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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태국

[무대뽀 태국배낭여행] 20일, 자유.. 캄보디아와의 첫만남

2004.09.22 2:55 am



드디어 표를 팔기 시작했다. 표 팔기를 기다리는 동안, 한국 여행자들을 만나서 같이 이야기하다보니 모두 앙코르왓에 가는거라 같히 움직이기로 했다. 혼자 가게 되면 심심하기도 하거니와, 숙소나 교통(앙코르왓 둘러보는 택시 대절)에 비용이 상승하게 되는데, 동행이 생겨 참 다행이다.


2004.09.22 3:27 am



버스타는 곳에 가보았더니 사람들이 타길래 버스에 올랐다. 좌석번호도 정해져있어서(처음엔 없는 줄 알았다. 그리고 태국사람들은 아라비아 숫자를 써도 우리와 좀 다르게 써서 알아보기가 힘들다.) 혼자 가게될까봐 걱정을 조금 했었는데, 일행과 함께 타니 맘이 놓였다. 목적지인 아라얀쁘라텟까지는 세시간 반, 아침 7시에 도착이다. 기다려라, 캄보디아. 내가 간다!


2004.09.22 7:28 am



중간에 에어컨 때문에 너무 추워서 몇 번 깻다. 이 버스는 에어컨1등 버스라 화장실도 있고 다 좋은데, 에어컨 구멍을 막을 수 없게 되어있었다!!(방법이 있는데 몰랐을 수도..) 긴팔옷을 입긴 했는데, 아래는 얇은 반바지라 오돌오돌~

6시 즈음 눈을 떠보니 지평선으로 해가 더오르고 있었다. 구름에 가려 마치 노을처럼 하늘이 붉게 물드는데 참 예뻤다. 우리나라에서도 해 뜨고 해 지는 건 항상 있지만 눈여겨 보지 않는데다가, 도시에 살다보니 산과 언덕, 빌딩과 건물들에 가려 제대로 보지 못하다가, 이런 곳에 오니 사방이 탁 트인 평지, 지평선으로 해가 뜨고 지는 걸 보니 또 감회가 새로운 것 같다.

아란야쁘라텟에 도착했다. 거의 네 시간 가까이 걸렸다. 버스터미널에서 국경까지는 거리가 꽤 되기 때문에 뚝뚝을 이용하라고 핼로우태국에 쓰여있는데, 한 대에 무려 60밧을 내라는 것이었다. 책에는 50밧인데.. 50밧으로 깎으려고 해도 안 듣고, 네 명이니 두 대 타면 120밧 하자는 뻔한 계산만 했다. 안 타고 버티고 있으니 한 대에 네 명 타고 100밧까지 내려가다, 마지막에는 80밧까지 내려서 OK 하고 탔다.

뚝뚝을 타고 국경에 갔다. 생각보다 오래 탔는데, 국경에 도착해 보니 번잡한 것이 신기했다.(그러므로 짐 간수를 잘 해야 한다고 한다.) 국경 근처에 커다란 시장도 있고 하던데,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사람들 가는 곳을 따라갔다.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해볼 수 없는 걸어서 하는 국경통과를 위해 우선 태국출국사무소에 여권을 제출했다. 별말 없이 출국도장 꽝광!! 다리를 건너가니 캄보디아였다. 국경을 바삐 넘어다니는 사람들.. 이국적인 광경이었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태국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차도 많이 넘어가고, 수레도 길게 줄 서 있고, 특이한 자전거(짐을 싣나본데 사진을 못 찍은게 아쉽다.)도 있었다. 캄보디아 비자를 받기 위해 돈을 준비하려고 지갑을 꺼내니 구걸하는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이런 아이들 말고도 어른들도 구걸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나는 저러지 않고 있는 걸 행복으로 생각해야 하는건지, 저들이 불쌍하다 생각해야 하는건지, 캄보디아는 저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만감이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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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왓을 형상화한 캄보디아 국경 뽀이뻿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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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지어 태국으로 넘어가는 캄보디아 사람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 뒤의 현대적 건물은 카지노다. 태국엔 카지노가 없어, 국경 넘어 카지노를 간다나?




