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의대를 다니게 된 이후로, 아니 그 전부터도 서양과학의 귀납법적인 사고방식에 아주 익숙해져 있었다. 말을 조금 바꾸자면, 타당한 증거가 뒷받침되는 과학적인 사실만을 믿으려 하고 믿고 있다는 말이다.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의 여러 나라에서는 서양의 귀납법적 사고관보다 연역법적 사고관을 가지고 철학이나 과학을 발전시켜왔다고 볼 수 있다. 과학, 특히 의학에서도 그랬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한의학이나 중국의 중의학 등은 커다란 명제가 있으면 그 명제를 뒷받침하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기 보다는 그냥 받아들이는 면이 없지 않다. 그래서, 효과는 분명 있지만(그러므로 미국에서 침술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대세가 되어버린 서양의학, 나아가 서양과학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서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에구구... 정리가 잘 안 되는데,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이런 생각들을 한 동호회의 회원님께서 잘 정리해서 글을 써 주신게 있어 동의를 구하고 퍼왔다. 서양의학을 하던지, 동양의학을 하던지,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고민해 볼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에구구... 정리가 잘 안 되는데,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이런 생각들을 한 동호회의 회원님께서 잘 정리해서 글을 써 주신게 있어 동의를 구하고 퍼왔다. 서양의학을 하던지, 동양의학을 하던지, 생명을 다루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고민해 볼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건강과 과학
KPUG 자유게시판에 박세훈 님(가천의대 길병원 혈액종양내과)께서 올려주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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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에서의 논쟁에 몇번 휘말려본 경험 이후에 웬만하면 신변잡기 이상을 글을 인터넷에 올리길 꺼려하게 되었습니다... 만...
저 아래에 XXX님의 단식 수기를 읽으면서 저도 나름대로 솔깃해져서 (저... 꽤 나갑니다...) 그간 쓰신 수기를 검색해서 주욱 읽어봤습니다. 먹을 것을 앞에 두고 절대 참지 못하는 저로서는 무척이나 존경스럽습니다.
그런데 댓글 중에 "건강과 과학"이라는 사이트가 소개되어 있길래 ( http://hs.or.kr 그런 사이트가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가보았습니다. 저는 서양의학을, 그중에서도 암을 전공하고 실제로 일선에서 항암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의사입니다. 그 사이트에 보면 수많은 글들이 있는데 오늘 저녁에 하나하나 읽어가며 몰랐던 사실도 깨닫고 거의 대부분을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건강에 관심이 있으신 여러 회원님들도 꼭 가셔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요가, 선, 동양의학, 건강식 등을 높게 평가하시는 많은 분들에게는 그 내용이 좀 충격적일 수도 있겠고 XXX님의 댓글처럼 "무척이나 편향된" 시각으로 받아들여지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인체와 자연을 이해함에 있어서 여러 관점과 방법이 있겠지만 인류 역사상 현재의 서양의학 이상으로 실효를 거두고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저는 믿으며 여러분들도 동의하시길 바랍니다. 어떤 의문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실험적 방법에 의해 검증해나가는 서양식 방법이 현실적으로는 질병의 치료와 건강의 유지에 가장 좋은 효과를 보였고 따라서 인류의 건강에 기여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작금의 서양의학이 추구하는 가장 큰 가치는 다름아닌 "증거"에 입각한 치료입니다. 가만 놔두는 것보다 더 낫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으면 그냥 놔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말기 암환자를 보는 저로서는 100% 공감하고 늘상 실천하려고 애쓰는 진리입니다.
따라서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치료법은 (혹 실제로 큰 효과가 있을 지 모릅니다만) 현 시점에서는 무의미한 치료법인 것입니다. 이러한 사고가 결국 대다수의 의사들이 한의학이나 기타 민간의학을 비판하는 토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건강법 혹은 치료법이 정말로 효과가 있다고 믿으신다면 이를 증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서양의학은 꾸준히 발전해왔고 지금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얘기하기로는 훌륭한 이론인데 왜 자꾸 의사들은 코웃음을 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아무리 떠들어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의학은 사람 (나나 내 가족입니다)에게 무언가를 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XXX님께서 유기농 야채가 좋다는 이유로 SBS 방송에서의 실험을 드셨는데 그걸 정말로 과학적인 증명이었다고 믿으시는지 의아합니다. 그 정도로 간단하다면 지금도 밤을 지새고 있는 수많은 이공계 자연계 연구자들의 노력이 실로 헛된 일이겠습니다.
건강을 유지하고 향상시킴에 있어서 아직도 서양의학은 극히 제한된 "증거" 밖에 가지고 있지를 못합니다. 예를 들어 담배가 나쁘다던지 야채가 지방보다 좋다던지 단지 그정도 뿐입니다. 따라서 유기농 야채가 일반 야채보다 더 몸에 좋다라는 명제는 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이 명제를 증명하려면 실험실에서 야채를 녹여 그 성분을 분석하는 정도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실제로 사람에게 먹여보고 나중에 유기농 야채를 먹은 사람이 더 건강하더라 라는 증명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여간해서는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스스로 어떤 (검증되지 않은) 건강법이나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고 믿고 직접 행하시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타인에게 전파하거나 행한다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그 결과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질 수 있는 것이 우리의 건강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기억을 조금만 더듬어보시더라도 수년전에 크게 유행했던 건강법 (내지는 신비의 영약이라고 소개되었던 것)들이 지금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과연 그대로 행해서 건강을 얻으셨는지 의문이 생기지 않으십니까? 일부 약싹빠르고 맘씨나쁜 장사치들은 이런 유행을 틈타 돈을 벌기도 합니다.
