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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제주

[성수기 제주휴가] 22. 제주의 명물, 고사리, 용두암, 용연

3일째...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벌써 3시 반이었다. 첫 날 차 빌릴 때 구입했던 할인쿠폰 중 말타기 쿠폰이 있는데, 이걸 타러갈까 말까 고민을 좀 했다. 제주도에 갔으면 말을 한 번 타 봐야 한다는데, 이번에 못 타면 또 언제 타보나 하는 생각도 들다가, 그나마 제주시에서 가까운 곳 표를 샀지만 그 곳까지 가려면 편도 1시간 가량은 걸릴터이니 왔다갔다 하다보면 너무 바쁘게 된다는 생각도 했다가... 결국 제주말 타는 건 다음 방문에 기약하기로 했다.

용두암을 가기 전 식당 근처의 롯데마트에 들어가 보았다. 지난 봄, 처형과 형님께서 제주도 여행을 하시다 못 사오셔서 아쉬워하셨던 것이 바로 제주도의 천연 노지 고사리! 두 분께선 버스투어를 하셔서 직접 고사리를 사러 다니지를 못 하셨다고 했다. 이 고사리를 사려고 롯데마트에 가서 채소 있는 곳을 둘러봤더니만, 아이고, 북한산 고사리만 있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제주산 고사리는 들어오지 않는다고해서 어디서 구해야 하냐고 물어봤더니, 동문시장이라고 제주시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을 알려주었다. 동문시장이라는 이름만 가지고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갔다.

멀리서도 재래시장의 느낌이 전해지면서 푸근한 느낌이 들었다. 헌데, 이 너른 재래시장에서 어느 가게에 들어가 제주산 고사리를 달라고 해야 하는 것인가.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지, 색시가 지나시던 한 아주머니께 여쭈어보니 건어물쪽으로 가보라 하셨고, 그 즈음에 가서 색시 혼자 차에 내려 잘 물어물어 가서 제주산 노지 고사리를 사 왔다. 고사리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내가 봐도 아까 롯데마트에서 봤던 북한산과는 떼깔이 다르고, 냄새오 어찌나 향긋한지, 금새 차 안에 고사리향이 가득했다. :) 이제 임무를 다 했으니, 용두암으로 출발~!

용두암은 제주 구시가지에 있어서 그런지 가는 길이 복잡했다. 물론 내비게이션이 안내해 주긴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주차장에 들어가려고 봤더니 유료주차장이었다. 차에서 내려보니 역시나 덥고 습한 날씨. :) 이 곳엔 단체관광객들이 참 많아 보였다. 학생들도 많고, 중국인들도 많고... 용두암을 제대로 보려면 해안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전망대 쪽으로 먼저 가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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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용두암의 모습을 보기 위해 해안으로 내려갔다. 으아~ 정말 멋진 용의 모습을 한 현무함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뒤에 호텔이 보였다. -_-;; 절묘한 위치에 라마다 호텔이던가, 아무튼 호텔이 하나 있어서 용두암을 찍으면 꼭 호텔이 같이 찍히게 되어있었다. 용두암으로 내려가는 계단 중간의 벤치에서 찍으면 호텔이 안 나오니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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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암 옆에서도 정방폭포에서와 같이 해산물을 파는 곳이 있었다. 지나가며 물어보니 전복 세 마리에 2만원이었던가? 아무튼, 자연산이라 그런지 무척 비쌌다. 날이 좀 덜 덥기만 해도 회 한 접시 먹고 싶었는데, 이건 워낙에 끈적거리게 습하고 더워서 더 견딜 수가 없었다. :) 용두암 관광은 이것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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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암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저 멀리 호텔, 용두암, 그리고 해산물 파는 곳이 보인다.



용두암 옆에는 용이 놀았던 연못이라는 뜻의 용연이 있다. 바다로 들어가는 물줄기가 마치 연못처럼 이루고 있는 곳이라는데, 가 보았더니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아마도 용두암만 보고 용연은 안 보는 듯 했다. 하기사, 용연 위에 구름다리 하나와 정자, 그리고 산책로 정도가 전부라 특별히 와서 보고갈 것은 없어보였다. 역시 여기도 너무 덥고 습해서 후다다닥 보고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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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다리 위에서 찍은 용연의 모습



참, 용연에서는 공사도 이루어 지는 중이라 그랬는지 물이 꽤 탁했다. 날이 좋을 때 와서 간단하게 산책을 하면 좋아보였는데, 더워서... :) 아, 그리고 용두암 주차장 옆에는 관광안내소가 있다. 들어가면 에어콘도 나오고 시원하고, 주변 관광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으니 한 번 가보는 것도 좋겠다. 저녁엔 6시까지 한다.

용연을 다보고 나와 그냥 가기가 아쉬워서 용연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횟집이 무척 많았는데, 해안도로의 해안 쪽에 불법으로 보이는 나무판을 마치 마루처럼 깔아놓고 거기에 상을 차려놓고 있었다. 용두암에서도 보고 저게 뭔가 했는데, 바다에서 보이는 쪽은 나무판과 각목으로 덕지덕지 지지를 해 놓은 모습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불법 시설물일 것이 분명해 보이는 점, 관광객의 안전이 보장되어보이지 않는 점 등이 아쉬웠다.

그나저나, 용두암에서도 그랬고 용연에서도 그랬고, 바위에 새까맣게 돌아다니는 벌래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사람이 다가가면 좌르르륵 사라지긴 하던데 말이다. 마치, Time Crisis IV 중에서 사무실 장면에 나오는 그런 벌래가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