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광고 모금 캠페인

'발길 닿는 곳/제주'에 해당되는 글 26

  1. 2008.08.13 [성수기 제주휴가] 25. 김포공항을 거쳐 집으로... (10)
  2. 2008.08.13 [성수기 제주휴가] 24. 렌트카 반납과 면세점 쇼핑
  3. 2008.08.13 [성수기 제주휴가] 23. 제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고기국수, 국수마당
  4. 2008.08.13 [성수기 제주휴가] 22. 제주의 명물, 고사리, 용두암, 용연
  5. 2008.08.13 [성수기 제주휴가] 21. 제주도의 맛, 물항식당 (2)
  6. 2008.08.13 [성수기 제주휴가] 20. 에어콘 저리가라, 세계최장 용암동굴, 만장굴
  7. 2008.08.13 [성수기 제주휴가] 19. 원샷 원킬, 함덕 해수욕장
  8. 2008.08.12 [성수기 제주휴가] 18. 숙소로 가는 먼 길, 그리고 인터포차
  9. 2008.08.12 [성수기 제주휴가] 17. 이마트와 동선면옥
  10. 2008.08.12 [성수기 제주휴가] 16. 곰돌이들의 향연, 테디베어박물관 (2)
  11. 2008.08.12 [성수기 제주휴가] 15. 80년대 스타일, 퍼시픽랜드
  12. 2008.08.12 [성수기 제주휴가] 14. 싸고 푸짐한 두루치기, 용이식당
  13. 2008.08.12 [성수기 제주휴가] 13. 제주도에 왔으면 한라산은 올라야지!
  14. 2008.08.12 [성수기 제주휴가] 12. 선샤인호텔 조식 & 아침산책
  15. 2008.08.11 [성수기 제주휴가] 11. 롯데호텔 제주, 그리고 우리 숙소 선샤인호텔
  16. 2008.08.11 [성수기 제주휴가] 10. 제주도라면 똥돼지, 쉬는팡
  17. 2008.08.11 [성수기 제주휴가] 8. 이보다 시원할 수 없는 돈내코
  18. 2008.08.11 [성수기 제주휴가] 9. 씽씽씽~ 재미있는 카트 (2)
  19. 2008.08.11 [성수기 제주휴가] 7. 바다로 내리 꽂는 정방폭포 (2)
  20. 2008.08.11 [성수기 제주휴가] 6. 제주도에 미친 사내,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2)
3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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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이륙 직후, 제주의 야경



피곤했는지, 비행기에 타고서 이륙하자마자 사진 몇 장 찍고 잠들뻔 했다. 다행히 돌아오는 비행기는 제트비행기라 출발할 때 비행기에 비해 조금 컸다. 그래봐야 가로 6열이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중간에 음료 서비스도 해 주어, 마침 갈증이 났는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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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야경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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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리는구나. :)



김포공항은 떠날 때와 똑같았다. 짐 찾고 나와 바로 우리 돈덩어리로 달려갔다. 내가 돈덩어리에 짐을 싣는 동안 색시는 주차요금 정산을 미리 했다. 3일 동안 1일 최고 만원씩, 총 3만원. 출발 전 출발 전 어떻게 김포공항을 왕복할지 고민했었는데, 차를 안 가져왔더라면 큰일날 뻔 했다. 제주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우리 동네 공항버스의 첫차/막차 시간에 빠듯하게 항공권 예매를 했었는데, 올 때에도 연착이 있었던지라 동네 공항버스 막차 시각이 지나서야 김포공항에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익숙한 돈덩어리의 운전석에 앉아 집으로 차를 몰았다.

밤 11시가 넘은 올림픽대로를 슁슁 달려 집에 금방 가리라 생각했다. 헌데, 여의도, 노량진, 흑석동, 반포동 지나서 스물스물 막히기 시작하더니, 밤 11시 반에 올림픽대로가 꽉 막혀버렸다. -_-;; 그렇지 않아도 3일간의 강행군에 피곤한데, 도로상황까지 날 도와주지 않았다. 그래도 어쩌랴, 열심히 가는 수 밖에. 그나마 DMB로 TV 보면서 기다려서 덜 지루했다.

집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다. :) 한 동안 마지막 여름휴가라고 생각하고 다녀온 2박 3일간의 제주도 여행은 이렇게 끝났다.


간략하게 지출을 정리해 보면...

1. 여행상품, 항공권/렌트카/숙소 1인당 약 36만원, 총 72만원 정도
2. 집-김포 왕복 유류비 및 공항주차료 약 5만원
3. 각종 입장료와 밥 먹은 것, 간식 등 약 27만원
4. 식구들 선물 조금 약 5.5만원 색시랑 나랑 둘이서 총 110만원 가량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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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

국수를 잘 먹고 나오니 7시가 다 되었다. 차에 올라 이제 차 반납하고 공항에 가려고, 제주공항 옆 에이비스 렌트카를 찾았다. 어? 그런데, 에이비스에서 준 여행안내서에도 에이비스 렌트카의 코드번호가 나와있지 않았다. 전화번호로 검색하면 검색되는 것이 없고. -_-;; 터치스크린도 아닌 내비게이션에다 리모컨으로 초성/중성/종성 하나하나 다 쳐서 에이비스로 찾아도 제주 시내 두 어 곳만 나오지, 제주공항 옆은 안 나왔다. 에이비스 렌트카를 하는 아주오토렌탈로 찾아도 안 나왔다. 이렇게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씨름하기를 몇 분, 그냥 제주공항 찍고 출발했다.

다행히 제주공항 가는 길에 에이비스 렌트카를 찾을 수 있어 들어갔다. 차량 반납하는 곳에 가서 짐정리를 해야 했다. :) 아침에 해수욕 하느라 젖었던 옷을 말리느라 차 여기저기에 널어놓았던 것 다 가방에 넣고, 부모님댁과 처가에 선물로 드릴 제주산 고사리도 배낭에 잘 넣었다. 차량 반납은 무리 없이 끝나고, 사용하지 못했던 쿠폰은 환불 받았다. 렌트카 셔틀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으로~!

8시가 넘은 늦은 시각이었는데도, 제주공항엔 사람들이 많았다. 떠나려는 사람들만큼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 우리는 얼른 짐을 붙이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갔다. 가족들로부터 주문 받은 면세점 쇼핑도 잠시 했다. :)

우리가 탈 비행기는 제주항공의 8시 55분 비행기. 헌데, 연계 비행기의 연착으로 탑승 수속이 지연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출발할 때엔 비행기를 바꿔 타게 되더니 돌아갈 땐 연계 비행기의 연착이라니. 왜 꼭 내가 타는 비행기만 이러는건지 모르겠다. :) 이게 바로 머피의 법칙이려나. 내가 타는 비행기는 꼭 늦거나, 혹은 내가 늦으면 그렇게도 연착 잘 되던 비행기가 정시 출발을 해 버린다거나... 마치 방콕에서 돌아올 때처럼 말이다. 베이징 올림픽에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한 역도 경기를 보면서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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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

용두암에 용연까지 보고 났더니 시간이 꽤 지났다. 늦게 점심을 먹어 아직 허기가 느껴지진 않았지만, 늦지 않게 차 반납하고 공항에 가야 하니 제주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제주에서만 맛 볼 수 있다는 고기국수를 먹으러 갔다. 사실, 점심을 느즈막히 먹고, 거기에 추가로 물회 한 그릇까지 먹어 배가 불러서 고기국수집에 가서 한 그릇만 시켜 먹을 생각을 하면서 갔다.



가이드북이나 관광안내책자에는 나와있지 않은 곳이지만 클리앙에서 우연히 보고 찾아간 곳이다. 겉으로는 허름해 보이지만 깔끔했고, 그것이 국수의 연륜과 맛을 더해주는 듯해 보였다. 가게 자체는 그저 동네 분식점 정도로 크지 않았지만, 우리 말고도 몇 테이블 정도 손님이 있었다. 언듯 봐도 관광객으론 보이지 않고, 능숙하게 주문하시고 드시는 모습이 대부분 동네분들인가보다.



위에도 적었지만, 배가 불러서 한 그릇만 시킬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들어가서 자리 잡고 앉아 다른 분들 드시는 모습을 보니 발동이 걸려 두 그릇을 시켜버렸다. :) 한 그릇은 유명한 고기국수, 다른 한 그릇은 날이 더우니 냉국수. 냉국수는 멸치 국물로 해 주신다는데, 한 숟가락 국물을 떠 먹어보니 진한 멸치맛을 느낄 수 있었다. 색시는 고기국수 먼저 먹더니 육수가 아주 맛있다고 칭찬을 하며 먹었다. 원래 우리 색시가 면 요리를 참 좋아하는데, 고기국수 맛있다고 잘 먹어서 참 다행이었다. :) 나도 뭐 잘 먹지만, 아주 가끔 돼지고기 특유의 그 냄새를 딱 맡게 되면 먹지 못 하게 되는데, 국수마당의 고기국수에선 그런 냄새가 나지 않아 잘 먹을 수 있었다. 점심을 제 때 먹어서 살짝 배 고픈 상태에서 먹었더라면 더욱 더 정신없이 먹었을 그런 맛이었다.

국수마당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우리 앞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한 가족이 있었다. 부부와 대여섯 살 즈음 되어보이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가 우리 쪽을 보고 앉아있었다. 색시가 하는 말이, 아이가 혼자서 우릴 쳐다보다 숨다 그러면서 먹는다는거다. 그래서 내가 슬쩍 보니 아닌게 아니라 혼자 아빠 몸에 숨었다가 살짝 나와서 우릴 보다가 그랬다. :) 별 신경 쓰지 않고 우리끼리 국수 잘 먹고 있는데, 계산하는 엄마 아빠를 따라나가던 이 녀석이 갑자기 달려들어와 우리에게 '왜 천천히 먹어요?' 이러는거다. :) '우리 국수가 네꺼보다 늦게나와서 그래.' 그랬더니, 이 녀석 홱~! 하고 또 달려나갔다. :)

참, 고기국수가 유명한 메뉴이지만, 열무국수나 비빔국수도 인기가 좋은 메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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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벌써 3시 반이었다. 첫 날 차 빌릴 때 구입했던 할인쿠폰 중 말타기 쿠폰이 있는데, 이걸 타러갈까 말까 고민을 좀 했다. 제주도에 갔으면 말을 한 번 타 봐야 한다는데, 이번에 못 타면 또 언제 타보나 하는 생각도 들다가, 그나마 제주시에서 가까운 곳 표를 샀지만 그 곳까지 가려면 편도 1시간 가량은 걸릴터이니 왔다갔다 하다보면 너무 바쁘게 된다는 생각도 했다가... 결국 제주말 타는 건 다음 방문에 기약하기로 했다.

용두암을 가기 전 식당 근처의 롯데마트에 들어가 보았다. 지난 봄, 처형과 형님께서 제주도 여행을 하시다 못 사오셔서 아쉬워하셨던 것이 바로 제주도의 천연 노지 고사리! 두 분께선 버스투어를 하셔서 직접 고사리를 사러 다니지를 못 하셨다고 했다. 이 고사리를 사려고 롯데마트에 가서 채소 있는 곳을 둘러봤더니만, 아이고, 북한산 고사리만 있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제주산 고사리는 들어오지 않는다고해서 어디서 구해야 하냐고 물어봤더니, 동문시장이라고 제주시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을 알려주었다. 동문시장이라는 이름만 가지고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갔다.

