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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제주

[성수기 제주휴가] 7. 바다로 내리 꽂는 정방폭포

1일째...

제주공항에서 성산과 우도, 섭지코지를 지나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까지... 제주도를 반시계방향으로 돌고 있다. :) 벌써 오후 4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계. 서두를 필요도 없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유유자적 다니기에도 제한된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다. :)

참, 제주도 여행을 오면서 차 타고 다니는 동안, 그리도 숙소에 묵는 동안 들을 음악을 나름대로 엄선하여 준비했었다. 하지만, 문제는 렌트할 차량의 상태를 정확히 모른다는 것. 차종만 정해져있지 정확히 어떤 모델인지는 렌트 업체에서도 알수 없다고 하는게 아닌가. 우리가 렌트할 차량은 뉴SM3였는데, 찾아보니 mp3 CD를 읽을 수 있는 카오디오가 달린 모델은 LE 이상이었고, 에이비스 제주에는 SE와 LE가 섞여있으며, 둘 중 어느 모델이 출고될지는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우선 두 개의 아이팟 셔플에 각각 음악을 담고 카팩을 준비해서 갔는데, 이럴 수가! 요즘 카오디오에는 아예 카세트 데크가 없는거였나? 뉴SM3의 카오디오에는 CD 넣는 곳만 있고 카세트 넣는 곳은 없었다. -_-;; 게다가, 차량 모델도 SE라서 mp3 CD를 읽지 못 하는 카오디오가 달려 있었고 말이다. 여행을 하면서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다녀야 기분도 살고 좋은데... 잠시 고민을 하다가, 숙소에서 음악 들으려고 가져온 작은 무전원 스피커를 꺼내어, 아이팟 셔플이랑 연결해 두니 창문을 열어두고도 음악이 잘 들릴만큼의 시스템이 구비되었다. :) 카오디오로 듣는 것보다는 못 하지만, 아예 음악 없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아무튼, 이 때 이후로 3일 내내 아이팟 셔플이 들려주는 음악을 들으며 여행했다. 아, 원래 계획은 렌트카 받자마자 '제주도의 푸른 밤' 노래를 틀어서 색시에게 제주도 여행의 기분을 팍팍~! 넣어주려 했는데, 뭐 수포로 돌아간지 이미 오래였다. :)

이야기 계속 해서... 반시계방향으로 돌고 있는 제주도, 이제 조금 더 가면 제주도 남부인 서귀포와 중문단지가 나오게 된다.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저녁식사까지 남쪽에서 하고 숙소(는 제주도 북동쪽, 함덕 해수욕장 근처였다.)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 서귀포로 가는 길에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폭포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기로 했다. 헌데, 내비게이션 보고 열심히 찾아가고 안내 종료가 되어도, 책에서 보던 그런 사진의 풍경이 나타나지 않았다. 잠깐 방황했는데, 알고보니 내비게이션에 정방폭포 코드(제주도 주요 관광지는 내비게이션 코드가 있어, 안내책자나 팜플렛에 나와있는 대여섯자리 코드만 내비게이션에 입력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를 입력할 때 뭔가 잘못 입력했었나보다. 그나마 같은 방향으로 가는 길의 엉뚱한 곳을 찍어서 망정이지, 완전히 반대방향이었으면... :)

이렇게 어렵사리 정방폭포를 찾아가 주차장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는데, 역시나 습하고 더웠다. 매표소에 갔더니, 7월부터 9월말까지던가 입장료 50% 할인을 해 준다고 쓰여있어, 원래 성인 2천원인 입장료가 1천원이었다. 잔돈 만드는 것이 귀찮은 나는 신용카드를 냈고 매표소에서는 아무 말 없이 카드 결제를 해 주었다.

매표소에서 조금 들어가니 정방폭포 입구가 나왔다. 헌데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는 것이, 지난 봄 태종대 갔던 것이 생각났다. 내려가는거야 좋지만, 올라올 때 했던 고생. :)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 얼마 내려가지 않았는데, 눈 앞에 장관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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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반 나절 정도 제주도를 돌아다니면서, 더운 여름 날씨에 갑자기 왔다갔다 하는 비 덕택에 체감 습도 100%를 느끼고 있어 사실 밖에 잘 나오질 못 했는데, 정방폭포에 오니 여기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폭포 앞에 내려오니 초대형 에어콘을 켜 놓은 것처럼 떨어지는 물과 함께 엄청난 한기가 다가왔다. 꽤 높은 폭포라서 그랬는지 보는 눈도 시원했고, 떨어진 물이 산산히 부서져 비처럼 날리고 있어서 또 시원했다. 10여년 전 고3 졸업여행 때 천지연, 천제연 다 가 보았지만, 정방폭포 만큼의 감동을 주지 못 했다. 아무래도, 천지연이나 천제연은 직접 폭포를 느끼기 어려운 환경인 반면, 정방폭포는 폭포 바로 아래까지 가 볼 수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 참, 물이 꽤 많이 튀기 때문에 우산이나 양산 하나 가져가는 것도 좋겠고, 내려가는 계단이 많지 않으니 슬리퍼 신고 가서 물놀이 잠시 하는 것도 좋다. 허나, 물이 엄청나게 차가우니 조심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