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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제주

[성수기 제주휴가] 17. 이마트와 동선면옥

2일째...

색시는 해수욕을 참 좋아한다. 이번에 같이 여행 와서 처음 알았다. :) 나는 중학생이었을 때였나 아무튼 그 즈음부터 왜인지 바닷물에서 노니는 것이 마냥 좋지 않았다. 어릴 땐 바다에 잘 갔는데 말이다. 아마도, 모래와 뻘, 그리고 소금기 있는 물 때문에 민물에서 노는 것에 비해 뒷처리가 필요해서 그랬나보다. 그래서, 그 후로는 주로 계곡을 찾았었다. 하지만, 색시는 계곡보다 바다가 좋다고 했고, 제주도에 왔으니 해수욕을 가능하면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아쉽게도, 일정 상 아직 해수욕을 하지 못 했지만, 내일 아침에 숙소 근처의 함덕 해수욕장에 가서 즐기기로 했다. 그래서, 숙소에 돌아가는 길에 보였던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옆 이마트에 들어가, 비행기 짐칸에서 가방이 눌리면서 부러져 못 쓰게 된 에어펌프를 사기로 했다.

역시나 지하주차장은 없었다. :) 주차하고 이마트에 들어갔더니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바로 그 모습. 참, 선샤인호텔에는 샴푸/린스, 치약/칫솔 등 기본적인 욕실용품은 기본 제공되지 않고 비누만 제공되었다. 비누 외 물품은 방에 준비되어있으나 사용하면 룸서비스 이용료가 부과되도록 되어있었다. 결론적으론, 선샤인호텔의 룸서비스를 사용했어야 했다. 외부 판매 가격과 큰 차이 없는 가격이었으며, 할인점에 왔더니 작은 샴푸를 팔지 않아서 말이다. :D 아무튼, 겨우겨우 제일 작은 샴푸를 하나 사고, 제주도가 원산지라 뭍에 비해 저렴한 삼다수 2리터 한 병과 튜브에 바람 넣어야 하는 에어펌프 등을 사고 제주도 쇼핑을 마쳤다. 이런 것 외에도 시원한 과일을 다 잘라서 판매하는 것도 보였는데, 급하게 과일이 필요할 경우 이런 걸 사다가 해변에 나가 간단히 먹어도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어제도 저녁에까지 서귀포/중문단지 쪽에 있다가 숙소로 돌아갔는데, 오늘도 그렇게 되었다. 어제는 서쪽에 있는 도로로 올라갔는데, 이미 우리는 서귀포를 지나 동쪽으로 많이 와서 동쪽 길로 가고자 했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은 자꾸 유턴을 해서 한참 돌아 어제 갔던 서쪽의 그 길을 이용하라고 했다. 그다지 미덥지 않은 내비게이션은 무시하고 계속 동쪽으로 갔다. 그러다, 아무래도 저녁식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급히 식사할 곳을 찾았다. 서귀포 지역에서 가보려 했던 쉬는팡용이식당을 이미 다 섭렵해 버려서 내가 찾아온 식당 목록에서는 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가져간 책과 관광안내집에 동시에 소개된 집이 마침 우리가 가는 길가에 있길래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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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면옥의 메뉴판



서귀포시 외곽에 있는 동선면욕은 냉면과 쇠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다. 마침 관광안내집에 딸린 쿠폰북에 5% 할인권이 있어 그것도 우선 준비해 들어갔다. 우리가 들어간 시각이 6시 반이라 한참 붐비리라 생각했는데, 손님이 별로 없었다. 냉면만 먹자니 아쉽고, 그렇다고 고기를 먹자니 가격이 비싸고... 잠시 고민을 하다가, 식당 밖에 걸려있던 현수막에 쓰여있는 불고기+냉면 세트 1만원이 뭐냐고 물으니 점심시간에 하는 점심메뉴인데, 원하시면 해 준다고 해서, 그 셋트 두 개를 시키고 각각 물냉면과 비빔냉면으로 시켰다. :) 참, 공기밥은 불포함이었고, 어차피 냉면 먹고 하면 배부를거여서 더 시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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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와 각 냉면의 맛은 그냥저냥 보통이었다. 뛰어난 맛이라 평가하기엔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어디 빠지는 것은 없었다. 예전에 TV를 보다가 강호동이 하는 말이, 보통 사람들은 고기 먼저 먹고 냉면을 나중에 시키지만, 자기는 고기와 냉면을 같이 시켜서 냉면과 함께 고기를 먹는다고 했었다. 갑자기 그게 떠올라, 어차피 밥도 없겠다 불고기를 냉면과 함께 먹어봤다. 냉면의 시원한 맛과 불고기의 따뜻하고 달달한 맛이 묘하게 조화가 되어 꽤 괜찮았다. :) 나중에도 또 이렇게 먹어봐야지.

갑자기 찾아보고 들어온 곳이었지만 맛있게 저녁식사를 잘 하고 계산할 때 아까 준비했던 5% 할인쿠폰을 꺼내봤다. 계산하려던 직원이 사장님을 불렀고, 사장님 오시더니 '당연히 해 드려야죠.' 하시며 카드 결제로 1.9만원에 둘이서 저녁식사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