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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양가 방문

제목만 읽어보면 뭐 큰일이라도 한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고 그저 양쪽 집에 다녀왔다는 정도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의미의 제목이다.

어제 민들레 아가씨가 우리집에 왔다. 민들레 아가씨를 우리집 식구로 맞이하는 것을 축하하는 의미(우리집은 이런 자잘한 의미를 잘 부여한다.)에서 어머니 아버지께서 밥 사주시자고 이야기가 나왔다가, 민들레 아가씨가 결혼 허락해 주신 것에 대한 보답으로 밥을 사겠다고 해서 아무튼 우리 식구 모두 밥 먹으러 나섰다. 며칠 동안 여기저기 고민을 하다가, 일전에도 가봤던 강릉집이 과천에도 얼마 전에 생겼다고 해서 그 곳에 가기로 했다.

푸짐한 우럭회무침을 먹으면서, 복분자주 한 잔씩 들고서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하여 건배도 했다. 그 동안 민들레 아가씨가 워낙에 잘 해와서 특별히 어색하거나 그런 것 없이 즐겁게 밥 먹을 수 있었다. 어쩔 때에는 나보다 더 우리 부모님에게 말을 잘 한다니까. 요즘은 옛날같지 않으니까, 딸처럼 부모님처럼 서로 잘 하고 지내자고 좋은 이야기로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왔다.

날이 너무 더워서 집에 오래 앉아있지 못하고, 후식으로 과일만 먹고 일어났다. 어디가서 놀을까 하다가 그냥 민들레 아가씨네 동네로 갔는데, 그러다보니 민들레 아가씨 부모님께서 연락을 하셔서 어디냐고, 같이 있으면 집에 와서 저녁 먹으라고 하셔서 어떻게 하다보니 민들레 아가씨네 집에 가게 되었다. 난 우리집에서만 있을 줄 알고, 머리에 풀도 안 바르고, 면도도 안 하고, 슬리퍼 질질 끌고 나왔는데, 민들레 아가씨네 집에 가게 된 것이다.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집에 들어갔더니, 우리집과 달리 시원했다. (ㅠㅠ) 역시 에어컨이 좋다. 오랜만에 아버님 어머님께 인사드리고, 오늘 막 인도 선교 여행에서 돌아온 미래의 처제 은영이랑 이야기를 하다보니 미래의 처형 윤정누나와 형님께서 오셨다. 완전히 온가족 총 모임이 되어버린 것. :D 모두들 점심을 든든하게 잘 드셔서 저녁 먹으려던 계획은 흐지부지 되어버리고, 어머님 아버님께서는 과일 사러 나가신 후에 우리들끼리 이야기하면서 놀다가 부침개 먹고 그랬다.

그런데!!! 어머님 아버님께서 돌아오시고는 바로 고기 파티가 시작되었다. 쇠고기를 맛나게 구워서 주시는데, 이미 밥 먹은 것처럼 배가 불렀지만 먹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에, 형님께서 좋아하시는 데친 오징어까지 한 상 나오고, 끊임없이 상에 올라오는 쇠고기 구이,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었다. 아버님께 반주 열심히 따라드리고, 어서 들라는 아버님 말씀에 맛있는 쇠고기가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을 따르게 될 때까지 먹었다. :)

이제 겨우 다 먹고 터지려는 배를 부여잡고 있는데, 어머님의 2차 공격!!! 꼬리곰탕에 밥 한 공기씩 가져다 주시는 것이었다. (ㅠㅠ) 형님이랑 나랑 너무 배부르다고 빌고 또 빌어서 밥 한 공기를 나누어 먹게 되었다. 꼬리곰탕 한 그릇은 그대로. -_-; 그래도 너무 맛있는데다, 묵은지도 맛있어서 배부른 생각도 제대로 못한채 한 그릇 다 먹어버렸다. 아아~ 숨쉬기가 너무 힘들었다.

이렇게 잘 해주시는데, 어떻게 보답해 드리나...길은 단 하나. 공부 열심히 하는 것 뿐! (ㅠㅠ)
그래서 양쪽 집 모두 안심하시고 우리의 결혼을 축복해 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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