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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잡담

2004년 연말결산

병역특례(정확히는 산업기능요원)으로 어설프게나마 회사를 다닐 때에는 이것저것 철 따라 시간 따라 해야 할 일이 아주 많이 있었고, 특히나 연말에는 월/분기/연 마감을 해야 해서 참으로 머리가 아팠다. 게다가, 연말결산 소득공제를 위한 서류를 모으는 것까지.. (사실, 연봉이 너무나 적어서, 내는 세금도 거의 없었고 그나마 냈던 세금도 몽땅(이래봐야 몇 만원도 안 됨.) 돌려받았었다.)

연말결산.. 이라는 말을 생각하니 이런 잡생각이 먼저 떠오르는데, 각설하고!!
다사다난했던 2004년, 자유에게 일어났던 굵직한 사건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보직변경
2004년 1월부로 회사 내에서 팀이 또 바뀌었다. 인사총무팀 - 기술팀 - 관리지원팀 - 구매자재팀.. 으로 계속 바뀌다 또 바뀐 것. 물론, 그 전에 계속해서 팀을 바꾸어달라 요청했었고(병특은 지정된 일만 할 수 있으나, 사실상 대부분의 업체에선 그걸 따르지 않는다. 만약, 걸릴 경우 병특요원의 인생은 엄청 꼬이게 된다. 그래서, 병무청 제출서류대로 해 달라 요청해 왔던 것.), 그것이 반영된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좀 편해진 것이라 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끓는 물에서 뛰어나와 불 속으로 뛰어든 것일 수도 있는데...
생산관리라는 일을 하면서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는 업무체계에 다시 한번 울화통이 터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일 하는 좋은 사람들 덕에 시름을 잊고 일 할 수 있었다.


청성 용사
2004년 4월 6일, 대한민국 제 6사단 신병교육대대에 입소하여 4주간의 교육을 수료하고 2004년 5월 1일 퇴소했다.
이렇게 간단하게 한 줄로 적을 수도 있고, 구구절절 적을 수도 있을만큼, 훈련소 생활은 좋든 나쁘든 큰 추억이 되었다. 현역 출신들이 보면 웃을테지만, 나름대로 전우애도 느껴보았고, 힘든 훈련도 몸소 체험해 보았다.(혹자는, 4주 병영체험이라고 폄하한다. ㅠ.ㅠ) 다행히, 보충역 중대 중대장님 이하 간부들, 기간병들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 욕설과 구타는 전혀 없이 할 것은 정확히 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어, 훈련병들과 우애도 깊어지고 마지막 날에는 헤어지기가 아쉬울 정도였다.
이 나이 먹어 동년배들의 남자들이 머리 빡빡 깎고 모여, 서로 어깨 붙이며 서로의 체온에 의지해 자고, 힘들면 군장도 들어주는 일을 언제 다시 해 볼 수 있을까? 훈련소 화장실에서 어머니 편지를 보며 눈물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소집해제
2004년 8월 17일, 역사적인 소집해제를 맞이하였다. 28개월(중간에 노무현 대통령의 병역기간 단축에 힘입어 3주 줄었다. 그래서 27개월 1주!!)의 산업기능요원 생활을 마쳤다. 원래는 회사를 좀더 다니면서 용돈도 벌고 하려 했으나, 회사 생활과 사회 생활에 힘들고 지쳐서 미리미리 퇴직원도 내놓고 즐거운 마음으로 소집해제일을 맞이했다. 사실, 소집해제가 되는 날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것도 없고, 어짜피 민간인의 신분이긴 했지만 그래도 병역필이 되었다는 사실에는 참 기뻤다.


배낭여행
소집해제와 동시에 회사를 나와 약 3주 동안 내 인생의 두번째 배낭여행 준비를 했다. 그래서, 2004년 9월 3일 출국!!! 3년 전의 유럽배낭여행도 무대뽀로 간 것이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무대뽀 배낭여행이었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그 덕분에 홀로 한 여행이었으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꼬따오에서의 스쿠버 다이빙, 그리고 앙코르왓에서의 일출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여행 중 만났던 사람들 중 두 명이 어제 한국을 다시 떠났다. 네팔과 티벳을 두 달 여행하려는 그들. 무지 부럽다. (ㅠ.ㅠ)


아르바이트
2004년 말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아르바이트. 2004년 11월 22일부터 2005년 1월 말까지 하기로 하고 시작했다. 버튼매니아( http://burtonmania.co.kr )라는 스노우보드 용품점에서 일 하고 있으며, 덕분에 전혀 몰랐던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고 있다.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복학 전 다시 배낭여행을 떠나고 싶었지만,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려본 결과, 알바를 열심히 해도 들어갈 구멍 다 막기가 힘들다. -_-;;


2004년, 이제 마지막 날이다.
올해 1월 1일이 시작될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런 생각을 다시 하지 않도록 2005년은 치열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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