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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들은 것

20년 전으로 음악 여행 - NOW That's What I Call Music


불현듯 생각난 이 편집음반, NOW 1집. 찾아보니 1995년 EMI에서 발매했던 음반이다.


이 앨범이 나올 때 즈음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라디오를 들으며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더블데크 카셋트 라디오의 녹음 버튼을 누르며 DJ가 멘트 하지 않기를 두 손 모아 기도했었고, 친구가 좋은 음반을 가지고 있으면 빌려와서 더블데크 카셋트 라디오로 복사하곤 했었다. 45분, 60분, 90분, 120분 테이프... 하지만, 120분 테이프는 너무 얇아서 잘 씹히기도 해서 자주 사용하지는 않았다. SKC, TDK, 메탈 테이프, 크롬 테이프 등등.


이런 나에게 이 음반은 당시 유명한 팝송을 하나의 음반으로 만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편집앨범의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앨범 하나로 다양한 음악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음반을 사서 정말 주구장장 들었던 기억이 난다.


1. Love Is All Around - Wet Wet Wet

영국의 밴드 Wet Wet Wet을 이미 알고 있었을리는 만무하고,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라는 영화에 삽입된 곡이라 해서 알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는 제대로 본 적도 없고, 노래만 들었다. :)




2. Always - Bon Jovi

역시 미국의 밴드 Bon Jovi를 이미 알고 있었을리 만무. :) 아마도 이 앨범으로 알게 되었나보다. This Romeo is bleeding.. 으로 시작되는 노래 가사는 감성 충만한 여드름 덕지덕지 난 고등학생의 가슴을 후벼 팠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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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5 Minutes - Michael Learns To Rock

아아~ 이 노래 가사는 더 심하다. (ㅠㅠ) 사랑하는 여자 결혼식에 가 있는 이런 가사가... (ㅠㅠ) 덴마크던가, 아무튼 북유럽 출신 밴드인 MLTR은 보통 락밴드가 사회에 저항하는 메세지와 암울한 기운을 내뿜는데 반해 말랑말랑한 사랑노래를 불러 국내에서 아주 큰 인기몰이를 했었다. 그래서, 나도 이 노래가 들어있는 MLTR 앨범을 따로 가지고 있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래 뮤직비디오를 찾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오래 전 기억과는 화면이 다른 듯.


4. In Love with You - Regine & Jacky Cheung

90년대는 홍콩 영화의 시대였고, 4대천왕이라는 타이틀로 손꼽히던 유명한 홍콩 배우들이 있었다. 대부분 뛰어난 외모와 함께 엄청난 인기, 거기에 가수까지 겸업으로 했었고, 이 노래를 불렀던 장학우 역시 이 4대천왕에 속해있었으며, 4명 중 노래를 가장 잘 하는 사람이었다. 그에 반해 Regine이라는 가수는 잘 모르겠네. 


5. All I Wanna Do - Sheryl Crow

컨트리 음악의 여자 신성으로 꼽히는 쉐릴 크로우의 데뷰 앨범에 있는 노래다. 사실, 난 아직도 컨트리 음악이 뭔지 잘 모르고 잘 듣지 않지만, 이 노래만은 꽤 들었던 기억이 난다.


6. Zombie - The Cranberries

세기말적인 암울함이 엄청나게 느껴지는 노래. 게다가 뒤집어지는 특유의 목소리까지, 이 노래의 특이함을 더 한다. 나중에는 Ode to my family 같은 노래들도 들었지만, 처음 들었던 크랜베리스의 이 노래는 아주 강렬했다.


7. Trouble - Shampoo

처음에 듣고, 뭐 이런 노래가 다 있나 했었다. 영국의 금발 여성 듀오 샴푸, 어떻게 보면 당시 90년대 X세대 느낌이랄까. :) 나중에 윤도현 주연의 정글스토리OST를 신해철이 만들었는데, 여기의 한 곡이 이 노래와 매우 유사한 느낌이 난다. 꼭 그렇다는 건 아니고, 느낌이 그렇다고. :)


8. Whoops Now - Janet Jackson

마이클 잭슨의 누나 자넷 잭슨의 곡. 이 곡은 정말 별 기억이 안 난다. 찾아보며 들어보니 멜로디도 별로 익숙하지 않고...


9. Don't Turn Around - Ace Of Base

그러고보니 90년대에는 북유럽 음악이 국내에 꽤 들어왔나보다. 위에 있는 MLTR도 그렇고, 에이스 오브 베이스는 스웨덴 출신이니까 말이다. 이 노래도 무척 유명하지만, 사실 더 유명한 곡은 The Sign


10. Baby Come Back - Pato Banton

이 가수나 노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지만, 유튜브 찾아보니 많이도 들었던 기억이 난다. :) Come back~! Baby, Come back!


11. Love Me For A Reason - Boyzone

이제 좀 샤방샤방한 그룹이다. Step by Step 을 불렀던 New Kids on the Block의 뒤를 잇는 여러 보이밴드 중 하나. 미소년들이 나와서 사랑해 달라고 노래 부르니, 안 넘어갈 언니들이 어디 있겠는가. :)


12. Vulnerable - Roxette

또 븍유럽 음악이다. 스웨덴의 혼성 듀오, 록셋 혹은 록시트. 서정적인 노래가 참 좋았다는 것과는 별개로 Vulnerable 이라는 단어를 이 곡을 통해 외웠다는거? :)


13. The Sweetest Days - Vanessa Williams

배우이자 가수인 바네사 윌리암스의 노래가 13번째 트랙에 있다. 노래는 귀에 매우 익은데, 아는게 없으니 패스.


14. The Color Of The Night - Lauren Christy

동명의 영화가 있는 줄 얼마 전에 알았다. 영화 내용은 당연히 모르고 음악만 들었고, 이 음악만 들어도 아주 끈적끈적함을 느낄 수 있다. :)


15. On Bended Knee - Boyz ll Men

중학교 다닐 때 처음 접한 Boyz II Men. 당시에는 생소했던 아카펠라를 들려주어 충격적이었다. It's so hard to say goodbye to yesterday, I'll make love to you, Yesterday 등등 당시 앨범들에서도 유명한 곡이 무척 많다. 이 노래 역시 가사가 아주 구구절절하다. 무릎 꿇고 빌고 있으니 말 다 했지.


16. Can't Help Falling In Love - Richard Marx

드디어 마지막 곡. :) 한 허스키 보이스 하는 리차드 막스의 노래다. 아마도 굿모닝 팝스 같은 프로그램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듣고 가사로 영어 공부 한다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걸 왜 다 정리한거지? :D 그냥 옛날 음악 생각이 나서 한 번 해 봤다. 참, NOW 시리즈는 이 1집을 시작으로 꽤 많이 더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때에 따라 크리스마스 앨범이 이런 특별판(!?)도 있었고 말이다. 요즘에야 테이프나 CD 사는 일이 극히 드물지만, 예전에는 이런 거 사서 듣는 재미가 있었다. 참, 비슷한 개념으로 그래미상 후보곡들 모음집인 Grammy Nominees 라는 앨범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