 금방 나올테고, 아무튼 삼성역에 내려서 주린 배를 부여잡고 차가운 바람을 뚫어 브라질리아에 도착했다. 출발하기 전 예약인원을 늘이기 위해 전화했을 때 자리가 없어서 못 늘인다고, 와서 기다리라고 해서 무척 서둘러 갔었는데, 하긴 우리가 좀 일찍 도착했던 탓인지 우리까지 세 테이블 정도 있었다. 지하인지 몰라서 놀랐고, 생각보다 크지 않아 놀랐고, 날도 추운데 난방도 잘 안 해주면서 문까지 열어놓아 놀랐다.
아무튼, 하나 밖에 없는 메뉴를 시키고 전의를 불태우며 기다렸더니, 한국말을 무척 유창하게 하시는 브라질 아저씨(브라질 사람 맞겠지? 설마..)가 Medium 수준으로 구워온 채끝을 가져다 준 것을 시작으로, 등심과 갈릭 스테이크까지 차례차례 먹었다. 내가 원래 쇠고기는 살짝 익혀먹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맛있게 먹었다. 약간 질기고 기름이 빠지지 않아서 그건 좀 아쉬웠고... 같이 나오는 샐러드나 오이피클 등은 맛있었는데, 브라질에선 스테이크에 칠리소스 비슷한 것만 뿌려먹는 것인지, 피자집 칠리소스와는 좀 다른 향과 맛의 붉은 소스 말고 우리 입맛에 맞는 스테이크 소스가 없어서 아쉬웠다.
나 빼고는 20대 초반인 후배들이 어찌나 잘 먹는지, 좀 먹는다는 나도 녀석들의 스피드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기본으로 세가지 스테이크가 나오고 원하면 더 준다는데, 아마 기본 이후에 너댓번은 더 먹었나보다. 글을 쓰는 지금에 와 생각해 봐도 정말 군침 나오게 잘 먹었고, 어찌나 급하게 먹었던지 Temporalis와 Buccinator에 젖산이 축적되는게 느껴질 정도였다. :)
그런데, 이상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주방과 카운터에서 가장 가까운 우리 테이블에는 아무도 주목해 주지 않는 것이었다. 열심히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우리 너무 잘 먹는다고 미워하는거 아니냐, 운동부원들 오면 어떻게 될까 등의 우스개 소리를 나누었는데, 정말 그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고기 먹으면서 달랑 맥주 한 잔 시켜서 그랬을까? 다른 테이블들은 죄다 직장인들이라 와인도 시켜먹고, 맥주도 마시면서 천천히 먹는데, 우리 가난한 대학생들은 기본 메뉴만 딱 시키고 전투적으로 마구 먹어서 그랬던걸까? 컵이 비어서 물 달라고 눈짓을 보내도 답이 없고, 소리를 버럭 지르니 그제서야 물 따라주고, 그러면서 비어있는 접시와 샐러드를 봤음에도 여전히 가져다 주지 않는 센스!! 옆 테이블엔 알아서 찾아가 스테이크 주고, 빈 샐러드 채워주고, 핏물로 더러워진 접시도 갈아주던데, 우리에겐 쌩~~ 처음엔 기분 좋게 후배들과 스테이크를 즐겼지만, 돈 내고 가시방석에 앉게 되어버려서 계산하고 나왔다.
내가 그 동안 그 곳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이런 경우 당했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봤다. 그리 많이 먹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돈을 적게 내는 것도 아닌데, 아예 대놓고 무시 당했더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 김에 그 곳에 대한 개선점이나 단점 지적으로 이 포스팅을 마쳐야겠다.
브라질리아의 단점 및 개선 요구 사항
1. 종업원들의 복장 통일이 필요하다. 누가 종업원이고 누가 손님인지 모르겠다. 스테이크라는 요리에 맞게 검은 바지에 흰 셔츠만 깔끔하게 입어도 좋으련만, 그냥 일상복을 입고 있으니 손님에게 물 달라고 할까봐 겁난다.
2. 손님이 원하는 만큼 고기를 구워주면 좋겠다. 대강 보니 50여명의 손님이 동시에 있던데, 일일히 주문을 따로 받아 하는 건 어렵겠지만, 덜/잘/바짝 정도로 나누어 구워서 주기 전에 물어보고 주면 원하는 걸 먹을 수 있으니 좋지 않을까? 고기 구울 때 기름도 좀 많이 빼고. 느끼해서 더 못 먹겠다.
3. 손님이 돈 쓰는 것 보고 차별하면 안 된다. 우리가 극진한 대접을, 아니 일반적인 대접만 받았어도, 학교에 돌아와 '거기 정말 좋더라!'고 알아서 광고했을거다. 하지만, 그런 푸대접을 받은 이상 좋은 이야기가 나올리 만무하다. 미국의 어느 자동차 판매왕이 그랬다더라. 동료들은 손님의 외모를 보고 차를 구입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오면 대강 응대하고 일찍 내보내지만, 자기는 흙 뭍은 장화 신은 농부가 와도, 돈 한 푼 없는 고등학생이 와도 성심성의껏 설명해 주었다고 한다. 알고보니 그 농부는 광할한 대지를 가진 부농이었고, 그 철없는 고등학생은 그 날 저녁 갑부 부모와 함께 와 차를 사 갔다고 한다.
그런데, 왜 출입문은 안 닫아 놓은걸까? 정말 우리보고 빨리 먹고 나가라고 그랬을까? 1인당 2.5만원 내고 고기도 겨우 그 정도 밖에 안 먹었는데, 그래도 많이 남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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