멀리서도 재래시장의 느낌이 전해지면서 푸근한 느낌이 들었다. 헌데, 이 너른 재래시장에서 어느 가게에 들어가 제주산 고사리를 달라고 해야 하는 것인가.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지, 색시가 지나시던 한 아주머니께 여쭈어보니 건어물쪽으로 가보라 하셨고, 그 즈음에 가서 색시 혼자 차에 내려 잘 물어물어 가서 제주산 노지 고사리를 사 왔다. 고사리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내가 봐도 아까 롯데마트에서 봤던 북한산과는 떼깔이 다르고, 냄새오 어찌나 향긋한지, 금새 차 안에 고사리향이 가득했다. :) 이제 임무를 다 했으니, 용두암으로 출발~!

용두암은 제주 구시가지에 있어서 그런지 가는 길이 복잡했다. 물론 내비게이션이 안내해 주긴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주차장에 들어가려고 봤더니 유료주차장이었다. 차에서 내려보니 역시나 덥고 습한 날씨. :) 이 곳엔 단체관광객들이 참 많아 보였다. 학생들도 많고, 중국인들도 많고... 용두암을 제대로 보려면 해안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전망대 쪽으로 먼저 가서 바라보았다.



제대로 된 용두암의 모습을 보기 위해 해안으로 내려갔다. 으아~ 정말 멋진 용의 모습을 한 현무함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뒤에 호텔이 보였다. -_-;; 절묘한 위치에 라마다 호텔이던가, 아무튼 호텔이 하나 있어서 용두암을 찍으면 꼭 호텔이 같이 찍히게 되어있었다. 용두암으로 내려가는 계단 중간의 벤치에서 찍으면 호텔이 안 나오니 참고하길 바란다.



용두암 옆에서도 정방폭포에서와 같이 해산물을 파는 곳이 있었다. 지나가며 물어보니 전복 세 마리에 2만원이었던가? 아무튼, 자연산이라 그런지 무척 비쌌다. 날이 좀 덜 덥기만 해도 회 한 접시 먹고 싶었는데, 이건 워낙에 끈적거리게 습하고 더워서 더 견딜 수가 없었다. :) 용두암 관광은 이것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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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암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저 멀리 호텔, 용두암, 그리고 해산물 파는 곳이 보인다.



용두암 옆에는 용이 놀았던 연못이라는 뜻의 용연이 있다. 바다로 들어가는 물줄기가 마치 연못처럼 이루고 있는 곳이라는데, 가 보았더니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아마도 용두암만 보고 용연은 안 보는 듯 했다. 하기사, 용연 위에 구름다리 하나와 정자, 그리고 산책로 정도가 전부라 특별히 와서 보고갈 것은 없어보였다. 역시 여기도 너무 덥고 습해서 후다다닥 보고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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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다리 위에서 찍은 용연의 모습



참, 용연에서는 공사도 이루어 지는 중이라 그랬는지 물이 꽤 탁했다. 날이 좋을 때 와서 간단하게 산책을 하면 좋아보였는데, 더워서... :) 아, 그리고 용두암 주차장 옆에는 관광안내소가 있다. 들어가면 에어콘도 나오고 시원하고, 주변 관광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으니 한 번 가보는 것도 좋겠다. 저녁엔 6시까지 한다.

용연을 다보고 나와 그냥 가기가 아쉬워서 용연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횟집이 무척 많았는데, 해안도로의 해안 쪽에 불법으로 보이는 나무판을 마치 마루처럼 깔아놓고 거기에 상을 차려놓고 있었다. 용두암에서도 보고 저게 뭔가 했는데, 바다에서 보이는 쪽은 나무판과 각목으로 덕지덕지 지지를 해 놓은 모습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불법 시설물일 것이 분명해 보이는 점, 관광객의 안전이 보장되어보이지 않는 점 등이 아쉬웠다.

그나저나, 용두암에서도 그랬고 용연에서도 그랬고, 바위에 새까맣게 돌아다니는 벌래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사람이 다가가면 좌르르륵 사라지긴 하던데 말이다. 마치, Time Crisis IV 중에서 사무실 장면에 나오는 그런 벌래가 떠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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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

제주도 여행을 하는 3일 내내 비는 우리를 따라다니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동 중일 때 주로 비가 쏟아지고, 차 세우고 나와 돌아다닐 땐 비가 그치거나 적어도 빗살이 가늘어진다. 만장굴 나와서 제주시내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한 낮임에도 불구하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감속하면서 미등에 비상등까지 켜고 가야 하는 경우가 두어 번 있었다. 아, 그리고 돌아다니면서보니 제주/서귀포 시내보다는 외곽의 기름값이 싸길래, 렌트카 반납해야 할 때를 대비하여 그 동안 우리가 본 기름값 중 가장 싼 곳에 가서 가득 채우고 다시 달렸다.

늦은 점심을 먹으려 도착한 곳은 물항식당. 갈치니 고등어 등의 요리와 물회가 유명한 곳이라 해서 찾아왔다. 어렵사리 비를 뚫고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데 쉽지가 않았다. 좁은데다 기울어져 있는 주차장이었는데, 거기에 갑자기 다 도착해서 비가 쏟아지기까지... :) 겨우겨우 차를 세우고, 우산을 썼음에도 반 이상은 젖어 식당에 들어간 시각이 2시 반 경. 메뉴판을 보고 고민에 고민을 하다, 고등어조림 작은 것과 공기밥 두 개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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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항식당 메뉴판



사실, 갈치조림이 유명하다고 해서 온 것이긴 한데, 생각보다 비싸서... :) 아무튼, 점심식사를 하기엔 늦은 시각이었는데도, 손님들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었다. 잠시 기다리니 나온 고등어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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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한 상. 고등어조림은 물론이고 반찬도 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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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하면서도 달작지근하면서 포근포근한 고등어의 속살~!!



어떻게 밥을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점심 먹을 시간을 넘기기도 해서 배가 고픈데다 맛있기까지 하니까 정말 정신없이 먹었다. :) 반찬도 맛있어서 잘 먹었다. 특히 게장이 맛있어서 더 달라고 해서 먹었다. 내가 원래 게장을 그리 좋아하지 않고, 그 살짝 나는 비린내를 싫어했는데, 비록 이 곳 게장이 양념게장이라 그랬을 수도 있으나, 비릿한 맛이 전혀 없고 살도 통통하게 들어있어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고등어조림의 맛은 두 말 하면 잔소리고! :)

밥 다 먹고 주위를 둘러보니, 갈치나 고등어보다 물회 시켜드시는 손님들이 많았다. 우리 색시는 해산물부페에서 먹어본 물회가 그리 맛있지 않다고 했었는데, 다들 먹는 걸 보니 괜찮겠다는 생각에 자리물회를 시켰다. 한치물회는 다른 곳에서도 먹을 수 있지만, 제주도 인근에서만 잡힌다는 손가락만한 자리돔으로 만든 자리물회는 쉽게 맛볼 수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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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불러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자리물회



이미 배가 불렀는데도 자리물회는 별미였다. 더위도 가시게 해 주는 시원함에 새콤달콤함, 그리고 자리돔의 싱싱한 맛까지. :) 우리는 배 불러서 자리물회만 먹었지만, 원래 물회를 시키면 밥이 나온다고 한다. 그 밥을 말아먹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밥을 다 먹었는데도 비가 그칠 줄을 몰랐다. 커피 한 잔 뽑아 마시며 비가 가늘어지길 기다렸지만, 그칠 기세는 아니어서 커피만 다 마시고 다시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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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

함덕에서 잘 놀고, 바로 세계최장의 용암동굴인 만장굴에 가 보기로 했다. 물놀이를 대비하여 아침밥을 든든히 먹은 덕도 있고, 행여나 허기 지게 되면 만장굴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가지고 간 책을 찾아보니 만장굴 앞 상가 2층 식당이 괜찮다고 했고 말이다.

함덕에서 얼마 가지 않아 만장굴 이정표가 보였다. 일주도로에서 빠져 안으로 들어가다보니, 김녕미로공원도 바로 옆에 있었다. 김녕미로공원은 나무를 심어 미로를 만들어둔 곳으로, 예전에 TV 오락프로그램이나 드라마 등에서 무척 많이 나왔다. 헌데, 날이 너무 덥고 뜨겁고 습해서 여기는 그냥 넘겼다. :) 아무튼, 만장굴에 도착하니 너른 주차장이 있었다. 최대한 나무그늘이 있는 곳에다 차를 세우고, 굴 안에 걸으려면 운동화 신는 것이 나아보여서 운동화로 갈아신고, 카메라 챙기고 출발했다.

음, 그런데, 만장굴에 가려다 허기가 느껴져 아까 책에서 봤던 식당을 찾았는데, 만장굴 앞 상가 건물은 찾았으나 2층 식당은 영업하고 있지 않았다. -_-;; 그냥 1층에 있는 아무 식당에 들어가 먹을까 했지만, 색시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그냥 만장굴에 먼저 들어가 보기로 했다. 만장굴 입장료는 성인 2천원이나, 정방폭포와 같이 입장료 50% 할인을 해서 저렴하게 입장권을 구입했다. 9월 말까지라고 쓰여있어서, 이 곳 말고 또 어느 곳이 입장료 50% 할인이 되느냐고 매표소 직원에게 물어봤지만, 모르겠다는 냉랭한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어디서 외국인들이 단체관람을 왔는지 꽤 많은 외국인 관람객들도 있었다. 굴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므로 입구는 지하를 향해 있었다. 밖에서는 덥고 습한 날씨 덕분에 땀이 줄줄 흘러내릴 것만 같았는데, 굴 입구로 내려서자마자 느껴지는 서늘한 기분, 엄청나게 시원했다!!! :) 자연의 경외로움에 또 다시 놀라면서 만장굴에 들어섰다.

만장굴은 총 연장 약 13km로, 제주도 화산 발생 할 당시 용암이 바다로 흘러들면서 만들어진 동굴이라고 한다. 그 중 약 1km만 대중에게 공개되어있지만, 직접 들어가 보니 이 1km가 꽤나 길었다. :) 어둡고, 길도 탄탄하지 않다보니 더 길게 느껴졌나보다.

여기서 간단히 만장굴 관람 팁을 정리해 보자면...

1. 운동화를 신자.
바닥이 울퉁불퉁하여 운동화가 낫겠다. 물 고여있는 곳도 있으나, 떨어지는 물을 맞아보고 또 만장굴 내부 기온을 생각해 보면 고여있는 물도 무척 차가울 것이다. 고인 물 잘 피해 다니는 것이 상책일 듯.

2. 긴 팔 옷을 준비하자.
사실, 여름에 너무 더워 긴 팔 옷 입을 생각을 못 하지만, 만장굴 안에는 정말 시원하다 못 해 추울 지경이다. 특히 어린이나 어르신들에게는 꼭 긴 팔, 긴 바지가 필수일 듯 하다. 손에 들고 가서 들어가면 걸쳐입어야 한다.

