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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자유 M.D.

무릎을 톡톡, 무릎반사


어릴 때 많이 했던 놀이 중 하나가 바로 무릎뼈 아래를 톡톡 치면 다리가 툭~! 치고 올라오는 것이다. 이것은 무릎 반사로, 톡~! 칠 때 허벅지 펴는 근육이 당겨지고 이게 뇌로 다 가는 것이 아니라 척수에서 되돌아와 허벅지 펴는 근육을 수축시켜 아래 다리가 들리게 되는 것이다.

어제 병당이어서 병원에 남아있었다. 아무래도 강남은 분당에 비해 환자 수도 적고, 질병의 심한 정도도 덜하기 때문에 병당 하더라도 콜이 그다지 많지 않으나, 그래도 어제는 어느 정도 콜이 와서 한 10시까지는 바지런히 돌아다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무릎반사였다. 콜이 와서 받았더니 '여기 XX 병동인데요, 니적테스트 있어요.' 이러는 거였다. '네? 무슨 테스트요?' 했더니, '니적이요.' 이런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서 다시 물어보았고, 그제서야 이해했다. Knee Jerk Test. 그 쪽 발음이 안 좋기도 했겠지만, 내가 이런 일을 예상하지 못 한 상태에서 콜 받다보니 알아듣질 못 했나보다. 아무튼, 뭐 별로 어려울 것도 없는 것이기에 얼른 하고 돌아와 쉬었다.



그런데, 한 네 시간 즈음 지나서 또 콜이 왔다. 같은 걸 또 해 달란다. 똑같은 검사를 하루에도 몇 번 씩 하는 것이 이상해서 생각해 보니, 오래 전 외웠던 족보 중에 자주 무릎반사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희끄무리하게 기억나기 시작했다. 뭐였더라... 고민을 무척 많이 했지만 역시 내 머리에서 나오는 것은 없었다. 결국, 환자 처방 내역을 들여다보니, 떡 하니 보이는 마그네슘!!! 자간증이나 전자간증에서 경련 예방을 위해 투여한다는 바로 그 마그네슘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무릎반사와 같은 신경학적 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했던 것. 그 외에도 혈중 마그네슘 농도를 확인한다거나, 혈압 확인, 소변량 확인 등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기억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아무튼, 네 시간마다 이 무릎 반사를 확인하라는 처방이 있었다니, 힘 없는 인턴이 어쩌겠는가. 하라는대로 해야지. 밤 11시 반에 확인하고, 이제 3시 반에 확인해야 하는데, 피곤함에 찌들어 잠든 인턴이 어찌 스스로 일어날까. :) 콜 두 번 받고 일어나 근 4시가 다 된 시각에 가서 확인했다. 다행히 환자의 무릎반사를 계속 잘 유지되고 있었다.

오늘 하나 배웠다. 자간증/전자간증에 경련 방지 위해 마그네슘. 그리고, 무릎반사 계속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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