2004.09.22 8:15 am



다리를 건너가면 Visa Service라고 쓰여있는 사무실이 오른쪽에 있다. 꼬따오에서 만난 누구는 1200밧을 주었다던데, 1000밧에 아무 문제없이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재미있는 건, 아란-뽀이펫 국경을 한국사람들이 많이 넘는건지, 비자신청하는 곳의 예시가 한국사람으로 되어있고, 신청용지를 주시면서 안내해 주시는 아저씨는 비록 단어 수준이었지만 유창한 한국발음으로, 안녕하세요, 사진, 천밧 등을 알려주셨다. 잠시 비자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처음 본 캄보디아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참, 비자는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발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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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로 넘어와 비자 발급을 기다리며... 하늘이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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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왓 냄새 물씬 풍기는 부조.




비자를 받았으니 이제 캄보디아로 입국을 할 차례. 사무실에 들어가 캄보디아 입국/출국증을 작성하고 내면 별일 없이 도장 찍어주고, 밖에 있는 아저씨에게 한 번 보여주면 캄보디아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뽀이펫 국경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우선은 태국으로 넘어가는 수많은 사람들과 수레들, 차와 자전거들. 아이와 어른을 가릴 것 없는 걸인들과, 그런 풍경엔 안 어울려보이는 카지노들. 게다가 겨우 다리 하나 넘어갔을 뿐인데, 캄보디아의 태양은 어찌나 따갑던지..


2004.09.22 8:42 am



그 동안 다른 분들에게 들었던 좋은 버스를 타려고 맘 먹고, 택시 호객꾼들이 달라붙어 타라고 호객행위를 하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버스를 찾아봤다. 하지만, 무지하게 좋다는 버스는 안 보이고..(나중에 알고보니 좋은 2층버스는 오후 1시 경 뽀이펫에서 시엠리엡으로 출발한다고 한다.) 결국 캄보디아 입국할 때부터 찰싹 붙어다니던 호객꾼에 이끌려 검음색 도요다 캠리에 올랐다.(말이 택시지 자가용이다.)

캄보디아의 태양은 태국과 또다르게 엄청나게 강렬했다. 선팅(정확한 명칭은 윈도우 틴팅, Window Tinting이지만..)도 안 되어있는 유리창으로 강렬한 태양이 작열했다. 그렇지 않아도 꼬따오에서 바짝 태운 살들이 더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인건, 미리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지 확인을 하고 타서, 햇빛만 좀 막으면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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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캄보디아의 땅. 산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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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이뻿에서부터 앞으로 직진~~!!! 그럼 씨엡리엡이 나온다.




캄보디아의 도로사정은 태국에 비해 아주 열악했다. 사실, 아라얀쁘라펫(태국)에서 뽀이펫(캄보디아)으로 넘어오면 그 극명한 차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말로만 들었던 시엡리엡으로 가는 길.. 차선도 없는 포장길이었는데, 웅덩이가 여기저기 움푹 패여있어서 웅덩이를 피하느러 차가 이리저리 S자 운행을 했다. 마주오는 차와 부딪힐만큼 가까이 마주보기도 했다. 그나마 포장길은 한 40분 정도 가니까 없어지고, 붉은 흙먼지가 날리는 비포장도로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캄보디아에는 산이 없는지, 붉은 비포장도로와 논밭은 지평선을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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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나무 그늘 속도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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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런 땡볕이었다. (ㅠ.ㅠ)




가다가 중간에 아저씨가 차를 세워서 화장실도 다녀올 시간을 주시고,어딘지는 몰라도 캄보디아의 작은 시골도시를 잠시 살펴볼 수 있었다. 태국에 국왕/왕비의 사진이 많이 있는 것처럼, 이곳 캄보디아에도 국왕/왕비의 사진이 많이 보였다.


2004.09.22 12:10 pm



덜컹거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달려 드디어 시엠리엡에 도착했다. 피곤했던지, 그렇게 흔들리는 차 안에서 깜빡 졸았다.

방콕에서 만난 일행이 예약을 해 두었던 서울가든에 내렸다. 우선은 주신 물 한 컵 쭈욱 들이키고, 숙소 이야기를 좀 하고 직접 가서 보았다. 팬룸 6달러, 에어컨룸 12달러인데, 태국보다 비싼 물가이지만 그래도 게스트하우스 치고는 꽤 괜찮았다. 방 두 개를 나누어 쓰기로 하고, 점심은 한국식으로 시킨 후 앙코르왓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선 앙코르왓 입장료가 3일에 40달러, 매일 택시가 20달러(좀 먼 곳을 가면 그 날은 10달러 추가), 두어가지 옵션(압살라댄스디너쇼, 무지 크다는 호수 등)이 있었다. 앙코르왓에서의 일출/일몰 보는 것도 다 포함되어있어 그대로 하기로 했다.

