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휴일이던 우리 색시의 생일이 이제 더 이상 휴일이 아닌 올해, 색시는 휴가를 냈고 아침 일찍 일어나 2캐리비안 베이에 다녀왔다. 3시 경 출발해서 집에 일찍 돌아왔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티스토리 이벤트를 통해 멋진 공연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가난한 학생 남편인 나는 티스토리 이벤트 덕분에 어깨에 힘 좀 주면서 색시를 세종문화회관으로 안내할 수 있었다. :)
이벤트로 받은 네비아 공연표. 무려 VIP석!!!
8시에 공연 시작이라고 하여 30분 정도 일찍 넉넉하게 도착했다. 헌데, 분명 R석으로 알고 갔는데, 표를 받아보니 VIP석이었다~!! 이게 다 내 덕분이라는 허세를 한 번 더 부릴 수 있었다. :) 공연이 무려 2시간 20분이나 걸린다기에 목도 축이고, 생리현상도 미리 해결하고, 오랜만에 와본 세종문화회관 내부를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우린 정말 VIP석 답게 가장 가운데 줄에서도 앞쪽 자리에 앉았다. 무대 위 배우들의 숨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을만큼 가까워서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더 커졌다. 드디어 공연 시작~!!
안개가 드리운 마을이 환상의 세계로 변하고, 눈 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보고도 믿을 수 없을 깜짝 놀랄만한 공연들이 펼쳐졌다. 십 수 미터의 높이에서 기다란 천 하나에 매달려 몸을 가누는 모습부터 시작해서, 혼자서 혹은 여럿이서 멋진 공연을 보여주는데 정말이지 눈을 떼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내 블로그에서 여러차례 밝힌 적 있지만, 난 무언가를 보러 갈 때 아무 것도 알지 않고 그냥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로 인해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티스토리 이벤트에 응모하면서 서커스라는 것을 알았을 때,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커스를??' 이런 선입견이 먼저 생겨버렸다. 우리가 흔히 명절 연휴에 TV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서커스를 생각해 버린 것이었다. 그러나, 직접 공연을 보고나니 내 생각이 완전히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일반적인 서커스와는 달리 네비아는 아주 우아했으며, 그 우아함이 넘치지 않게 중간중간 위트도 있었다. 마치, 느끼한 크림소스 스파게티를 맛있게 먹을 때 꼭 필요한 새콤달콤한 피클과도 같이 말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너무 사전 정보를 모르고 갔던 덕분에 공연 내용의 흐름을 잘 따라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나, 공연의 특성 상 무언가 확실하게 이야기 해 주기 보다는 몸짓으로 표현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더욱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관람자는 좀더 알고 가야겠고, 공연자는 좀더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면 되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흰 손수건을 흔들어야 할 때, 의외로 많은 관람객들이 흰 손수건을 꺼내어 흔드는 것을 보고 놀랐고, 뭘 들고 흔들게 없었던 우리는 두 손을 높이 들어 손이 아플 때까지 박수를 쳤다.
색시 생일을 화려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도움 주신 다음과 티스토리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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