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주 초에 시험이 하나 이상 씩 있는 이번 2학기의 스케줄 때문에, 토요일 점심에는 민들레 아가씨가 찾아오고, 일요일 점심에는 부모님께서 찾아오시는 정형화된 스케줄이 완전하게 자리를 잡았다. 황금 연휴를 맞이했지만 내일 친한 친구의 결혼식을 가야 하는 민들레 아가씨는 오랜만에 돈덩어리를 몰고 점심 시간에 맞추어 분당으로 찾아왔다. 점심으로 무얼 먹을까 고민하던 중, 오늘이 10월 1일이라는 것이 떠올랐고, 매월 1일과 15일에 초밥 20% 할인 판매를 한다는 야탑 뉴코아 아울렛 1층에 있는 초밥집이 떠올랐다.
지난 번에도 들어가볼까~ 하다가 아무래도 너무 비싸보여서 머뭇거리다 말았는데, 오늘은 마침 20% 할인 판매를 하니까 큰 맘 먹고 먹어보기로 했다.(내가 큰 맘 먹은게 아니라, 항상 사주는 고마운 민들레 아가씨가 큰 맘을 먹은 것이다.) 역시 20% 할인의 힘인지, 점심시간 무렵의 가게는 손님으로 가득해서 빈 자리가 없었다. 조금 기다린 후에 문 바로 앞의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회라고는 바닷가 수산물센터에서 파는 막회를 사 먹어본 것이 전부인 우리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먹는지 살펴보았다. 다들 많이 다녀본듯 능숙한 솜씨로 돌아가는 레일 위의 접시를 내려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접시 색깔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노란색은 1500원, 초록색은 2000원, 빨간색은 3000원, 파란색은 무려 5000원!!! 주문 제작이 가능한 메뉴는 검은색 접시에 이름이 적혀 있었다. 간장에 고추냉이 풀어놓고 먹기 시작~!! 처음에는 노란접시 위주로 먹으려고 생각했었지만, 돌아가는 접시들을 보니까 역시나 비싼 것이 맛있어 보였다.
우리가 이렇게 접시 색깔과 미각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왼쪽에 앉은 한 아저씨(30대 초반?)는 혼자 먹는데도 이것저것 잘 내려 먹었다. 주로 빨간색 접시를.. 게다가 주문해서 먹기도 하고!! (@.@) 오른쪽에 앉아있던 한 가족(역시 30대 초반의 남매와 어머님으로 보였다. 그런데, 식사하는 내내 대화도 안 하더라. -_-;)도 접시 색깔에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마구 집어먹으며, 이것저것 주문해서 따로 받아 먹기까지!! 민들레 아가씨가 새우를 좋아해서 우리도 그들이 먹는 걸 보고 따라 주문하여 왕새우초밥(위 사진 중앙)을 두 접시나 시켜서 먹어봤다.
그런데.. 가만히 보다보니 그 가족 중 아들.. 초밥의 밥을 반절이나 떼어내고 먹고 있었다. (ㅠ.ㅠ) 초밥을 많이 먹기 위해서, 그러니까 돈은 상관없고 맛있는 초밥을 많이 먹으려고, 배를 채우는 밥은 반을 떼고 먹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저렴한 걸 먹고 배부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우리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ㅠ.ㅠ) 장국도 1회만 서비스라 해서 아껴서 먹고 있었는데, 장국 추가도 하고, 비싼 아사히 맥주도 다 시켜 먹고...
아무튼, 둘이서 먹고 20% 할인 받았지만 3만원 가까이 나왔다. 근래에 이렇게 비싼 식사는 처음이었던 듯. 민들레 아가씨 많이 먹으라고 했더니만 나는 살짝 모자란 감이 있길래 킴스클럽에 들어가 한 바퀴 시식 코너를 돌았다. :)
아무튼...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나도 회전 초밥 많이 먹어봐야겠다!!!
'자유 > 먹은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리스피 크림 도넛 @ 서현 (24) | 2005.11.13 |
---|---|
오뚜기 3분 사천짜장 시식기 (2) | 2005.10.25 |
토니 로마스에서 저렴하게 데이트하기 (2) | 2005.08.13 |
오랜만에 즐기는 야식 한 사발의 여유 (10) | 2004.11.29 |
생선뼈다대기쌈회무침, 강릉집 (0) | 2004.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