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
원래는 5천원짜리 남성 전용 미용실에서 이발을 하지만, 그 동안 몇 차례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라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매번 돈 들인 것에 비해 만족감은 오히려 더 낮기 일쑤였는데, 그래도 어머니나 동생, 민들레 아가씨 말로는 확실히 돈 들인만큼 마무리도 더 깔끔하고 좋다고 한다. 그래서 어제 뻔모임을 나가는 길에 미용실엘 한 번 들러보기로 하고 기숙사를 나서는데, 같이 모이게 될 우리 본4 뻔후배를 만나게 되었다. '선배님, 왜 일찍 나가세요?' 해서 '이발하러..' 했더니만 '어! 저도 이발해야 하는데.. 같이가요.' 하게 되어서 후배가 알아봤던 미용실에 가게 되었다.
야탑역 부근에 있는 미용실에 갔는데, 오며가며 항상 보던 곳이었지만 처음 들어가 보게 되었다. 사실, 분당에서 학교 다닌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가고 있지만, 아무래도 가던 곳을 가게 되어서 집에 갈 때 가던 5천원짜리 남성 전용 미용실에 가곤 했었는데, 이번 학기 되면서 집에 자주 안 가게 되고 그래서 이 곳에서 처음 미용실을 가게 된 것이다.
내 머리가 워낙에 강철과도 같고, 미용실에서 한껏 드라이와 헤어제품으로 스타일링을 해 주어봐도 미용실 나온지 30분만에 전문가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스타일로 되어버리기 때문에 이번에는 과감히 변신하는 것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그래서 듸자이너 언니에게 '좀 짧게 할 건데, 손 많이 안 가도록 해 주세요.'라고 했다. 그런데, 내 같이 억샌 머리카락은 짧을 수록 손질하기 어려워지니까 약간 길이를 유지하고 다듬고, 숱 치는게 좋겠다고 해서, 알아서 예쁘게 해 달라고 하고 안경을 벗었다.
확실히 5천원짜리에 비해 비싼 일반 미용실은 이발 시간이 배 이상 걸린다. 나야 안경 벗으면 뭘 하는지 보이지도 않지만, 샥샥~ 가위소리가 훨씬 많이 들리고, 손질했던 곳 더 다듬는 등의 기운이 느껴진다. 거의 졸다시피 앉아있다가 샴푸하고 오라길래, 샴푸해 주는 언니를 따라 가 의자에 누웠는데, 보통은 수건을 얼굴에 덮어주는 곳이 많은데 반해 여기서는 그냥 샴푸를 해줬다. 눈 안 뜨려고 무척 노력했다. :)
샴푸 다 하고 다시 살짝 다듬고, 드라이에 헤어제품까지 발라서 마무리를 해 주었는데, 안경을 쓰고 보니 어색하지 않게 잘 되어 보였다. 역시 과감한 변화보다는 살짝 변하는게 덜 부담스럽고 좋다. 아직 집엘 가지 않아 주위의 냉정한 반응을 보지는 못했지만, 예전보다는 낫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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