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2006)
별이가 오늘부터 여름휴가를 보내게 되어서 오랜만에 만나기로 했다. 저녁에 일 끝난 시각 이후에는 로딩도 같이 보기로 했다. 세 놈 모두 사진 찍는 취미가 있어서, 먼저 별이와 만나 가까운데 출사라도 나가볼까 했었는데, 주륵주륵 비가 오는데 그럴 수도 없고 해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는 픽사 에니메이션 스투디오의 '카'를 보고 싶었지만, 상영 시간도 우리 계획이랑 안 맞는데다, 별이가 '괴물' 보고 싶다고 해서 봤다.
역시나 아무 것도 모르고 보는 영화가 재미있다고 했던가. 일전에 인터넷에서 몇 번 봤던 '괴물' 관련 혹평에 비해 아주 재미있었다. 외국의 특수효과 전문팀에 CG를 외주 주긴 했지만, 이 정도의 영화가 우리나라에서도 제작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아주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하고 싶다. 물론 그 수준이 에일리언 초기 수준보다도 좀 못 미친다는게 아쉽지만, 그거야 미국 영화에 너무나도 많이 노출되어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 때문이지 이 영화가 안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어느 영화나 마찬가지겠지만 너무 뻔히 보이는 스토리는 좀 아쉬웠고, 옥의 티(피 뽑고 주사자리를 문지르다니!! 꾸욱 눌러서 지혈해야지. Stereotactic surgery를 하는데 환자를 마취도 안 하고 하고 말이다.)도 많아서 그것 역시 아쉬웠다. 그리고 괴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아쉬웠다. 진정한 공포는 보지 못 했을 때 느끼는 법. 주라기 공원 1편에서도 실제로 공룡은 별로 나오지 않고 나와도 일부분만 보여줬지만(물론 당시 기술로 공룡의 몸 전체를 CG로 하기에 어려웠기도 한 것이 이유이기도 하다지만), 공포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괴물'에서는 괴물의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줘서 신비감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한강의 괴물 뿐만 아니라, 그 가족이 부딛히게 되는 사회의 부조리나 권력 등도 괴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이런 면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영화였으나, CG가 살짝 부족해서 영화관의 큰 화면이 아니라면 상당히 재미없을 수도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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