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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Med Student

한 주의 실습 마무리

지난 주와 이번 주에 걸쳐 내과 I 코스 중 GI를 마쳤다. 지난 번에도 밝혔듯 어쩌다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적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GI를 돌게 되었는데, 그래도 중간중간 나타나는 걸림돌에 발목을 잡히기도 했다. 결과론적으로야 공부를 안 한 내 탓이지만...

목요일에 하는 환자 증례 발표를 준비하다보니 이번 주에는 수요일까지 집에 제대로 들어가질 못했다. 오후 회진 끝나고 환자 파악하고, 발표 자료 반들고, 새로운 것에 대해 공부하다보면 12시를 넘기기 일쑤. 이렇게 고생을 했지만, 워낙에 준비했던 것이 미흡해서 교수님들께 소위 깨졌다. 그래도 어쩌랴. 나의 역량이 여기까지인걸. 다음에 더 잘 하자고 마음 먹고 훌훌 털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증례 발표를 엉망으로 해서 레지던트 샘들에게까지 불똥이 좀 튀었는데, 다행히도 샘들은 크게 뭐라하지 않으셨다.

GI 펠로우 샘들 방이 변경되는 바람에 비밀리에 실습 학생들이 투입되어 이사를 했다. 펠로우 샘들의 연구실조차 제대로 마련되어있지 않고, 별 생각없이 임시로 방을 주고 쓰라 하는 병원 고위 관계자의 생각이 참으로 아쉬웠다. 회사 다닐 때 생각해 보면, 위에서야 별것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거 저리로 옮겨.' 내지는 '잠시 여기 쓰다가 저리로 옮겨.'라고 하지만, 그렇게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큰 부담이 되는지 모르는가보다. 그렇게 해 놓고 일이라도 빼주면 모를까, 일은 그대로인데, 내 업무 외 시간을 투자하여 업무에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불합리해 보였다. 오늘 이사를 도와드리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펠로우 샘도 같은 생각을 하시더라. 우리가 나중에 커서 그 자리에 있으면 이러지 말자는 언약도 나누었다.

알고보니, 그 펠로우 샘은 우리 아파트 옆 동에 살고 계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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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work

다음 주부터는 내과 I의 두번째인 펄모를 돌게 되었다. 악명 높은 내과 I 과정 중에서도 가장 힘들다는 펄모. 아까 인계를 받는데 절로 한숨이 나왔다. 입원환자들에 대한 완벽한 파악이 필요하다는게 아닌가. 과거력이나 현병력, 진단 등에 대한 간단한 내용이 아니라, 입원 동안의 치료 방법과 앞으로의 계획, 각종 검사 수치 및 사진들도 읽어두고 파악해야 한다고... 게다가, 매주 수/목에는 신환 프리젠테이션이 있어서 거의 밤을 새야 한다니.... (ㅠㅠ) 다음 주는 정말 죽어지내야 할 듯 하다.

병원을 나서며 뽑아본 펄모 입원환자 리스트... 교수님 두 분 앞으로 무려 서른 여덟명이나 있다. -_-;; 힘드니까 잠깐만 쉬자. 이따 색시랑 파마도 하고 돌아와서 밥 먹고 공부 시작해야지. 꼭!!!


p.s. 요즘 팀워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 공부 잘 하고 일 처리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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