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광고 모금 캠페인

7월의 비 없는 장마가 끝나고, 8월부터 비가 안 온다더니 동남아처럼 스콜이 오락가락하던 8월 초, 오랜만에 전공의들끼리 저녁 일 마치고 맥주 한 잔 하고 있었는데, 색시에게서 온 문자를 재구성함. 이 날도 아침에는 비가 안 와서 그냥 출근했고,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 했었다.


유진: 엄마, 비 와요?

엄마: 응. 비 오네.

유진: 아빠, 보고 싶다.

엄마: 아빠 오늘 늦게 온데.

유진: 아빠 우산 가져갔어요?

엄마: 아니, 안 가져갔어.

유진: 아빠 비 맞겠다. 우리가 데리러 가자.


평소 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여름철에 항상 부채를 지니고 다닌다. 전통 부채처럼 접히는 부채가 좋은데, 전통 부채는 습기나 물에 취약해서, 몇 년 전 모 부페 사은품으로 받은 접히는 플라스틱 부채를 잘 간수하며 사용하다, 올 초여름 마침 같은 종류의 부채를 보게 되어 두 개 샀고, 얼마 전 색시가 모 백화점에 주차하고 직원이 부채를 건내주길래 내 생각이 나서 두 개 얻어와서, 총 다섯 개의 접히는 플라스틱 부채가 있다. 이걸 내 책상과 가방 곳곳에 두고 소중히 사용하고 있는데...


아빠: (유진이 짐 꾸러미(거실 소파 한 구석)에 내 부채가 있는 것을 보고) 어? 이거 아빠꺼네? 가져간다.

유진: 아빠~~

아빠: (책상에 놓고 나오며) 저 부채 아빠꺼잖아.

유진: (다시 그 부채를 가지고 오며) 아빠! 나도 부채 쓰고 싶단 말이에요!

아빠: 그래도, 저 부채는 아빠꺼잖아. 그래서 가지고 간거야.

유진: 아빠는 부채 욕심쟁이야! 부채 많으니까 나누어 써야지요!

아빠: (깨갱...) 그.. 그래


요즘 유진이가 영어 단어를 조금씩 알아가는 모양이다. 특히 이번에 미국 큰이모네 집에서 놀고 온 뒤 약간 늘었다고 느끼는 것은 아빠의 착각? :)


유진: 엄마, 머니가 돈이에요?

엄마: 응. Money는 돈이지.

유진: 정말 머니가 돈이에요?

엄마: 맞아. 영어로 Money는 우리 말로 돈이야.

유진: 할머니에 왜 돈이 들어가요?


손톱 옆을 자꾸 뜯는 버릇이 있는 유진이. 지난 번에도 고름이 잡혔다가 다행이 잘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좀더 심해 보이길래, 어제 저녁 퇴근 후 밥 먹이고 감언이설로 꼬셔 병원에 데리고 가 피부과 후배에게 부탁해서 고름 빼내고, 정신적/육체적 충격을 받았을 유진이에게 아이스크림 사 먹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유진: 아빠, 더워요.

아빠: (부채질을 해 주며) 미국 큰이모네 집에서는 이렇게 덥지 않았죠?

유진: 네.

아빠: 거기는 햇님이 있어서 놀다가 더워서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하지요?

유진: 네.

아빠: 거기 가서 살고 싶어요?

유진: 네.

아빠: 그럼, 우리 집은 어떻게 해요?

유진: 다른 사람이 이사 오라고 하면 되죠.


p.s. 정말 간단한 해결책이로구나. (ㅠㅠ) 다른 사람이 이사 와도 턱 없이 부족한 돈은 어떻게 하며, 거기 가서 아빠가 뭘 해 먹고 살아야 할지...


미국 큰이모네 집에 손님 방에서 머물며 자기 방이라고 노래를 부르던 유진이. 침실에 딸린 화장실 말고, 이 손님 방 바로 옆에도 화장실이 있는데, 그게 부러웠던지...


유진: 아빠, 나중에 건강이 태어나면 유진이랑 건강이 쓸 방 만들어주세요.

아빠: 그래. 그러자. 유진이가 건강이 돌봐줄거니?

유진: 네. 그리고 화장실이랑 붙어있는 방 만들어주세요.

아빠: 아, 미국 이모네 집 방 옆에 화장실이 있었어?