3. 작은 우산을 준비하자.
우리가 갈 땐 밖에 비가 오락가락해서 색시의 양산 겸 우산을 가지고 들어갔는데, 들어가 보니 천장의 종유석에서 물이 꽤 떨어졌다. 그냥 다 맞으면 차갑기도 하고 옷이 축축하게 젖기도 하니 작은 우산 하나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

4. 사진 좋아하면 삼각대도...
삼각대는 계륵일 수도 있으나, 사진 좋아하면 삼각대가 필요하다. 내부 조명이 있지만, 환하게 밝히는 수준이 아니라, 사람들 다니는데 불편 없을 정도로 은은한 조명이기에, 사진을 제대로 찍으려면 삼각대가 꼭 있어야 한다. 난, 아예 이번 여행에 삼각대를 가져가지 않아서 흔들리지 않는 사진 찍으려고 고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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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m 들어가면 나오는 거대한 석주



위 사진의 석주를 끝으로 더 들어갈 수 없게 되어있다. 하지만, 저 석주를 보러가는 길에 다양한 동굴의 멋을 느낄 수 있다. 용암이 거북이처럼 굳어버린 거북바위도 있고, 용암이 바위를 쓸고 지나가 마치 선반을 만들어 놓은 듯 보이는 곳도 있다. 또, 용암이 빨리 지나가면 동굴의 폭이 좁게 만들어지고, 용암이 천천히 지나가면 동굴이 넓어진다고 한다. 동굴 곳곳에 있는 설명들을 읽어보면서 주위를 둘러보면 훨씬 재미있게 둘러볼 수 있다.

만장굴 안이 어찌나 시원한지, 아니 추운지, 돌아나올 땐 손살같이 거의 뛰듯 나왔다. :) 돌아나오면서 색시랑 한 이야기는, 밖으로 나가면 더운게 아니라 따뜻하게 느껴져서 좋겠다는 것이었는데, 역시나 예상했던 것처럼 그건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 나오자마자, 안경에 성에가 끼고, 그 성에가 다 걷히기도 전에 다시 더위가 엄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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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굴 입구엔 이렇게 울창하게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저 위로 올라가면 더위 엄습!



입이 떡 벌어지는 만장굴 구경을 했더니 배고픈 것도 잊어버렸다. :) 이미 1시 반이 넘어버렸지만, 미리 찾아놓은 제주시내의 식당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하고, 제주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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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

제주도 휴가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오늘의 간단 일정은 아침에 숙소 앞 함덕 해수욕장에서 놀다가, 체크아웃 하고서 만장굴에 가 보고, 제주 시내로 들어가 몇 곳을 들러본 후 렌트카 반납하고 비행기 타기로 정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7시 경 일어나 고양이 세수하고 호텔 1층 식당에 내려가 아침식사를 했다. 어제와 살짝 다른 메뉴로 든든하게 밥을 먹었다. 아침 내내 물놀이를 해야 하니 말이다. :) 밥 먹고 올라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놀이 용품들을 준비해서 나섰다. 숙소에서 함덕 해수욕장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만큼 가까웠지만, 이미 햇살이 엄청나게 뜨거워 그냥 걸어가기가 무서웠다. 그래서 그 짧은 거리를 차 타고 갔다. :) 차에서 선크림을 열심히 바르고 드디어 물놀이 시작~!



우리가 함덕 해수욕장에 들어갔을 때가 8시 30분 경. 우리 말고 한 쌍의 커플이 해변을 거닐고 있었는데, 우리가 해변 한 가운데 자리를 잡으려 하다보니 그 커플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 너른 해수욕장에 우리만 달랑 있었다. :) 너무 일찍 나와서 그런가? 해변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이나 튜브/파라솔 빌려주시는 현지인들도 보이질 않았다. 아무도 없는 바다에 들어가는 것도 처음이고 해서 약간 망설이긴 했지만, 돌고래 튜브에 바람 빵빵하게 넣고, 짐은 양산 아래 잘 모아두고 출발했다!

어어... 의외로 물이 차가웠다. 한반도의 남쪽이고 하니 바닷물이 따뜻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차가웠다. 동남아의 따뜻한 바닷물을 생각하면 안되는가보다. 파도도 잔잔하고, 서해안 정도는 아니지만 완만한 경사가 있었다. 참, 하이얀 모래가 참 고았다. :)

그런데, 우리가 바다에 나가 첨벙거리고 놀고 있으니, 또다른 한 쌍이 해변에 와서 자리 잡고 물놀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까 남자가 무언가를 입으로 바람 불어넣고 있던데, 다시 보니 고무보트였다. ;;; 그냥 뒀다가는 저 사람 실신할까봐... :) 우리가 어제 샀던 에어펌프를 빌려주러 갔다. 아이고, 고무보트 말고도 커다란 원형 튜브도 있었다. :) 이거 쓰고 우리 짐에 넣어두시라고 했더니, 가져온 발펌프가 고장나서 난감해 하고 있었다면서 고마워했다. :) 일반적인 튜브에 비해 고무보트는 1인용이라 해도 그 크기가 커서 그런지, 우리가 에어펌프 빌려준 후에도 한참이나 바람을 넣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시간 가량 놀다보니 해변에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살짝 지치기도 하고 쉬고 싶어서 해변으로 나왔다. 상인들도 다니고, 안전요원도 보였다. 작열하는 태양을 피하고 싶은데, 양산은 혼자 쓰기에도 작고, 그렇다고 파라솔을 빌리자니 돈도 가지고 오지 않았고... 해서 해변 뒷 쪽을 봤더니 상인들의 천막들도 있었지만, 회사 이름이 적힌 천막도 보여서,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에 가서 물어보기로 했다. 함덕 해수욕장 바로 뒤에 있는 대명 콘도에서 투숙객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보이는 천막에는 가지 았았다. 우린 선샤인호텔 투숙객이라서.. :) 그 옆에 SK 어쩌고 써 있는데 가서 보니 SK에너지 천막이었다. '나 SK 통합 아이디 가지고 있는데.. :)' 생각하면서 가서 물어보니, 사원 전용 시설이라고 했다. 약간 낙담하고 그 옆의 삼다수 천막에 갔다. 직원 한 명만 책 읽고 있어서 물어보니까, '그냥 이용하시면 되요.' 하는게 아닌가! 냉장고에 수도시설, 평상과 샤워장까지!! 평상도 좋지만 멋지게 의자에 앉아 해변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노니는 걸 감상했다. :) 음료수와 삼다수도 한 병 씩 주셔서 갈증도 해소할 수 있었다.



삼다수 천막에 짐 옮겨놓고 쉬다가 2차 물놀이 하러 출동했다. :) 처음 우리가 물에 들어갈 때보다 해수욕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 사람이 많다 한들 뭍에 있는 해수욕장과는 달리 많이 붐비지 않아 여유롭고 좋았다.

8시 반부터 시작했던 물놀이는 11시 되기 전에 마무리 했다. 12시에 체크아웃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삼다수 천막으로 돌아가 간단히 바닷물과 모래를 씻어내는 샤워를 하고, 물도 마시고 잠시 쉬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서둘러 객실로 올라가서 샤워하고 짐 챙기고 젖은 옷들은 다시 한 번 물로 몇 번 헹구어 따로 모아두었다.

늦지 않게 체크아웃을 한 후 차를 몰고 다시 함덕 해수욕장에 갔다. 아까 놀 때에는 노는데에만 집중하기 위해서 아예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사진을 한 장도 못 찍었기 때문이다. 차의 대쉬보드와 뒷좌석 등에 젖은 수영복을 널어놓고 말리기 시작했다. 햇살이 장난 아니니 차 반납하기 전까지는 다 마르겠지. :)

정오의 태양은 정말이지 살을 애는듯 작열했다. 아침엔 급하게 물놀이만 하느라 몰랐는데, 함덕 해수욕장은 꽤나 잘 개발/관리가 되고 있어서, 해수욕장 뒷편(대명 콘도 쪽)에 2층 정도의 관리사무소와 주차장이 있었다. 주차도 당연히 무료이고, 깨끗한 화장실과 샤워실도 있었다. 아무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시 해수욕장에 가서 기념촬영을 하고 싶은데, 이거 워낙에 해가 뜨거워 제대로 찍지도 못 했다. :) 하지만,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가 정말 아름답기 그지 없는 곳이었다. 제주도에 더 좋은 해수욕장이 많이 있겠지만, 그 많은 해수욕장들 중 딱 한 곳 방문해서 정말 만족도 높은 해수욕을 하며 놀았다. 함덕 해수욕장 강추!! :)

함덕 해수욕장을 즐기는 팁을 몇 가지 정리해 보자.

1. 관리사무소를 잘 이용한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물론이고, 컴프레셔가 있어서 물놀이 용품에 쉽게 바람을 넣을 수 있다. 고무보트 입으로 불 생각하지 말고 관리사무소에 찾아가면 되겠다. :)

2. 기업체 천막에도 기웃거려보자.
지역 상인들의 천막 말고도 기업체 천막이나 다양한 곳이 꽤 있다. 대명 콘도 투숙객이라면 그 쪽을 이용해도 되겠고, 그렇지 않다면 우리처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물어보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한 곳 이상은 있다. 1만원 내고 파라솔 빌리는 것도 좋지만, 그 보다 훨씬 넓고 시원하고 쾌적한 시설을 무료 이용해 보도록 하자. :)

3. 긴 팔 옷을 입자.
이건 꼭 함덕에 해당하는 내용은 아니지만, 야외 물놀이 할 땐 긴 팔 옷을 입어야지, 안 그러면 쌔카맣게 타버리겠더라. 난 어제 입었던 등산용 긴 팔 옷을 해수욕할 때 다시 입었다. 처음부터 해수욕할 때 입으려고 산 것. :) 긴 팔 옷에 모자와 선글라스까지 하니까 장시간 놀아도 괜찮았다. 우리 색시는 긴 팔 옷에 챙 너른 모자를 쓰고 유유히 물놀이를 즐겨서 우리 둘 다 거의 타지 않았다. 물론, 물 밖에 나올 때 선크림 덧발라 주는 것은 당연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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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의 마지막 사진, 나 함덕 다녀왔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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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저녁식사를 하고 한라산 동쪽에서 제주도를 남북으로 잇는 도로를 타기 위해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무시하고 계속 앞으로 갔다. 참, 저녁 먹고 나서부터는 제주에 와서 처음으로 색시가 운전대를 잡았다. 회사 다니느라 평소에도 운전을 많이 해야 하는 색시를 위해, 내가 운전할 수 있을 땐 모두 내가 하는 걸 원칙으로 했는데, 이틀을 쉬지 않고 운전하랴, 안 오르던 산도 오르랴, 더위도 살짝 먹고 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 숙소에 돌아가는 길만 색시에게 맡겼다. 우리차 말고 다른 차를 몰아보고 싶다고도 했고 말이다.