제목에 적은 저 사이트의 노력은 이런 현실이기에 더 값지다고 생각됩니다. 이 글은 XXX님을 포함한 그 누구를 비난하기 위한 것이 절대 아니며 저도 조만간 단식을 한번 해볼까 합니다.
KPUG 자유게시판에 박세훈 님(가천의대 길병원 혈액종양내과)께서 올려주신 글
인터넷 상에서의 논쟁에 몇번 휘말려본 경험 이후에 웬만하면 신변잡기 이상을 글을 인터넷에 올리길 꺼려하게 되었습니다... 만...
저 아래에 XXX님의 단식 수기를 읽으면서 저도 나름대로 솔깃해져서 (저... 꽤 나갑니다...) 그간 쓰신 수기를 검색해서 주욱 읽어봤습니다. 먹을 것을 앞에 두고 절대 참지 못하는 저로서는 무척이나 존경스럽습니다.
그런데 댓글 중에 "건강과 과학"이라는 사이트가 소개되어 있길래 ( http://hs.or.kr 그런 사이트가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가보았습니다. 저는 서양의학을, 그중에서도 암을 전공하고 실제로 일선에서 항암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의사입니다. 그 사이트에 보면 수많은 글들이 있는데 오늘 저녁에 하나하나 읽어가며 몰랐던 사실도 깨닫고 거의 대부분을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건강에 관심이 있으신 여러 회원님들도 꼭 가셔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요가, 선, 동양의학, 건강식 등을 높게 평가하시는 많은 분들에게는 그 내용이 좀 충격적일 수도 있겠고 XXX님의 댓글처럼 "무척이나 편향된" 시각으로 받아들여지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인체와 자연을 이해함에 있어서 여러 관점과 방법이 있겠지만 인류 역사상 현재의 서양의학 이상으로 실효를 거두고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저는 믿으며 여러분들도 동의하시길 바랍니다. 어떤 의문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실험적 방법에 의해 검증해나가는 서양식 방법이 현실적으로는 질병의 치료와 건강의 유지에 가장 좋은 효과를 보였고 따라서 인류의 건강에 기여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작금의 서양의학이 추구하는 가장 큰 가치는 다름아닌 "증거"에 입각한 치료입니다. 가만 놔두는 것보다 더 낫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으면 그냥 놔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말기 암환자를 보는 저로서는 100% 공감하고 늘상 실천하려고 애쓰는 진리입니다.
따라서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치료법은 (혹 실제로 큰 효과가 있을 지 모릅니다만) 현 시점에서는 무의미한 치료법인 것입니다. 이러한 사고가 결국 대다수의 의사들이 한의학이나 기타 민간의학을 비판하는 토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건강법 혹은 치료법이 정말로 효과가 있다고 믿으신다면 이를 증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서양의학은 꾸준히 발전해왔고 지금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얘기하기로는 훌륭한 이론인데 왜 자꾸 의사들은 코웃음을 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아무리 떠들어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의학은 사람 (나나 내 가족입니다)에게 무언가를 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XXX님께서 유기농 야채가 좋다는 이유로 SBS 방송에서의 실험을 드셨는데 그걸 정말로 과학적인 증명이었다고 믿으시는지 의아합니다. 그 정도로 간단하다면 지금도 밤을 지새고 있는 수많은 이공계 자연계 연구자들의 노력이 실로 헛된 일이겠습니다.
건강을 유지하고 향상시킴에 있어서 아직도 서양의학은 극히 제한된 "증거" 밖에 가지고 있지를 못합니다. 예를 들어 담배가 나쁘다던지 야채가 지방보다 좋다던지 단지 그정도 뿐입니다. 따라서 유기농 야채가 일반 야채보다 더 몸에 좋다라는 명제는 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이 명제를 증명하려면 실험실에서 야채를 녹여 그 성분을 분석하는 정도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실제로 사람에게 먹여보고 나중에 유기농 야채를 먹은 사람이 더 건강하더라 라는 증명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여간해서는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스스로 어떤 (검증되지 않은) 건강법이나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고 믿고 직접 행하시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타인에게 전파하거나 행한다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그 결과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질 수 있는 것이 우리의 건강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기억을 조금만 더듬어보시더라도 수년전에 크게 유행했던 건강법 (내지는 신비의 영약이라고 소개되었던 것)들이 지금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과연 그대로 행해서 건강을 얻으셨는지 의문이 생기지 않으십니까? 일부 약싹빠르고 맘씨나쁜 장사치들은 이런 유행을 틈타 돈을 벌기도 합니다.
제목에 적은 저 사이트의 노력은 이런 현실이기에 더 값지다고 생각됩니다. 이 글은 XXX님을 포함한 그 누구를 비난하기 위한 것이 절대 아니며 저도 조만간 단식을 한번 해볼까 합니다.
어느 한 쪽이 우월하다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라
주류의 관점이 이렇다~ 라고 이해하면 될 듯 하다.
동양인인 주제에 너무 서양의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듯 하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는 겉모습만 동양인이 아닐까?
주류의 관점이 이렇다~ 라고 이해하면 될 듯 하다.
동양인인 주제에 너무 서양의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듯 하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는 겉모습만 동양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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