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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잡담

파격적인 마케팅, 치열한 경쟁

며칠 전 구독해 보는 일간지와 함께 온 새로 생긴 해물탕집 광고지. 2월 24일/25일 이틀동안 6천원짜리 해물칼국수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우리집 식구들은 이게 진짜인가 아닌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했었고, 어머니께선 직접 전화하셔서 확인까지 하셨다.

그래서!!!
25일인 어제 저녁에 무료 해물칼국수를 먹기 위해 나섰다. 장소는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백운호수 못 미친 곳. 차를 타고 가는데, 가까이 가자 광고지에 나와있던 대형주차장은 이미 다 차버렸는지 손님들이 타고 온 차는 도로에까지 주차되어있었다. 다행히도 주차장에 자리가 나서 주차를 하고 들어갔더니....

음식점 현관에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 (@.@) 어머니께서 얼른 들어가셔서 번호표를 받아오셨는데 그게 94번. 겨우 70번대 초반의 손님들이 들어가고 있었다. 한 팀 당 번호표 한 장, 한 팀은 대부분 4명 이상으로 구성되어있고... 앞으로 몇 십명 이상이 더 들어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화장실 다녀오면서 보니 음식점은 아주 컸다. 그래서 다행이도 빈자리가 금방금방 생겼고, 일 하시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손님 순환(!?)이 빨랐다. 약 20분 정도 현관에서 기다린 후에 들어가 앉을 수 있었다.

6천원짜리 해물칼국수 3인분이 나오는데, 국수는 물론이고 해물의 양도 참 많았다. 사람 수만큼 대하가 있고, 굴과 홍합, 조개와 단호박에 각종 야채까지 푸짐했다. 재료를 넣고 한참 끓여서 먹는데, 많이 짜지 않아 싱겁게 먹는 우리 가족들 입맛에 딱 맞고, 공짜로 먹기 미안해서 시킨 왕만두 한 접시도 아주 맛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맛있기에 국물 한 방울까지 다 먹고 싶었지만, 너무 배가 불러서 국물은 좀 남길 수 밖에 없었다. ^^;;;

이렇게 나오는데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94번이었던 우리 대기표를 지나 100번을 넘어 다시 1번부터 시작한 대기표는 이제 겨우 20번대가 들어가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올 때 만큼 기다리는 사람의 수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점심, 저녁 식사 시간에 각각 200 테이블 정도를 받았다고 한다면, 한 테이블에 평균 4명이고 총 800 인분, 두끼이니까 모두 더하면 1600 인분, 이틀이니까 3200 인분의 해물칼국수가 무료로 나간 것이다. 그게 6천원이니까 매출은 무려 1920만원어치!!!! (@.@)

물론 대강 계산한 것이기도 하고, 실제 원가는 매출과 동일하지 않으니 신생업체로써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광고보고 믿지 못했었는데 정말 공짜로 식사를 제공하고, 그 맛과 질이 상당히 괜찮았기에 입소문 내는 것에는 아마 성공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상판매하고 난 이후에 이처럼 문전성시를 이루도록 장사가 잘 되는 날이 얼마나 많이 있으려나? 이틀 동안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에도 꽤나 시일이 걸릴 듯 하다.

오늘 낮에는.... 동네 모 냉면전문점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개점 6주년 기념이라고 물냉면/비빔냉면/회냉면을 각각 2천원 할인한 3천원/3천원/4천원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었다.(방문시에만 할인.. 배달시는 적용 안됨.) 전에도 이렇게 개점 몇 주년 행사할 때에만 간혹 가서 먹었었는데, 오늘도 가서 먹으니 어찌나 맛있던지.. ^^ 하지만, 무려 40% 할인판매를 하는 것인데도 생각보다 와서 먹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해물탕집에서 공짜로 식사를 하며 부모님과도 잠시 한 이야기지만, 무료로 주는 건 손실도 손실이고 아무나 다 와서 먹고 고마운줄 모를 수 있으니 반값 정도는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무려 40% 할인판매하는 냉면전문점의 썰렁함을 생각해보면, 요즘 소비자들 지갑 열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것도 같다.

정말 파격적인 마케팅과 치열한 경쟁이 공존하는 요즈음이다.


잘 얻어먹으면 끝이지
왜 남의 장사 걱정까지 하냐고 물으신다면..

그냥 웃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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