아무튼, 우리가 가는 길에는 차가 거의 없었다. :D 게다가, 지도 상에는 꽤나 곧은 길로 보였는데, 직접 가보니 제주도 남동쪽 동네를 훑고 지나가는 좁고 굽은 도로들이었다. 한라산에 본격적으로 들어선 후에도 차선이 넓어지지 않고 왕복 2차선을 유지했다. 길도 탄탄하고 쭉 뻗질 못 하고 자주 굽은 길이 나와서 속도를 제대로 낼 수 없었다. 어차피 어제보다는 일찍 들어갈터, 여유있게 가자고 마음 먹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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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의 해질녘



색시가 운전을 하다보니 내게 여유가 생겨 찬찬히 창 밖을 바라다 보았다. 계속해서 비가 오락가락 했지만, 한라산 중턱에서 바라보는 해넘이는 장관이었다. 아, 해 넘어가는거야 한라산에 가려서 안 보이지만, 꼭 서쪽 하늘이 아니어도 빨갛고 파랗게 물들어가는 하늘이 정말 멋졌다. 문제는 차가 거의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다보니 해질녘 하늘을 흔들리지 않게 찍을 방법이 없다는 것. :) 십 수 장의 사진을 찍다가 겨우겨우 잠시 신호대기를 하는 중에 그나마 건질만한 것 한 장 찍었으나, 이 역시도 자연의 경외로움을 담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7시에 서귀포에서 출발할 땐 8시면 숙소에 도착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터무니 없었다. :) 길이 좋지 않아 빨리 갈 수가 없어서 이미 해는 다 지고, 비는 계속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이제 제주시가 얼마 남지 않았던 어느 고불고불한 길에서, 갑자기 앞유리에 성에가 꼈다. 조수석에 앉은 나도 헉! 하고 놀랐다. 얼른 에어콘 방향을 앞유리 성에 제거를 할 수 있도록 놓았다. 안 없어졌다. 차 안팎의 습도차/온도차가 많은가 하고 창문을 열었다. 성에가 점점 더 낀다. 더더욱 놀라서 마지막으로 앞유리를 만져보니, 이게 차 안 쪽에 맺힌 것이 아니었다. 후다닥 와이퍼를 작동시켜보니 싸악 닦이는데, 휴우~ 십년 감수 했다. 불과 5초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점점 앞유리가 뿌옇게되고 원인은 모르겠는데 길은 구불구불하고. :) 다시 창문을 열어보니, 안개처럼 아주 가는 비가 내리고 있어서 마치 성에처럼 앞유리를 가렸던 것이었다.

이렇게 길고도 먼 길을 색시가 운전하여 예상 시간보다 30분이 더 걸린 8시 반 경에 선샤인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루종일 돌아다녀 고단한 몸을 샤워로 씻어내고, 우리 둘 다 술을 잘 못 하긴 하지만, 공짜로 받은 쿠폰을 한 번 사용해서 남들처럼 분위기 잡고 맥주 한 잔 마셔보려고 호텔 지하의 라이브펍에 갔다.

맥주집 이름은 인터포차, 국제적 포장마차라는 이름을 줄인 모양이었다. :) 라이브펍이라더니 작은 무대 위에서 가수 두 명이 생음악을 들려주고 있었다. 간간히 우리가 아는 노래가 나와 조용히 따라부르기도 하고, 끝나고서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우리가 시킨 건 무료 쿠폰으로 생맥주 1.7리터와 모듬안주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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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포차의 모듬안주



약간의 과일과 샐러드, 거기에 냉동식품 해동 후 약간 구운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는 소시지, 립, 훈제치킨 몇 조각이 나왔다. 공짜로 먹는건데 이 정도면 훌륭하다. :) 언제나 느끼지만, 술집에서 파는 생맥주는 병/캔맥주에 비해 맛이 조금 싱겁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잘 먹는 것은 절대 아니고... 겨우 한 잔 반 정도 마시고는 얼굴이 시뻘게지고 호흡이 가빠지는 부작용으로 인해 앉아있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내려간지 30분만에 다시 방으로 철수했다. :D

한라산도 탔겠다, 더위도 먹었겠다, 컨디션도 안 좋고, 지쳐있는데, 못 먹는 술도 먹었겠다.... 바로 침대에 쓰러졌다. :) 아, 양치질은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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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색시는 해수욕을 참 좋아한다. 이번에 같이 여행 와서 처음 알았다. :) 나는 중학생이었을 때였나 아무튼 그 즈음부터 왜인지 바닷물에서 노니는 것이 마냥 좋지 않았다. 어릴 땐 바다에 잘 갔는데 말이다. 아마도, 모래와 뻘, 그리고 소금기 있는 물 때문에 민물에서 노는 것에 비해 뒷처리가 필요해서 그랬나보다. 그래서, 그 후로는 주로 계곡을 찾았었다. 하지만, 색시는 계곡보다 바다가 좋다고 했고, 제주도에 왔으니 해수욕을 가능하면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아쉽게도, 일정 상 아직 해수욕을 하지 못 했지만, 내일 아침에 숙소 근처의 함덕 해수욕장에 가서 즐기기로 했다. 그래서, 숙소에 돌아가는 길에 보였던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옆 이마트에 들어가, 비행기 짐칸에서 가방이 눌리면서 부러져 못 쓰게 된 에어펌프를 사기로 했다.

역시나 지하주차장은 없었다. :) 주차하고 이마트에 들어갔더니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바로 그 모습. 참, 선샤인호텔에는 샴푸/린스, 치약/칫솔 등 기본적인 욕실용품은 기본 제공되지 않고 비누만 제공되었다. 비누 외 물품은 방에 준비되어있으나 사용하면 룸서비스 이용료가 부과되도록 되어있었다. 결론적으론, 선샤인호텔의 룸서비스를 사용했어야 했다. 외부 판매 가격과 큰 차이 없는 가격이었으며, 할인점에 왔더니 작은 샴푸를 팔지 않아서 말이다. :D 아무튼, 겨우겨우 제일 작은 샴푸를 하나 사고, 제주도가 원산지라 뭍에 비해 저렴한 삼다수 2리터 한 병과 튜브에 바람 넣어야 하는 에어펌프 등을 사고 제주도 쇼핑을 마쳤다. 이런 것 외에도 시원한 과일을 다 잘라서 판매하는 것도 보였는데, 급하게 과일이 필요할 경우 이런 걸 사다가 해변에 나가 간단히 먹어도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어제도 저녁에까지 서귀포/중문단지 쪽에 있다가 숙소로 돌아갔는데, 오늘도 그렇게 되었다. 어제는 서쪽에 있는 도로로 올라갔는데, 이미 우리는 서귀포를 지나 동쪽으로 많이 와서 동쪽 길로 가고자 했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은 자꾸 유턴을 해서 한참 돌아 어제 갔던 서쪽의 그 길을 이용하라고 했다. 그다지 미덥지 않은 내비게이션은 무시하고 계속 동쪽으로 갔다. 그러다, 아무래도 저녁식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급히 식사할 곳을 찾았다. 서귀포 지역에서 가보려 했던 쉬는팡용이식당을 이미 다 섭렵해 버려서 내가 찾아온 식당 목록에서는 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가져간 책과 관광안내집에 동시에 소개된 집이 마침 우리가 가는 길가에 있길래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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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면옥의 메뉴판



서귀포시 외곽에 있는 동선면욕은 냉면과 쇠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다. 마침 관광안내집에 딸린 쿠폰북에 5% 할인권이 있어 그것도 우선 준비해 들어갔다. 우리가 들어간 시각이 6시 반이라 한참 붐비리라 생각했는데, 손님이 별로 없었다. 냉면만 먹자니 아쉽고, 그렇다고 고기를 먹자니 가격이 비싸고... 잠시 고민을 하다가, 식당 밖에 걸려있던 현수막에 쓰여있는 불고기+냉면 세트 1만원이 뭐냐고 물으니 점심시간에 하는 점심메뉴인데, 원하시면 해 준다고 해서, 그 셋트 두 개를 시키고 각각 물냉면과 비빔냉면으로 시켰다. :) 참, 공기밥은 불포함이었고, 어차피 냉면 먹고 하면 배부를거여서 더 시키지 않았다.





불고기와 각 냉면의 맛은 그냥저냥 보통이었다. 뛰어난 맛이라 평가하기엔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어디 빠지는 것은 없었다. 예전에 TV를 보다가 강호동이 하는 말이, 보통 사람들은 고기 먼저 먹고 냉면을 나중에 시키지만, 자기는 고기와 냉면을 같이 시켜서 냉면과 함께 고기를 먹는다고 했었다. 갑자기 그게 떠올라, 어차피 밥도 없겠다 불고기를 냉면과 함께 먹어봤다. 냉면의 시원한 맛과 불고기의 따뜻하고 달달한 맛이 묘하게 조화가 되어 꽤 괜찮았다. :) 나중에도 또 이렇게 먹어봐야지.

갑자기 찾아보고 들어온 곳이었지만 맛있게 저녁식사를 잘 하고 계산할 때 아까 준비했던 5% 할인쿠폰을 꺼내봤다. 계산하려던 직원이 사장님을 불렀고, 사장님 오시더니 '당연히 해 드려야죠.' 하시며 카드 결제로 1.9만원에 둘이서 저녁식사를 마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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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퍼시픽랜드 주차장에서 뜨겁게 달구어진 차를 몰고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테디베어박물관으로 갔다. 여담이지만, 제주도에는 지하주차장이나 주차빌딩을 찾기가 어려운가보다. 수도권에 비해 터가 넓고 구하기 쉬워서 그런지, 가봤던 곳 100% 실외주차장만 있다. 그 덕분에 차가 뜨끈뜨끈. :) 테디베어박물관의 주차장도 햇살 내리쬐는 실외주차장이었다. 다행히도 건물에 의해 살짝 그림자가 진 곳이 비어있어 차를 세우고, 바람이 살짝 통할 정도로 차창을 약간 열어두었다. 꽉 닫아두고 다녔더니 달궈진 공기가 빠지질 못 해 차를 탈 수 없을 지경이어서 말이다.

테디베어박물관에 웹으로 미리 회원가입을 하면 입장료 1천원 할인권을 뽑을 수 있다. 보통 이런 쿠폰은 동반 몇 인까지 적용시켜주곤 하는데, 테디베어박물관 웹페이지의 가입자 수를 늘리려는 술수인지, 아이디 당 한 장만 뽑을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한 번 가보고 다시 가지 않을 곳에 나와 색시의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에 못 마땅했지만, 1천원 할인에 개인정보를 팔아버리고 말았다. :) 원래 성인 6.5천원인 입장료를 1천원씩 할인 받아 들어갔다.

테디베어박물관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화장실을 찾는 것이었다. :D 날이 워낙에 덥고 양치질도 못 하고 돌아다녀서, 깨끗한 곳에서 양치질도 하고 세수도 하고 깔끔하게 변신한 후 관람을 시작했다. 미국의 옛 대통령이었던 테어도어 루즈벨트가 사냥 갔다가 곰을 한 마리도 못 잡자 주위 사람들이 작은 곰 한 마리를 생포하여 잡으라고 가져다 주었는데, 그럴 순 없다고 놓아준데서 미국인들이 그 작은 곰을 테어도어의 곰, 테디베어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에서부터, 미국에서도 만들고 영국에서도 만들고 어쩌고 하는 테디베어의 기원과 역사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그냥 예쁘네~ 하며 둘러봤다. 다 큰 남자 성인이 곰인형에 관심 가질 일도 없지 않은가. :) 아~ 난 너무나도 많이 동심을 잃었나보다.



