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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Med Student

정신과 실습 중

이번 주부터 앞으로 4주 동안 정신과 실습을 하게 되었다.

매일 아침 회진을 시작으로 폐쇄병동에서 환자들과 면담 하는 일이 학생들의 주된 일거리. 월요일에는 도대체 어떻게 말을 붙여나가야 할지 몰라서 허둥거렸지만, 조금씩 대담해지고 생각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닿게 되면서 조심스럽지만 덜 어렵게 면담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낯선 우리들에게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마음을 열고 조금씩 다가가다보면 그들 마음 속 깊이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하나씩 둘씩 꺼내 보여주었다. 물론, 이제 겨우 며칠 밖에 되지 않아 정말 속 깊은 이야기는 아직 나누지 못하지만, 그래도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농담도 하고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고, 이렇게 미약하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

오늘 오전에는 병동회의가 있었다. 병동회의는 폐쇄병동 안에 있는 원칙 상 모든 환자들이 한 곳에 모여 회의를 하는 것으로, 환자들 스스로 안건을 정해 토론을 나누고 건의사항도 제시하는 그런 과정이 포함되어있다. 회의가 진행되면서, 이번 회의의 안건이 의료진에 대한 불만으로 빠르게 진행되어갔다. 대화나 면담이 부족하다는 그런 이야기라 들으면서 어느 정도 공감을 하긴 했지만, 선생님들은 크게 개입하지 않으셨다. 심지어, 어떤 환자는 당장 이에 대한 대답을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고, 한 환자가 이러자 다른 환자들도 그의 의견에 동조해 주는 분위기가 형성되기까지 했다. 속으로 '이러자고 병동회의를 하는 것이 아닐텐데...' 라고 생각했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나로서는 그냥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정해진 수순에 따라 병동회의를 무사히 마치고, 의료진들 회의가 따로 열렸다. 이 때 선생님들과 간호사들, 사회복지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환자에 대한 다양한 면과 환자 사이의 역학관계 등을 병동 회의를 통해 알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선생님들께서 아무 일 하지 않고 회의를 방관하고만 계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그 동안 환자들의 면면을 계속해서 파악하고 분석하고 계셨던 것이었다. 정말 놀랐다. 나도 저럴 수 있을까?

내일은 4명이 한 조가 되어 50분의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해야 한다. 노래와 율동도 준비하고, 간단한 게임도 준비했는데, 환자들의 열렬한 호응과 함께 잘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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