제육볶음 둘과 된장, 김치찌게를 시켰는데 한 상 가득 차려주셨다. 게다가 밥은 무료로 더 주신다니!! 음식도 외국이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한국적인 맛을 가지고 있었다. 버섯과 깻잎, 갓김치 등은 정말 맛있었다. 비록 식사비가 메뉴당 5, 6달러라 하루 숙박비 수준이지만, 그래도 맛있고 양도 많아서 한번씩 먹을만 하다는 생각을 했다.(사실 난 이 식사가 마지막이었다. 도저히 비싸서 사먹을 수가 없었다. ;;;)


2004.09.22 2:05 pm



배부르게 밥 먹고 숙소에 들어와 짐 풀고 우선 씻었다. 내일부터 시작될 앙코르왓 구경을 위해 디카와 PDA를 충전시켜놓고, 잠시 누웠다.


2004.09.22 6:30 pm



일어나보니 너무 많이 잤다!! 게다가 4시 반에 잠시 앙코르왓 다녀오기로(그건 3일 택시 빌리는 조건으로 서울가든에서 서비스 해 주신댔는데..) 했는데 시간이 너무 지나버린것이다. 일행들은 모두 사라지고..

한동한 못 했던 전화를 해보고자 서울가든으로 갔다.(서울가든은 한국음식식당이고 게스트하우스는 뒤에 좀 떨어져 따로 있다.) 가보니 일행들은 시장에 갔다고 알려주셨다. 전화는 1분에 1달러, 인터넷폰이었다. 전화를 해보니 나는 잘 들리는데 상대방이 잘 안 들리고 뭉게진다고 해서, 금방 끊었는데 2달러. 그냥 인터넷을 했다. 30분까지 1달러, 1시간까지는 1.5달러.


2004.09.22 7:20 pm



인터넷을 하다보니 일행들이 들어왔다. 시장에 가서 저녁거리를 사오셨다는데, 인터넷 계속하느라 먼저들 드시고, 나중에 혼자 먹었다. 망고스틴과 람부탄, 석류까지 사오셔서 오랜만에 과일도 맛있게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2004.09.22 9:00 pm



다시 인터넷을 하러 일행 한 명과 같다. 서울가든의 인터넷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 없었다. 꼬따오에서 만난 형님들 왈, 캄보디아에서 인터넷 하면서 한 페이지 보려면 담배를 두 대나 피워야 한다고 하시더니 그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거기에, 컴퓨터 사양이 좋지 않다보니(Pentium III급도 아니고 P2 정도 되는 AMD CPU에다가 64메가 메모리, 그것도 비디오가 뺏아가서 56메가로만 잡히고, 거기에 윈도우2000!! 이러니 부팅만 10분 걸린다.) 겨우 메신저에 접속하여 한국의 가족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게 전화보다 싸고, 많이 할 수 있고..


2004.09.22 11:14 pm



서울가든의 추천일정으로는 첫째날에 일몰, 둘째날에 일출을 보는데, 일출이 너무 좋아 두 번 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해서 우선은 추천일정의 첫번째와 두번째 날 일정을 바꾸었다. 일출이 맘에 들면 둘째날에도 돈 더주고 일출 보기로 한 것이다. 내일 기상시간은 새벽 4시 반! 5시에 나가야 일출을 보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내 서울가든에만 있었는데, 내일 진짜 캄보디아를 몸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자~!



오늘의 지출



04/9/22 버스(방콕->아란) -162.0

04/9/22 뚝뚝 -20.0

04/9/22 캄보디아 비자피 -1,000.0

04/9/22 택시비-뽀이펫->시엡리엡 -250.0

04/9/22 중식 5달러 -200.0

04/9/22 숙박 3달러 -120.0

04/9/22 전화 2달러 -60.0

04/9/22 인터넷 3.5달러 -140.0



USD 1 = 40 Baht 으로 계산.

캄보디아 화폐는 '리엘'이나 거의 USD로 통용되고, 태국돈도 받으며, 잔돈만 리엘(L)로 줌.





오늘 쓴 돈: 1925밧

환전한 돈: 4720밧(가지고 있던 USD 118. 사용은 USD로 했으나, 계산의 편의를 위해 Baht으로..)

남은 돈: 7265.5밧

누적 지출: 21992.5밧 (1099.63밧/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