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English vs. America English
내게 영어는 가장 좋은 학점을 받았던 과목으로 남아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수능을 거쳐 대학 강의까지, 가장 좋은 성적은 항상 영어에서 나왔다. 그렇다고 해서 내 영어 실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고, 그저 일반적인 경우(어디 외국 나가 살다 오거나, 유학 다녀온 경우를 빼고) 중에서 영어 시험을 잘 보는 편이라고 하는게 정확한 표현이겠다. 여행을 가더라도 survival english는 근근히 하는 덕에 굶지 않고 놀다오곤 했는데..
어제 밤 오랜만에 Skype에 로그인을 했다가 우연히 한 영국 사람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몇 마디 나누다가 음성 채팅을 시작했는데, 으아~ 도저히 못 알아먹겠더라. 우리나라에서야 미국식 영어만 가르치니 영국식 영어가 낯설 수도 있겠지만, 이 사람의 발음과 억양과 단어선택은 내가 아는 영어와 완전히 달랐다. 맨 처음 영국식 영어를 들었을 땐 독일어인 줄 알았던 것에 비교하면, 이제는 들으면 영국식 영어구나~ 하고 알게 되는 수준은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 이해하고 대화를 나눌 수준은 아닌 것이다. 영화에서나 만나던 약간 강한 억양의 영국식 영어만 알고 있던 나에게, 어제 그 영국 사람의 영어는 너무나도 알아듣기 힘들었다. 마치, 국내 영화에서 어설프게 흉내내는 경상도 사투리를 진짜 경상도 사투리라고 착각하다가, 진정한 경상도 사투리를 만났다는 느낌이랄까.
영어를 무척이나 잘 한다면, 어느 지역의 영어를 접하더라도 의사소통하는데 문제가 없겠지만, 더듬거리며 겨우 하는 수준이다보니 이런 문제점에 봉착하게 되었다. 영어공부 좀 해야겠다는 자극이 되어주기는 했는데, 생각해 보니 당장 발 등의 불이 영어 말고도 아주 많이 있다는게 문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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