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중이신 제닥의 김승범 원장님
더 많은 사진들은 여기에서....
지난 토요일, 홍대 다음 사옥에서 닥블 2차 모임이 있어 참석했다. 오전 중에는 색시와 함께 한라 정기 검진을 받으러 갔었고, 그거 끝나자마자 동생네 집들이에 가서 집 구경도 하고 동생이 해 주는 맛있는 점심 식사를 식구들과 함께 했고, 난 이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홍대로 갔고, 색시는 처형네 들러 놀다가 처가로, 난 모임에서 일찍 나와 처가에 가서 합류했다. 무척이나 바빴던 토요일이었다.
'환자의 알권리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로 모인 이 모임에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다행히 많이 놓치지 않고 참석할 수 있었다. 헌데, 자리에 앉아 발표를 듣다보니, 내가 너무 생각없이 섣불리 참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임의 주제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 본 적도 없고, 이 모임에 참여하시면서 그 동안 이런 문제에 대해 다양한 포스팅을 올리셨던 분들의 블로그를 열심히 읽어본 적도 없었으니 말이다. 좀 준비를 하고 갔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때늦은 후회를 해야만 했다.
나보다 더 의대를 오래 다닌 분들도 계시겠으나, 적어도 내 주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11년간의 의과대학 생활(물론 그 중간엔 휴학과 병역특례로 병역이행 과정도 포함되었다.)을 해 오는 동안 수없이 만났던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감을 혼자 느끼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여러 선생님들께서 나보다 훨씬 먼저 그리고 더 많이 고민하고 행동해 오신 것을 보고, 신기하기도 하면서 정말 반가웠다. 그래서, 4시 반 정도부터 9시가 넘도록 진행된 발표와 토론 시간 내내 정말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고 단 1초도 딴 생각 하지 않고 열심히 들을 수 있었다. 강의 시간엔 200% 졸아버리는 내가 이렇게 열심히 들었다니 믿겨지지 않았다. :)
사실, 대부분의 토론이 그렇겠지만, 단칼에 결론을 내리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것이 큰 의미를 가질테니, 결론이 내려지지 않는다고 실망하기는 이를 것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법, 의사가 해야 할 일과 맞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감정, 그리고 그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이 모임이 얼마나 아름다워 보였는지 모른다.
자리를 옮겨 제닥에서 뒷풀이가 이어졌는데, 난 솔직히 구면인 분이 아무도 없고, 그나마 인터넷으로 먼저 알았던 몇 분도 다들 바쁘시기도 한데다가, 어디 활달하게 끼는 성격도 아니고, 처가에는 빨리 들어가 봐야겠고 해서 얼마 앉아있지 못하고 바로 나와야 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모임이 새벽까지 계속되었다는데,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어서 참으로 아쉬웠다.
이런 자리 마련해 주신 양깡 선생님, 바쁘신 와중에 열심히 준비해 오셔서 발표해 주신 선생님들, 열띤 토론을 펼쳐주신 선생님들, 짧았지만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신 선생님들, 뒤에서 지원해 주시느라 고생 많이 하신 제닥 선생님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p.s. 3차 모임이 잡힌다면 꼭 나가보고 싶은데, 과연 그게 가능할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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