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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에 해당되는 글 4

  1. 2009.05.26 내과 끝, 흉부외과 시작 (12)
  2. 2009.05.21 인성 변화와 체력의 한계 (8)
  3. 2007.12.07 1년간의 실습, 이제 끝 (10)
  4. 2007.06.15 내과 실습 종료! (2)
길기도 길고 끝날 것 같지 않았던 내과 인턴의 4주가 지난 일요일로 끝났다. 첫 주는 풀당, 둘째주부터는 퐁당당이었으나, 유진이가 태어나고 나서 아무리 힘들어도 아기 보고 싶은 마음에 오프일 때 꼬박꼬박 가서 봤더니만, 육아당직을 하게 되어 혼자서 계속 풀당을 선 것과 다름 없었다. :)

그런 와중에 일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한 것은 비효율적인 업무처리방식이었다. 물론, 적은 전공의 수에 비해 너무도 많은 입원 환자들, 거기에 응급실과 중환자실까지 합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인데, 이렇게 물리적으로도 많은 일 때문에도 힘들기도 하지만, 서로 바빠서 그런지 조금만 더 도와 하면 한번에 쉽게 해결될 일을 어렵게 해야만 하는 상황이 많이 아쉬웠다. 예를 들어, 지나가다가 언제 뭔가를 해 달라고 해서 시간 맞추어 병동에 갔는데 담당 간호사는 자리에 없고 있는 간호사들은 그 일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 그래서 일을 찾고 찾다가 결국 못 찾아 다른 곳에 가 일 하고 있으면 담당 간호사가 콜 해서 일 해 달라고 한다.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자기가 자리 비우기 전에 어떤 일 해야 하는지 환자와 할 일을 적어두고 갔다면 이런 삽질은 쉽게 피할 수 있지 않나. 뭐 이런 건 빙산의 일각이다.

예전부터 인턴이 하는 일은 의과대학에서 배운 것과 상관없다고들 하더니만, 내가 내과에서 했던 일 중 꽤 많은 부분이 초음파나 심전도 기계 배달하기, 서류 복사하기, 공고문 만들어 붙이기, 70명 정도 참석하는 내과 회의 자리 배치 등 준비하기, 환자의 외부병원 필름이나 CD 배달하기 등이었다. 이걸 꼭 의사인 내가 해야 하는가에 대해 무척 많이 생각해봤으나 결론은 하나. 인턴은 임금이 싸고 언제든지 불러 일 시킬 수 있다는 점, 게다가 아무리 시켜도 쉽사리 그만두지 않는다는 점 때문인 듯 하다. 만약, 비정규직에게 아무리 잡일이라 해도 24시간 일 시킨다고 하면 누가 하려고 하겠는가.

그러다, 지난 번에 썼던 글 속의 흉부외과에 다시 오게 되었다. 새로 추첨한 일정 중에 흉부외과가 다시 있었던 것. 잠시 하고 떠났다가 근 3개월만에 돌아와 일을 하려니, 뭔가 다 아는 듯 해서 인계는 거의 받지도 않았으나, 실제로 일 하려고보니까 잊은 것이 많아서 초반에 많이 버벅거렸다. 그래도, 시키는 잡일만 하는 수동적인 인턴에서 우리 병원의 특성 상 인턴이 주치의 역할을 해야 하는 흉부외과에 돌아오니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환자를 만나게 된다. 하루에도 두 세 번 씩 나 혼자 회진을 돌고, 그런 후에 교수님들과 회진 돌고 하다보면 환자나 보호자와도 한결 가까워지고 환자 상태에 대해서도 자연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지한 내가 뭘 더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책임감이 더해졌지만, 주치의 하는 재미랄까? 하지만, 이것도 환자 수가 적당해야 가능하지, 자신이 주치의로 봐야 하는 환자수가 몇 십 명이 되어버린다면 역시나 힘들 것이다.

10분, 아니 1분 앞을 내다 볼 수 없었던 내과 인턴에서, 의국장이자 1년차이자, 인턴이기도 하지만 큰 일이 별로 없는 흉부외과 인턴이 되고보니, 아침에 내리쬐는 햇살이 어찌나 찬란하고 아름다워 보이는지 모른다. :) 까칠했던 내과 인턴 자유는 가고, 여유롭고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흉부외과 인턴 자유가 되었다.

