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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의사로 거듭나기 의사 중 가장 초기형(!?)인 인턴 생활 시작한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지만, 아직 3년은 되지 않았고, 그래도 병원밥 먹다보니 어느 정도 자라나는 느낌이다. 느낌만 그렇고, 실상 실력과 지식이 늘지 않는 것은 큰 문제고 말이다. 언제 글을 좀 정리해서 올려보고 싶은 마음도 있으나, 아무튼 수련 병원에서 전공의의 삶은 시간과의 싸움이 지속된다고 볼 수 있겠다. 시간과 공간, 능력은 한정되어있는데, 그에 아랑곳 하지 않고 몰려드는 환자들을 진료하려면 방법은 한 가지 뿐이다. 환자 한 명 한 명을 최대한 능률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 그러다보니, 상당히 불친절한 의사가 되어가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환자를 처음 만나면 보통, '어디 아파서 오셨어요?' 라고 물어본다. .. 더보기
유진이의 100일 사진 아쉽게도 내가 직접 가지는 못 했지만, 얼마 전엔가 색시랑 처제가 유진이를 데리고 100일 사진을 찍고 왔다. 서너가지의 테마를 가지고 근 100장 가까이 사진 찍어왔던데, 그 중 십여장을 골라야 한다니 이게 참 쉽지 않다. 봐도 봐도 다 예쁘다 보니 말이다. :D 더보기
역할 모델, Role model 인턴이라는 위치가 그렇듯,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지난 번에 돌았던 응급실 상황 상 다른 과의 개입이 필요할 경우 인턴이 각 과 당직 선생님께 보고(흔히 '노티'라고 줄여 부른다. 아마도 notify란 뜻이겠지.)를 해야 하다보니 더욱 그렇다. 나도 이제 겨우 몇 개월 째이긴 하지만, 콜 받아보고 노티도 받아보고 하면 참 힘들고 짜증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지 않아도 일 많아서 힘들고 있는데, 거기에 일 또 하나 추가해 준다는 전화가 오면 누군들 좋아하겠는가. 힘들기로 꼽자면 정말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신경외과,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것이 분명한 1년차 김JJ 선생님이라고 계신다. 우리 병원 몇몇 과들이 세브란스와 레지던트 파견 근무를 주고 받고 있고, 신경외과도 그러는 과 중 하나라 .. 더보기
끝과 시작, 변화의 스트레스 어제 응급실 밤근무 시작하고, 오늘 아침 레지던트 선생님께 차트 확인 받고 응급실 나옴으로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고, 여러가지 일이 많이 있었던 4주간의 분당 응급실이 끝났다. 마지막 날을 기념이라도 해 주려는 모양이었는지, 14시간 일 하는 동안 정말 한 순간도 쉴 수가 없었다. 왜이렇게 아픈 사람들이 많은거야. (ㅠㅠ) 그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배우기도 했고, 많은 것을 느꼈다. 내게 부족함이 많다는 것은 언제나 느끼는 것이고, 학문적이고 업무적인 것 외에 인간적으로 부족하고 미숙한 면을 고쳐나가야 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한 때 'ER'이라는 드라마를 보며 응급실 의사가 되기를 꿈 꾼 적도 있었지만, 직접 일 해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 여유 있을 땐 여유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 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