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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자유/잡담 | 2006. 11. 26. 11:48 | 자유
인터넷 어딘가에서 찾은 금연 포스터

인터넷 어딘가에서 찾은 금연 포스터



근 30년을 살아오면서 나는 담배를 피워본 적이 없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직접적인 1차 흡연은 한 적이 없고, 2차 흡연이야 많이 했지. 요즘에야 덜하지만, 1990년대만 하더라도 실내외 장소를 가리지 않고 흡연하는 것이 아무 문제 없었으니까 말이다. 고백하자면,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이던가? 할머니 댁에 갔는데, 큰숙부 방에 있는 하얗고 기다란 것이 도대체 뭐길래 어른들이 그리도 좋아할까? 궁금해 하며 재떨이에 놓여있는 꽁초 하나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가 매운 연기만 마시고 황급히 껐던 기억이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 1차 흡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제 일이 있어서 서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잠시 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열심히 돌아다닌 탓에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좀 더웠기에 신시계 백화점 밖으로 나와 자리를 잡고 앉아 맥북을 열었다. 생각보다 많이 보이는 AP 중에 어디에 올라타볼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내 코를 자극하는 연기가!! 고개를 왼쪽을 획~! 돌려보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끽연을 즐기고 있었다. 오른쪽에도, 정면에도, 뒤에도... 실내에서 담배를 필 수 없으니, 모두 나와서 피우고 있는 것이다. 터미널과 신세계 백화점 앞 벤치에는 극히 일부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담배를 피고 있었다. 이러다보니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도 어디서나 담배 연기가 날라오게 되어있었던 것이다. 결국, 얼마 견디지 못하고 터미널 안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어릴 때에 비하면 담배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많이 변했고, 흡연자들도 비흡연자들을 배려해서 조심해 주는 마음이 보여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안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좀 아쉽다. 가까운 내 친구들 중에도 담배 태우는 녀석들이 꽤 있는데, 유유상종이라 그런가? 다들 안 피는 녀석들을 위해 나가 피우거나, 같이 있을 때 피워도 연기가 안 피는 사람들 쪽으로 가지 않게 바람의 방향을 미리 파악해 주는 센스를 보여준다. 이 정도의 배려라면, 담배에 대한 극단적인 반대보다는 개인 취향에 따른 문제로 그냥 넘길 수 있겠다.

지금은 졸업하고 전공의를 하고 있는 한 친구는 자기가 담배를 피는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 했던 적이 있다. '의사들이 맨날 담배 끊으라고 하는데, 그거 안 펴본 사람은 쉽게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 그래서 나는 담배 피고 담배 피는 환자들의 마음을 이해할거야.' 당시에 웃자고 한 이야기인지,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충분히 펴본 사람들은 그만 태우면 좋겠다. 누가 뭐라해도 심리적 안정 말고는 유익한 것이 전혀 없는 것이니 말이다. 하루 한 갑 담배값을 모아 사고 싶은 것을 구입한다고 생각해 보시라. :) 그나저나, 요즘엔 10대나 여성 흡연이 엄청나게 늘어난다고 하는데 정말 문제다. 정부에서는 돈벌이가 쏠쏠한 이 사업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한 쪽에선 담배로 돈 벌고, 다른 한 쪽에선 담배 피지 말게 하고,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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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낙화유수 2006.11.26 14:19

    70년대~80년대 초반까지도...
    우리 아버지들 회사의 책상마다에는 재떨이가 하나씩 올려있었다..
    사무실은 언제나 담배연기로 빼곡...
    우리 아버지들은 입에 담배를 문채로 서류더미들 속에서 주판알을 튕겨댔었고... 여고 사환(급사)들은 그 재떨이를 비우기 바빴다.

    서울<->지방을 왕복하는 고속버스의 좌석마다.. 앞좌석 뒷쪽에는 재떨이가 달려있었고.. 그저 달리는 버스의 창문만 조금열면 담배를 피우는 것에 제한이 없었다.. 그러다 재떨이가 가득차면.. 조용히 손을 들었고 그러면 버스 안내양이 다가와 재떨이를 비워주었다..

    어두컴컴한 극장안에서는...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담배연기에가 가득찼고... 무대위 스크린이 아니라.. 객석중간에.. 담배연기로 인한 또 하나의 스크린이 생겨났다.. 그 담배연기 스크린에 투영된 여배우의 모습은 더욱 아름다웠고.. 그 담배연기가 사라지면.. 나의 여배우도 사라지곤 했다..

    내동생과.. 나.. 그리고 우리어머니, 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한 방에 몰려살던 셋방에서...
    우리 아버지는 방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커텐보자기(?)뒤에서 담배를 피우곤 하셨다. 그나마 할머니가 계시니.. 할머니의 눈만 피해서 방안에서 담배를 피우셨는데... 보자기 위로 스물스물 올라오는 담배연기가 마치 구름같아서.. 내동생과 나는 그 구름을 잡으러 깡총깡총 뛰어오르곤 했다.