헌데, 흉부외과는 일 오후 ~ 토 오전까지 풀당이라 우리 색시랑 유진이를 못 봤네.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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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인턴 시작한지가 벌써 3주째다. 유진이가 태어난건 4주가 되었다. 내과 첫 주에 풀당 서고, 그 뒤로 퐁당당이긴 하나, 오프 일 때 나름대로 아기 본다고 피곤해서, 어쩌다보니 혼자 풀당을 이어나가는 듯 하다. 그래도, 24시간 아기 보고 있는 우리 색시만 큼 힘들지는 않을테지.

하루 전화만 기본 50~60통, 당직일 땐 70통도 넘게 오는가보다. 원내 전화번호를 따로 그룹 지어 저장해 놓고 벨소리도 다르게 해 놓다보니, 원내 전화가 와서 들리는 벨소리가 들리면 본의 아니게 짜증이 치솟게 된다. 쪽잠 자는 시간 포함해 하루 너댓 시간 말고는 계속 일 하고 있으니 20시간 정도라 하면, 1시간에 세 통 이상, 몰릴 땐 콜 받고 일 하는데, 또 다른 콜이 오고, 그 콜 받아 통화 중인데, 또 새로운 콜이 오기도 하니 정말 전화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게다가, 방금 일 하고 지나간 병동에서 콜이 올 때의 그 짜증이란...

이러다보니, 내 성격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내가 이렇게 생각할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원래 내 성격은 이처럼 까칠한데, 그 동안 억누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도 그런데, 잠을 자도 1시간 이상 연속해서 자기 어려울 만큼 콜이 있다보니, 이제는 몸이 많이 무거워졌고, 자고 일어나도 회복되는 느낌이 매우 덜하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제 내과 인턴 4주가 끝나간다는 것. 허나, 시키는 일만 하는 인턴보다, 막중한 책임감이 생기는 1년차가 훨씬 힘들다는데, 큰일이다.

꼭 이렇게 수련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 들었던 수련이라는 허울을 쓴 착취란 이야기가 다시금 떠오른다. 뭐, 우리 색시랑 유진이 얼굴 떠올리며 참아야지. 오늘 밤도 편히 자기는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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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내일 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내일은 아침 회진 후 외과의 포스트테스트만 보고는 끝이기 때문에, 수술실에 들어가서 스크럽하고 옵져하는 것은 오늘로 끝이남으로써 지난 1년간의 실습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다.

1.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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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모르는 첫 실습 과목이어서 더욱 힘들고 어려웠었다. 게다가, 프리라운딩과 회진 시간 등이 어찌나 길던지, 만날 강의실에서 자다가 하루의 반 이상을 서 있으려니 허리, 다리 안 아픈 곳이 없었다. 가장 긴장을 많이 했던 때라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말도 잘 듣고, 숙제하느라 밤 늦게 집에 오기도 많이 했던 적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돌았는지 생각도 나지 않고 머나먼 이야기만 같다. 물론 내과 돌 때도 그런 건 없었지만, 지금은 내과적 사고방식에 머리에 전혀 남아있지 않는 듯 하다. 내과 1년차 선생님들의 얼굴에는 '피곤'이라는 글자가 하루 24시간, 일주일 중 7일 내내 쓰여있었다. 힘든 것도 힘든 것이지만, 그 살인적인 업무량에 더하기 공부까지 많이 해야 하는 과이다보니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족보만 외워서 시험 보기도 바쁜데, 그걸 다 이해하고 임상에 적용하는게 가능은 한걸까?

2.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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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다음으로는 정신과를 돌았다. 육체적 부담감과 공부에 대한 부담감도 많이 줄어들었고, 실습 돌면서 점점 붙게 되는 PK의 관록(!?)이 붙어서 조금씩 긴장도 풀어지고 했던 때였다. 우리 학교 병원의 특성 상 매우 심한 정신병 환자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책에서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봤던 병들에 대한 구체적인 인상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약물의 효과가 매우 뛰어난 것도 알 수 있었고, 환자들 사이의 역학 관계나 환자의 생활을 관찰함으로써 그 환자의 질환에 대한 이해를 더욱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특히, 교수님께서 초진 온 외래 환자와의 면담을 시작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난생 처음으로 의학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 음, 학문에 대한 흥미라기보다는 그 면담 과정과 의사-환자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이 신기했다고 하는게 더 정확하겠다.

