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광고 모금 캠페인

2일째...

밥 먹고 챙겨 나오는데 의외로 시간이 걸린다. 8시가 넘어서 호텔에서 출발했다.

한라산을 오르는 등반로는 네 가지가 개방되어있고, 영실 등산로와 어리목 등산로는 초보자도 오를 수 있는 등산로이지만, 1700 고지 이상은 자연보호를 위해 오를 수 없어 백록담을 볼 수 없다. 그 외 성판악 등산로와 관음사지구 등산로는 한라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어 백록담을 볼 수 있으나, 초보자나 관광객이 간단하게 도전할만큼 호락호락한 곳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짧고 쉽게 한라산을 즐길 수 있는 영실 등산로를 택했고, 영실 등산로로 가기 위해 제주시에서 1100도로를 타고 한라산을 올랐다.

어제 중문단지에서 숙소에 갈 때 탔던 길은 1100도로보다 산 아래에 있는 길이라 길도 넓고 쭉쭉 뻗어있었는데, 1100도로는 좀더 산 윗 쪽에 있어서 그런지, 좁은 왕복 2차선 도로에 굽이굽이 구부러져 있었고, 곳곳에 보수 공사를 하고 있어서 안전운전이 필요했다. 이르지는 않다고 생각했는데, 1100도로에 올라가는 차가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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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도로를 오르다 만난 방목 중인 소 친구들. :)



길이 상당히 오르막이고, 좁고, 굽이쳐 오르는 길이 많아 속도를 낼 수 없어 의외로 시간이 꽤 걸렸다. 아래 해변에서는 날씨가 정말 좋았는데, 차를 타고 한라산을 오르면 오를 수록 구름이 끼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1100고지 휴게실에 잠시 섰다가 바로 출발해서 바로 영실 휴게소로 올라갔다. 성인 둘에 소형차량 주차료까지 해서 총 1.8천원 내고 들어갔다. 참, 버스 등 대형차량은 영실 휴게소까지 못 올라가고 매표하는 대형 주차장까지만 올라갈 수 있는데, 차 타고 올라가 봐도 대형 주차장에서부터 영실 휴게소까지의 거리도 꽤 되어보였다. 10여년 전 고3 졸업여행 때 바로 이 영실 등산로를 타고 1700고지까지 올라갔었는데, 분명 버스를 타고 600여명의 학생들이 함께 갔고, 그랬다면 저 먼길을 주차장에서부터 걸어 올라갔다는 이야기일터. 10여년이 지난 지금의 내가 봐서는 도저히 힘들어 못 했을 그런 일을 그 땐 무서워하지도 않고 잘도 했었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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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 휴게소 앞에 주차하고, 화장실에서 미리 볼일 봐 두고 올라갈 채비를 했다. 올라올 수록 비가 오더니, 영실 휴게소에서는 계속 비가 와서 아예 색시랑 나랑 우산 하나씩 들고 시작했다. 휴게소에서는 비옷 챙겨가라시며 하나에 3천원씩 판매했는데, 사용하지 않고 가져오면 환불해 주신다기에 두 개 사들고 오르기 시작했다. 참, 10여년 전에도 느꼈지만, 평소에는 까마귀를 통 못 보다가 한라산에 오면 까마귀를 만날 수 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영실 등산로 초입은 울창한 나무들이 즐비해 있다. 어찌나 울창한지 비가 아래로 잘 떨어지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계속해서 비가 왔는지 옆으로 지나는 계곡의 물소리가 우렁찼고, 등산로에는 물 웅덩이가 꽤 있었다. 그러다, 색시가 하는 말이, 한라산에는 다른 국립/도립공원들과 달리 등산로에 상인들이 없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그랬다. 영실 휴게소 말고는 그 위로는 상인이 전혀 없었고, 관리도 아주 깨끗하게 잘 되어있어 쓰레기가 떨어져있지도 않았다. 또 등산로 외 출입을 하지 말라는 안내가 많이 되어있어서 그런지, 등산로 밖으로 나가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다른 곳도 한라산처럼 깨끗하게 잘 관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한라산을 올랐다.

초반에는 그렇게 힘들지 않더니만, 어느 순간부터 나무들의 키가 낮아지면서 등산로의 경사가 심해졌다. 고등학교 한국지리 시간에 배웠던가, 지구과학 시간에 배웠던가, 아무튼 산의 고도가 높아지면 고도에 따라 생태가 변하고, 특히 고도가 높아지면 바람이 심하게 불기 때문에 나무의 키가 작아진다는 것을 배운 기억이 났다. 정말 신기하게도, 위로 올라갈 수록 나무 키가 작아지더니 아래 사진에서도 보듯, 1500미터 정도에서는 1미터도 안 되는 크기로만 나무들이 있었다. 바람도 엄청 불어서 시원해졌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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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 등산로가 한라산 등산로 중 가장 평이한 등산로라 한 들 평소 산에 오르기는 커녕 마땅한 운동을 하지 않고 지내는 도시인들에게는 무리였다. 구름으로 10m 앞이 보이지 않는 등산로를 오르는 것도 힘들었고, 오르기만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려올 체력도 필요했고, 한라산에서 내려가 할 일도 많아서 과감히 1500미터 고지에서 다시 내려가기로 마음 먹었다. :) 이렇게 마음 먹고 잠시 쉬면서 물도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더 세게 불더니 주위를 감싸고 있던 구름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올랐는데, 눈 앞에 병풍바위와 비폭포가 보이고, 저 아래 영실 휴게소와 주차장이 보이기도 했다. 계속 오르기만 했다면 못 봤을 것들을 봤다는데 자위하고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리가 오를 때만 해도 등산로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내려가기로 마음 먹은 11시 반 경부터는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 중에는 엄마 아빠 따라왔다가 생고생한다고 불평하는 청소년들도 있었고.. :)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산에 오르는 것도 힘들지만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게 힘들었다. 중간에 돌아내려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놀아야 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니 말이다.

영실 휴게소에 도착하니 출발할 때보다 비가 더 많이 왔다. 안 입었던 우비는 환불 받고, 공중화장실에서 개운하게 세수하고 차를 타고 서귀포 쪽으로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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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도 올라갔다 왔고, 시계는 벌써 1시를 가리키고 있고, 배꼽시계도 울리고... :) 점심 먹으러 부릉부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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