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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유럽

[무대뽀 유럽배낭여행] 4일.. 그림같은 산토리니.

2001. 7. 10. 화

으음... 어제 배 움직이자마자 바로 잤나보다. 하도 피곤하니까 어디 기댈 곳만 있으면 자나보다. 일어나보니 새벽 5시. 약 7시간 잤네.

자다보니 피아노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앉아있던 살롱 안에 피아노가 있는데 한 밤중에 누군가가 치고있었던 것이다. 이거 외국에서 섯불리 머라고 할 수도 없고 해서 그냥 있었다. 한참 피아노 소리가 들려 대강 잠이 깼는데 그 때 바로 어떤 아저씨가 다가와서 머라고 하니까 그 여자가 I'm very sorry.라고 하면서 피아노를 그만 쳤다.
이것이 서양사람들의 개인적인 성향인가...? 나도 피아노를 보고 오래간만에 피아노를 쳐보고 싶었지만 살롱 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쉬는데 방해될까봐 말았던 것이었다.

암튼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롱 바닥에 누워 자고 있다. 아무것도 깔지 않은 사람도 있고... 울 나라에선 체면치레하느라 이러지 못할텐데 여기 사람들(반 이상은 다른 나라 여행자들)은 그냥 누워잔다. ^^

지금 팜 충전 중이다. 여행하면서 보고 느끼는 감정 등을 매번 팜을 꺼내 적어서 그런지 배터리 게이지가 빨리 떨어진다. 하루에 20~30번 정도는 켜고 쓰니까... 트레블킷 빌려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USB 싱크 케이블 가져와서 충전하려고 했었는데 아직까지 USB 포트 달려있는 컴퓨터를 못 봤다.

5시에 일어나 갑판으로 나가봤다. 막 동이 터오고있었다. 배 가는 것, 옆에 지나가는 섬들, 파도, 하늘...

6시 반쯤 어제 산 것들로 아침식사를 했다. 대강 식사를 마치고 다시 눈을 붙였다.

8시에 산토리니 섬에 도착했다. 지금은 버스를 타고 피라(Fira 혹은 Thira) 마을로 가는 중...(버스요금 400 드라크마) 깍아지른 절벽에 좁은 도로가 있다. 이 길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한참을 숙소 찾아 헤매었다. 길에 서있으니까 한국인 관광객이 꽤 지나다닌다. 몇 분에게 물어물어... 몇 집 들러보고 하다가... Youth Hostel Thira에 두 분과 함께 들어갔다. 이 분들은 어제 오셔서 오늘이 이틀째라고 하셨다.(4500 드라크마, 후불) 여권을 맏기고 들어와서 집을 풀고 쉬고 있다.

햇살이 살인적이다.

12시 조금 넘어 점심을 먹으러 갔다. 아까 유스호스텔 찾을 때 도움을 많이 주었던 mama네 집으로 갔다.(그리스의 욕쟁이 할머니) Todays special인 오믈렛을 시켜먹었다. 빵이랑 토스트도 더 나오고, 맛도 아주 좋았다.

오토바이와 자동차 렌트를 생각해 보았다. 오토바이는 하루에 4000 드라크마, 차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15000에서 30000 드라크마 정도까지 다양했다.

16000에 오픈카를 빌렸다. Full insurance까지 2000 드라크마. Fiat에서 나온 소형 오픈카다.

우선 Acient Thira에 가보기로 했다. 깍아지른듯한 절벽을 올라가야 나오는 유적지라고 했다. 정말 올라가는 길이 장난이 아니다. 어떻게 여기에 길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나게 무서운(-.-) 길이었다. 신항구에서 피라(Fira)마을로 가기 위해 올라오는 길은 저리가라였다.
산 꼭대기에 올라갔다. 으윽~! 엄청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이거 거의 사람이 날아갈 정도로 세서 바람을 향해 몸을 기울이고 있어야 겨우 서 있을 수 있을 정도였다. 바람을 등지고 발을 들기만 하면 저절로 걸어갈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불면 정말 사람이 날아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대 시라는 2시 30분까지 문을 여는 것이어서 들어가보지는 못 하고 입구에서 사진 몇 방 찍기만 했다. 워낙 그 입구가 높아서 산토리니 섬 대부분이 보이고 저어 멀리 있는 수평선이 정말 멋졌다.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곳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곳은 산 밑에서 당나귀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근데 당나귀 타고 올라가는 사람은 못 봤고, 다들 빌린 차나 오토바이로 올라갔다 내려가는 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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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ient Thira 입구에서... 무지 볼품없다. ;; 바람이 엄청 세게 불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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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ient Thira 입구에서 본 산토리니 전경. 높은 곳이라 다 내려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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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 항에서 Thira 마을까지 가는 버스표. 버스를 타면 안에서 승무원이 다니면서 표를 판다. 콩나물 시루 같은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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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에서 묵었던 Thira Youth Hostel의 숙박권. 사실은 사설 유스호스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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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의 Acient Thira 입구에서 방향을 조금 돌려 찍은 사진. 파란 바다와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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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모래사장으로 되어있는 카마리 해수욕장이 보이는가?