사진 찍은 것 말고도 다양한 주제의 테디베어 작품들이 전시되어있었으나, 아침부터 한라산에 올랐고, 낮에 더위에 지치고 하다보니, 곰인형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았다. 이런 와중에도 우리 색시는 곰인형이 예쁘다고 잘 보고 다녔다. 다행히도 우리 색시는 무언가를 모으고 진열해 놓고 하는데에는 취미가 없어서, 이런 걸 보고도 사고 싶다거나 가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고마워, 색시야. ;)



건물 안을 다 보고 정원에 나가보았다. 정원에도 많은 테디베어들이 있었는데, 워낙에 날이 덥고 햇살이 강하고 습도가 높아서, 후다다닥 보고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 덜 더웠다면 예쁘게 꾸며놓은 정원에서 한가로이 산책도 하고 즐길 수 있었을텐데 아쉬웠다. 건물에 들어가 감상하는 곳이라 낮에 와도 좋겠지만, 정원까지 다 즐기려면 낮은 살짝 피해서 해질녘 혹은 저녁에 오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테디베어박물관에는 매점이 없고 롯데리아만 하나 있는데, 박물관 안에 앉을 곳이라곤 롯데리아 뿐이었다. 아, 야외 테라스에 앉을 곳이 있었으나, 아직도 작열하는 태양과 그 기운이 충만한 밖에서 그 더위를 즐기기엔 우리가 너무 지쳐있었다. 그래서, 롯데리아에 그냥 들어가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아이스커피 한 잔을 시켰다. 전국 롯데리아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콘은 이 곳에선 안 팔고, 팥빙수만 있었고, 아이스커피 리필이 되냐고 물으니 그도 안 된다고 하니, 야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다고, 박물관 안에 물 먹을 수 있는 곳이 보이는 것도 아니었고...(나중에 나오다 박물관 직원에게 물어보니, 정수기가 한 곳 있다고는 했는데 다시 많이 돌아가야 해서 포기했다.) 아이스커피 한 잔 나누어먹으면서 책과 자료를 뒤적이며 다음엔 어디엘 가볼지 고민했다.

고민의 결과... 오늘은 한라산도 올랐었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드니까 그만 놀고 서서히 숙소로 돌아가 숙소에서 쉬어보자고 했다. 튜브에 바람 넣는 에어펌프가 비행기 짐칸에서 가방이 눌리며 부서져서 하나 사야 했고, 마침 어제 숙소 체크인 할 때 받았던, 호텔 지하 라이브펍 이용 쿠폰, 생맥주 1.7리터와 모듬안주 쿠폰이 있어서 일찍 들어가 씻고 그걸 즐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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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배부르게 점심식사를 하고 다음 행선지로 퍼시픽랜드를 선정했다. 우선, 우리가 다시 남쪽으로 내려왔고, 퍼시픽랜드의 돌고래쇼가 나름대로 유명하며, 미리 지난 주에 예매를 통해 성인 1.2만원인 입장료를 25% 할인받아 9천원에 표를 사 두었기 때문이었다. 집에서 떠나기 전 3일 내내 비 온다는 예보를 보고 우울했었지만, 이 곳의 날씨는 일기예보가 무색해질 정도로 햇살이 내리쬐고 있어서, 태양을 피하고 싶어 실내로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원래는 오후 5시 공연을 예약해 두었던 것인데, 점심 먹고 나온 시각이 2시 경이라 3시 공연을 보기로 하고, 퍼시픽랜드에 연락해 보았다. 나의 예상대로 지정좌석제가 아닐터라 시간에 상관없이 공연시간에 맞추어 오기만 하면 입장할 수 있다는 답을 받고 퍼시픽랜드로 갔다. 중문단지 안에 있는 퍼시픽랜드에 도착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나니 2시 반. 1시 반 공연을 본 사람들이 막 나오고 있는 참이었다. 돌고래쇼 말고도 주위에 둘러볼 것들이 있다지만, 햇살이 너무나 강하고 날이 더워서 그냥 일찍 들어가 시원한 곳에 앉아서 쉬면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로 했다.

사실, 난 그 동안 돌고래쇼를 직접 본 적이 없었다. 딱히 봐야 할 충동을 느끼지 못 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겠다. 그런데, 퍼시픽랜드 돌고래쇼장에 딱 들어선 순간, 약 20여년의 시간여행을 통해 1980년대로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엔 정치와 정부하는 일도 70,80년대로 복고하고 있더니만, 이 곳도 그 흐름을 따르고 있나보다. 내가 초등학생, 아니 국민학생일 때 봤던 유원지의 매점이 돌고래쇼장 앞에 있었고, 수족관이라고 자그만하게 마련된 곳 역시, 20여년 전 어머니 아버지 손 잡고 처음으로 가 봤던 63빌딩 수족관보다도 훨씬 못한 수준이었다. 돌고래쇼장 내부 역시도 딱 20년 전 시설을 보는 듯 했다. 쇼를 보기도 전에 낙후된 시설에 낙담을 하고 말았다.

날이 워낙에 더워서 시원한 음료수 하나씩 매점에서 사서 돌고래쇼장에 들어가 가운데 앞쪽으로 앉아 기다렸다. 맨 앞이 제일 잘 보이겠지만, 쇼를 진행하다보면 물이 튀기도 한다니, 적당히 떨어져있는 편이 나아보였다. 쇼가 시작하려면 20여분 가량 시간이 남아있는데, 돌고래 두 마리가 스르륵 나와서 수족관을 유유히 헤엄쳐 다녔다. 한 마리가 꽤나 작고 큰 녀석을 졸졸 따라다니며 똑같이 따라하는 걸 보아, 퍼시픽랜드 홈페이지에 공지되어있던 올 6월에 태어난 새끼 돌고래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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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원숭이쇼



첫 막은 원숭이들이 맡았다. 나도 이제 어른이 되어버려서 동심을 잃은 것인지, 원숭이들의 쇼가 마냥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저, TV에서 하도 많이 봤던 그 원숭이쇼를 직접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다는 정도의 감흥만 느꼈달까. 하지만, 아이들이라면 무척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실제로 많은 아이들과 상당수의 관객 모두 원숭이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탄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위 사진 속 왼쪽에 보이는 세라복 입은 언니가 쇼의 50%는 책임진다고 할 정도로 능력이 대단했다. 이 언니 혼자만 마이크를 가지고 있는데, 쇼진행부터 시작하여 마치 무성영화 시대의 연사와도 같이 사육사와 동물 사이의 대화도 처리하다, 관객의 호응이 적어지면 박수를 유도하는 등 고군분투를 했다. 원숭이쇼 이후의 쇼들에서도 역시 이 언니의 대활약이 계속 되었다.



안내되었던 것과 달리 2부로 돌고래쇼가 진행되었다. 총 네 마리의 돌고래가 나와 쇼를 했는데, 1부 원숭이쇼보다는 조금 더 흥미로웠다. 아무래도, 돌고래가 갖는 신비로움 때문이었나보다. 돌발상황이었는지 설정이었는지, 아무래도 돌발상황처럼 보였던 한 돌고래의 삐침과 일탈은 또다른 웃음을 가져다 주었다. 한 녀석이 혼자 삐쳤는지 사육사의 말을 듣지 않고 한 쪽 구석에 가서 가만히 있으며 묘기 보이기를 거부하다 한참만에 돌아왔었다. :) 돌고래쇼를 보면서, 저걸 어떻게 훈련시켰을까 하는 궁금함이 생기게 되었지만, 알 방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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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3부 바다사자쇼



마지막으로 3부 바다사자쇼가 이어졌다. 바다사자들에게 정말 미안하게도, 이 녀석들보다 더 크고 눈길을 끄는 돌고래들이 먼저 쇼를 해 버리는 바람에, 바다사자쇼는 아무래도 좀 김이 빠진듯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홈페이지 안내나 돌고래쇼장에 걸린 현수막에도 원숭이-바다사자-돌고래 순으로 쇼 하는 것으로 되어있던데, 무슨 사정이 있었나보다. 아무튼, 바다사자쇼에는 원숭이쇼나 돌고래쇼와는 조금 다른 바다사자들의 능청함이 있어서 재미있었다. :)

약 50분 정도 진행되는 쇼가 다 끝나가자, 혼자 쇼의 50% 이상을 책임지던 언니가 어린이 친구들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비용을 지불하면 동물들과 사진 찍을 수 있게 해 준다는 내용이었고, 이 때 나가지 않으면 나중에 한꺼번에 나갈 때 너무 몰려서 퍼시픽랜드를 빠져나가는 것 자체가 힘드리라는 생각에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쇼의 내용은 워낙에 TV를 통해 많이 봤던거라 특별이 신기하거나 그런 건 없었지만, 직접 본다는 정도의 의의는 있었다. 그래도, 아이들 있는 집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일 것이다. 위에서도 이야기 했듯, 돌고래쇼 및 시설에 대한 투자가 너무 없다는 것이 여실하게 보여 실망스러웠고, 동물과의 사진이나 퍼시픽랜드에서 야심차게 시작한 요트사업 등 부수적 돈벌이에 너무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 아쉬웠다.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의 퍼시픽랜드를 있게 한 기존의 돌고래쇼에도 조금 더 투자해 준다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주차된 차 문을 열었더니...

제주도의 뜨거운 햇살에 달구어진 차 속에서 뜨거운 공기가 나왔다. 마침 바람이 좀 불어서 문을 몽땅 열고 뜨거운 기운이라도 잠시 빼낸 후 에어콘을 틀어봤는데 에어콘에서도 뜨거운 바람이 나왔다. :) 그냥 기다린다고 시원해지지도 않을거고, 뙤약볕을 피하기 위해, 그리고 몰려나올 사람들을 피해 우선 퍼시픽랜드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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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한라산에서 내려 서귀포로 향했다. 서귀포 쪽으로 가면 한 번 가보기로 마음 먹은 두루치기 파는 용이식당이 서귀포에 있기 때문이었다. 한라산 등반을 마친 후라 1시인데도 배가 많이 고팠다. :) 서귀포 무슨 로터리 뒤로 들어가면 있던데, 내비게이션이 잘 안내해 주었다. 다행히, 우리가 딱 도착했을 때 가게 앞에 주차할 빈 공간이 하나 있었다.



식당에 들어섰더니 허름한 동네 식당 분위기였다. :) 우리 같은 관광객도 보였지만, 반 정도는 여기 사시는 분들로 보였다. 두루치기 말고 다른 메뉴는 아예 없다. :D 2인분 시켰더니 바로 나왔다. 배는 고프고 침은 꼴깍꼴깍 넘어가고 고기는 아직 안 익었고... 고기가 적당히 익자 아주머니께서 오셔서 파절임/무채/콩나물 다 섞어주셨다. 이제 먹어도 되니 잘 먹으라신다. 원래 두루치기라는 음식을 즐겨 먹지는 않으나, 이렇게 먹는 것은 처음 봤다. 헌데, 돼지고기와 파절임, 무채와 콩나물까지 함께 만들어내는 맛은 참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조화였다. :)



고기 거의 다 먹어가서 밥 비벼달라고 했더니, 파절임과 무채, 콩나물 트리플 셋트를 조금 더 가져오셔서 참기름과 함께 밥을 볶아주셨다. 당연히 밥 볶는 비용은 무료~! :) 1인분 4천5백원, 둘이서 9천원 내고 정말 푸짐하게 잘 먹었다. :) 어디가서 둘이서 이렇게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기는 쉽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색시와 함께 나누었다. 색시의 만족도가 아주 높았던 식사 중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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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밥 먹고 챙겨 나오는데 의외로 시간이 걸린다. 8시가 넘어서 호텔에서 출발했다.

한라산을 오르는 등반로는 네 가지가 개방되어있고, 영실 등산로와 어리목 등산로는 초보자도 오를 수 있는 등산로이지만, 1700 고지 이상은 자연보호를 위해 오를 수 없어 백록담을 볼 수 없다. 그 외 성판악 등산로와 관음사지구 등산로는 한라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어 백록담을 볼 수 있으나, 초보자나 관광객이 간단하게 도전할만큼 호락호락한 곳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짧고 쉽게 한라산을 즐길 수 있는 영실 등산로를 택했고, 영실 등산로로 가기 위해 제주시에서 1100도로를 타고 한라산을 올랐다.