3. 소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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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사이에 두고 소아과 실습을 돌았다. 다른 과들은 병동 분위기가 좀 무겁도 어두운 반면, 소아과 병동은 아이들이 있어서 그런지 더 밝고 환했다.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환자와의 대화보다는 보호자와의 대화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도 특이했고, 선생님들마다 가지고 계신 아이들 진찰하는 독특한 기술들도 재미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어찌나 다들 예쁘던지, 아파서 힘 없이 입원했다가 며칠 치료 받고 금방 생기가 돌아서 퇴원하는 아이들을 보면 괜히 내 기분도 좋았다. 이런 소아과에도 힘든 점이 있다면, 한꺼번에 세 명의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환자인 아기와 엄마, 그리고 요즘엔 할머니까지. :)

4.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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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세 과는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는 경험을 거의 하지 못했는데, 산부인과부터 수술실에 드나들게 되었다. 국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우리 학교 불입센터의 시술 장면도 볼 수 있었고, 책에서 봤던 각종 부인과 질환 검진법도 직접 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리 책을 봐도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책을 본 적이 없긴 하지만, 아무튼 책으로 보고 이해하는 것보다 실습에서 한 번 직접 보고 해 보는 것이 훨씬 더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그래서 실습을 하는 것일테지. 점점 산부인과 의사가 주는데, 우리 학교는 산부인과가 주요 과목이고 하다보니, 교수님들께서 학생들부터 산부인과하라고 꼬시고 그러셨다. 헌데, 요즘도 남자 산부인과 의사는 인기 없다니... 물론, 부인암이나 불임 쪽에서는 아직도 남자의사를 선호한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5. 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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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실습의 마지막은 외과가 장식해 주었다. 소문으로만 들어왔던 풀옵져스크럽의 무시무시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정말 판이 큰 외과의 수술을 하시는 교수님들이 존경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수술방에서의 그 긴장감은 마냥 좋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육체적으로는 매우 힘들지만, 그래도 수술이라는 매우 침습적인 치료 방법을 통해 드라마틱한 환자 상태의 변화를 꽤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다. 문제는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다는 것.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응급수술도 심심치 않게 터진다는 점이 외과를 더욱 힘들게 했다.

실습이 끝나긴 했지만 아직 끝은 아니다. 연말까지 가득 잡혀있는 임상종합평가를 무사히 마쳐야 새로운 2008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전에 내일 외과 시험도 준비해야 하고, 그 동안의 외과 실습 피로를 풀기 위해 쉬기도 해야 하는데, 공부는 언제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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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실습 종료!

자유/Med Student | 2007.06.15 12:11 |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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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로 내과 실습을 모두 마쳤다. 내과 II - I - III 로 이어지는 장장 16주의 기간을 모두 마친 것. 하지만, 머리 속에 들어있는 지식은 거의 없고, '이것 참 어렵구나.'라는 생각만 꽉 박혀있다.

지난 주에는 강남내과엘 갔었다. 강남내과는 다니기가 멀어서 불편한 것이 첫째, 한 주에 케이스 발표와 저널 발표를 모두 다 해야 해서 힘든 점이 있다. 그래도 분당 내과에 비해 시키는 것도 적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부드러워서 덜 힘들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케이스와 저널 발표 모두 교수님들께서 무척 달리시는 바람에, 질문도 많이 받고, 대답은 못 하고, 줄창 혼나기만 하다가 발표를 마쳐야 했다. 기본적인 것에 대해 짚어주시는 것은 좋지만, 학생의 수준을 너무 높게 기대하시는 것이 아닌지... (ㅠㅠ)

이번 주에는 구미내과에 다녀왔다. 원래 구미 병원 자체가 부드러운 분위기인데다, 레지던트 선생님들도 근무 후 학생들과 담소를 나누며 여흥 즐기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으로 인계장에는 쓰여있으나, 현 구매 내과 치프 레지던트 샘이 워낙에 말리그로 소문이 나 있었고, 이미 당하고 올라온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구미에 있는 내내 해리슨만 읽고 왔다나 어쩐다나... 불행 중 다행으로 그 말리그 레지던트는 나랑 입학 동기이고, 방도 같이 썼던 적이 있는 샘인데, 옛 정을 생각해 주어서 그랬는지, 소문만큼 공부를 많이 시키지는 않았다. 그래도 해리슨 두 단원 읽고 정리해 가느라 눈 빠지는 줄 알았다. 그 외에도 샘들과의 회식으로 인해 지친 몸을 이끌고 아침 회진에 나서면, 담당 교수님께서 인계장과 달리 질문 세례를 내려주시고, 대답 못 하니 오후 회진까지 공부해 오라고 하시는 등, 구미 내과가 전혀 구미 내과 답지 않았다. 뭐, 그래도 매우 길어보였던 1주일(사실은 나흘)을 마치고 올라왔다.

이제 앞으로는 한 동안 정신과 실습을 돌게 될터인데, 이런이런... 교과서가 없다. 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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