뱀 다리...
혼자라도 오토바이 몰 수 있다면 하나 빌리는 것도 좋다. 기름만 넣으면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서고 싶은 곳에 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중 교통이 있기는 한데 아무리도 불편하고 마음껏 돌아다니는 멋도 쏠솔하다.

바로 내려와서 앞에 있는 해수욕장에 갔다. 카마리(Kamari) 마을 옆에 있는 해수욕장인데, 원래 산토리니섬이 화산섬이라서 이 곳 모래사장은 검은 모래로 되어있었다. 검어서 그런지 햇빛을 받아 엄청나게 달구어져 있어서 맨발로는 도저히 걸어다닐 수 없었다. 옷을 벗고 바닷물에 뛰어들었는데.... 어이 추워!! 생각보다 바닷물이 엄청 차다. 에게해는 찬물인건지 들어가자마나 한기가 느껴지고 더위가 싸악~! 가셨다. 들어가서 수영도 잠깐 하고 해변에 누워 일광욕도 하고... ^^ 토플리스(Topless)가 많다고 하던데 잘 안 봐서 그런지 거의 못 봤다. 그냥 쬐끄만 애들이 벌거벗고 있는거... ^^; 각설하고, 검은 모래사장이 길게 늘어져 있고 검푸른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해변이 정말 아름다웠다. 아까 올라갔던 고대 시라에서 내려다 본 해변도 정말 아름다웠는데 직접 와서 보니까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었다.
여행와서 처음으로 집에 전화했다. 여기 시간으로 4시 30분 정도에 했으니까 한국은 밤 10시 30분 정도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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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리 해수욕장 전경.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광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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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추한 사진. 물놀이 하다 한 장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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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허헉~! 더 추하다. (ㅠ.ㅠ) 저 풀린 눈을 보라.



숙소(Thira Youth Hostel)에 돌아와서 샤워하고 빨래도 좀 하고... ^^;(여기는 빨래를 못 하게 한다.)

아테네로 돌아갈 배편을 알아보러 나왔는데 여행사 한 직원이 HP Jornada 680를 쓰고있다. 너무 기뻐서 잠시 보자고 해서 정말 잠시만 구경했다.(화면을 터치하니까 그러지말라면서 바로 뺏아갔다. 개인정보를 우리네보다 더욱 소중히(?) 여기나보다.)

또 컴퓨터 장애 때문에... 옆에 있는 여행사에 가서 내일 저녁 8시 배로 끊었다. 물론 deck class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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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 섬의 전경. 하얀 집과 파란 지붕.. 포카리스웨트 광고를 여기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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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 마을. 집들이 온통 하얀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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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 섬의 집들. 작은 골목 사이사이로 예쁜 집들이 늘어서 있다. 저 작은 골목은 밤엔 불이 켜지고 작은 시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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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배가 아마도 산토리니에 타고온 배일터. 사진에 보이는 섬도 산토리니의 일부인데, 사람은 살지 않으며 여행사를 통해 관광을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차를 타고 이아(Oia)마을로 가고 있다. 일몰을 보기 위해... ^^ 이아마을을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길었다. 산토리니섬이 꽤 큰 섬이기 때문이다. 제주도보다 조금 작으려나... 암튼 한참 산토리니섬과 에게해를 감상하며 차를 타고 가다가,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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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 마을에 차를 타고 가며 찍은 사진. 여엉 엉망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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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너무 예뻐 찍은건데, 역시나 엉망.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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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 마을로 가다가 본 석양. 정말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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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 마을 가다가 차 세워두고 잠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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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여행을 떠났던 학교후배들과 함께.