어제 중문단지에서 숙소에 갈 때 탔던 길은 1100도로보다 산 아래에 있는 길이라 길도 넓고 쭉쭉 뻗어있었는데, 1100도로는 좀더 산 윗 쪽에 있어서 그런지, 좁은 왕복 2차선 도로에 굽이굽이 구부러져 있었고, 곳곳에 보수 공사를 하고 있어서 안전운전이 필요했다. 이르지는 않다고 생각했는데, 1100도로에 올라가는 차가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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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도로를 오르다 만난 방목 중인 소 친구들. :)



길이 상당히 오르막이고, 좁고, 굽이쳐 오르는 길이 많아 속도를 낼 수 없어 의외로 시간이 꽤 걸렸다. 아래 해변에서는 날씨가 정말 좋았는데, 차를 타고 한라산을 오르면 오를 수록 구름이 끼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1100고지 휴게실에 잠시 섰다가 바로 출발해서 바로 영실 휴게소로 올라갔다. 성인 둘에 소형차량 주차료까지 해서 총 1.8천원 내고 들어갔다. 참, 버스 등 대형차량은 영실 휴게소까지 못 올라가고 매표하는 대형 주차장까지만 올라갈 수 있는데, 차 타고 올라가 봐도 대형 주차장에서부터 영실 휴게소까지의 거리도 꽤 되어보였다. 10여년 전 고3 졸업여행 때 바로 이 영실 등산로를 타고 1700고지까지 올라갔었는데, 분명 버스를 타고 600여명의 학생들이 함께 갔고, 그랬다면 저 먼길을 주차장에서부터 걸어 올라갔다는 이야기일터. 10여년이 지난 지금의 내가 봐서는 도저히 힘들어 못 했을 그런 일을 그 땐 무서워하지도 않고 잘도 했었나보다. :)



영실 휴게소 앞에 주차하고, 화장실에서 미리 볼일 봐 두고 올라갈 채비를 했다. 올라올 수록 비가 오더니, 영실 휴게소에서는 계속 비가 와서 아예 색시랑 나랑 우산 하나씩 들고 시작했다. 휴게소에서는 비옷 챙겨가라시며 하나에 3천원씩 판매했는데, 사용하지 않고 가져오면 환불해 주신다기에 두 개 사들고 오르기 시작했다. 참, 10여년 전에도 느꼈지만, 평소에는 까마귀를 통 못 보다가 한라산에 오면 까마귀를 만날 수 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영실 등산로 초입은 울창한 나무들이 즐비해 있다. 어찌나 울창한지 비가 아래로 잘 떨어지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계속해서 비가 왔는지 옆으로 지나는 계곡의 물소리가 우렁찼고, 등산로에는 물 웅덩이가 꽤 있었다. 그러다, 색시가 하는 말이, 한라산에는 다른 국립/도립공원들과 달리 등산로에 상인들이 없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그랬다. 영실 휴게소 말고는 그 위로는 상인이 전혀 없었고, 관리도 아주 깨끗하게 잘 되어있어 쓰레기가 떨어져있지도 않았다. 또 등산로 외 출입을 하지 말라는 안내가 많이 되어있어서 그런지, 등산로 밖으로 나가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다른 곳도 한라산처럼 깨끗하게 잘 관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한라산을 올랐다.

초반에는 그렇게 힘들지 않더니만, 어느 순간부터 나무들의 키가 낮아지면서 등산로의 경사가 심해졌다. 고등학교 한국지리 시간에 배웠던가, 지구과학 시간에 배웠던가, 아무튼 산의 고도가 높아지면 고도에 따라 생태가 변하고, 특히 고도가 높아지면 바람이 심하게 불기 때문에 나무의 키가 작아진다는 것을 배운 기억이 났다. 정말 신기하게도, 위로 올라갈 수록 나무 키가 작아지더니 아래 사진에서도 보듯, 1500미터 정도에서는 1미터도 안 되는 크기로만 나무들이 있었다. 바람도 엄청 불어서 시원해졌고 말이다.



영실 등산로가 한라산 등산로 중 가장 평이한 등산로라 한 들 평소 산에 오르기는 커녕 마땅한 운동을 하지 않고 지내는 도시인들에게는 무리였다. 구름으로 10m 앞이 보이지 않는 등산로를 오르는 것도 힘들었고, 오르기만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려올 체력도 필요했고, 한라산에서 내려가 할 일도 많아서 과감히 1500미터 고지에서 다시 내려가기로 마음 먹었다. :) 이렇게 마음 먹고 잠시 쉬면서 물도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더 세게 불더니 주위를 감싸고 있던 구름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올랐는데, 눈 앞에 병풍바위와 비폭포가 보이고, 저 아래 영실 휴게소와 주차장이 보이기도 했다. 계속 오르기만 했다면 못 봤을 것들을 봤다는데 자위하고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리가 오를 때만 해도 등산로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내려가기로 마음 먹은 11시 반 경부터는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 중에는 엄마 아빠 따라왔다가 생고생한다고 불평하는 청소년들도 있었고.. :)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산에 오르는 것도 힘들지만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게 힘들었다. 중간에 돌아내려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놀아야 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니 말이다.

영실 휴게소에 도착하니 출발할 때보다 비가 더 많이 왔다. 안 입었던 우비는 환불 받고, 공중화장실에서 개운하게 세수하고 차를 타고 서귀포 쪽으로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한라산도 올라갔다 왔고, 시계는 벌써 1시를 가리키고 있고, 배꼽시계도 울리고... :) 점심 먹으러 부릉부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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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아침이 밝았다. 어제 세운 계획으론 7시 경 일어나 아침 식사를 마치고, 8시에는 호텔에서 나서고, 9시 경 한라산 영실코스 등반을 시작하고 12시경에 하산 완료, 그 뒤 점심 식사 및 이후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었다. 계획 세운 것에 따라 하나하나 딱딱 맞아들어가기는 쉽지 않지만, 우선 아침에는 제 시간에 일어났다. :)

간단히 씻고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7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는데, 이미 식사 중이 분들이 꽤 계셨다.



롯데니 신라니 하얏트니 하는 중문단지 내 최고급 호텔에는 비할 수 없지만, 그래도 선샤인호텔은 중급호텔로서 갖출 것은 제대로 갖추고 있었다. 직원들도 다 친절하고 깔끔했고, 조식도 그 종류에서는 부족함(스프 종류도 다양하지 못 하고, 과일주스는 아예 없고,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만, 과일도 수박 한 종류 뿐... 등)이 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음식도 괜찮았다. 밥을 많이 먹으면 산에 올라가기에 부담스러울까봐 간단히 두 접시씩만 먹고.. :) 후식으로 수박 두 어 조각 먹고 밖으로 나왔다.

어제 밤 비를 뚫고 도착해 봤던 빗 속의 선샤인호텔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아마도 이 모습이 본연의 모습이겠지만, 아침 햇살 속에 초록빛 잔디밭 너머로 푸른 바다가 넘실 거리는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나와서 보니 함덕 해수욕장까지는 호텔 바로 앞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서 5분이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오늘은 우선 한라산에 올라갔다 와야 하니 해수욕은 천천히 시간 날 때 하기로 했다. 아침 산책을 더 하고 싶었지만, 제대로 내리쬐는 제주의 햇살은 살을 파고 들어서 서둘로 숙소로 돌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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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째...

새벽 4시 15분에 일어나 시작한 오늘 하루가 무척이나 길다. :) 밥 다 먹고 나오니 8시가 넘어갔고, 이왕 남쪽에 내려와서 밤이 된 것, 롯데호텔에서 한다는 쇼를 한 번 보자고 중문단지로 향했다. 롯데호텔에서는 밤 8시 반부터 호텔 야외 마당 쪽에서 화산분수쇼를 한다. 항상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한다길래 한 번 보러 갔다.

롯데호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갔더니, 의외로 호텔 건물의 키가 작았다. 알고 보니 로비층은 6층인가 그랬고, 마당은 입구 맞은 편에 있어서 호텔 내부에서 더 내려가야 하는 것이었다. :) 투숙객 외 출입을 삼가해 달라지만, 아무튼 당당히 들어가서 마당에 나가봤더니, 이미 화산분수쇼가 시작하고 있었다. 헌데, 그 쇼가 잘 보이는 곳에는 저녁 부페가 자리잡고 있어 부페를 먹는 사람이 아니면 들어갈 수가 없도록 되어있었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산분수쇼가 잘 보이는 지점을 찾아 구름처럼 몰려있었다. 나도 까치발을 들고 잠깐 봤는데, 날도 덥고 그다지 흥미롭지 않아서 그냥 지나쳤다.

롯데호텔에서 또 유명하다는 풍차를 만날 수 있었다. 비록 당일치기이긴 했지만, 예전에 네덜란드 가서도 못 봤던 풍차를 제주도에서 봤다. :) 봤으니 사진 찍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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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가 없어 어렵사리 찍었다. :)



풍차 사진까지 다 찍고 보니 이제 더 이상 할 것이 없어다. 게다가, 날이 정말 너무나도 습해서.. ;;; 돌아나오는데, 화산분수쇼가 끝났는지 사람들이 엄청나게 쏟아져나왔다. 얼른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와 차를 타고 이제 드디어, 제주도에 온지 약 12시간만에 숙소에 체크인을 하기 위해 숙소로 향했다.

헌데, 지금 우리는 제주도 남서쪽인 중문단지에 있고, 우리가 예약해 놓은 숙소는 제주도 북서쪽인 함덕 해수욕장 근처였다. 그렇다면 제주도를 가로질러 가야 한다는 말인데... 내비게이션으로 찾아보니 우선 제주시로 간 후에 거기서 함덕으로 가도록 안내를 하고 있었다. 어차피 모르는 길,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출발했다.

내비게이션은 우리를 제주도 서쪽 중산간 지역의 쭉 뻗은 길로 안내했다. 새로 길이 난건지, 확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건지, 왕복 4차선의 길이 곳게 뻗어있어 속도 내서 빨리 가기에 좋았으나.... 비가 많이 오는 관계로 70~80km/h 이상 속도를 내지 않았다. 게다가, 지나가는 차도 많지 않은데다 어쩌다보니 우리쪽 방향에선 내가 맨 앞에서 달리게 되어, 앞이 보이지 않는 모르는 길을 달려야 하니 서두를 수가 없었다. 거기다, 렌트한 차에 상향등이 들어오지 않았다. 방향지시등 레버를 당기면 일시상향등은 들어오지만, 밀면 켜져야 하는 상시상향등이 안 들어왔다. 계기판에도 상향등 표시등이 안 켜지고... 결국, 상향등이 필요할 땐 방향지시등 레버를 당기면서 갔다. :) 종국엔 모르는 길을 내가 앞서 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뒷 차를 앞으로 보내고 앞 차를 보면서 안전하게 달렸다. 이렇게 가는 동안 우리 숙소에서 전화가 왔다. 오늘 오기로 했는데, 왜 아직도 안 오냐고. :D 그 때가 9시 반 즈음이었는데, 서귀포에서 가는 길이니 조금 기다려 달라고 하고 계속 달렸다.