유진: 네. 내 화장실이었어요.

아빠: 방 옆에 화장실이 있어서 좋았구나.

유진: 네. 좋았어요. 화장실이랑 붙어있는 방 만들어주세요.

아빠: 그... 그래....


p.s. 화장실 두 개 있는 집만 해도 비쌀텐데, 아예 따로 붙어있는 집으로 가야 한다니... 얼마를 벌어야 한다는거니!!! (ㅠㅠ) 새로 짓는 것이 빠를 수도 있겠다.


약 한 달 반 정도 엄마와 함께 미국 큰이모네 집에서 놀고 온 유진이. 미국 스타일로 놀아서 많이 타기도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니 공항 입국장에서 뛰어와 안겼다. 차에 짐을 싣고 출발하는데...


유진: 아빠, 우리 차가 변했어요?

아빠: (눈치 채지 못 하고) 아니요.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어요.

유진: 아니에요. 변한 것이 있어요.

아빠: 뭐가 변했어요?

유진: 의자가 흰색이었는데, 검은색으로 바뀌었어요.

아빠: 우리 차 의자는 원래 검은색이었어요.

유진: 아니에요. 흰색이었는데, 검은색이 되었어요.

아빠: 아~ 유진이가 미국 큰이모네 집에 가서 큰이모부 차 타고 다녔지요?

유진: 네.

아빠: 큰이모부 차는 엄마 차보다도 더 크고, 그 차 의자 색깔이 베이지색이에요. 그래서 유진이가 헷갈리나봐요.

유진: 그러면, 베이지색 의자 사 주세요.

아빠: (허걱!) 베이지색 의자 사려면 차를 새로 사야 해요. 나중에 엄마 차 새로 살 때 베이지색 의자로 할까요?

유진: 네.


p.s. 칙칙한 검은색 내장만 보다가, 큰이모부 차(Lexus RX350)의 베이지색 내장과 의자를 한 동안 보고서, 그 색이 부러웠나보다. 유진아, 베이지색 의자를 선택할 수 있는 차를 사려면, 돈이 많이 들어. (ㅠㅠ)


마주이야기 - 사랑해

♡/육아일기 | 2013.07.21 12:35 | 자유

유진이는 문자메세지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휴대폰을 만지는 것도 재미있을 뿐 아니라, 아이폰 키보드를 누를 때 나는 따다다닥 소리가 좋은가보다. 나는 그 소리를 꺼놓고 사용하는데, 색시는 켜놓고 있어서, 종종 유진이가 나에게 외계어로 문자를 보내곤 한다. :) 오늘은 이상한 내용으로 문자가 오길래 이상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전에 비하면야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병원에 묶인 몸이다보니 가족들을 마음껏 볼 수 없어 항상 아쉽다. 보통, 아침 일찍 나오니 식구들이 다 자고 있고, 저녁에 일이 늦게 끝나서 밤에 들어가면 유진이는 이미 자고, 색시도 자다가 졸린 눈으로 잠깐 얼굴 보고 다시 자고... 그래서 종종 FaceTime을 이용하여 화상통화를 한다. 이제 유진이도 많이 커서 직접 전화나 FaceTime을 거는 경우도 있다.


유진: (FaceTime을 통해) 아빠 오늘은 언제 집에 와요?

아빠: 응, 아빠 할 일이 많아.

유진: 아픈 아저씨들이랑 아줌마들이랑 오빠들이랑 언니들이 많아요?

아빠: 응, 그래서 아빠가 안 아프게 해 주어야 해.

유진: 아빠 보고 싶어요.

아빠: 아빠도.... (ㅠㅠ)



p.s. 맞벌이를 하느라 유진이 태어나 두 돌 4개월 될 때까지 같이 살지 못 했었다. 그 이후 색시가 그만 두고 다 같이 살고 있고, 그 덕에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졌지만(월수입이 반토막 이상 났으니...), 이렇게 아이와 가까와지고, 아이가 나를 찾는 걸 보면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직도 1주일 넘게 바빠서 얼굴을 자주 보지 못 하면 약간 멀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품 안의 자식이라는데, 길게 봐도 10살 정도 되면 친구들이랑 놀겠다고 밖으로 돌겠지? 남은 5년 잘 품어야겠다. 내 부모님도 이런 생각을 하셨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