이아마을에 도착하니까 벌서 8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주차를 하고 해지는 것이 잘 보일 것 같은 곳에 올라가려다가 마침 보이는 멋쥔 식당에 들어가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리스 전통음식인 수블라키, 무사키, 그리고 Lamb Chops와 문어요리를 시켜 먹었다. 그리스 전통음식은 생각보다 매우 맛있었다. 이아마을에서 포카리스웨트 광고도 찍었던 곳이라 했다. 그러고 보니 어떤 여자가 생머리 날리면서 푸른 지붕, 하얀 집 앞에서 포카리스웨트 먹던 것이 기억 나기도 하고... ^^
저녁을 먹고 허겁지겁 높은 곳으로 올라갔는데... 이론이론, 해가 이미 너무 많이 져버린 것이다. 규호랑 같이 언덕을 달려 내려가서 사진 몇 방 찍고 다 같이 이야기를 조금 하다가 밥 먹느라 못 봤던 마을 골목 구경하려고 다시 가는데, 한국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예전에 뵈었던 분들도 계시고, 첨 뵙는 분들도 계시고... 인사하고 조금 이야기 나누다가 헤어졌다. 참, 그 중 남자 한 명이 있었는데, 남자들 오래간만에 봤다고 참 반갑게 인사해 주었다.(정말이지 여행하는 사람의 70% 정도는 여자다. 동양인이건 서양인이건... 이유는 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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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 마을의 한 식당에 들어가 먹었던 저녁식사.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었던 제대로 된 음식.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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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나오니 이미 해는 넘어가고.. ^^



이아마을의 밤 골목도 정말 예뻤다. 골목골목 들어서 있는 가계들, 식당들에서 나오는 불빛과 흰색 벽, 푸른색 지붕...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이 곳이 과연 사람이 사는 곳인지... 마치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일부러 이렇게 이쁘게 만들어 놓은 곳 같다.
골목골목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하고... ^^ 아, 그 중에서 그리스정교회 건물에 들어가 보았다. 예수님 그림, 다른 여러 그림, 검은 옷, 검은 모자에 하얀 수염을 단 사제 할아버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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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이아마을의 야경을 뒤로하고 찍어봤으나.. 제대로 담질 못했다. 직접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오는데..



벌써 10시가 되어버렸다. 차를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데... 하늘을 봤더니만 별이 쏟아질 듯 많이 보였다. 운전을 하는 효영이형 빼고 나머지 모두 우와~~~!! 하면서 하늘을 보니까 샘이난 형이 차를 세우고 같이 보자고 해서... ^^ 한척한 곳에 차를 세우고 라이트도 모두 끄고 밤하늘을 봤다. 동서로 길게 뻗은 은하수, 밝은 별 사이사이를 가득채운 이름모를 작은 별들... 너무너무 아름다웠다. 한참 차를 세우고 이야기 하고... 우연히 며칠 같이 여행을 하게 되었지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어서. ^^

잘까 나갈까 고민을 좀 하다가 피곤하지만 과감히 나왔다. thira 이 동네가 산토리니섬의 중심지이자 환락의 중심지여서 12시 인데도 사람들로 넘쳐난다. 여기도 골목골목 기념품 가게, 옷가게, 장신구 가게. 나이트도 있다. 가게에서 400 드라크마짜리 주스 하나를 사고 거리에 앉아서 사람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는데 한가지 맘에 안드는 것은... 쌍쌍이 다니는 사람들. -- 그렇지 않아도 배 아픈데, 으흐흑.. ㅠ.ㅠ 서럽다. 기념엽서나 몇 장 사야겠다. 산토리니 섬이 이쁘게 나온 엽서 네 장을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12시 20분 정도 되었는데, 땀도 조금 식히고 할겸 밖에 있는 의자에 잠시 앉아 음악을 듣다가 깜빡 졸았다. ^^; 팔 다리가 근질근질해서 일어나보니까 두어군데 모기가 물어뜯어버렸다. 호들갑 떨면 잠 깰까봐 슬금슬금 방으로 들어와서 바로 누워잤다. 불이 아직 안 꺼졌길래 안대까지 하고... 아, 피곤하다. 하지만 산토리니의 밤은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