드디어 만난 제주시. 시내에 들어서니 늦은 밤이지만 차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제주시도 금방 지나쳐가고 다시 몇몇 '허' 번호판 차량들과 함께 달리는데, 정말 10m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와이퍼를 최고속으로 돌려도 금새 앞유리를 덮어버리는 비는 대단했다. 속도 줄이고 비상등 켜고 살살 달리다가, 비가 잠잠해 지면 다시 좀 달리고, 또 폭우가 쏟아지기를 몇 차례... 드디어 밤 10시가 넘어서 우리의 숙소, 함덕 해수욕장 옆의 선샤인호텔에 도착했다. :)

정말 우리만 빼고 오늘 와야 할 사람들이 다 왔는지, 우리 색시가 프론트에 가니 바로 색시 이름을 대면서 맞냐고 물어보더란다. :) 우린 밤에만 숙소에서 머물 예정이라 한라산이 보이는 방을 잡았지만, 여유롭게 낮에도 호텔에서 지낼 사람이라면 선샤인호텔 해변 보이는 방도 좋을 것이다. 호텔 바로 앞이 바다니까 말이다. 아무튼, 비를 뚫고 도착한 선샤인호텔은 인터넷에서 보던 모습과 좀 달랐다. 우리가 지치기도 한 탓도 있고... 약간 음침해 보였달까? :) 하지만, 직원들은 모두 친절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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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에 찍은 우리 호텔 사진.. 원래 이렇게 보여야 하는데...



대강 짐 정리하고 씻고 얼른 잤다. 호텔에 들어와 TV를 켜고 본 일기예보에서 내일 비가 안 온다고 하길래 아침 일찍 일어나 밥 먹고 한라산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p.s. 선샤인호텔의 팁
1. 욕실용품이 부실하다. 비누만 있다. 하지만, 샴푸/린스, 치약/칫솔이 방에 준비되어있는데 사용하면 룸서비스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 가격이 매우 현실적이라 그냥 사용하는게 낫겠더라.
2. 1층 프론트 옆에 5백원 넣고 하는 인터넷 PC가 두 대 있다. 거기에 더불어 호텔 내 무선랜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혹시 노트북을 가져가게 되면 자기 전 간단한 웹서핑을 방에서도 할 수 있으니 프론트에 문의하길 바란다.
3. 무슨 특별한 행사가 있는건지, 우리가 밤 늦게 체크인할 때 쿠폰 한 장을 주었다. 호텔 지하 1층 라이브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맥주 1.7리터와 모듬안주 쿠폰.
4. 투숙객 있는 방 청소를 일찍부터 시작하는가보다. 하우스키퍼와 마주치는게 불편하다면 Do Not Disturb 사인을 문에 걸어두고 아침밥을 먹으러 가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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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째...

카트를 다 타고 나오니 시계는 벌써 저녁 7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이제 슬슬 허기도 느껴지고 해서 남부에서의 저녁식사로 생각해 두었던 쉬는팡에 가서 제주도 똥돼지인 흑돼지를 먹기로 했다. 내비게이션 켜고 쉬는팡으로 출발~!

쉬는팡에는 금방 도착했다. 7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라 이미 손님들로 가득이었다. 우선 색시가 내려서 예약하러 뛰어가고, 나는 주차장에 들어섰는데 자리가 없었다. 다행히 가게 앞 빈 자리에 차 몇 대 둘 곳이 있는데 그 곳에 자리가 있어 주차하고 색시랑 같이 우리 차례를 기다렸다.



사진 설명에서도 잠시 이야기 했듯, 쉬는팡에는 마당이 있고 네 테이블 정도 자리가 있는데, 여기가 좋다. 가게 안은 에어콘을 켜놓긴 하지만 불에서 오는 열을 식히기에는 부족했고, 마당에는 시원한 바람과 자연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아보였다. 하지만, 어느 한 테이블도 냉면 조차 시키고 있지 않아, 기다렸다 먹기엔 부적합했다. :) 결국, 20여분 기다린 끝에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가게 안도 방에만 에어콘이 있어서 좀더 기다렸다 방으로 들어갔다. 더위를 잘 타는 나를 위한 우리 색시의 탁월한 선택~! ;)



고3 졸업여행으로 왔던 제주도에서도 600여명의 학생들이 찾아가 제주도 똥돼지를 먹긴 했었다. 그 많은 사람이 다 한꺼번에 어느 업소에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흐릿한 기억 속에서는 시골 풍경이 그려지는 널찍한 곳이었다. 마당 한 구석엔 옛날 제주도에서 키우는 방식 그대로 재연해 놓은 거라는 화장실 및 돼지 우리가 있었다. 돌로 동그랗게 쌓아올려 첨성대 비슷한 곳 아래에는 돼지 우리에 까만 돼지 한 마리가 놀고 있었다.

고기맛은 잘 모르지만, 제주도의 흑돼지/똥돼지는 확실히 뭍에서 먹는 돼지에 비해 쫄깃쫄깃한 맛이 더 좋았다. :) 딱 2인분만 시켜서 먹었는데, 다 먹은 다음에는 살짝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1인분 더 시켰더라면 너무 많아서 오히려 그 맛이 줄었을지도 모르겠다. 마치,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과 같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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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가심으로 시킨 동치미국수



고기를 다 먹고, 입가심으로 동치미국수를 한 그릇 시켰다. 고기를 먹는 동안에도 동치미가 참 맛있어서 잘 먹었다. 살짝 단맛이 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깔끔한 맛이었다. 동치미국수도 기대를 져버러지는 않았으나, 고기 시키면 나오는 동치미와 다른 것이라고는 소면 삶은 것이 들어간 것 밖에 없다고 느낄 정도로 차이가 나질 않아 4천원이나 내고 시킨 것이 좀 아깝기도 했다. 아무튼, 고기와 국수 모두 맛있게 먹었다. :)

쉬는팡 이 곳이 워낙에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계속해서 손님들이 들어왔다. 맛도 좋고 거의 다 좋았는데 몇 가지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주차관리하는 직원이 아예 없었다. 한 두 명 찾아오는 것도 아닌데, 가게 앞에서 정리를 해 주는 직원이 한 명 즘은 있으면 좋겠다. 또 한 가지는 다른 식당에서도 느끼는 거지만, 종업원과 손님과의 구별이 어렵다. 그나마 종업원은 앞치마를 입는데, 사장님은 앞치마 안 입으니 처음 와서는 누구에게 예약 이야기를 꺼내야 하나 알 수가 없다. 내가 음식점이든 뭐든 시킨다면, 면티셔츠라도 하나 단체로 맞추어서 입히고 싶다. 마지막으로, 칭찬해 주고 싶은 종업원이 한 명 있다. 좀 통통한 여학생이었고, 내가 봐도 뻔히 힘들어 보이는데, 적어도 손님에게 음식 가져다 줄 때는 밝은 표정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었고, 실수로 우리가 주문한 국수를 주방에 전달하지 않아 안 나와서 물어봤더니, 정말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얼른 가서 다시 주문을 넣는 등 정말 열심히 일 하고 있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 오늘의 자유표 친절상을 수여합니다. :)

자, 이제 저녁도 잘 먹었겠다, 어디로 갈까? 우리 숙소에는 언제 들어가는거야?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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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째...

정방폭포를 보고 나오니 벌써 5시였다. 늦게 먹은 점심인 갱이죽이 든든하기도 했고 해서 저녁 먹으러 가기 전에 한 곳 더 가보기로 하고 찾은 곳은 한라산 중턱의 계곡 중 하나인 돈내코. 요즘 한라산을 오르는 등반로는 네 가지가 있는데, 이 네 가지 말고 돈내코 코스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자연휴식년제로 인해 지금은 돈내코를 통해 한라산을 올라갈 수 없도록 되어있다. 개방되어있다 해도 10km가 넘는 긴 코스라서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 아무튼, 돈내코 등산로는 개방되지 않지만, 돈내코 계곡은 개방되어있다. 그리고, 어느 블로그에서 봤던 제주도 여행기에서 돈내코를 강추하였기에 차를 몰았다.

서귀포에서 북쪽으로 쭈욱 올라가다 오른쪽으로 휘익 돌아감으면 나오는 돈내코 입구. 지난 봄에 갔던 중미산 휴양림 입구랑 비슷해 보였다. 비가 내리고 있어서 주차장에 보이는 차는 몇 대 없었는데, 그래도 입구로 내려서니까 저 멀리 사람들 소리가 들리긴 했다. 세 갈래 정도 길이 있는데, 우리는 앞으로 계속 내려갔다. 잠시 내려가니 들리는 계곡 물 소리, 그리고 아이들의 물놀이 소리. :) 슬슬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돈내코 계곡에는 두 어 가족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날이 궂어서 사람들이 거의 없었으나, 돈내코 계곡의 참맛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어찌나 시원한지 돈내코 계곡에는 물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었다. 물도 엄청나게 차가워서 발을 오래 담그고 있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런 물에 어떻게 몸을 담그고 놀고 있는지, 물놀이 하는 아이들이 대단해 보였다. :) 어느 집은 수박을 계곡물에 넣어두고 있던데, 물놀이 하다가 저 수박 깨먹으면, 캬하~! :D 날 좋을 때 수박 한 통 준비해서 물놀이 하러 오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제주도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상류로 조금 올라가면 약 5m 정도 높이의 원앙폭포가 있다고 해서 가보려 했으나, 카메라와 휴대폰 때문에 무리하게 가기가 어려웠다. 아쉬움을 달래고, 나중에 아이 생기면 다시 오자고 기약하며 돈내코 계곡에서 나왔다.

둘 다 아직 배가 든든해서 다음 행선지 한 곳을 더 가기로 했다. 제주도에 오면 카트를 몰아볼 수 있다 해서 내가 강력하게 주장하여 아침에 차 빌릴 때 할인티켓을 구입했었다. 그 카트장이 마침 남쪽에 있어 거기 들렀다 저녁을 먹기로 하고 산록도로를 달렸다. 카트장을 가기 위해 해가 지는 서쪽을 향해 달리고 있어서,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구름 사이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는데 아주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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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째...

남자들이면 다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난 어려서부터 모터스포츠를 꿈꿔왔다. 거창하게 모터스포츠라 할 것도 없이, 남자라면 다들 차에 관심 가지고 있고 그러지 않은가. 여자라면 옷이나 화장품에 관심 갖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랬는지, 제주도에서 카트를 몰아볼 수 있다고 해서 한 번 해 보기로 했다. 속도감도 꽤나 느껴지고, 실제로 외국에선 레이싱 입문용, 연습용으로도 많이 활용한다고 한다.

