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저녁에 창배를 만났다가 서로 이발을 할 때가 겹쳐서 같이 머리를 깎으러, 아니 자르러 갔다. 난 보통 5천원짜리 남성전용 미용실을 가는데, 창배가 좋은 곳에 가자고 해서 시험 삼아 따라가 봤다. 전화국 옆 건물에 박준 미장이 있어서 그리로 갔다. 예전 민들레 아가씨와 다른 박준 미장에 가서 헤어스타일 변경을 하려고 시도했다가 처참히 실패했던 기억이 떠오르긴 했지만, 이번엔 좀 다르겠지~ 하고 기대를 하며 들어갔다.
창배 먼저 자르고, 내 차례가 되어서 자리에 앉았다. 역시 좋은 곳이라 머리 자르는 분과 미리 준비해 주시는 분이 달랐다. 자리에 앉히고, 옷 받아주고, 가운으로 덮고, 분무기로 머리 적셔주고 하니 머리 자를 분이 오셨다. 5천원짜리 미용실에서는 후다닥 끝났을 일인데 여태까지도 시간이 꽤 걸렸다. 어떻게 할거냐고 물으시길래 같은 스타일로 조금 짧게만 해 달라고 했다. 5천원짜리 미용실에서는 큼직큼직 잘라나가며 금방 끝났을텐데, 정확히 시간은 모르겠지만 적어도15분에서 20분 가까이 머리를 잘랐다. 가위질을 할 때도 조금씩 조금씩 잘라 나가는게 정성을 다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머리를 다 자른 후에도 정성껏 머리를 감겨주고, 다시 마무리 자르기를 한 후에 드라이하고 헤어제품도 발라주고 나서야 끝났다.
요금은 1.2만원. 다행히 KTF 멤버쉽 20% 할인이 되길래 9,600원에 머리를 잘랐다. 5천원짜리에 비하면 거의 두 배 값인데, 받은 서비스를 생각하면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도 들었다.(물론 5천원짜리 미용실도 나름대로 좋다.) 하지만, 이런 값을 계속 지불해야 할 경제적 능력을 생각하면... -_-;;
우선, 돈을 벌어야 한다!!!(쌩뚱맞은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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