    끽연을 즐기는 나로써는... (물론 비흡연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자 나름 노력하지만..) 위의 풍경들이 조금은 그립고 부럽기까지 하다..

    하이얗고 보드라운 그 유연한 자태... 동글동글 내 입술을 자극하는 필터의 촉감... 그리고 차가운 바람은 두손으로 가린채 '칙'하는 소리와 함께 피어오르는 따스한 지포라이타의 온기...

    담배... 그것은 차마 잊기 힘든 악마의 선물이다.

    • BlogIcon 자유 2006.11.26 17:49

      사실 저도 연기를 직접 만나게 되는 일이 아니라면 크게 개념치 않고 있어요. 심지어 정말 멋있게 피우는 사람을 보게 되면 '나도 한 번?' 이런 철 없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요. :) 그런데, 담배 연기를 맡게 되면 그 환상이 와장창....!! (ㅠㅠ)

      그리 오래 전 이야기도 아니죠? 저 어릴 때에도 그랬으니까요. 저희 아버지께서 금연 시작하신 것이 딱 10년 전인데, 그 때만 해도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것 가지고 이런 소리하면 미친 사람 취급 받기 딱 좋았죠. :)

      비흡연자와 흡연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멋진 방안이 나와주면 좋겠어요. 비흡연자도 흡연자를, 흡연자도 비흡연자를 고려해 주는 마음을 항상 갖고 말이에요. :)

  2. BlogIcon Marine 2006.11.26 15:18

    담배를 안배우게 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세상 살면서 지금 껏 자랑스럽게 잘한 일 하나 뽑으라면, 담배안배운 거라는 -_-;
    제가 가장 싫은 것은 담배연기가 바람에 실려오는 것보다는 담배재를 길가다가 털어서 재들이 제 얼굴과 몸에 붙을 때, 기분안좋은 날은 살인충동도 일어나곤 한답니다. 너무 솔직했나요? 아무튼, 전 클리앙에서 이 블로그 알게되었습니다. 전 주로 맥당 챗방에서 서식하는 Marine입니다. 앞으로 자주 놀러올께요. 볼거리들이 상당히 많아서 한참 놀다갑니다.

    • BlogIcon 자유 2006.11.26 17:53

      요즘인 길거리에서 담배 태우시는 분들도 많이 줄었죠. 출근길에 열심히 걸어가는데, 내가 추월할 수 없는 속도로 걸어가시면서 담배를 태우시고, 마침 바람은 맞바람!! 이런 상황은 정말.. (ㅠㅠ) 제가 제일 견디기 어려워 하는 상황은 화장실에서 너구리 잡는 상황입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에도 무던히 싫어했었는데, 아직도 화장실에 들어가면 담배 냄새가 옷에 베게 되어서 신경 쓰여요. :(

      맥당 대화방에 안 들어가본 지도 오래되었네요. 앞으로 자주 뵐게요.

  3. BlogIcon yoonoca 2006.11.26 15:22

    말로는 끽연을 퇴출하고자 노력하는 듯이 보이지만, 실상은 담배를 권하는 이 답답한 사회가 참으로 깝깝하지요..

    아직까지는 스트레스를 자기만의 방법으로 풀 수 있는 개인 취미를 지극히 배제하는 사회이다 보니, 별 다른 방법 없이 스트레스를 담배로 푸는 것 같습니다.

    • BlogIcon 자유 2006.11.26 17:54

      돈이 되는 사업을 놓을 수 없는 정부의 딜레마겠죠. 말씀하신 것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스트레스 해소를 하기 이전에 덜 쌓이게 하는 것조차 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 사회이다보니 어쩔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4. Eun 2006.11.27 11:11

    전혀 안와닿는 포스턴데요..ㅋㅋ

  5. BlogIcon hematoma 2006.11.30 22:38

    세상이 참 많이도 변했다는 것을 느낍니다...
    저 대학 때는 담배 안 피는 사람이 극소수였는데 지금 학생들은 거의가 다 안 피우더군요...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닌데... 저 PK 때 기억으론 당시 레지던트들이 스테이션에서 오더내면서도 담배 피우고, 교수님들 외래에도 재떨이는 당연히 있었고... 그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던 시절도 있었거든요. 상상이 안 가시죠? 심지어는 담배 펴물고 회진 도시던 분도 계셨어요.

    • BlogIcon 자유 2006.12.04 13:46

      정말 많이 변했지요. 예전 같았으면 이런 이야기 꺼낸 사람이 아마 매장되었을겁니다. 비흡연자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의 변화이긴 한데, 아무래도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Win-Win 하는 방향으로 다시 방향설정을 할 필요가 있어 보여요. 요즘엔 흡연자는 모두 때려잡자는 분위기라서... -_-;;

      강의 시간에 보면 거의 모든 병의 위험요인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흡연인데, 실제 흡연자에게는, 사실 비흡연자에게도 크게 다가오지 않는 모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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