우리가 할인쿠폰을 구입한 카트장은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바로 옆에 있었다. 카트 외에도 열기구도 탈 수 있고, 그 뭐냐 덤블링 하는 그런 기구도 있고, 작지만 미로공원도 있는, 종합레져관이랄까. :)



우리가 산 쿠폰은 카트 15분 타는 2.4만원 표를 할인하여 1.6만원에 구입했었다. 둘이 3.2만원 들인 샘. 사실, 저렴한 것은 아니나 다른 곳에서 쉽게 해 볼 수 없는 경험이고, 예전부터 꼭 타보고 싶어 결심했던 것이다.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았다. 오른발이 악셀레이터, 왼발은 브레이크, 뒤집힐 염려는 없으나 과격하게 타지 말라는 이야기 정도. 4점식 안전벨트를 하고 악셀레이터를 밟고 출발했다. :)



오락가락 하는 비 덕분에 트랙 위에는 카트가 많지 않았다. 다행히 우리가 타는 동안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고, 와 있던 비로 인해 트랙이 촉촉하게 젖어있어서 드리프트를 시도해 볼 수도 있었다. :) 악셀레이터를 밟고 부아앙~~!! 달려가다가 코너에 진입하기 전 핸들을 확~! 꺾으면서 브레이크를 꾹! 밟아주면서 같이 악셀레이터를 밟으면 뒷바퀴가 스르륵 밀리면서 차가 돌았다. 이 때 신속하게 카운터 스티어링을 하며 계속 악셀레이터를 밟으면서 코너를 빠져 나갔다. 실제 차로는 쉽게 시도조차 해 볼 수 없는 드리프트를 마음껏 해 볼 수 있다니, 정말 신났다. :) 색시랑 같이 돌 생각은 하지도 못 한 채 나 혼자 경기한다는 생각으로 앞에 있는 차를 한 대 한 대 앞서나가고 그랬다. 마지막 바퀴에선가는 드리프트를 시도하다가 차가 180도 돌아버리기도 했다. :)

15분 타는 것이라 했는데, 의외로 이게 힘들었다. 다른게 힘든 건 아니고, 파워핸들이 아니고 핸들과 바퀴가 그냥 직접 연결되어있는 구조라 조향하기 위해 핸들을 꽉 잡고 돌려야 하는 것 때문에 아귀가 저렸다. :) 그래도, 정신없이 타다가 마지막에는 색시랑 같이 결승점에 들어와 카트에서 내렸다.

나가려는 우리에게 사진 보고 가라고 하길래 사무실에 들어가 봤더니, 출발하기 전에 찍은 사진이랑 타는 중간중간 카트장에서 찍어놓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사진 고르면 뭘 만들어준다는데 별로 대단한 것은 아니었고, 그 가격이 한 장에 5천원이나 하길래, 신나서 카트 타는 우리 사진 몇 장 보고는 안 산다고 하고 그냥 나왔다. 내가 카트장 사장이라면, 카트장에서 찍어준 사진들 모두 바로 압축해서 메일로 보내주는 건 서비스로 해 주거나, 돈 받더라도 1천원 정도로 하고, 그 외 나머지 사진 들어간 상품들도 좀더 저렴하게 해서 매출이 더 많아 지도록 하겠다. 추억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니 사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요즘 디카로 찍는 사진에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물론, 디카나 컴퓨터 구입비, 인터넷 회선 사용료 등 기본적인 유지비가 있겠지만, 그건 고정비용이고, 찍는데에는 돈이 들지 않지 않는가.)

직접 카트를 타보니, 카트로 교육하는 드라이빙 스쿨에 등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좀 들었다. 이거 알면 우리 색시에게 맞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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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째...

제주공항에서 성산과 우도, 섭지코지를 지나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까지... 제주도를 반시계방향으로 돌고 있다. :) 벌써 오후 4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계. 서두를 필요도 없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유유자적 다니기에도 제한된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다. :)

참, 제주도 여행을 오면서 차 타고 다니는 동안, 그리도 숙소에 묵는 동안 들을 음악을 나름대로 엄선하여 준비했었다. 하지만, 문제는 렌트할 차량의 상태를 정확히 모른다는 것. 차종만 정해져있지 정확히 어떤 모델인지는 렌트 업체에서도 알수 없다고 하는게 아닌가. 우리가 렌트할 차량은 뉴SM3였는데, 찾아보니 mp3 CD를 읽을 수 있는 카오디오가 달린 모델은 LE 이상이었고, 에이비스 제주에는 SE와 LE가 섞여있으며, 둘 중 어느 모델이 출고될지는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우선 두 개의 아이팟 셔플에 각각 음악을 담고 카팩을 준비해서 갔는데, 이럴 수가! 요즘 카오디오에는 아예 카세트 데크가 없는거였나? 뉴SM3의 카오디오에는 CD 넣는 곳만 있고 카세트 넣는 곳은 없었다. -_-;; 게다가, 차량 모델도 SE라서 mp3 CD를 읽지 못 하는 카오디오가 달려 있었고 말이다. 여행을 하면서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다녀야 기분도 살고 좋은데... 잠시 고민을 하다가, 숙소에서 음악 들으려고 가져온 작은 무전원 스피커를 꺼내어, 아이팟 셔플이랑 연결해 두니 창문을 열어두고도 음악이 잘 들릴만큼의 시스템이 구비되었다. :) 카오디오로 듣는 것보다는 못 하지만, 아예 음악 없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아무튼, 이 때 이후로 3일 내내 아이팟 셔플이 들려주는 음악을 들으며 여행했다. 아, 원래 계획은 렌트카 받자마자 '제주도의 푸른 밤' 노래를 틀어서 색시에게 제주도 여행의 기분을 팍팍~! 넣어주려 했는데, 뭐 수포로 돌아간지 이미 오래였다. :)

이야기 계속 해서... 반시계방향으로 돌고 있는 제주도, 이제 조금 더 가면 제주도 남부인 서귀포와 중문단지가 나오게 된다.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저녁식사까지 남쪽에서 하고 숙소(는 제주도 북동쪽, 함덕 해수욕장 근처였다.)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 서귀포로 가는 길에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폭포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기로 했다. 헌데, 내비게이션 보고 열심히 찾아가고 안내 종료가 되어도, 책에서 보던 그런 사진의 풍경이 나타나지 않았다. 잠깐 방황했는데, 알고보니 내비게이션에 정방폭포 코드(제주도 주요 관광지는 내비게이션 코드가 있어, 안내책자나 팜플렛에 나와있는 대여섯자리 코드만 내비게이션에 입력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를 입력할 때 뭔가 잘못 입력했었나보다. 그나마 같은 방향으로 가는 길의 엉뚱한 곳을 찍어서 망정이지, 완전히 반대방향이었으면... :)

이렇게 어렵사리 정방폭포를 찾아가 주차장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는데, 역시나 습하고 더웠다. 매표소에 갔더니, 7월부터 9월말까지던가 입장료 50% 할인을 해 준다고 쓰여있어, 원래 성인 2천원인 입장료가 1천원이었다. 잔돈 만드는 것이 귀찮은 나는 신용카드를 냈고 매표소에서는 아무 말 없이 카드 결제를 해 주었다.

매표소에서 조금 들어가니 정방폭포 입구가 나왔다. 헌데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는 것이, 지난 봄 태종대 갔던 것이 생각났다. 내려가는거야 좋지만, 올라올 때 했던 고생. :)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 얼마 내려가지 않았는데, 눈 앞에 장관이 펼쳐졌다!!!





겨우 반 나절 정도 제주도를 돌아다니면서, 더운 여름 날씨에 갑자기 왔다갔다 하는 비 덕택에 체감 습도 100%를 느끼고 있어 사실 밖에 잘 나오질 못 했는데, 정방폭포에 오니 여기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폭포 앞에 내려오니 초대형 에어콘을 켜 놓은 것처럼 떨어지는 물과 함께 엄청난 한기가 다가왔다. 꽤 높은 폭포라서 그랬는지 보는 눈도 시원했고, 떨어진 물이 산산히 부서져 비처럼 날리고 있어서 또 시원했다. 10여년 전 고3 졸업여행 때 천지연, 천제연 다 가 보았지만, 정방폭포 만큼의 감동을 주지 못 했다. 아무래도, 천지연이나 천제연은 직접 폭포를 느끼기 어려운 환경인 반면, 정방폭포는 폭포 바로 아래까지 가 볼 수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 참, 물이 꽤 많이 튀기 때문에 우산이나 양산 하나 가져가는 것도 좋겠고, 내려가는 계단이 많지 않으니 슬리퍼 신고 가서 물놀이 잠시 하는 것도 좋다. 허나, 물이 엄청나게 차가우니 조심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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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째...

제주도에 사람이 없긴 참 없는가보다. 제주시내에는 차량 정체도 있고 좀 바글바글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제주시를 빠져나온 이후로는 90% 이상의 차량이 모두 '허' 번호판을 달고 있다. 대부분 관광객들이라는 이야기. 그나마도 도로는 잘 되어있으나 차량은 별로 없었다. 우리가 가기로 한 두모악은 그다지 유명한 곳이 아닌건지, 과연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니는 차가 없었다.

찾아가려는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은 김영갑이라는 한 사진가가 젊었을 때 제주도에 와보고 제주도와 제주도의 중산간에 미쳐 밥도 못 먹으면서 필름 사서 사진 찍고 돌아댕기기를 십수년, 폐교를 인수하여 자신의 갤러리로 만들기 시작한 곳이다. 안타깝게도 김영갑은 사진 인생의 말미에 루게릭이라는 불치병에 걸려 작품활동을 마쳐야 했고, 결국 몇 년 전 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한 3~4년 전 쯤 한 친구가 읽어보라고 빌려준 책을 통해 김영갑을 알게 되었고, 아래의 책을 읽어보며 느꼈던 강렬한 기억 때문에 찾게 되었다. 내가 뭐 사진의 시옷자도 제대로 모르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그의 무모할 정도의 열정, 뭐 이런게 부러워서 찾은 것이라고 봐도 되겠다. 별 재미가 없을 것이 분명한데도, 내가 가자니까 다른 이야기 하나 없이 따라와준 우리 색시가 참 고맙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상세보기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 펴냄
루게릭 병으로 5년째 투병중인 사진작가 김영갑의 포토 에세이집. 저자가 작품에 전념하기 위해 제주도로...그리고 2부에서는 구술 형태로 씌어진 투병 과정과 폐교를 개조해 직접 만든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에...



입장료는 성인 3천원. 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찌는듯한 날씨 덕분에 차에서 내려 잠시 걸어들어갔을 뿐인데 지치기 일보 직전이었다가,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니 냉방된 기운에 기분이 좋아졌다. 위의 책을 읽은지도 오래되었고, 머리가 나빠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도 없으나, 그 기억을 들춰보면 김영갑은 가로로 긴 파노라마 사진만을 주로 찍었고, 시간을 담기 위해 조리개를 조인 뒤 장노출로 사진을 즐겨 찍었다고 했다. 그래서 보니 바람에 흔들리는 풀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 이상은 아는 것이 없어 다른 관람객을 따라다니며 이야기하는 것을 엿듣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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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입구에는 위 사진과 같이 김영갑의 사진들과 사진집, 책갈피, 엽서 등의 상품 전시가 되어있다. 매표소를 등지고 서면 두 개의 입구가 있는데, 왼쪽엔 갤러리만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김영갑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곳이 있으니, 김영갑에 대해 잘 모르거나, 우선 앉아서 쉬고 싶을 땐 오른쪽으로 먼저 들어가 보면 되겠다.





갤러리 자체는 작고 아담하지만, 많은 것을 보려 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야 아는 거 거의 없이 무작정 찾아갔기 때문에 '아, 사진 좋네.' 이상의 감흥을 받기는 어려웠지만, 반복해서 상영 중인 김영갑 다큐멘터리를 조금 보고 갤러리를 둘러보는 것도 도움이 되었고, 틈틈히 다른 관람객들의 대화 속에서도 도움을 조금 받았다. :) 갤러리 외에도 갤러리 뒷편이나 앞 마당에도 볼거리들이 많이 있었다. 날이 습하고 더워서 여유있게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새 한 마리가 있어서 사진 찍고 두모악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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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물 마시러 온 새 처럼 보이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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